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10년 후엔 조개구이 못 먹을 수도?…식량위기 해법은?

입력 2022.06.08 (17:52) 수정 2022.06.0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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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6월8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6.08

[앵커]
위 아더 월드, 1985년 아프리카 대기근에 허덕이는 이들을 돕기 위해 미국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 만든 희망의 노래였습니다. 그저 먼 나라,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듣던 식량 위기가 최근 가뭄 또 전쟁 같은 예기치 못한 변수와 맞물려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연 한국은 안전할까요? 오늘 ET WHY는 이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마침 또 저녁 먹을 시간인데 먹는 이야기 좀 하려고 모셔봤습니다. 식량 얘기가 요즘 자주 나와서 그런지 굉장히 바빠지셨어요.

[답변]
갑자기 식량 위기가 심해지면서 시골 사람이 갑자기 도시에 불려나온 것처럼 좀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요즘에.

[앵커]
그만큼 식량에 대한 걱정들이 많다는 얘기일 텐데, UN도 나서서 식량 위기라는 말을 하고 식량 전쟁이다, 이런 좀 섬뜩한 용어들이 등장하니까 저러다 정말 우리가 밥 굶는 거 아닌가, 하는 과도한 불안감도 있는 것 같아서 일단 위기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야 될 것 같아요.

[답변]
이 식량 위기는 사실 작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거든요? 유가가 상승하면서 곡물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또 미국에서 사상 최악의 가뭄이 들면서 이미 곡물 생산량이 30~40% 줄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식량 위기가, 곡물 가격이 상당히 오를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이게 2010년 때보다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게 지금 식량 위기의 실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정말 그런 위기를 맞닥뜨린, 실제로 정말 밥을 굶는 그런 나라들이 어느 정도나 된다는 겁니까?

[답변]
가격이 사실 50%~60% 이렇게 올라가면 취약한 국가부터 반드시 문제가 생기게 돼 있거든요.

[앵커]
저소득 빈곤 국가.

[답변]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취약한 곳은 대부분 아프리카에 있게 되는데요. 에티오피아라든가 나이지리아 같은 이런 6개국을 가지고 세계식량기구에서는 이미 재앙적 위기 상황이다, 이렇게 정의를 내렸었고요. 그 외에도 많은 국가에 대해서 이미 위험하다, 이렇게 판단 내리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저소득 빈곤 국가가 가장 이런 약한 고리를 먼저 맞게 된다는 얘기인데, 우리나라는 국민 소득 3만 불 시대에 접어들고 했으니 빈곤 국가는 아니잖아요? 그러면 이런 위험 반경에서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답변]
그렇게 보긴 어려운 게요. 왜냐하면 식량 위기는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작년부터 느끼셨을 겁니다. 식료품 가격 너무 올랐다는 걸 많이 느꼈을 거고요. 그리고 외식업체를 하는, 빈대떡을 만들거나 삼겹살을 판매하거나 이런 수많은 곳에서는 이미, 점주들은 이미 소득을 얻을 게 없다, 이렇게 많이 느끼고 있고요. 그리고 또 이거는 아직까지 식량 위기의 초입이라는 거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초래된 물가 상승 압박 같은 경우는 이게 가을 정도에나 물가에 반영될 것이거든요?

[앵커]
우리나라에서 올 가을에요?

[답변]
그러니까 더 큰 위기가 가을 정도에 올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 전쟁은 2월에 발생했는데 가을에 위기가 온다는 거는 어떤 의미일까요?

[답변]
식량을 계약하고 도입해서 우리나라 소비자한테 전달하는 데까지 대개 3개월~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여파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미친 건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농산물이라는 거는 부족하다고 해서 바로 생산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1년에 많아봤자 이모작, 결국 최소 6개월은 지나야 결과가 나오는 산업이라서, 할 수 있는 건 미리 대응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교육만 백년대계가 아니라 정말 농업도 그렇게 장기적인 대책을 갖고 대응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나라는 어떻게 잘 되고 있습니까, 그런 준비가?

