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초대석] ‘변화하는 발레리나’ 김주원

입력 2022.06.18 (00:00) 수정 2022.06.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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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라인 초대석에서는 한국 발레의 전성기를 이끌어 온 25년차 '최고령 현역', 발레리나 김주원 씨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지난 일요일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을 마치셨죠.

직접 예술감독까지 맡으셨는데 먼저 공연 소개해주시죠.

[답변]

네, 제목은 레베랑스라는 공연인데요.

제가 25년 동안 프로페셔널로 춤을 추고 또 35년 동안 발레를 시작했던 그 시기동안 제가 만났던 인연들, 그리고 관객으로 찾아주셨던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인사하는 것 같은 공연이었어요.

[앵커]

공연 음악은 아버지께서 직접 작곡하셨다면서요?

[답변]

작곡을 하신 건 아니고, 아버지가 두 곡의 노래, 직접 노래를 하신 게 있어요, 젊으셨을 때 음반을 내셨거든요.

그래서 그 곡에 맞춰서 제가 춤을 췄어요.

[앵커]

지금 나오는 저 곡인가요?

[답변]

네, 이 곡이 한 번만 만나볼까, 라는 곡인데.

그 곡 가사와 저희 아버지의 목소리에 맞춰서 제가 그런 느낌으로 춘...

네. 중절모도 쓰고.

[앵커]

보통 클래식 발레를 '젊음의 예술'이라 합니다.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40대 중반이 된 지금, 체력적 한계를 느끼시는 순간은 없습니까?

[답변]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죠, 뉴스니까.

체력적 한계를 매일매일 느낍니다.

느끼는데,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운동을 하는 것 같아요.

일단 제가 기본적으로 하는 운동이 한 세 시간 반 정도의 운동이 매일매일 있고요.

그리고 뭐, 발레적인 기능을 위한 몸을 풀거나 리허설 외에 일주일에 한 네 번 정도는 항상 제가 좀 심장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움직이게 하려고 걷는 운동을 일주일에 네 번 정도는 두 시간 정도 걷고요.

[앵커]

2017년엔 허리디스크 때문에 발레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답변]

그 당시에는 일상생활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러니까 당연히 춤추기는 힘들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의사선생님께서.

근데 한 번 해봐야 되잖아요.

열심히 그냥 숨쉬기 운동부터, 제 몸을 25년 간 돌봐주신 물리치료사 선생님과 함께 숨쉬는 운동부터 시작해서 정말 하루 종일 재활운동을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다시 토슈즈 신고 춤도 추고, 그러고 있어요.

[앵커]

국립발레단을 떠날 때 발레 대중화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 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사실 발레라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어떤 아름다움, 지금 이 세상 이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분들한테 분명히 엄청나게 큰 위로가 될 수 있고 그분들이 살아가는 삶에 여러 가지의 영감을 줄 수 있고.

그런 예술을 저는 많은 분들이 좀 보고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대한민국에 계신 모든 국민들이 다 발레를 보는 그 날이 오면 좋겠다라는 그런 꿈은 꾼 적 있어요.

네네.

[앵커]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지만 은퇴 생각을 전혀 안할 순 없을 것 같은데요.

언제쯤 '최고령 현역'에서 내려오실 생각입니까?

[답변]

언젠가는 저도 무대를 내려가는 시기가 오겠죠.

네 오겠죠.

그런데 저는 제 체력적인 상황과 제 부상으로 인한 상황들로 봤을 때 사실 지금까지 추는 게 저한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저는 춤추는 게 너무 좋고, 발레가 너무 좋고 그래서 제가 최선을 다해 제 몸을 잘 만들어서 관객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순간까지는 무대에 서고 싶어요.

[앵커]

주변의 기대가 좀 부담스럽지 않으신가요?

[답변]

크게 기대 안하시는 것 같아요.

[앵커]

열아홉 데뷔 시절보다 많은 일을 겪고 이겨낸 45살 지금, 그때보다 더 좋아진 건 뭡니까?

[답변]

실은 감성적으로나 그런 예술적인 면으로는 제가 어릴 때 느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영역들이 생겼어요.

물론 체력적으로나 육체적 기능에서는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런데 또 그런 부분들만 가지고 춤을 출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 제가 아주, 20대 초반이나 뭐, 30대 초반 그 시기보다도 더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때보다 더 좋아진 거는 더 부지런해진 것.

[앵커]

부지런해진 것?

[답변]

네.

[앵커]

마지막 질문 하나입니다.

어떤 무용수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답변]

이건 20대 때부터 똑같이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벌써 관객 분들이 제 춤을 보신 지 25년이 되잖아요.

제가 지겨우신 분들도 있을 수 있고 어떻게 출지 뻔하다고 생각하시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는 시기잖아요.

그런데 항상 저는 좀 변화하는 발레리나이고 싶다, 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앵커]

변화하는 발레리나?

[답변]

네. 어저께 췄던 작품이지만 내일 췄을 때는 다른 느낌의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똑같은 역할이라도.

그래서 저는 잘 흘러가는 발레리나이고 싶다...

