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드디어 해외여행?…‘엔데믹’ 못 따라가는 항공 대란
입력 2022.06.08 (10:47)
수정 2022.06.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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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이번 여름 휴가는 해외로 떠나볼까 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갑자기 늘어난 탑승객들을 감당하지 못해 세계 곳곳에서 이른바 '항공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황 기자, 지난주에만 유럽과 미국에서 항공편 수천 편이 결항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 주말 영국에서 여왕 즉위 70주년을 기념해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하고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열렸는데요.
이 연휴 기간에 유럽 전역에서 항공편 약 2백 편이 취소되면서, 영국인 수 만 명이 공항을 헤맸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영국 런던에서 남쪽에 있는 개트윅 국제공항인데요,
탑승을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탑승객 :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있어요. 그냥 서류만 나눠준 상태예요. 이런 저런 얘기는 많은데, 승객들이 뭘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항공 대란은 영국 만의 일이 아닌데요.
지난달 30일 현지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은 미국에서도, 7천 편이 넘는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보통 비행기가 결항할 때는 기상 악화 때문인 경우가 많잖아요?
이번에도 날씨 때문인가요?
[기자]
일단 항공사들은 일차적인 결항 원인을 날씨 탓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수십만 명이 공항을 헤맬 만큼 피해가 커진 데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팬데믹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전 세계 대부분 항공사들은 인력을 크게 줄였는데요.
지난 2년여 동안 영국 항공사에서만 3만 명이 넘는 직원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 6백 명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절차에 돌입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 ANA 역시 2025년까지 직원 20%를 줄일 예정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공항에 탑승객들이 몰려들었는데 날씨로 결항편이 생기니까, 공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못했고, 다음 비행기를 예약한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항공사나 공항이나 이를 대처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앵커]
항공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다면 서비스도 전보다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 요즘 비행기 푯값은 엄청 올랐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팬데믹이 끝나고 항공 수요가 커진 이유도 있지만, 티켓 가격 상승의 결정적인 원인은 유가입니다.
지난 4월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약 174달러로 1년 전보다 150% 가까이 올랐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유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맡을 가능성이 큰데요.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는 연료비 상승에 따라 앞으로 항공 요금이 10%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국내선 왕복 항공권 평균 가격이 올해 초 235달러에서 지난 4월 330달러로 올라, 40%나 급등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앵커]
미국은 석 달 만에 비행깃값이 절반 가까이 오른 거네요.
그래도 유지가 되는 건 고객이 있다는 뜻이겠죠?
[기자]
네, 수요가 탄탄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타겠다는 고객이 많은 경우고요.
일부 국가는 치솟는 유가를 견디지 못하고 아예 하늘길을 닫아버렸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달 9일부터 전국에서 항공 운행이 중단됐는데요.
항공유를 구매할 때는 어느 나라든 달러화로 사야 하는데, 나이지리아는 최근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유가 상승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은 겁니다.
우리나라와 중남미를 오가는 유일한 직항 항공사, 아에로멕스도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인천~멕시코시티 직항 항공편 운항을 멈춘 상탭니다.
항공사 측은 러시아 영공 통과가 어려워져서, 멕시코를 오가는 비행 거리는 더 늘었는데 유가는 급등해, 노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항공 서비스는 안 좋아지고 가격은 올랐지만, 당장 수요가 꺾이지 않을 거라고요?
[기자]
네, 워낙 오래 이어져 온 팬데믹 봉쇄가 이제 겨우 풀린 만큼 한동안은 항공편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IATA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지난달 "고유가 여파에도 당장 여행 수요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내년에는 항공객 규모가 2019년 수준을 회복하고 항공사들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이번 여름 휴가는 해외로 떠나볼까 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갑자기 늘어난 탑승객들을 감당하지 못해 세계 곳곳에서 이른바 '항공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황 기자, 지난주에만 유럽과 미국에서 항공편 수천 편이 결항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 주말 영국에서 여왕 즉위 70주년을 기념해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하고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열렸는데요.
이 연휴 기간에 유럽 전역에서 항공편 약 2백 편이 취소되면서, 영국인 수 만 명이 공항을 헤맸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영국 런던에서 남쪽에 있는 개트윅 국제공항인데요,
탑승을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탑승객 :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있어요. 그냥 서류만 나눠준 상태예요. 이런 저런 얘기는 많은데, 승객들이 뭘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항공 대란은 영국 만의 일이 아닌데요.
지난달 30일 현지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은 미국에서도, 7천 편이 넘는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보통 비행기가 결항할 때는 기상 악화 때문인 경우가 많잖아요?
이번에도 날씨 때문인가요?
