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시간만에 치안감 인사 번복…초유의 사태에 “실수”

정부가 경찰 치안감 보직인사를 냈다가, 2시간여 만에 인사 대상자 일부의 보직을 번복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오늘(21일) 7시 14분쯤 유재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국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으로 내정하는 등 치안감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발표 2시간 15분 뒤, 윤승영 충남경찰청 자치경찰부장을 국수본 수사국장 자리에 내정하는 등 대상자 7명의 보직을 번복 발표했습니다.

행정안전부 경찰제도 개선 자문위원회가 경찰을 통제하는 부서 신설을 권고한 날, 전례가 없는 인사 번복까지 벌어진 것입니다. 치안감 인사는 대통령이 승인합니다.

경찰 측은, 실무진의 실수로 협의 과정에서 나온 중간 인사안이 발표돼 최종안으로 수정한 것이라고 애초에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설명도 번복됐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인사 최종안이라고 A안을 게시했는데, 이후 행안부가 다른 안인 B안을 최종안이라고 통보해줬다. 처음 준 A안은 구 버전이었다"라고 다시 해명했습니다.

경찰 실무진 실수가 아닌 행안부가 인사안 통보를 바꿨다는 겁니다.

보직이 번복된 대상자는 김준철 광주경찰청장(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정용근 충북경찰청장(중앙경찰학교장→경찰청 교통국장), 최주원 경찰청 국수본 과학수사관리관(경찰청 국수본 사이버수사국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 윤승영 충남경찰청 자치경찰부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경찰청 국수본 수사국장), 김수영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장(경찰청 생활안전국장→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경찰청 교통국장→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입니다.

특히 1차 발표 명단에 없던 이명교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은 인사 번복으로 중앙경찰학교장으로 이동하게 됐습니다. 이 차장은 '경찰 골프장 특혜 의혹'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