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고수, 아니 대마초 빼주세요”…태국 여행 주의

입력 2022.06.29 (18:04) 수정 2022.06.2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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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계획하고 계신 분들, 꽤 있죠.

우리에게도 친숙한 관광 대국 태국이, 최근 대마초 재배와 거래를 합법화시켰습니다.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함께 허용의 배경과 관광객들의 유의사항 등을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홍 기자, 대마를 넣은 먹거리가 야시장과 음식점 등에서 팔리게 된 거죠?

[기자]

네, 대마초로 만든 마리화나는 안 피면 되는데 음식에 넣는다면 문제가 좀 다르죠.

태국에선 이달 들어 대마 재배와 거래가 합법화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대마초를 넣은 음식을 판다는 식당들이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대마초 튀김, 대마초 피자, 그리고 태국 전통 요리에도 대마초를 넣어서 팝니다.

[태국 D 리조트 총주방장 : "중독 아닙니다. 대마초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기분을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길거리 음식에도 들어 가 있습니다.

커피와 주스, 아이스크림에도 대마초를 넣어서 판매 중입니다.

[앵커]

원래 태국이 마약에 관대한 나라인가요?

[기자]

과거 태국 북부 국경지대를 장악한 마약왕, 쿤사라는 인물이 있었는데요.

이런 배경 때문에 태국은 마약 적발 시 처벌에 엄격한 나라였습니다.

대마 관련 범죄에 연루되면 최고 사형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일반인도 모바일 앱을 통해 정부에 등록만 하면 가정에서 대마초를 기르고 팔 수도 있습니다.

이달 초엔 정부가 나서서 대마 묘목 100만 그루 무료 나눔 행사까지 열었어요.

정부 차원에서 적극 홍보하고 장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왜 갑자기 그러는 거예요?

[기자]

태국은 관광 대국이죠,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많이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침체됐던 관광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캐나다와 네덜란드 등 대마초가 합법인 나라에서 온 관광객을 잡겠다는 계산입니다.

관광은 태국 GDP의 12%를 차지할 만큼 주요 산업입니다.

올 들어 조금 살아나는 추세인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죠.

2019년엔 무려 4천만 명이 와서 약 70조 원을 쓰고 갔다고 하니까요.

실제로 태국에선 대마초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 관광객 : "대마초가 합법적이지 않은 나라의 국민을 관광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겁니다."]

[앵커]

결국, 관광 산업 부흥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단 거네요.

[기자]

네, 태국은 대마초 관련 사업으로 앞으로 3년 동안 13조 원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관광, 요식업뿐만 아니라 의료 관광 산업, 농가의 수익 증대에도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는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 결정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는데요.

막대한 교도소 운영 비용을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앞서 태국이 마약류 처벌에 엄격한 나라라고 했잖아요.

그렇다 보니 현재 교도소 재소자의 3/4이 마약 사범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대마초 관련 혐의로 기소된 대마 사범 4천여 명을 석방시켰습니다.

[앵커]

대마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전히 대부분 국가에선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태국에선 아직도 전자담배가 불법이거든요.

그래서 소지하거나 길거리에서 피우다 경찰에 적발되면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요.

그런데 대마는 풀어준 거죠.

물론 대마도 공공장소에서 피우면 여전히 징역이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다만 식품에 쓰는 경우 대마에 들어 있는 환각 유발 물질인 THC가 0.2% 초과일 경우에만 처벌한다는 건데, 사실, 가게와 노점 등에서 기호용으로 팔리고 있고, 음식에도 들어가는데 기준치 이상인지 아닌지 일일이 따져볼 길이 없잖아요.

이미 청소년들까지 대마에 너무 쉽게 노출되고 있고, 벌써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찻찻 시티판/방콕 시장 : "짜오엔크룽 병원에선 51살 남성이 숨졌습니다. 대마초를 피우다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엘피티 병원에는 16살 미성년자가 대마초 과다 흡입으로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앵커]

그럼 현지에서 모르고 대마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먹었을 경우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나요?

[기자]

네, 형법 제3조에 따라 우리 국민이 대마를 섭취한 후 국내에서 성분이 검출되면 국내법에 따라서 형사처벌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되는데요.

모르고 먹었어도 마찬가집니다.

음식에 들어 있는 대마 성분의 경우 길게는 1년이 지난 후에도 모발에서 성분이 검출되기도 한다는데, 음식점 간판이나 메뉴판 사진 등에 대마를 넣은 경우는 표시해놓는다고 하니, '모르고 먹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 반드시 기억하셔야 하겠습니다.

