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에 ‘실업 쓰나미’…농민공서 빅테크까지

입력 2022.06.18 (22:24) 수정 2022.06.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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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정부가 고강도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전개하면서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상하이를 비롯한 대도시의 강력한 봉쇄와 통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실업률이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촌 출신 이주노동자인 농민공 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도 감원 바람이 불면서 대규모 실업사태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후폭풍이 이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중국내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오세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틀 무렵인 오전 6시,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의 한 인력시장 앞.

노란 안전모를 쓴 농민공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인도가 금새 가득찹니다.

하지만 농민공 대부분은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쩌우가오페이/농민공 : "(코로나)자가 검사도 받아야죠,외출을 줄이라고 하는데 일자리를 구할 수 없죠.구인하는 사람도 적어지고요."]

이처럼 매일 일자리를 찾는 농민공들이 2억 8천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이들 농민공들은 저임금과 기본적인 노동권 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잦은 봉쇄로 이들 농민공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일터가 폐쇄되면서 일자리 얻기가 그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일터를 찾지 못한 쩌우 씨는 오늘도 허탕을 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청두에 온지 3년 된 그는 인력시장 부근에 하루 30위안, 우리돈 5천 7백원 정도 하는 숙소에서 홀로 지내고 있습니다.

[쩌우가오페이/농민공 : "올해는 코로나가 심해져서 일자리 찾기가 힘들어요.코로나때문에 사장이 인력시장에 오질 않아요."]

고용시장이 불안한 건 애플의 협력사인 폭스콘 같은 대기업도 마찬가집니다.

선전공장 남문 앞에 조성된 기숙사 밀집촌은 이제 썰렁한 분위깁니다.

[다수이컹 노점상 : "(공장이) 이전을 많이했어요. 그래서 현재 이정도 남아 있는데요. 이전 2,000년 전성기에는 20여 만 명이 일했어요."]

폭스콘 선전공장은 지난 3월 코로나로 선전이 봉쇄되자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스콘은 당시 생산 인력 신규 채용은 물론 잔업도 중단했습니다.

[폭스콘 근로자 : "현재 생산 주문이 적고,야근이 많지 않아요. 야근이 많지 않아서 월급이 적어요."]

저임금에 다른 일자리를 찾는 폭스콘 임시직 노동자들을 인력시장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폭스콘 전(前) 직원 : "이전에 폭스콘에 들어갔고 3개월 계약을 맺고 일이 끝나서 바로 나왔어요."]

중국내 빅테크 대표주자인 BAT,즉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도 대규모 감원에 나섰습니다.

바이두는 지난해 말, 게임분야 3백여 명 전원을 감원한데 이어 모바일 분야는 50%를 정리 해고했습니다.

감원 비율이 전체 직원의 10~15%에 달합니다.

[바이두 해고 직원 : "모든 증거를 준비해야 합니다. 언젠가 불법 해고 당할 수 있어요. 당신도 이렇게 당할 수 있어요."]

11만 명 넘게 고용하고 있는 텐센트도 전체직원의 10~15%를 감원하는 대규모 정리해고에 착수했습니다.

잦은 봉쇄에 따른 실적악화로 중국 본토 상장기업 1,600 곳이 90만 명을 감원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퇴사 직원 : "코로나 때문에 15일간 집에서 격리해서 출근할 수 없는데 갑자기 회사가 문을 닫았다고 출근할 필요없다고 통지가 왔어요."]

이런 분위기를 타고 중국내 대기업들이 해고의 일상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인재를 사회로 내보낸다고 했고, 텐센트는 구조 최적화, 바이두와 화웨이는 부르주아 자세와 평범한 직원을 포기한다 말로 미화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5월 중국 청년 실업률이 18.4%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금삼은사'라 불리는 3,4월 최고 취업시즌에 날벼락을 맞은 대학가는 뒤숭숭한 분위깁니다.

[선전대학 재학생 : "선전의 많은 회사들이 모두 도산할 것 같아요.바로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두들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소비할 수 없으니 말이죠."]

올해 중국 대학 졸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 세대가 선호하는 인터넷이나 교육,부동산 분야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졸업 예정자의 평균 취업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취업난 속에 취업을 포기한 '탕핑족'이 늘면서 사회 불안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리장타오/칭화대 경제연구소 연구원 : "일자리를 잃은 젊은이들이 어디로 갔나요? 일부는 실직해 집에 있고 일부는 투잡뛰고 일부는 택배기사나 인터넷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리커창 총리는 2020년 코로나 초기보다 경기 상황이 더 안좋아졌다며 2분기 경제성장과 실업률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잇단 금리인하에도 부동산 침체는 계속되고 있어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선양에서 오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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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코로나에 ‘실업 쓰나미’…농민공서 빅테크까지
    • 입력 2022-06-18 22:24:12
    • 수정2022-06-18 22: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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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정부가 고강도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전개하면서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상하이를 비롯한 대도시의 강력한 봉쇄와 통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실업률이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촌 출신 이주노동자인 농민공 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도 감원 바람이 불면서 대규모 실업사태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후폭풍이 이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중국내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오세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틀 무렵인 오전 6시,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의 한 인력시장 앞.

