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노동착취’ 스님 징역 1년…‘사과 한마디 없이’

입력 2022.06.08 (23:58) 수정 2022.06.0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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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서울의 한 사찰에서 수십 년 동안 고된 노동을 하고도 보수는커녕 오히려 폭행까지 당했다는 한 지적장애인 남성의 사연, 3년 전 KBS가 전해드렸는데요.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사찰의 주지 스님에 대해 법원이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사찰입니다.

50대 지적 장애인 A 씨가 30년 넘게 지낸 곳입니다.

A 씨는 그러나 주지 스님의 폭행과 노동 착취를 견디다 못해 5년 전 이 절을 떠났습니다.

말로만 스님이었을 뿐, A 씨는 수행할 시간도 없이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1시까지 일했다고 합니다.

보수는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일을 제대로 못 하면, 주지 스님이 뺨과 엉덩이 등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주지 스님은 A 씨 명의로 아파트를 산 뒤 5개월 만에 되팔았는데, 그 대금을 가로챘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주지 스님에 대해 서울북부지방법원이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30년 동안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고도 금전적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고,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A 씨가 주지 스님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 사유로 들었습니다.

다만 "가족들도 돌보기 어려운 A 씨를 기거할 수 있도록 받아주고 A 씨의 뇌 수술 비용 등을 부담한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원을 나선 주지 스님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없었습니다.

["(피해자분께 할 말 없으세요?) ..."]

A 씨를 도왔던 장애인 단체는 다음 주 초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항소를 촉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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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6-09 00: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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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찰에서 수십 년 동안 고된 노동을 하고도 보수는커녕 오히려 폭행까지 당했다는 한 지적장애인 남성의 사연, 3년 전 KBS가 전해드렸는데요.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사찰의 주지 스님에 대해 법원이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사찰입니다.

50대 지적 장애인 A 씨가 30년 넘게 지낸 곳입니다.

A 씨는 그러나 주지 스님의 폭행과 노동 착취를 견디다 못해 5년 전 이 절을 떠났습니다.

말로만 스님이었을 뿐, A 씨는 수행할 시간도 없이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1시까지 일했다고 합니다.

보수는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일을 제대로 못 하면, 주지 스님이 뺨과 엉덩이 등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주지 스님은 A 씨 명의로 아파트를 산 뒤 5개월 만에 되팔았는데, 그 대금을 가로챘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주지 스님에 대해 서울북부지방법원이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30년 동안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고도 금전적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고,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A 씨가 주지 스님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 사유로 들었습니다.

다만 "가족들도 돌보기 어려운 A 씨를 기거할 수 있도록 받아주고 A 씨의 뇌 수술 비용 등을 부담한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원을 나선 주지 스님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없었습니다.

["(피해자분께 할 말 없으세요?) ..."]

A 씨를 도왔던 장애인 단체는 다음 주 초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항소를 촉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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