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 요구에 하선 통보…선원 피해 “선원도 노동자”

입력 2022.06.20 (19:41) 수정 2022.06.2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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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선에 오르는 선원들도 선주들을 상대로 해마다 노사 협상을 통해 임금과 근무 여건 등을 조율합니다.

그런데 강원 동해안 어선원 10여 명이 노사협상 과정에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아예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탁지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징어 채낚기 배를 타고 멀게는 러시아를 오가는 어선원들은 일 년 가까이 하루 10시간 이상, 고강도 노동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상당수 어선원들은 일한 대가를 달마다 받지 못합니다.

일부터 먼저 하고, 어획고에 따라 임금을 받는 임금 지급 방식 때문입니다.

[김영식/채낚기 어선 선원 : "고기가 없어도 일은 일대로 하고 돈벌이는 안 되고, 그러다 보니까 또 (가족을 위해) 가불해야 되고, 선원들은 해 나갈 길이 없으니까…."]

강릉 주문진지역 어선원들은 지난 4월 선주협회와 노사 협상에서 3백만 원 남짓의 기본급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선주협회는 선원들의 요구를 배제한 채 기관장과 선장 등 일부 노조원과 교섭해 협약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처우 개선을 요구한 어선원 10여 명에게는 하선을 통보했습니다.

[이봉구/채낚기 어선 선원 : "협약에 참석한 선원 일부와 우리 회원 8명을 강제 하선시키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배를 태우지 않았습니다."]

선주협회는 바다 사정에 따라 수익 편차가 커 기본급 지급이 어렵고, 어선원들과는 신뢰가 깨져 재계약을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주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4개 협회에서 단체 협약을 했는데, 과도한 임금을 요구해서 배제를 시킨 거죠."]

기본급 지급을 요구하다 일자리를 잃은 어선원들.

오징어잡이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하루 빨리 바다로 되돌아갈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탁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영상편집:구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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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우 개선’ 요구에 하선 통보…선원 피해 “선원도 노동자”
    • 입력 2022-06-20 19:41:13
    • 수정2022-06-20 19:57:07
    뉴스 7
[앵커]

어선에 오르는 선원들도 선주들을 상대로 해마다 노사 협상을 통해 임금과 근무 여건 등을 조율합니다.

그런데 강원 동해안 어선원 10여 명이 노사협상 과정에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아예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탁지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징어 채낚기 배를 타고 멀게는 러시아를 오가는 어선원들은 일 년 가까이 하루 10시간 이상, 고강도 노동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상당수 어선원들은 일한 대가를 달마다 받지 못합니다.

일부터 먼저 하고, 어획고에 따라 임금을 받는 임금 지급 방식 때문입니다.

[김영식/채낚기 어선 선원 : "고기가 없어도 일은 일대로 하고 돈벌이는 안 되고, 그러다 보니까 또 (가족을 위해) 가불해야 되고, 선원들은 해 나갈 길이 없으니까…."]

강릉 주문진지역 어선원들은 지난 4월 선주협회와 노사 협상에서 3백만 원 남짓의 기본급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선주협회는 선원들의 요구를 배제한 채 기관장과 선장 등 일부 노조원과 교섭해 협약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처우 개선을 요구한 어선원 10여 명에게는 하선을 통보했습니다.

[이봉구/채낚기 어선 선원 : "협약에 참석한 선원 일부와 우리 회원 8명을 강제 하선시키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배를 태우지 않았습니다."]

선주협회는 바다 사정에 따라 수익 편차가 커 기본급 지급이 어렵고, 어선원들과는 신뢰가 깨져 재계약을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주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4개 협회에서 단체 협약을 했는데, 과도한 임금을 요구해서 배제를 시킨 거죠."]

기본급 지급을 요구하다 일자리를 잃은 어선원들.

오징어잡이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하루 빨리 바다로 되돌아갈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탁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영상편집:구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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