노란 안전모를 쓴 농민공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인도가 금새 가득찹니다.

하지만 농민공 대부분은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쩌우가오페이/농민공 : "(코로나)자가 검사도 받아야죠,외출을 줄이라고 하는데 일자리를 구할 수 없죠.구인하는 사람도 적어지고요."]

이처럼 매일 일자리를 찾는 농민공들이 2억 8천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이들 농민공들은 저임금과 기본적인 노동권 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잦은 봉쇄로 이들 농민공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일터가 폐쇄되면서 일자리 얻기가 그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일터를 찾지 못한 쩌우 씨는 오늘도 허탕을 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청두에 온지 3년 된 그는 인력시장 부근에 하루 30위안, 우리돈 5천 7백원 정도 하는 숙소에서 홀로 지내고 있습니다.

[쩌우가오페이/농민공 : "올해는 코로나가 심해져서 일자리 찾기가 힘들어요.코로나때문에 사장이 인력시장에 오질 않아요."]

고용시장이 불안한 건 애플의 협력사인 폭스콘 같은 대기업도 마찬가집니다.

선전공장 남문 앞에 조성된 기숙사 밀집촌은 이제 썰렁한 분위깁니다.

[다수이컹 노점상 : "(공장이) 이전을 많이했어요. 그래서 현재 이정도 남아 있는데요. 이전 2,000년 전성기에는 20여 만 명이 일했어요."]

폭스콘 선전공장은 지난 3월 코로나로 선전이 봉쇄되자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스콘은 당시 생산 인력 신규 채용은 물론 잔업도 중단했습니다.

[폭스콘 근로자 : "현재 생산 주문이 적고,야근이 많지 않아요. 야근이 많지 않아서 월급이 적어요."]

저임금에 다른 일자리를 찾는 폭스콘 임시직 노동자들을 인력시장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폭스콘 전(前) 직원 : "이전에 폭스콘에 들어갔고 3개월 계약을 맺고 일이 끝나서 바로 나왔어요."]

중국내 빅테크 대표주자인 BAT,즉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도 대규모 감원에 나섰습니다.

바이두는 지난해 말, 게임분야 3백여 명 전원을 감원한데 이어 모바일 분야는 50%를 정리 해고했습니다.

감원 비율이 전체 직원의 10~15%에 달합니다.

[바이두 해고 직원 : "모든 증거를 준비해야 합니다. 언젠가 불법 해고 당할 수 있어요. 당신도 이렇게 당할 수 있어요."]

11만 명 넘게 고용하고 있는 텐센트도 전체직원의 10~15%를 감원하는 대규모 정리해고에 착수했습니다.

잦은 봉쇄에 따른 실적악화로 중국 본토 상장기업 1,600 곳이 90만 명을 감원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퇴사 직원 : "코로나 때문에 15일간 집에서 격리해서 출근할 수 없는데 갑자기 회사가 문을 닫았다고 출근할 필요없다고 통지가 왔어요."]

이런 분위기를 타고 중국내 대기업들이 해고의 일상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인재를 사회로 내보낸다고 했고, 텐센트는 구조 최적화, 바이두와 화웨이는 부르주아 자세와 평범한 직원을 포기한다 말로 미화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5월 중국 청년 실업률이 18.4%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금삼은사'라 불리는 3,4월 최고 취업시즌에 날벼락을 맞은 대학가는 뒤숭숭한 분위깁니다.

[선전대학 재학생 : "선전의 많은 회사들이 모두 도산할 것 같아요.바로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두들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소비할 수 없으니 말이죠."]

올해 중국 대학 졸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 세대가 선호하는 인터넷이나 교육,부동산 분야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졸업 예정자의 평균 취업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취업난 속에 취업을 포기한 '탕핑족'이 늘면서 사회 불안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리장타오/칭화대 경제연구소 연구원 : "일자리를 잃은 젊은이들이 어디로 갔나요? 일부는 실직해 집에 있고 일부는 투잡뛰고 일부는 택배기사나 인터넷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리커창 총리는 2020년 코로나 초기보다 경기 상황이 더 안좋아졌다며 2분기 경제성장과 실업률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잇단 금리인하에도 부동산 침체는 계속되고 있어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선양에서 오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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