[답변]
저도 그런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앵커님, 40세 이하 농부가 얼마 정도 되시는지 혹시 아세요?

[앵커]
그러니까 20대, 30대 이런 젊은 농부들의 비율?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글쎄요. 한 10명 중의 한두 명?

[답변]
실제로는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앵커]
1%요? 그러니까 100명 중의 1명?

[답변]
100명 중의 1명에 불과하고요, 40세 이하가요. 그리고 우리나라 농장주의 평균 연령이 이미 68세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농경지가 가장 많을 때가 220~230헥타르 정도 됐었는데 지금은 150헥타르대로 떨어졌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현재의 문제가 아니고, 사실 농업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거든요? 1년에 한 번 농사짓는 것밖에 없으니까요. 오히려 저는 5년, 10년 후에 더 걱정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 들어보니까 인력면에서나 또 농경지 면적에 있어서나 뭔가 규모의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는 아니라는 얘기잖아요.

[답변]
현재까지는 농업의 식량 위기에 대응할 만큼 우리가 충분히 갖추진 못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5년 후, 10년 후가 더 위기라고 말씀하셨는데, 10년 후 어떤 모습을 좀 상상하시는 건가요?

[답변]
우리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라는 세계 과학자들의 모임에서 1.5℃ 정도가 산업화 시대 이전 대비해서 상승할 거라고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앵커]
기온이요?

[답변]
그렇죠,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고 치면, 바다가 산성화되고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산물을 많이 먹지 않습니까? 조개구이도 많이 먹고. 그런데 바다에서 조개가 한 90% 정도 사라지게 될 거고 그 해산물도 상당히 사라지게 될 거라고 얘기하고 있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보면 산불 같은 게 심해졌잖아요? 우리나라도 이미 울진 지역에서도 최근에 산불이 났었고요. 그리고 2018년에 20일 가까이 유럽에서도 산불이 났었고 작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이 났었죠. 엄청난 산불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세계 기후가 많이 바뀌고 있죠. 그게 10년 후가 되면 더 심해진다는 걸 얘기하는 거예요. 지금보다 5배, 10배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걸 얘기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고 하는데 이제는 반 이상이 되는 그런 상황까지 왔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답변]
그렇죠. 농업계에서 이미 실감하고 있는 것이고요. 도시에 사시는 분들은 그게 물가로 나타나고 있고 이게 조금 지나고 나면 우리나라에, 아프리카에 있는 식량 위기가 아시아 지역, 우리나라까지 옮겨올 수 있다, 이런 위기감이 드는 거죠. 그리고 아시겠지만 2020년도에 54일간의 기록적인 장마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렸었잖아요?

[앵커]
기억나죠.

[답변]
그때 햄버거에서 토마토가 사라졌었고.

[앵커]
그 프랜차이즈 업체들에서?

[답변]
그리고 작년에도 보면 감자튀김이 안 나왔던 적이 많았죠. 올해도 계속됐었고요. 배추도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보면 배추가 70%, 100%까지 오르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걸 의미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배추라든가 토마토 정도였지만 한 2030년쯤 되면 그게 곡물로 옮겨가게 되고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위협이 갈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그 기후 문제라는 건 사실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라서 더 암담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도 우리가 좀 할 수 있는 거, 요즘 자꾸 얘기가 나오는 게 곡물 자급률, 많이들 이야기하잖아요. 곡물 자급률이 한때 90%대에서 지금 20%대까지 내려왔는데 이 20%가 의미하는 게 어떤 건가요?

[답변]
우리나라에서 수입, 소모되는 곡물이 한 2,300만 톤 되는데, 그 80%를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20%만 자급자족을 할 수 있고 나머지는 다 수입해야 된다.