[기자]
일단 항공사들은 일차적인 결항 원인을 날씨 탓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수십만 명이 공항을 헤맬 만큼 피해가 커진 데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팬데믹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전 세계 대부분 항공사들은 인력을 크게 줄였는데요.
지난 2년여 동안 영국 항공사에서만 3만 명이 넘는 직원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 6백 명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절차에 돌입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 ANA 역시 2025년까지 직원 20%를 줄일 예정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공항에 탑승객들이 몰려들었는데 날씨로 결항편이 생기니까, 공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못했고, 다음 비행기를 예약한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항공사나 공항이나 이를 대처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앵커]
항공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다면 서비스도 전보다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 요즘 비행기 푯값은 엄청 올랐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팬데믹이 끝나고 항공 수요가 커진 이유도 있지만, 티켓 가격 상승의 결정적인 원인은 유가입니다.
지난 4월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약 174달러로 1년 전보다 150% 가까이 올랐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유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맡을 가능성이 큰데요.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는 연료비 상승에 따라 앞으로 항공 요금이 10%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국내선 왕복 항공권 평균 가격이 올해 초 235달러에서 지난 4월 330달러로 올라, 40%나 급등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앵커]
미국은 석 달 만에 비행깃값이 절반 가까이 오른 거네요.
그래도 유지가 되는 건 고객이 있다는 뜻이겠죠?
[기자]
네, 수요가 탄탄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타겠다는 고객이 많은 경우고요.
일부 국가는 치솟는 유가를 견디지 못하고 아예 하늘길을 닫아버렸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달 9일부터 전국에서 항공 운행이 중단됐는데요.
항공유를 구매할 때는 어느 나라든 달러화로 사야 하는데, 나이지리아는 최근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유가 상승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은 겁니다.
우리나라와 중남미를 오가는 유일한 직항 항공사, 아에로멕스도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인천~멕시코시티 직항 항공편 운항을 멈춘 상탭니다.
항공사 측은 러시아 영공 통과가 어려워져서, 멕시코를 오가는 비행 거리는 더 늘었는데 유가는 급등해, 노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항공 서비스는 안 좋아지고 가격은 올랐지만, 당장 수요가 꺾이지 않을 거라고요?
[기자]
네, 워낙 오래 이어져 온 팬데믹 봉쇄가 이제 겨우 풀린 만큼 한동안은 항공편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IATA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지난달 "고유가 여파에도 당장 여행 수요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내년에는 항공객 규모가 2019년 수준을 회복하고 항공사들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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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6-08 10:47:08
- 수정2022-06-08 11:00:14

[앵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이번 여름 휴가는 해외로 떠나볼까 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갑자기 늘어난 탑승객들을 감당하지 못해 세계 곳곳에서 이른바 '항공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황 기자, 지난주에만 유럽과 미국에서 항공편 수천 편이 결항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 주말 영국에서 여왕 즉위 70주년을 기념해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하고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열렸는데요.
이 연휴 기간에 유럽 전역에서 항공편 약 2백 편이 취소되면서, 영국인 수 만 명이 공항을 헤맸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영국 런던에서 남쪽에 있는 개트윅 국제공항인데요,
탑승을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탑승객 :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있어요. 그냥 서류만 나눠준 상태예요. 이런 저런 얘기는 많은데, 승객들이 뭘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항공 대란은 영국 만의 일이 아닌데요.
지난달 30일 현지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은 미국에서도, 7천 편이 넘는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보통 비행기가 결항할 때는 기상 악화 때문인 경우가 많잖아요?
이번에도 날씨 때문인가요?
[기자]
일단 항공사들은 일차적인 결항 원인을 날씨 탓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수십만 명이 공항을 헤맬 만큼 피해가 커진 데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팬데믹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전 세계 대부분 항공사들은 인력을 크게 줄였는데요.
지난 2년여 동안 영국 항공사에서만 3만 명이 넘는 직원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 6백 명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절차에 돌입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 ANA 역시 2025년까지 직원 20%를 줄일 예정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공항에 탑승객들이 몰려들었는데 날씨로 결항편이 생기니까, 공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못했고, 다음 비행기를 예약한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항공사나 공항이나 이를 대처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앵커]
항공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다면 서비스도 전보다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 요즘 비행기 푯값은 엄청 올랐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팬데믹이 끝나고 항공 수요가 커진 이유도 있지만, 티켓 가격 상승의 결정적인 원인은 유가입니다.
지난 4월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약 174달러로 1년 전보다 150% 가까이 올랐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유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맡을 가능성이 큰데요.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는 연료비 상승에 따라 앞으로 항공 요금이 10%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국내선 왕복 항공권 평균 가격이 올해 초 235달러에서 지난 4월 330달러로 올라, 40%나 급등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앵커]
미국은 석 달 만에 비행깃값이 절반 가까이 오른 거네요.
