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교수 2명 구속…“맹목적 ‘학과 자율성’이 채용비리 키웠다”

입력 2022.06.29 (19:07) 수정 2022.06.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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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대 국악학과 교수 2명이 채용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 이면에는 대학 교수 채용 시스템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김도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국립대인 경북대학교는 교수 채용과정에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며, 심사 채점표 작성부터 단과대와 대학본부의 심사 등 다섯 단계의 전형 절차를 갖췄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교수 2명이 구속된 국악학과의 채용 과정은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학과 자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채용 과정이 폐쇄적으로 진행됐고, 대학 전반적으로도 다른 학과나 단과의 일에는 불필요한 참견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면서 외부 견제와 관리 감독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형철/경북대 교수회 전 의장 : "단대 인사위원회든지 아니면 본부 차원에서 이것을 한 번 더 거를 수 있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위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거죠."]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문 연구에 대한 자율성은 확실히 보장하되, 채용 등 공적인 업무 영역의 견제 기능을 회복하고 징계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책도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이시활/경북대 대학평의원회 의장 직무대행 : "단대 심사위원회, 본부 심사위원회에서 책임자는 책임을 지고, 책임을 지는 처벌의 부분, 징계에 대한 어떤 부분이 한번 정화가 되고 나가야 (개선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경북대는 교수들의 부재에 따른 국악학과 학생들의 피해가 없도록 교학부총장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구속된 교수들의 처분에 대해선 사법기관의 처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이라는 핑계 속에 학교 채용시스템 붕괴를 그저 바라만 봤던 경북대, 그 결과, 학교의 위상도 함께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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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대 교수 2명 구속…“맹목적 ‘학과 자율성’이 채용비리 키웠다”
    • 입력 2022-06-29 19:07:47
    • 수정2022-06-29 20:05:17
    뉴스7(대구)
[앵커]

경북대 국악학과 교수 2명이 채용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 이면에는 대학 교수 채용 시스템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김도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국립대인 경북대학교는 교수 채용과정에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며, 심사 채점표 작성부터 단과대와 대학본부의 심사 등 다섯 단계의 전형 절차를 갖췄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교수 2명이 구속된 국악학과의 채용 과정은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학과 자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채용 과정이 폐쇄적으로 진행됐고, 대학 전반적으로도 다른 학과나 단과의 일에는 불필요한 참견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면서 외부 견제와 관리 감독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형철/경북대 교수회 전 의장 : "단대 인사위원회든지 아니면 본부 차원에서 이것을 한 번 더 거를 수 있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위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거죠."]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문 연구에 대한 자율성은 확실히 보장하되, 채용 등 공적인 업무 영역의 견제 기능을 회복하고 징계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책도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이시활/경북대 대학평의원회 의장 직무대행 : "단대 심사위원회, 본부 심사위원회에서 책임자는 책임을 지고, 책임을 지는 처벌의 부분, 징계에 대한 어떤 부분이 한번 정화가 되고 나가야 (개선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경북대는 교수들의 부재에 따른 국악학과 학생들의 피해가 없도록 교학부총장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구속된 교수들의 처분에 대해선 사법기관의 처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이라는 핑계 속에 학교 채용시스템 붕괴를 그저 바라만 봤던 경북대, 그 결과, 학교의 위상도 함께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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