[ET] 휘발유·경유 2천 원 시대…유류세 인하도 보조금도 ‘속수무책’

입력 2022.06.07 (18:05) 수정 2022.06.0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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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름값이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도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산업과학부 박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먼저 오늘 기름값은 어제보다 낮아졌나요?

[기자]

오늘 정오를 기준으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34원대, 경윳값은 리터당 2,026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제보다 소폭 높아진 상황인데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한 달 가까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경유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화면에 보이시는게 저희가 지난달 초와 말 두 차례 방문한 주유소입니다.

모두 가격이 리터당 백 원 이상씩 올랐습니다.

[앵커]

계속되는 고유가에 정부도 여러 대책을 내놓았잖아요.

어떤 것들이 있었죠?

[기자]

정부가 가장 먼저 한 건 유류세를 낮춘 겁니다.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 등을 팔 때 붙는 세금인데요.

정부는 지난해 말 유류세를 20% 인하했습니다.

4월 종료 예정이었지만, 불확실성이 커지자 5월부터는 법정 최대한도인 30%까지 낮췄습니다.

화물차 등 경유 소비가 큰 생계형 업종을 위해서는 추가로 유가연동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는데요.

경윳값이 1,850원 이상일 경우 정부가 절반을 부담하는 내용으로, 이번 달부터는 지급 기준도 1,750원으로 낮췄습니다.

사실 이 유가연동보조금은 2008년 생겨나 1년 지급이 된 이후 시행이 안 됐던 제도인데 지난달부터 다시 시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했는데도 아직 체감효과는 크지 않다는 반응이 많아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에 대책으로 기대되는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EU가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수입을 차단하기로 하고 중국이 상하이 등에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국제 유가는 최근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보통 국내 유가는 국제 유가와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국내 기름값도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앵커]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기사님들이 많이 힘들거 같아요.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경유를 쓰는 차량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데요.

회물차는 물론 택배차, 공사장의 중장비들도 경유를 씁니다.

저희도 현장에서 여러 화물차 기사님들을 만났는데 대다수 높아진 기름값 부담에 장거리 운행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히 기존에 받던 유가 보조금이 줄었다는 아우성이 컸는데요.

현행 유가보조금은 유류세와 연동돼 있습니다.

유류세율이 인하되면서 보조금도 깎이는 구조인데, 최근의 인하로 절반 가까이 깎였습니다.

추가로 주는 유가연동보조금을 더해도 기존에 받던 유가보조금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앵커]

국제유가는 계속 높아지고 정책 효과는 크게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의 추가 대책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기자]

지난달부터 산업부와 석유업계 등이 거의 매주 모여 점검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다만 정부는 현재보다 조금 더 유류세를 인하할 수 있습니다.

인하 전 유류세가 탄력세율로 법정세율보다 높게 형성돼, 현행 30%보다 더 낮은 37%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석유 업계는 원유에 대한 관세인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를 만드는데 쓰는 원유에 붙는 관세는 3%입니다.

원유를 생산하지 않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원유에 관세를 붙인다는 점과, 2000년대 고유가 국면에서 이미 관세를 낮춘 경험이 있다는 게 업계가 원유에 대한 관세 인하를 요구하는 근거입니다.

또 관세를 인하하면 산업계 전반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하지만 재정 당국은 관련 의견은 청취하고 있다면서도 도입엔 신중한 입장입니다.

정부는 최근 민생안정대책으로 나프타 생산을 위한 원유의 관세는 0%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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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7 18:05:31
    • 수정2022-06-07 18: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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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름값이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도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산업과학부 박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먼저 오늘 기름값은 어제보다 낮아졌나요?

[기자]

오늘 정오를 기준으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34원대, 경윳값은 리터당 2,026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제보다 소폭 높아진 상황인데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한 달 가까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경유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화면에 보이시는게 저희가 지난달 초와 말 두 차례 방문한 주유소입니다.

모두 가격이 리터당 백 원 이상씩 올랐습니다.

[앵커]

계속되는 고유가에 정부도 여러 대책을 내놓았잖아요.

어떤 것들이 있었죠?

[기자]

정부가 가장 먼저 한 건 유류세를 낮춘 겁니다.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 등을 팔 때 붙는 세금인데요.

정부는 지난해 말 유류세를 20% 인하했습니다.

4월 종료 예정이었지만, 불확실성이 커지자 5월부터는 법정 최대한도인 30%까지 낮췄습니다.

화물차 등 경유 소비가 큰 생계형 업종을 위해서는 추가로 유가연동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는데요.

경윳값이 1,850원 이상일 경우 정부가 절반을 부담하는 내용으로, 이번 달부터는 지급 기준도 1,750원으로 낮췄습니다.

사실 이 유가연동보조금은 2008년 생겨나 1년 지급이 된 이후 시행이 안 됐던 제도인데 지난달부터 다시 시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했는데도 아직 체감효과는 크지 않다는 반응이 많아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에 대책으로 기대되는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EU가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수입을 차단하기로 하고 중국이 상하이 등에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국제 유가는 최근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보통 국내 유가는 국제 유가와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국내 기름값도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앵커]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기사님들이 많이 힘들거 같아요.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경유를 쓰는 차량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데요.

회물차는 물론 택배차, 공사장의 중장비들도 경유를 씁니다.

저희도 현장에서 여러 화물차 기사님들을 만났는데 대다수 높아진 기름값 부담에 장거리 운행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히 기존에 받던 유가 보조금이 줄었다는 아우성이 컸는데요.

현행 유가보조금은 유류세와 연동돼 있습니다.

유류세율이 인하되면서 보조금도 깎이는 구조인데, 최근의 인하로 절반 가까이 깎였습니다.

추가로 주는 유가연동보조금을 더해도 기존에 받던 유가보조금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앵커]

국제유가는 계속 높아지고 정책 효과는 크게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의 추가 대책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기자]

지난달부터 산업부와 석유업계 등이 거의 매주 모여 점검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다만 정부는 현재보다 조금 더 유류세를 인하할 수 있습니다.

인하 전 유류세가 탄력세율로 법정세율보다 높게 형성돼, 현행 30%보다 더 낮은 37%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석유 업계는 원유에 대한 관세인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를 만드는데 쓰는 원유에 붙는 관세는 3%입니다.

원유를 생산하지 않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원유에 관세를 붙인다는 점과, 2000년대 고유가 국면에서 이미 관세를 낮춘 경험이 있다는 게 업계가 원유에 대한 관세 인하를 요구하는 근거입니다.

또 관세를 인하하면 산업계 전반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하지만 재정 당국은 관련 의견은 청취하고 있다면서도 도입엔 신중한 입장입니다.

정부는 최근 민생안정대책으로 나프타 생산을 위한 원유의 관세는 0%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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