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장관이 수사지휘?…“경찰 독립성은 불변가치”

입력 2022.06.17 (06:25) 수정 2022.06.1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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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행정안전부가 '경찰 통제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장관이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내부의 반발이 격화되는 분위기고, 김창룡 경찰청장까지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누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장관의 수사 지휘가 가능하려면, 업무 권한에 대한 근거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행정안전부 장관 사무에 '치안'과 '사법경찰'을 추가함으로써, 장관이 수사 관리와 지휘권까지 갖게 하는 방안,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권한이 기존의 장관 사무에서 빠져 있었던 데는, 나름의 역사와 이유가 있습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과거 경찰이 독재 정권을 떠받치는 수사 관행을 이어가자, 경찰을 '내무부 내' 치안국이 아닌 경찰청으로 독립시켰던 겁니다.

그에 따라 내무부 장관, 즉, 현 행안부 장관 권한에서도 '치안'이 삭제됐습니다.

행안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한이 커졌다며 이제 견제와 통제가 필요해졌다는 입장입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지난 9일 : "(경찰 권한이 커졌는데,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그거는 뭐 제가 이야기할 거는 아니고 국회라든지 국민의 전반적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경찰의 민주성, 중립성, 독립성, 책임성은 영원 불변의 가치"라는 말로 행안부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김 청장은 구체적인 안이 공식 발표되면 그에 대한 입장과 의견을 적극 개진할 거라고 KBS에 설명했습니다.

사의 표명을 의미하냐는 질문엔, "경찰청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 책무를 다하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일선 경찰들의 반응은 날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경찰서 등에는 '근조' 현수막까지 걸렸고 정부청사 앞에서는 1인 시위도 시작됐습니다.

[류창민/경기 일산 동부경찰서 직장협의회 회장 : "내무부 치안본부에 있던 과거의 오욕을 안았던 경찰 모습으로 되는 게 아닌가. 권력이나 외압에 굴하지 않는 수사를 해야 되는데, 대놓고 (권한을) 가져가겠다는 거라 우려가 됩니다."]

행안부 자문위는 오는 21일 권고안을 발표합니다.

경찰의 감찰·인사·예산권까지 관할 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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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안부 장관이 수사지휘?…“경찰 독립성은 불변가치”
    • 입력 2022-06-17 06:25:20
    • 수정2022-06-17 06:32:32
    뉴스광장 1부
[앵커]

행정안전부가 '경찰 통제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장관이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내부의 반발이 격화되는 분위기고, 김창룡 경찰청장까지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누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장관의 수사 지휘가 가능하려면, 업무 권한에 대한 근거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행정안전부 장관 사무에 '치안'과 '사법경찰'을 추가함으로써, 장관이 수사 관리와 지휘권까지 갖게 하는 방안,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권한이 기존의 장관 사무에서 빠져 있었던 데는, 나름의 역사와 이유가 있습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과거 경찰이 독재 정권을 떠받치는 수사 관행을 이어가자, 경찰을 '내무부 내' 치안국이 아닌 경찰청으로 독립시켰던 겁니다.

그에 따라 내무부 장관, 즉, 현 행안부 장관 권한에서도 '치안'이 삭제됐습니다.

행안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한이 커졌다며 이제 견제와 통제가 필요해졌다는 입장입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지난 9일 : "(경찰 권한이 커졌는데,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그거는 뭐 제가 이야기할 거는 아니고 국회라든지 국민의 전반적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경찰의 민주성, 중립성, 독립성, 책임성은 영원 불변의 가치"라는 말로 행안부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김 청장은 구체적인 안이 공식 발표되면 그에 대한 입장과 의견을 적극 개진할 거라고 KBS에 설명했습니다.

사의 표명을 의미하냐는 질문엔, "경찰청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 책무를 다하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일선 경찰들의 반응은 날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경찰서 등에는 '근조' 현수막까지 걸렸고 정부청사 앞에서는 1인 시위도 시작됐습니다.

[류창민/경기 일산 동부경찰서 직장협의회 회장 : "내무부 치안본부에 있던 과거의 오욕을 안았던 경찰 모습으로 되는 게 아닌가. 권력이나 외압에 굴하지 않는 수사를 해야 되는데, 대놓고 (권한을) 가져가겠다는 거라 우려가 됩니다."]

행안부 자문위는 오는 21일 권고안을 발표합니다.

경찰의 감찰·인사·예산권까지 관할 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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