[답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생산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수입되는 상황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러니까 20%면 이게 곡물별로 다 차이가 있을 거 아닙니까, 자급률이?

[답변]
네, 그렇습니다. 쌀 같은 경우는 한 90% 넘게 우리가 자급하고 있지만 콩 같으면 30%, 옥수수는 3%대, 밀은 1%가 안 되는 정도로 굉장히 취약한 상황입니다.

[앵커]
사실 요즘 밀가루 없는 세상은 상상도 못 한다 하는 그런 분들도 많잖아요.

[답변]
네, 그렇죠.

[앵커]
좀 이렇게 쌀 자급률 90% 여기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밀, 옥수수는 이런 걸 많이 심어서 이런 하위 품목에서 자급률을 높이는 그런 방안을 쓸 수는 없을까요?

[답변]
사실 그걸 하면 가능은 한데요. 그러면 우리가 얼마만큼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무역을 WTO 체제를 만들면서 관세 문제를 적용했기 때문에 국제 가격과 차이가 3배~5배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이걸 그러면 어떻게 정부가 의지를 갖고 투자할 수 있느냐가 결국은 우리나라의 자급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 결정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 투자라고 하면 어떤 걸까요? 나름대로 우리가 기후변화에 맞춰서 스마트 농법도 해야 될 것 같고, 청년들이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뭔가 인프라도 마련해야 되고 과제가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어떤 게 가장 시급하다고 보세요?

[답변]
사실 앞에 말씀드렸듯이 40대, 이게 결국은 우리가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지금 준비해야 되지 않습니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식량 위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러면 그때 정말 생각했을 때 어떻게 할 거냐,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하면 68세의 농장주들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인력들이 농촌에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고, 그게 가능하게 하려면 농촌이 청년들도 살 수 있는 정도로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한번 그런 쪽에 대해서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이라고 하는데 밥상머리의 불확실성은 그야말로 온 국민이 싫어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제 식량 생산 시스템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그런 타이밍이 온 거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ET WHY, 남재작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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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10년 후엔 조개구이 못 먹을 수도?…식량위기 해법은?
    • 입력 2022-06-08 17:52:51
    • 수정2022-06-08 18: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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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6.08

[앵커]
위 아더 월드, 1985년 아프리카 대기근에 허덕이는 이들을 돕기 위해 미국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 만든 희망의 노래였습니다. 그저 먼 나라,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듣던 식량 위기가 최근 가뭄 또 전쟁 같은 예기치 못한 변수와 맞물려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연 한국은 안전할까요? 오늘 ET WHY는 이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마침 또 저녁 먹을 시간인데 먹는 이야기 좀 하려고 모셔봤습니다. 식량 얘기가 요즘 자주 나와서 그런지 굉장히 바빠지셨어요.

[답변]
갑자기 식량 위기가 심해지면서 시골 사람이 갑자기 도시에 불려나온 것처럼 좀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요즘에.

[앵커]
그만큼 식량에 대한 걱정들이 많다는 얘기일 텐데, UN도 나서서 식량 위기라는 말을 하고 식량 전쟁이다, 이런 좀 섬뜩한 용어들이 등장하니까 저러다 정말 우리가 밥 굶는 거 아닌가, 하는 과도한 불안감도 있는 것 같아서 일단 위기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야 될 것 같아요.

[답변]
이 식량 위기는 사실 작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거든요? 유가가 상승하면서 곡물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또 미국에서 사상 최악의 가뭄이 들면서 이미 곡물 생산량이 30~40% 줄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식량 위기가, 곡물 가격이 상당히 오를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이게 2010년 때보다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게 지금 식량 위기의 실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정말 그런 위기를 맞닥뜨린, 실제로 정말 밥을 굶는 그런 나라들이 어느 정도나 된다는 겁니까?

[답변]
가격이 사실 50%~60% 이렇게 올라가면 취약한 국가부터 반드시 문제가 생기게 돼 있거든요.

