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수주 호황에도 중형 조선소 ‘울상’

입력 2022.06.09 (07:41) 수정 2022.06.0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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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국내 조선소는 선박을 건조하느라 분주한데요,

최근 수주가 늘며 조선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중형 선박 건조업체들은 수주해놓고도 계약이 깨질까 걱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김계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길이 200미터 미만의 다양한 중형 선박을 건조하는 부산의 한 조선소입니다.

도크마다 화학 운반선부터 벌크선, 중형 컨테이너선까지 건조가 한창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구조조정을 겪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지만, 최근에는 활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중형 조선소들의 수주 현황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해 2년 전보다 2배에서 3배가량 증가했습니다.

국내 중형 조선소 4곳의 수주 총액은 코로나19 사태 직전 10억 7천만 달러에서 2020년 6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다시 26억 6천만 달러까지 늘었습니다.

올해 더 많은 수주가 예상되지만, 지난해와 달리 계약까지 성사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선박 수주 계약을 위해선, 선주가 조선소에 지급하는 선수금을 은행이 보증해야 하는데 한도가 이미 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1월 계약한 선박 5척이 선수금 환급 보증이 안 돼 계약 해지 압박을 받는 등 중형 조선소 4곳이 비슷한 상황입니다.

중형 조선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연간 10척에서 15척을 수주해야 하는데 '보증 한도'라는 제약에 발목이 잡힌 것입니다.

[오창봉/대선조선 영업본부장 : "작년에 갑자기 많이 수주하면서 여러 가지 물가나 원자재 인상률을 반영한 성과가 최근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저희도 계속 수주를 받아야 하고…."]

선박 수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보증 한도가 부족해 수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보증 한도 확대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때 큰 손실을 봤던 국책은행들이 보증 한도를 확대해줄지 알 수 없어 중형 조선소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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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업 수주 호황에도 중형 조선소 ‘울상’
    • 입력 2022-06-09 07:41:24
    • 수정2022-06-09 09:12:53
    뉴스광장(부산)
[앵커]

요즘 국내 조선소는 선박을 건조하느라 분주한데요,

최근 수주가 늘며 조선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중형 선박 건조업체들은 수주해놓고도 계약이 깨질까 걱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김계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길이 200미터 미만의 다양한 중형 선박을 건조하는 부산의 한 조선소입니다.

도크마다 화학 운반선부터 벌크선, 중형 컨테이너선까지 건조가 한창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구조조정을 겪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지만, 최근에는 활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중형 조선소들의 수주 현황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해 2년 전보다 2배에서 3배가량 증가했습니다.

국내 중형 조선소 4곳의 수주 총액은 코로나19 사태 직전 10억 7천만 달러에서 2020년 6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다시 26억 6천만 달러까지 늘었습니다.

올해 더 많은 수주가 예상되지만, 지난해와 달리 계약까지 성사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선박 수주 계약을 위해선, 선주가 조선소에 지급하는 선수금을 은행이 보증해야 하는데 한도가 이미 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1월 계약한 선박 5척이 선수금 환급 보증이 안 돼 계약 해지 압박을 받는 등 중형 조선소 4곳이 비슷한 상황입니다.

중형 조선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연간 10척에서 15척을 수주해야 하는데 '보증 한도'라는 제약에 발목이 잡힌 것입니다.

[오창봉/대선조선 영업본부장 : "작년에 갑자기 많이 수주하면서 여러 가지 물가나 원자재 인상률을 반영한 성과가 최근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저희도 계속 수주를 받아야 하고…."]

선박 수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보증 한도가 부족해 수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보증 한도 확대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때 큰 손실을 봤던 국책은행들이 보증 한도를 확대해줄지 알 수 없어 중형 조선소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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