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이자’ 무리하게 급조”…檢 ‘테라 결함’ 단서 포착

입력 2022.06.24 (19:17) 수정 2022.06.24 (19: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가상화폐 테라가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던 유인책 가운데 하나였지요?

'연 20% 수익 보장'!

이 파격적인 이자 지급 체계가 처음부터 무리하게 급조됐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테라의 상품 구조 자체에 결함이 있었던 게 맞다면, 사기 혐의를 입증하려는 검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테라 알고리즘의 핵심은 1테라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시키는 겁니다.

안정성을 보장하지만, 동시에 큰 수익을 주기도 어렵습니다.

이 점을 보완하려고 테라는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일종의 예금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테라를 사서 맡기기만 하면 연 이자 20%를 보장하겠다 했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한때 세계 3위 스테이블 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 자체가 과연 지속가능한 설계였냐를 집중적으로 따져보고 있습니다.

테라의 핵심 개발자 A 씨는 이번 주 검찰에 출석해, 20% 이자율이 사실은 급조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앵커 프로토콜 출시 불과 일주일 전에 권도형 대표가 이자율을 연 20%로 못박았고, 그 목표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면 해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직원들을 압박했다고도 했습니다.

다른 스테이블 코인 이자율은 최대 연 5% 정도였던 상황.

따라서 당시 테라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자율을 아무리 많이 키워도 연 10% 정도까지만 감당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권 대표가 20%를 밀어부쳤다면 부실 가능성을 알고도 숨긴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권 대표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계속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권 대표는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선 테라는 사기가 아니라 실패였으며, 폭락 사태로 본인도 큰 손실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최창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20% 이자’ 무리하게 급조”…檢 ‘테라 결함’ 단서 포착
    • 입력 2022-06-24 19:17:26
    • 수정2022-06-24 19:44:21
    뉴스 7
[앵커]

가상화폐 테라가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던 유인책 가운데 하나였지요?

'연 20% 수익 보장'!

이 파격적인 이자 지급 체계가 처음부터 무리하게 급조됐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테라의 상품 구조 자체에 결함이 있었던 게 맞다면, 사기 혐의를 입증하려는 검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테라 알고리즘의 핵심은 1테라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시키는 겁니다.

안정성을 보장하지만, 동시에 큰 수익을 주기도 어렵습니다.

이 점을 보완하려고 테라는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일종의 예금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테라를 사서 맡기기만 하면 연 이자 20%를 보장하겠다 했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한때 세계 3위 스테이블 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 자체가 과연 지속가능한 설계였냐를 집중적으로 따져보고 있습니다.

테라의 핵심 개발자 A 씨는 이번 주 검찰에 출석해, 20% 이자율이 사실은 급조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앵커 프로토콜 출시 불과 일주일 전에 권도형 대표가 이자율을 연 20%로 못박았고, 그 목표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면 해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직원들을 압박했다고도 했습니다.

다른 스테이블 코인 이자율은 최대 연 5% 정도였던 상황.

따라서 당시 테라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자율을 아무리 많이 키워도 연 10% 정도까지만 감당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권 대표가 20%를 밀어부쳤다면 부실 가능성을 알고도 숨긴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권 대표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계속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권 대표는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선 테라는 사기가 아니라 실패였으며, 폭락 사태로 본인도 큰 손실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최창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