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 실습 남학생 선호?…“성차별 관행”

입력 2022.06.20 (21:51) 수정 2022.06.21 (10: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한국해양대학교의 여학생 승선 실습 선발 비율이 남학생의 절반도 안 되는데요,

이게 '성차별 관행'이라는 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여성들의 해운업계 취업이 불리한 데엔 대학과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 해양, 선박 등 해운업계 인재 양성에 특화된 국립 한국해양대학교.

학생들이 해기사 자격 면허를 따려면 승선 실습을 반드시 이수해야 합니다.

최근 5년간, 학생들의 승선 실습 현황입니다.

남학생은 2천여 명 중 천 8백여 명이 실습해 88%가 선발됐지만, 여학생들은 39%만 현장실습에 참여했습니다.

이는 취업률로도 이어졌습니다.

5년간 남학생 취업률은 매해 80% 이상, 하지만 여학생은 평균 61%, 낮을 때는 50%에도 못 미쳤습니다.

여학생들은 현장실습 참여 기회가 적은 것이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진정을 넣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차별적 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인권위는 "대학 안에서의 성차별 관행이 해운 분야 노동 시장에서 여성들을 체계적으로 배제시킨다"며, 특히 "남성 해기사를 선호하는 해운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인 대학이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퇴사 비율이 높아 해운회사가 여성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대학 측의 해명에 대해서는 통계로 검증된 바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최혜령/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국 과장 : "(성차별 관행을) 학교에서 그냥 인정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시정해야 할 문제다, 취업 전 단계인 실습생 선발에서 여학생을 달리 대우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봐서..."]

해양대는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해운업계 시장에 자리 잡은 성별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관련 단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해양대 관계자 : "인식 개선을 통해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점진적으로 여성 해기사 진출을 위한 현장 실습 기회도 확대하고, 나아가 승선 취업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인권위는 해양대 감독 기관인 해양수산부에도 선박 내부시설 현황 점검과 함께 해기면허 소지 선원에 대한 성별 통계를 만들라고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소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승선 실습 남학생 선호?…“성차별 관행”
    • 입력 2022-06-20 21:51:16
    • 수정2022-06-21 10:45:40
    뉴스9(부산)
[앵커]

한국해양대학교의 여학생 승선 실습 선발 비율이 남학생의 절반도 안 되는데요,

이게 '성차별 관행'이라는 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여성들의 해운업계 취업이 불리한 데엔 대학과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 해양, 선박 등 해운업계 인재 양성에 특화된 국립 한국해양대학교.

학생들이 해기사 자격 면허를 따려면 승선 실습을 반드시 이수해야 합니다.

최근 5년간, 학생들의 승선 실습 현황입니다.

남학생은 2천여 명 중 천 8백여 명이 실습해 88%가 선발됐지만, 여학생들은 39%만 현장실습에 참여했습니다.

이는 취업률로도 이어졌습니다.

5년간 남학생 취업률은 매해 80% 이상, 하지만 여학생은 평균 61%, 낮을 때는 50%에도 못 미쳤습니다.

여학생들은 현장실습 참여 기회가 적은 것이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진정을 넣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차별적 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인권위는 "대학 안에서의 성차별 관행이 해운 분야 노동 시장에서 여성들을 체계적으로 배제시킨다"며, 특히 "남성 해기사를 선호하는 해운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인 대학이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퇴사 비율이 높아 해운회사가 여성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대학 측의 해명에 대해서는 통계로 검증된 바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최혜령/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국 과장 : "(성차별 관행을) 학교에서 그냥 인정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시정해야 할 문제다, 취업 전 단계인 실습생 선발에서 여학생을 달리 대우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봐서..."]

해양대는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해운업계 시장에 자리 잡은 성별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관련 단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해양대 관계자 : "인식 개선을 통해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점진적으로 여성 해기사 진출을 위한 현장 실습 기회도 확대하고, 나아가 승선 취업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인권위는 해양대 감독 기관인 해양수산부에도 선박 내부시설 현황 점검과 함께 해기면허 소지 선원에 대한 성별 통계를 만들라고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소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부산-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