[앵커]

이제 태국 가면 "고수가 아니라 대마초 빼주세요"라고 꼭 이야기해야 하겠네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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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9 18:04:18
    • 수정2022-06-29 18: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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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계획하고 계신 분들, 꽤 있죠.

우리에게도 친숙한 관광 대국 태국이, 최근 대마초 재배와 거래를 합법화시켰습니다.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함께 허용의 배경과 관광객들의 유의사항 등을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홍 기자, 대마를 넣은 먹거리가 야시장과 음식점 등에서 팔리게 된 거죠?

[기자]

네, 대마초로 만든 마리화나는 안 피면 되는데 음식에 넣는다면 문제가 좀 다르죠.

태국에선 이달 들어 대마 재배와 거래가 합법화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대마초를 넣은 음식을 판다는 식당들이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대마초 튀김, 대마초 피자, 그리고 태국 전통 요리에도 대마초를 넣어서 팝니다.

[태국 D 리조트 총주방장 : "중독 아닙니다. 대마초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기분을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길거리 음식에도 들어 가 있습니다.

커피와 주스, 아이스크림에도 대마초를 넣어서 판매 중입니다.

[앵커]

원래 태국이 마약에 관대한 나라인가요?

[기자]

과거 태국 북부 국경지대를 장악한 마약왕, 쿤사라는 인물이 있었는데요.

이런 배경 때문에 태국은 마약 적발 시 처벌에 엄격한 나라였습니다.

대마 관련 범죄에 연루되면 최고 사형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일반인도 모바일 앱을 통해 정부에 등록만 하면 가정에서 대마초를 기르고 팔 수도 있습니다.

이달 초엔 정부가 나서서 대마 묘목 100만 그루 무료 나눔 행사까지 열었어요.

정부 차원에서 적극 홍보하고 장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왜 갑자기 그러는 거예요?

[기자]

태국은 관광 대국이죠,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많이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침체됐던 관광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캐나다와 네덜란드 등 대마초가 합법인 나라에서 온 관광객을 잡겠다는 계산입니다.

관광은 태국 GDP의 12%를 차지할 만큼 주요 산업입니다.

올 들어 조금 살아나는 추세인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죠.

2019년엔 무려 4천만 명이 와서 약 70조 원을 쓰고 갔다고 하니까요.

실제로 태국에선 대마초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 관광객 : "대마초가 합법적이지 않은 나라의 국민을 관광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겁니다."]

[앵커]

결국, 관광 산업 부흥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단 거네요.

[기자]

네, 태국은 대마초 관련 사업으로 앞으로 3년 동안 13조 원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관광, 요식업뿐만 아니라 의료 관광 산업, 농가의 수익 증대에도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는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 결정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는데요.

막대한 교도소 운영 비용을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앞서 태국이 마약류 처벌에 엄격한 나라라고 했잖아요.

그렇다 보니 현재 교도소 재소자의 3/4이 마약 사범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대마초 관련 혐의로 기소된 대마 사범 4천여 명을 석방시켰습니다.

[앵커]

대마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전히 대부분 국가에선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태국에선 아직도 전자담배가 불법이거든요.

그래서 소지하거나 길거리에서 피우다 경찰에 적발되면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요.

그런데 대마는 풀어준 거죠.

물론 대마도 공공장소에서 피우면 여전히 징역이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다만 식품에 쓰는 경우 대마에 들어 있는 환각 유발 물질인 THC가 0.2% 초과일 경우에만 처벌한다는 건데, 사실, 가게와 노점 등에서 기호용으로 팔리고 있고, 음식에도 들어가는데 기준치 이상인지 아닌지 일일이 따져볼 길이 없잖아요.

이미 청소년들까지 대마에 너무 쉽게 노출되고 있고, 벌써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찻찻 시티판/방콕 시장 : "짜오엔크룽 병원에선 51살 남성이 숨졌습니다. 대마초를 피우다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엘피티 병원에는 16살 미성년자가 대마초 과다 흡입으로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앵커]

그럼 현지에서 모르고 대마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먹었을 경우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나요?

[기자]

네, 형법 제3조에 따라 우리 국민이 대마를 섭취한 후 국내에서 성분이 검출되면 국내법에 따라서 형사처벌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되는데요.

모르고 먹었어도 마찬가집니다.

음식에 들어 있는 대마 성분의 경우 길게는 1년이 지난 후에도 모발에서 성분이 검출되기도 한다는데, 음식점 간판이나 메뉴판 사진 등에 대마를 넣은 경우는 표시해놓는다고 하니, '모르고 먹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 반드시 기억하셔야 하겠습니다.

[앵커]

이제 태국 가면 "고수가 아니라 대마초 빼주세요"라고 꼭 이야기해야 하겠네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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