[앵커]
저소득 빈곤 국가.

[답변]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취약한 곳은 대부분 아프리카에 있게 되는데요. 에티오피아라든가 나이지리아 같은 이런 6개국을 가지고 세계식량기구에서는 이미 재앙적 위기 상황이다, 이렇게 정의를 내렸었고요. 그 외에도 많은 국가에 대해서 이미 위험하다, 이렇게 판단 내리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저소득 빈곤 국가가 가장 이런 약한 고리를 먼저 맞게 된다는 얘기인데, 우리나라는 국민 소득 3만 불 시대에 접어들고 했으니 빈곤 국가는 아니잖아요? 그러면 이런 위험 반경에서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답변]
그렇게 보긴 어려운 게요. 왜냐하면 식량 위기는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작년부터 느끼셨을 겁니다. 식료품 가격 너무 올랐다는 걸 많이 느꼈을 거고요. 그리고 외식업체를 하는, 빈대떡을 만들거나 삼겹살을 판매하거나 이런 수많은 곳에서는 이미, 점주들은 이미 소득을 얻을 게 없다, 이렇게 많이 느끼고 있고요. 그리고 또 이거는 아직까지 식량 위기의 초입이라는 거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초래된 물가 상승 압박 같은 경우는 이게 가을 정도에나 물가에 반영될 것이거든요?

[앵커]
우리나라에서 올 가을에요?

[답변]
그러니까 더 큰 위기가 가을 정도에 올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 전쟁은 2월에 발생했는데 가을에 위기가 온다는 거는 어떤 의미일까요?

[답변]
식량을 계약하고 도입해서 우리나라 소비자한테 전달하는 데까지 대개 3개월~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여파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미친 건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농산물이라는 거는 부족하다고 해서 바로 생산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1년에 많아봤자 이모작, 결국 최소 6개월은 지나야 결과가 나오는 산업이라서, 할 수 있는 건 미리 대응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교육만 백년대계가 아니라 정말 농업도 그렇게 장기적인 대책을 갖고 대응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나라는 어떻게 잘 되고 있습니까, 그런 준비가?

[답변]
저도 그런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앵커님, 40세 이하 농부가 얼마 정도 되시는지 혹시 아세요?

[앵커]
그러니까 20대, 30대 이런 젊은 농부들의 비율?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글쎄요. 한 10명 중의 한두 명?

[답변]
실제로는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앵커]
1%요? 그러니까 100명 중의 1명?

[답변]
100명 중의 1명에 불과하고요, 40세 이하가요. 그리고 우리나라 농장주의 평균 연령이 이미 68세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농경지가 가장 많을 때가 220~230헥타르 정도 됐었는데 지금은 150헥타르대로 떨어졌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현재의 문제가 아니고, 사실 농업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거든요? 1년에 한 번 농사짓는 것밖에 없으니까요. 오히려 저는 5년, 10년 후에 더 걱정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 들어보니까 인력면에서나 또 농경지 면적에 있어서나 뭔가 규모의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는 아니라는 얘기잖아요.

[답변]
현재까지는 농업의 식량 위기에 대응할 만큼 우리가 충분히 갖추진 못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5년 후, 10년 후가 더 위기라고 말씀하셨는데, 10년 후 어떤 모습을 좀 상상하시는 건가요?

[답변]
우리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라는 세계 과학자들의 모임에서 1.5℃ 정도가 산업화 시대 이전 대비해서 상승할 거라고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앵커]
기온이요?