[앵커]

꼭 그렇게 기억되시기를 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라인 초대석, 발레리나 김주원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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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인 초대석] ‘변화하는 발레리나’ 김주원
    • 입력 2022-06-18 00:00:07
    • 수정2022-06-18 0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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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라인 초대석에서는 한국 발레의 전성기를 이끌어 온 25년차 '최고령 현역', 발레리나 김주원 씨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지난 일요일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을 마치셨죠.

직접 예술감독까지 맡으셨는데 먼저 공연 소개해주시죠.

[답변]

네, 제목은 레베랑스라는 공연인데요.

제가 25년 동안 프로페셔널로 춤을 추고 또 35년 동안 발레를 시작했던 그 시기동안 제가 만났던 인연들, 그리고 관객으로 찾아주셨던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인사하는 것 같은 공연이었어요.

[앵커]

공연 음악은 아버지께서 직접 작곡하셨다면서요?

[답변]

작곡을 하신 건 아니고, 아버지가 두 곡의 노래, 직접 노래를 하신 게 있어요, 젊으셨을 때 음반을 내셨거든요.

그래서 그 곡에 맞춰서 제가 춤을 췄어요.

[앵커]

지금 나오는 저 곡인가요?

[답변]

네, 이 곡이 한 번만 만나볼까, 라는 곡인데.

그 곡 가사와 저희 아버지의 목소리에 맞춰서 제가 그런 느낌으로 춘...

네. 중절모도 쓰고.

[앵커]

보통 클래식 발레를 '젊음의 예술'이라 합니다.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40대 중반이 된 지금, 체력적 한계를 느끼시는 순간은 없습니까?

[답변]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죠, 뉴스니까.

체력적 한계를 매일매일 느낍니다.

느끼는데,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운동을 하는 것 같아요.

일단 제가 기본적으로 하는 운동이 한 세 시간 반 정도의 운동이 매일매일 있고요.

그리고 뭐, 발레적인 기능을 위한 몸을 풀거나 리허설 외에 일주일에 한 네 번 정도는 항상 제가 좀 심장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움직이게 하려고 걷는 운동을 일주일에 네 번 정도는 두 시간 정도 걷고요.

[앵커]

2017년엔 허리디스크 때문에 발레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답변]

그 당시에는 일상생활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러니까 당연히 춤추기는 힘들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의사선생님께서.

근데 한 번 해봐야 되잖아요.

열심히 그냥 숨쉬기 운동부터, 제 몸을 25년 간 돌봐주신 물리치료사 선생님과 함께 숨쉬는 운동부터 시작해서 정말 하루 종일 재활운동을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다시 토슈즈 신고 춤도 추고, 그러고 있어요.

[앵커]

국립발레단을 떠날 때 발레 대중화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 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사실 발레라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어떤 아름다움, 지금 이 세상 이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분들한테 분명히 엄청나게 큰 위로가 될 수 있고 그분들이 살아가는 삶에 여러 가지의 영감을 줄 수 있고.

그런 예술을 저는 많은 분들이 좀 보고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대한민국에 계신 모든 국민들이 다 발레를 보는 그 날이 오면 좋겠다라는 그런 꿈은 꾼 적 있어요.

네네.

[앵커]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지만 은퇴 생각을 전혀 안할 순 없을 것 같은데요.

언제쯤 '최고령 현역'에서 내려오실 생각입니까?

[답변]

언젠가는 저도 무대를 내려가는 시기가 오겠죠.

네 오겠죠.

그런데 저는 제 체력적인 상황과 제 부상으로 인한 상황들로 봤을 때 사실 지금까지 추는 게 저한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저는 춤추는 게 너무 좋고, 발레가 너무 좋고 그래서 제가 최선을 다해 제 몸을 잘 만들어서 관객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순간까지는 무대에 서고 싶어요.

[앵커]

주변의 기대가 좀 부담스럽지 않으신가요?

[답변]

크게 기대 안하시는 것 같아요.

[앵커]

열아홉 데뷔 시절보다 많은 일을 겪고 이겨낸 45살 지금, 그때보다 더 좋아진 건 뭡니까?

[답변]

실은 감성적으로나 그런 예술적인 면으로는 제가 어릴 때 느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영역들이 생겼어요.

물론 체력적으로나 육체적 기능에서는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런데 또 그런 부분들만 가지고 춤을 출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 제가 아주, 20대 초반이나 뭐, 30대 초반 그 시기보다도 더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때보다 더 좋아진 거는 더 부지런해진 것.

[앵커]

부지런해진 것?

[답변]

네.

[앵커]

마지막 질문 하나입니다.

어떤 무용수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답변]

이건 20대 때부터 똑같이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벌써 관객 분들이 제 춤을 보신 지 25년이 되잖아요.

제가 지겨우신 분들도 있을 수 있고 어떻게 출지 뻔하다고 생각하시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는 시기잖아요.

그런데 항상 저는 좀 변화하는 발레리나이고 싶다, 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앵커]

변화하는 발레리나?

[답변]

네. 어저께 췄던 작품이지만 내일 췄을 때는 다른 느낌의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똑같은 역할이라도.

그래서 저는 잘 흘러가는 발레리나이고 싶다...

[앵커]

꼭 그렇게 기억되시기를 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라인 초대석, 발레리나 김주원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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