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밀가루빵 대신 쌀빵 어때요?” 국산 쌀가루로 자급률 높인다

입력 2022.06.10 (12:49) 수정 2022.06.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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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밥보다 국수나 빵같은 밀가루 음식 좋아하는 분들 많으시죠.

우리나라 밀 소비량의 99%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 '분질미' 도입을 늘려서, 밀가루 대신 국산 쌀가루로 식량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맛있는 빵을 찾아서라면 전국 팔도를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빵돌이, 빵순이들을 위한 '빵지순례' 지도가 나침반이죠.

칼국수 한 그릇에, 떡볶이도 간식으로 먹고요.

후식으로는 케이크와 과자도 먹어야 합니다.

[송현정/직장인 : "집에서는 라면이라든가 떡볶이 같은 거 많이 먹고요. 밖에서는 또 빵 같은 것도 많이 먹고, 간편하잖아요."]

요즘 이렇게 밀가루 음식 좋아하는 분들 참 많습니다.

[송현정/직장인 : "일단 맛있잖아요. 하루에도 한두 번은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것 같기도 하고, 적게 먹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 국민 밀 소비, 꾸준히 늘었습니다.

곡물 중 쌀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데요.

1970년대 1인당 밀 소비량, 1년에 14kg이었는데 지난해엔 33kg 정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쌀 소비량은 같은 기간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습니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밀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 한해 밀 수요량이 200만 톤 정도인데,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물가상승률 무서울 정도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4% 올라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수입 밀 역시 가격이 1년 새 60% 넘게 올랐습니다.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전 세계 밀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고요.

2위 수출국 미국마저 가뭄으로 흉작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 여파로 밀가루는 물론 밀가루를 주로 쓰는 음식 가격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우선 라면과 제과 업체들이 최근 원재룟값 상승을 이유로 일제히 가격을 올렸습니다.

자장면과 칼국수 같은 면 요리도 1년 전보다 10% 넘게 훌쩍 오르며 외식 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이계림/케이크 전문점 운영 : "저희가 7년째거든요. 그런데 밀가루가 갑자기 이렇게 오른 건 처음이에요. 메뉴를 저희도 빵쪽으로 더 하고 싶은데, 이렇게 되면 그런 것들이 부담이 되죠."]

현재 국내에는 3개월 분량의 밀이 비축돼 있지만, 비축분이 떨어지는 8월 이후부턴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우리 밀로 대체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국립식량과학원은 현재 1%에 불과한 밀 자급률을 품종 개발로 5년 뒤 7%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남아도는 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난해 쌀 초과 공급량이 27만 톤인데요.

보통 밥 한 공기를 약 100g 정도로 보면, 하루에 한 공기 반만 섭취하는 셈이죠.

삼시세끼 고봉밥을 먹었던 1970년대에 비해 확 줄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쉽게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인 '분질미'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쌀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로 한 건데요.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20만 톤을 쌀가루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밀 수입을 줄여서 식량 자급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쌀가루가 밀가루보다 2~3배 정도 비싼데, 아무리 국제 밀 가격이 올랐다 하더라도 이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분 비용도 두 배가 넘습니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습니다.

쌀밥 중심의 농업 구조에서 시험 단계인 '분질미' 재배를 농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하느냐는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분질미' 재배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밀 전문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밀과 분질미 이모작을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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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0 12:49:04
    • 수정2022-06-10 22: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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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밥보다 국수나 빵같은 밀가루 음식 좋아하는 분들 많으시죠.

우리나라 밀 소비량의 99%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 '분질미' 도입을 늘려서, 밀가루 대신 국산 쌀가루로 식량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맛있는 빵을 찾아서라면 전국 팔도를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빵돌이, 빵순이들을 위한 '빵지순례' 지도가 나침반이죠.

칼국수 한 그릇에, 떡볶이도 간식으로 먹고요.

후식으로는 케이크와 과자도 먹어야 합니다.

[송현정/직장인 : "집에서는 라면이라든가 떡볶이 같은 거 많이 먹고요. 밖에서는 또 빵 같은 것도 많이 먹고, 간편하잖아요."]

요즘 이렇게 밀가루 음식 좋아하는 분들 참 많습니다.

[송현정/직장인 : "일단 맛있잖아요. 하루에도 한두 번은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것 같기도 하고, 적게 먹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 국민 밀 소비, 꾸준히 늘었습니다.

곡물 중 쌀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데요.

1970년대 1인당 밀 소비량, 1년에 14kg이었는데 지난해엔 33kg 정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쌀 소비량은 같은 기간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습니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밀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 한해 밀 수요량이 200만 톤 정도인데,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물가상승률 무서울 정도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4% 올라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수입 밀 역시 가격이 1년 새 60% 넘게 올랐습니다.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전 세계 밀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고요.

2위 수출국 미국마저 가뭄으로 흉작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 여파로 밀가루는 물론 밀가루를 주로 쓰는 음식 가격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우선 라면과 제과 업체들이 최근 원재룟값 상승을 이유로 일제히 가격을 올렸습니다.

자장면과 칼국수 같은 면 요리도 1년 전보다 10% 넘게 훌쩍 오르며 외식 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이계림/케이크 전문점 운영 : "저희가 7년째거든요. 그런데 밀가루가 갑자기 이렇게 오른 건 처음이에요. 메뉴를 저희도 빵쪽으로 더 하고 싶은데, 이렇게 되면 그런 것들이 부담이 되죠."]

현재 국내에는 3개월 분량의 밀이 비축돼 있지만, 비축분이 떨어지는 8월 이후부턴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우리 밀로 대체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국립식량과학원은 현재 1%에 불과한 밀 자급률을 품종 개발로 5년 뒤 7%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남아도는 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난해 쌀 초과 공급량이 27만 톤인데요.

보통 밥 한 공기를 약 100g 정도로 보면, 하루에 한 공기 반만 섭취하는 셈이죠.

삼시세끼 고봉밥을 먹었던 1970년대에 비해 확 줄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쉽게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인 '분질미'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쌀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로 한 건데요.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20만 톤을 쌀가루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밀 수입을 줄여서 식량 자급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쌀가루가 밀가루보다 2~3배 정도 비싼데, 아무리 국제 밀 가격이 올랐다 하더라도 이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분 비용도 두 배가 넘습니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습니다.

쌀밥 중심의 농업 구조에서 시험 단계인 '분질미' 재배를 농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하느냐는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분질미' 재배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밀 전문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밀과 분질미 이모작을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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