[답변]
그렇죠,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고 치면, 바다가 산성화되고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산물을 많이 먹지 않습니까? 조개구이도 많이 먹고. 그런데 바다에서 조개가 한 90% 정도 사라지게 될 거고 그 해산물도 상당히 사라지게 될 거라고 얘기하고 있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보면 산불 같은 게 심해졌잖아요? 우리나라도 이미 울진 지역에서도 최근에 산불이 났었고요. 그리고 2018년에 20일 가까이 유럽에서도 산불이 났었고 작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이 났었죠. 엄청난 산불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세계 기후가 많이 바뀌고 있죠. 그게 10년 후가 되면 더 심해진다는 걸 얘기하는 거예요. 지금보다 5배, 10배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걸 얘기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고 하는데 이제는 반 이상이 되는 그런 상황까지 왔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답변]
그렇죠. 농업계에서 이미 실감하고 있는 것이고요. 도시에 사시는 분들은 그게 물가로 나타나고 있고 이게 조금 지나고 나면 우리나라에, 아프리카에 있는 식량 위기가 아시아 지역, 우리나라까지 옮겨올 수 있다, 이런 위기감이 드는 거죠. 그리고 아시겠지만 2020년도에 54일간의 기록적인 장마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렸었잖아요?

[앵커]
기억나죠.

[답변]
그때 햄버거에서 토마토가 사라졌었고.

[앵커]
그 프랜차이즈 업체들에서?

[답변]
그리고 작년에도 보면 감자튀김이 안 나왔던 적이 많았죠. 올해도 계속됐었고요. 배추도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보면 배추가 70%, 100%까지 오르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걸 의미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배추라든가 토마토 정도였지만 한 2030년쯤 되면 그게 곡물로 옮겨가게 되고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위협이 갈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그 기후 문제라는 건 사실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라서 더 암담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도 우리가 좀 할 수 있는 거, 요즘 자꾸 얘기가 나오는 게 곡물 자급률, 많이들 이야기하잖아요. 곡물 자급률이 한때 90%대에서 지금 20%대까지 내려왔는데 이 20%가 의미하는 게 어떤 건가요?

[답변]
우리나라에서 수입, 소모되는 곡물이 한 2,300만 톤 되는데, 그 80%를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20%만 자급자족을 할 수 있고 나머지는 다 수입해야 된다.

[답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생산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수입되는 상황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러니까 20%면 이게 곡물별로 다 차이가 있을 거 아닙니까, 자급률이?

[답변]
네, 그렇습니다. 쌀 같은 경우는 한 90% 넘게 우리가 자급하고 있지만 콩 같으면 30%, 옥수수는 3%대, 밀은 1%가 안 되는 정도로 굉장히 취약한 상황입니다.

[앵커]
사실 요즘 밀가루 없는 세상은 상상도 못 한다 하는 그런 분들도 많잖아요.

[답변]
네, 그렇죠.

[앵커]
좀 이렇게 쌀 자급률 90% 여기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밀, 옥수수는 이런 걸 많이 심어서 이런 하위 품목에서 자급률을 높이는 그런 방안을 쓸 수는 없을까요?

[답변]
사실 그걸 하면 가능은 한데요. 그러면 우리가 얼마만큼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무역을 WTO 체제를 만들면서 관세 문제를 적용했기 때문에 국제 가격과 차이가 3배~5배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이걸 그러면 어떻게 정부가 의지를 갖고 투자할 수 있느냐가 결국은 우리나라의 자급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 결정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 투자라고 하면 어떤 걸까요? 나름대로 우리가 기후변화에 맞춰서 스마트 농법도 해야 될 것 같고, 청년들이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뭔가 인프라도 마련해야 되고 과제가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어떤 게 가장 시급하다고 보세요?

[답변]
사실 앞에 말씀드렸듯이 40대, 이게 결국은 우리가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지금 준비해야 되지 않습니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식량 위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러면 그때 정말 생각했을 때 어떻게 할 거냐,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하면 68세의 농장주들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인력들이 농촌에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고, 그게 가능하게 하려면 농촌이 청년들도 살 수 있는 정도로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한번 그런 쪽에 대해서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이라고 하는데 밥상머리의 불확실성은 그야말로 온 국민이 싫어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제 식량 생산 시스템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그런 타이밍이 온 거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ET WHY, 남재작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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