그래도 유지가 되는 건 고객이 있다는 뜻이겠죠?
[기자]
네, 수요가 탄탄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타겠다는 고객이 많은 경우고요.
일부 국가는 치솟는 유가를 견디지 못하고 아예 하늘길을 닫아버렸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달 9일부터 전국에서 항공 운행이 중단됐는데요.
항공유를 구매할 때는 어느 나라든 달러화로 사야 하는데, 나이지리아는 최근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유가 상승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은 겁니다.
우리나라와 중남미를 오가는 유일한 직항 항공사, 아에로멕스도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인천~멕시코시티 직항 항공편 운항을 멈춘 상탭니다.
항공사 측은 러시아 영공 통과가 어려워져서, 멕시코를 오가는 비행 거리는 더 늘었는데 유가는 급등해, 노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항공 서비스는 안 좋아지고 가격은 올랐지만, 당장 수요가 꺾이지 않을 거라고요?
[기자]
네, 워낙 오래 이어져 온 팬데믹 봉쇄가 이제 겨우 풀린 만큼 한동안은 항공편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IATA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지난달 "고유가 여파에도 당장 여행 수요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내년에는 항공객 규모가 2019년 수준을 회복하고 항공사들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이번 여름 휴가는 해외로 떠나볼까 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갑자기 늘어난 탑승객들을 감당하지 못해 세계 곳곳에서 이른바 '항공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황 기자, 지난주에만 유럽과 미국에서 항공편 수천 편이 결항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 주말 영국에서 여왕 즉위 70주년을 기념해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하고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열렸는데요.
이 연휴 기간에 유럽 전역에서 항공편 약 2백 편이 취소되면서, 영국인 수 만 명이 공항을 헤맸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영국 런던에서 남쪽에 있는 개트윅 국제공항인데요,
탑승을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탑승객 :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있어요. 그냥 서류만 나눠준 상태예요. 이런 저런 얘기는 많은데, 승객들이 뭘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항공 대란은 영국 만의 일이 아닌데요.
지난달 30일 현지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은 미국에서도, 7천 편이 넘는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보통 비행기가 결항할 때는 기상 악화 때문인 경우가 많잖아요?
이번에도 날씨 때문인가요?
[기자]
일단 항공사들은 일차적인 결항 원인을 날씨 탓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수십만 명이 공항을 헤맬 만큼 피해가 커진 데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팬데믹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전 세계 대부분 항공사들은 인력을 크게 줄였는데요.
지난 2년여 동안 영국 항공사에서만 3만 명이 넘는 직원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 6백 명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절차에 돌입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 ANA 역시 2025년까지 직원 20%를 줄일 예정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공항에 탑승객들이 몰려들었는데 날씨로 결항편이 생기니까, 공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못했고, 다음 비행기를 예약한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항공사나 공항이나 이를 대처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앵커]
항공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다면 서비스도 전보다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 요즘 비행기 푯값은 엄청 올랐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팬데믹이 끝나고 항공 수요가 커진 이유도 있지만, 티켓 가격 상승의 결정적인 원인은 유가입니다.
지난 4월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약 174달러로 1년 전보다 150% 가까이 올랐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유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맡을 가능성이 큰데요.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는 연료비 상승에 따라 앞으로 항공 요금이 10%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국내선 왕복 항공권 평균 가격이 올해 초 235달러에서 지난 4월 330달러로 올라, 40%나 급등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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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석 달 만에 비행깃값이 절반 가까이 오른 거네요.
그래도 유지가 되는 건 고객이 있다는 뜻이겠죠?
[기자]
네, 수요가 탄탄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타겠다는 고객이 많은 경우고요.
일부 국가는 치솟는 유가를 견디지 못하고 아예 하늘길을 닫아버렸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달 9일부터 전국에서 항공 운행이 중단됐는데요.
항공유를 구매할 때는 어느 나라든 달러화로 사야 하는데, 나이지리아는 최근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유가 상승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은 겁니다.
우리나라와 중남미를 오가는 유일한 직항 항공사, 아에로멕스도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인천~멕시코시티 직항 항공편 운항을 멈춘 상탭니다.
항공사 측은 러시아 영공 통과가 어려워져서, 멕시코를 오가는 비행 거리는 더 늘었는데 유가는 급등해, 노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항공 서비스는 안 좋아지고 가격은 올랐지만, 당장 수요가 꺾이지 않을 거라고요?
[기자]
네, 워낙 오래 이어져 온 팬데믹 봉쇄가 이제 겨우 풀린 만큼 한동안은 항공편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IATA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지난달 "고유가 여파에도 당장 여행 수요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내년에는 항공객 규모가 2019년 수준을 회복하고 항공사들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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