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학교폭력…감시도, 처벌도 어려워

[앵커]

최근에는 SNS 즉 사회관계망서비스와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늘면서 학교폭력의 공간도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사이버 학폭 피해자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적발도, 처벌도 쉽지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신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같은 학교 선배에게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학생의 SNS 대화 내용입니다.

가해학생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피해학생을 괴롭혔습니다.

5월부터 시작된 괴롭힘은 이달 중순, 피해학생 부모가 우연히 자녀의 휴대전화를 보게 되면서 알게 됐습니다.

[피해학생 가족/음성변조 : "(아들) 전화를 받았는데 무슨 계정을 구매한 사람인데 환불 요청을 하더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깨워가지고 막 추궁을 했죠. 그러면서 이 사건을 알게 된 겁니다."]

학생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학교 폭력 발생 장소도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 피해자 10명 중 1명은 사이버 학폭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문제는 피해자가 직접 말하지 않는 한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임은숙/울산학부모지원센터 실장 : "부모를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불편하니까 얘기를 안 하는 거죠. 혼날까 봐. 네가 잘못했겠지, 네가 뭔가 잘못이 있겠지 이런 식으로 대응을 해버리면 아이들이 부모지만 말할 수가 없는 거죠."]

적발을 해도 문제입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연락하지 못하도록 제재할 수단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해학생을 차단해도 다른 계정으로 연락이 오기도 하고, 메시지를 금새 지워버려 증거를 인멸하기도 합니다.

[노윤호/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 "(사이버 학폭) 증거가 남는다는걸 아니까 가계정을 이용을 한다던지, 문자 보내서 욕이라던지 이상한 사진 같은 것 보내놓고 삭제하고 발뺌하는 식으로도 하죠."]

10년 전, 사이버 괴롭힘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쳤지만, 어른들은 애들 장난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없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사이버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현실성 있는 제도 정비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그래픽:박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