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식탁에서 꿈꾸는 통일

입력 2022.06.18 (08:29) 수정 2022.06.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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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음식’ 하면 시청자 여러분들은 어떤 게 먼저 떠오르십니까?

여름철이니 ‘평양냉면’, ‘함흥냉면’∼ 이렇게 답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우리 안에 북한음식이 이 뿐이겠습니까?

네, 저도 평양냉면 좋아하는데요.

최근에 각종 북한 음식, 북한 요리들을 만나볼 수 있는 요리경연대회가 열렸다고 하네요.

이하영 리포터, 이 현장에 다녀오셨죠?

[답변]

네, 그야말로 군침이 돌고 눈까지 호강하는 색다른 현장엘 갔었습니다.

바로 ‘입맛 통일 요리대회’입니다.

그런데 혹시 ‘우메기’라는 음식을 아시나요?

[앵커]

저는 잘 모르겠네요.

‘과메기’는 알지만 ‘우메기’는 못들어봤어요.

[답변]

곧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북한에선 즐겨먹는 각종 음식과 요리를 이번에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대회 참가자들이 식탁에서나마 먼저 통일을 이루고싶다고 북한 음식들을 재해석해 각종 요리를 만들었는데요.

지금 저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마늘을 얹은 토마토와, 손 가락지 모양의 튀김, 김밥인 듯 아닌 듯한 요리까지.

독특한 요리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바로 ‘입맛 통일 요리대회’가 펼쳐지는 경연장인데요.

["잠시 후 1시부터 2022 ‘입맛통일요리대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북한에서 먹는 요리들을 우리 입맛에 맞게 얼마나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지 맛의 향연을 펼치는 겁니다.

본선에 진출한 ‘명랑 19세’팀, 같은 학교에서 요리를 전공하고 있는 단짝 친구들이 선택한 요리는 ‘숭어’ 밥상입니다.

기력 회복에 탁월해 북한에서 고급 식재료로 대우받는 숭어, 그 가운데도 대동강 숭어는 인기 만점으로 회, 매운탕, 튀김 등 다양하게 만듭니다.

[홍지현/19세/일산고 조리디자인과 3학년 : "북한 사람들이 숭어를 이용한 요리를 대접받았을 때 본인이 대접받는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런 의미의 대접과 추억의 밥상입니다."]

‘명랑19세’팀은 이산가족을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드리고 싶다며 준비했는데요, 과연 어떤 맛일까요?

[박민영/19세/일산고 조리디자인과 3학년 : "살짝 부드럽고 간이 세지 않은 숭어조림을 대접할 예정입니다. "]

북한에선 도시의 살림집에서도 닭을 키울 정도로 많이 찾고, 삼복에 우리가 삼계탕을 찾듯 ‘닭곰’을 즐기는데요.

이 닭으로 독특한 요리를 선보인 팀도 있습니다.

[이영기/56세/음식점 운영 : "한반도의 치킨을 만들어서 온 북한 사람들도 남한 사람들도 같이 다리를 놓으면서 드실 수 있게끔 요런 포인트를 넣었습니다."]

‘한반도가 치킨을 품다’란 팀명은 통일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경찰관과 요식업을 하는 두 친구가 함께 나섰습니다.

[이재칠/56세/경찰관 : "동료 분들이 웃더라고요. 처음에는. 제가 관심 있고 좋아하니까, 결과를 한 번 봐라, 요리 대회를 나가니까. 그랬더니 조금 의아하게 생각은 하는데 내심 기대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이도 하는 일도 너무 다른 참가자들이 색다른 요리 경연을 펼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방금 전에 대회가 시작했는데요.

저도 정말 긴장이 됩니다.

과연 북한의 식재료와 남한의 조리법이 만나 어떤 음식이 탄생할까요?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본선 경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최종 진출한 팀은 모두 9팀.

팔뚝만한 숭어를 손질하고, 갖가지 채소를 칼질하는 경쾌한 소리가 대회장을 가득 메웠는데요.

주어진 시간 안에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워크입니다.

[이재칠/경찰관 : "호두 뿌려 호두! (싸우시는 건 아니죠?) 예~"]

[이영기/음식점 운영 : "우리 원래 이래요. 시골서 친구들끼리 막."]

모두가 분주한 사이, 만두를 빚는 익숙한 풍경도 보입니다.

[고준영/19세/고등학생 : "닭 간 거와 돼지의 지방이랑 여러 가지 채소들 넣어서 속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식 만두는 우리와 속 재료는 비슷하지만 모양이 살짝 다르다고 하는데요.

다른 팀에서는 깨끗하게 손질된 고기가 눈에 띕니다.

닭인가 싶었지만, 토끼인데요.

토끼 고기와 육수를 밥솥에 넣고 푹 고아서 곰탕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승호/19세/고등학생 : "원래는 3시간에서 4시간 정도를 푹 고아줘야 되는데 대회는 규정상 90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해서 1시간 이상 정도는 가열하도록 노력했습니다."]

토끼 뱃속에 밤과 대추 등을 넣고 찐 ‘토끼곰’ 요리는 북녘에선 ‘닭곰’ 못잖은 대표 보양식입니다.

고소한 냄새를 따라 도착한 곳엔 약과를 떠올리게 하는 전통 음식, ‘우메기’도 있는데요.

[박용정/52세/음식점 운영 : "(북한에서 주로 먹는 음식인가요?) 네, 북한 개성에서 먹는 대표 음식입니다."]

찹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반죽한 뒤 기름에 지져 만드는데, 달달한 맛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지난 70여년의 세월동안 남과 북은 서로 조금은 다른 입맛에 길들여졌을 텐데요.

이 입맛을 통일할 음식은 어떤 걸까요?

지금 확인해 보시죠.

요리를 마친 참가자들이 한숨 돌리는 사이, 식탁에는 완성된 요리들이 하나둘 올라갑니다.

정성이 깃든 요리를 맛본 심사위원들은 어떤 평을 내놓을까요?

[유지상/심사위원/푸드칼럼리스트 : "굉장히 가슴이 뭐라 그럴까 짜릿하다 그럴까,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모두 훌륭했다는 요리들, 하지만 그래도 순위는 가려야겠죠.

과연 대상은 누가 차지했을까요?

[송필근/진행자/개그맨 : "오늘 대상의 주인공은 바로 통일 요리사들 축하드립니다! "]

두 청년이 만든 ‘연저육’ 요리가 영예의 대상 자리에 올랐습니다.

‘연저육’은 돼지고기에 갖가지 양념을 넣고 삶은 음식으로, 임금에게 바친 궁중 요리로 통하는데요.

[박준혁/23세/‘S’호텔 요리사 : "평소에 북한 요리에 관심이 많았죠. 많아가지고 이번 대회를 통해서 북한 식재료를 좀 알아보느라고 인터넷 서치를 해 봤는데 그렇게 잘 나와 있는 편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제철, (같은) 한반도니까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봤습니다."]

북한 국영식당에서 20년간 일하다 남한으로 건너왔다는 윤선희 셰프는 심사를 하면서 고향의 맛이 생각나 가슴이 뭉클했다고 합니다.

[윤선희/심사위원/탈북민 셰프 : "통일에 대한 갈망을 말은 하지 않아도 모두들 표현은 하지 않아도 몸 안 속으론 항상 누구나 느끼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항상 듭니다."]

오랜 분단의 세월에 입맛은 조금씩 변했어도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남북 음식.

제철 식재료로 풍성하게 차린 식탁에 언젠가 다 함께 둘러앉아 오순도순 음식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그날을 고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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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식탁에서 꿈꾸는 통일
    • 입력 2022-06-18 08:29:33
    • 수정2022-06-18 1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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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음식’ 하면 시청자 여러분들은 어떤 게 먼저 떠오르십니까?

여름철이니 ‘평양냉면’, ‘함흥냉면’∼ 이렇게 답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우리 안에 북한음식이 이 뿐이겠습니까?

네, 저도 평양냉면 좋아하는데요.

최근에 각종 북한 음식, 북한 요리들을 만나볼 수 있는 요리경연대회가 열렸다고 하네요.

이하영 리포터, 이 현장에 다녀오셨죠?

[답변]

네, 그야말로 군침이 돌고 눈까지 호강하는 색다른 현장엘 갔었습니다.

바로 ‘입맛 통일 요리대회’입니다.

그런데 혹시 ‘우메기’라는 음식을 아시나요?

[앵커]

저는 잘 모르겠네요.

‘과메기’는 알지만 ‘우메기’는 못들어봤어요.

[답변]

곧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북한에선 즐겨먹는 각종 음식과 요리를 이번에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대회 참가자들이 식탁에서나마 먼저 통일을 이루고싶다고 북한 음식들을 재해석해 각종 요리를 만들었는데요.

지금 저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마늘을 얹은 토마토와, 손 가락지 모양의 튀김, 김밥인 듯 아닌 듯한 요리까지.

독특한 요리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바로 ‘입맛 통일 요리대회’가 펼쳐지는 경연장인데요.

["잠시 후 1시부터 2022 ‘입맛통일요리대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북한에서 먹는 요리들을 우리 입맛에 맞게 얼마나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지 맛의 향연을 펼치는 겁니다.

본선에 진출한 ‘명랑 19세’팀, 같은 학교에서 요리를 전공하고 있는 단짝 친구들이 선택한 요리는 ‘숭어’ 밥상입니다.

기력 회복에 탁월해 북한에서 고급 식재료로 대우받는 숭어, 그 가운데도 대동강 숭어는 인기 만점으로 회, 매운탕, 튀김 등 다양하게 만듭니다.

[홍지현/19세/일산고 조리디자인과 3학년 : "북한 사람들이 숭어를 이용한 요리를 대접받았을 때 본인이 대접받는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런 의미의 대접과 추억의 밥상입니다."]

‘명랑19세’팀은 이산가족을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드리고 싶다며 준비했는데요, 과연 어떤 맛일까요?

[박민영/19세/일산고 조리디자인과 3학년 : "살짝 부드럽고 간이 세지 않은 숭어조림을 대접할 예정입니다. "]

북한에선 도시의 살림집에서도 닭을 키울 정도로 많이 찾고, 삼복에 우리가 삼계탕을 찾듯 ‘닭곰’을 즐기는데요.

이 닭으로 독특한 요리를 선보인 팀도 있습니다.

[이영기/56세/음식점 운영 : "한반도의 치킨을 만들어서 온 북한 사람들도 남한 사람들도 같이 다리를 놓으면서 드실 수 있게끔 요런 포인트를 넣었습니다."]

‘한반도가 치킨을 품다’란 팀명은 통일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경찰관과 요식업을 하는 두 친구가 함께 나섰습니다.

[이재칠/56세/경찰관 : "동료 분들이 웃더라고요. 처음에는. 제가 관심 있고 좋아하니까, 결과를 한 번 봐라, 요리 대회를 나가니까. 그랬더니 조금 의아하게 생각은 하는데 내심 기대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이도 하는 일도 너무 다른 참가자들이 색다른 요리 경연을 펼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방금 전에 대회가 시작했는데요.

저도 정말 긴장이 됩니다.

과연 북한의 식재료와 남한의 조리법이 만나 어떤 음식이 탄생할까요?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본선 경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최종 진출한 팀은 모두 9팀.

팔뚝만한 숭어를 손질하고, 갖가지 채소를 칼질하는 경쾌한 소리가 대회장을 가득 메웠는데요.

주어진 시간 안에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워크입니다.

[이재칠/경찰관 : "호두 뿌려 호두! (싸우시는 건 아니죠?) 예~"]

[이영기/음식점 운영 : "우리 원래 이래요. 시골서 친구들끼리 막."]

모두가 분주한 사이, 만두를 빚는 익숙한 풍경도 보입니다.

[고준영/19세/고등학생 : "닭 간 거와 돼지의 지방이랑 여러 가지 채소들 넣어서 속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식 만두는 우리와 속 재료는 비슷하지만 모양이 살짝 다르다고 하는데요.

다른 팀에서는 깨끗하게 손질된 고기가 눈에 띕니다.

닭인가 싶었지만, 토끼인데요.

토끼 고기와 육수를 밥솥에 넣고 푹 고아서 곰탕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승호/19세/고등학생 : "원래는 3시간에서 4시간 정도를 푹 고아줘야 되는데 대회는 규정상 90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해서 1시간 이상 정도는 가열하도록 노력했습니다."]

토끼 뱃속에 밤과 대추 등을 넣고 찐 ‘토끼곰’ 요리는 북녘에선 ‘닭곰’ 못잖은 대표 보양식입니다.

고소한 냄새를 따라 도착한 곳엔 약과를 떠올리게 하는 전통 음식, ‘우메기’도 있는데요.

[박용정/52세/음식점 운영 : "(북한에서 주로 먹는 음식인가요?) 네, 북한 개성에서 먹는 대표 음식입니다."]

찹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반죽한 뒤 기름에 지져 만드는데, 달달한 맛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지난 70여년의 세월동안 남과 북은 서로 조금은 다른 입맛에 길들여졌을 텐데요.

이 입맛을 통일할 음식은 어떤 걸까요?

지금 확인해 보시죠.

요리를 마친 참가자들이 한숨 돌리는 사이, 식탁에는 완성된 요리들이 하나둘 올라갑니다.

정성이 깃든 요리를 맛본 심사위원들은 어떤 평을 내놓을까요?

[유지상/심사위원/푸드칼럼리스트 : "굉장히 가슴이 뭐라 그럴까 짜릿하다 그럴까,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모두 훌륭했다는 요리들, 하지만 그래도 순위는 가려야겠죠.

과연 대상은 누가 차지했을까요?

[송필근/진행자/개그맨 : "오늘 대상의 주인공은 바로 통일 요리사들 축하드립니다! "]

두 청년이 만든 ‘연저육’ 요리가 영예의 대상 자리에 올랐습니다.

‘연저육’은 돼지고기에 갖가지 양념을 넣고 삶은 음식으로, 임금에게 바친 궁중 요리로 통하는데요.

[박준혁/23세/‘S’호텔 요리사 : "평소에 북한 요리에 관심이 많았죠. 많아가지고 이번 대회를 통해서 북한 식재료를 좀 알아보느라고 인터넷 서치를 해 봤는데 그렇게 잘 나와 있는 편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제철, (같은) 한반도니까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봤습니다."]

북한 국영식당에서 20년간 일하다 남한으로 건너왔다는 윤선희 셰프는 심사를 하면서 고향의 맛이 생각나 가슴이 뭉클했다고 합니다.

[윤선희/심사위원/탈북민 셰프 : "통일에 대한 갈망을 말은 하지 않아도 모두들 표현은 하지 않아도 몸 안 속으론 항상 누구나 느끼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항상 듭니다."]

오랜 분단의 세월에 입맛은 조금씩 변했어도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남북 음식.

제철 식재료로 풍성하게 차린 식탁에 언젠가 다 함께 둘러앉아 오순도순 음식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그날을 고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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