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등급’ 가리지 않는 산사태…방심한 곳에서 인명 피해
입력 2022.07.02 (07:34)
수정 2022.07.0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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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되는 장마에 침수 만큼 걱정되는 재해가 바로 산사태입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평소 '산사태 위험 지역'을 정해 놓고 관리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범주에서 벗어난 곳들이 오히려 뜻하지 않은 산사태와 인명 피해를 낳기도 합니다.
먼저 황현규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수풀 한가운데를 긁어낸듯 시뻘건 흙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 아래로 보이는 목조 건물은 원래 두 동짜리였습니다.
하나는 어디로 갔을까.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펜션 한 동은 산사태에 쓸려나갔습니다.
머물던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몇 달 전 산허리를 깎아 길을 냈던 게 화를 키운 요인이 됐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교수 : "중턱을 이렇게 수직으로 잘라냈어요. 한 이삼 미터를 잘랐거든요. 도로 만들기 위해서. 흙이 중간에 붕 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미끄러지는 거예요."]
그런데도 당시 이 일대는 지자체가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같은 날 참사가 났던 곳은 또 있습니다.
이 공장도 갑자기 쏟아지는 토사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2년 전 산사태가 일어난 곳입니다.
열 걸음이면 올라갈 정도로 낮은 언덕이지만 폭우로 흙더미가 무너졌고, 세 명이 희생됐습니다.
사고 당시 이곳의 산사태 위험등급은 '매우 낮음'으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흙을 막아줄 옹벽부터가 부실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난 장소 가운데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있던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대부분 도로 공사, 산지 개간 등으로 지형이 인위적으로 바뀐 곳이었는데, 그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관리가 없었던 셈입니다.
[김석우/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 "취약 지역 외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데 취약 지역은 관리를 잘하고 있거든요. 실제로는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서 비가 많이 오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허수곤/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이경민
계속되는 장마에 침수 만큼 걱정되는 재해가 바로 산사태입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평소 '산사태 위험 지역'을 정해 놓고 관리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범주에서 벗어난 곳들이 오히려 뜻하지 않은 산사태와 인명 피해를 낳기도 합니다.
먼저 황현규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수풀 한가운데를 긁어낸듯 시뻘건 흙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 아래로 보이는 목조 건물은 원래 두 동짜리였습니다.
하나는 어디로 갔을까.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펜션 한 동은 산사태에 쓸려나갔습니다.
머물던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몇 달 전 산허리를 깎아 길을 냈던 게 화를 키운 요인이 됐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교수 : "중턱을 이렇게 수직으로 잘라냈어요. 한 이삼 미터를 잘랐거든요. 도로 만들기 위해서. 흙이 중간에 붕 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미끄러지는 거예요."]
그런데도 당시 이 일대는 지자체가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같은 날 참사가 났던 곳은 또 있습니다.
이 공장도 갑자기 쏟아지는 토사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2년 전 산사태가 일어난 곳입니다.
열 걸음이면 올라갈 정도로 낮은 언덕이지만 폭우로 흙더미가 무너졌고, 세 명이 희생됐습니다.
사고 당시 이곳의 산사태 위험등급은 '매우 낮음'으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흙을 막아줄 옹벽부터가 부실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난 장소 가운데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있던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대부분 도로 공사, 산지 개간 등으로 지형이 인위적으로 바뀐 곳이었는데, 그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관리가 없었던 셈입니다.
[김석우/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 "취약 지역 외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데 취약 지역은 관리를 잘하고 있거든요. 실제로는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서 비가 많이 오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허수곤/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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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등급’ 가리지 않는 산사태…방심한 곳에서 인명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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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7-02 07:34:52
- 수정2022-07-02 07:40:10
[앵커]
계속되는 장마에 침수 만큼 걱정되는 재해가 바로 산사태입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평소 '산사태 위험 지역'을 정해 놓고 관리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범주에서 벗어난 곳들이 오히려 뜻하지 않은 산사태와 인명 피해를 낳기도 합니다.
먼저 황현규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수풀 한가운데를 긁어낸듯 시뻘건 흙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 아래로 보이는 목조 건물은 원래 두 동짜리였습니다.
하나는 어디로 갔을까.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펜션 한 동은 산사태에 쓸려나갔습니다.
머물던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몇 달 전 산허리를 깎아 길을 냈던 게 화를 키운 요인이 됐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교수 : "중턱을 이렇게 수직으로 잘라냈어요. 한 이삼 미터를 잘랐거든요. 도로 만들기 위해서. 흙이 중간에 붕 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미끄러지는 거예요."]
그런데도 당시 이 일대는 지자체가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같은 날 참사가 났던 곳은 또 있습니다.
이 공장도 갑자기 쏟아지는 토사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2년 전 산사태가 일어난 곳입니다.
열 걸음이면 올라갈 정도로 낮은 언덕이지만 폭우로 흙더미가 무너졌고, 세 명이 희생됐습니다.
사고 당시 이곳의 산사태 위험등급은 '매우 낮음'으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흙을 막아줄 옹벽부터가 부실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난 장소 가운데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있던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대부분 도로 공사, 산지 개간 등으로 지형이 인위적으로 바뀐 곳이었는데, 그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관리가 없었던 셈입니다.
[김석우/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 "취약 지역 외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데 취약 지역은 관리를 잘하고 있거든요. 실제로는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서 비가 많이 오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허수곤/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이경민
계속되는 장마에 침수 만큼 걱정되는 재해가 바로 산사태입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평소 '산사태 위험 지역'을 정해 놓고 관리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범주에서 벗어난 곳들이 오히려 뜻하지 않은 산사태와 인명 피해를 낳기도 합니다.
먼저 황현규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수풀 한가운데를 긁어낸듯 시뻘건 흙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 아래로 보이는 목조 건물은 원래 두 동짜리였습니다.
하나는 어디로 갔을까.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펜션 한 동은 산사태에 쓸려나갔습니다.
머물던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몇 달 전 산허리를 깎아 길을 냈던 게 화를 키운 요인이 됐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교수 : "중턱을 이렇게 수직으로 잘라냈어요. 한 이삼 미터를 잘랐거든요. 도로 만들기 위해서. 흙이 중간에 붕 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미끄러지는 거예요."]
그런데도 당시 이 일대는 지자체가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같은 날 참사가 났던 곳은 또 있습니다.
이 공장도 갑자기 쏟아지는 토사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2년 전 산사태가 일어난 곳입니다.
열 걸음이면 올라갈 정도로 낮은 언덕이지만 폭우로 흙더미가 무너졌고, 세 명이 희생됐습니다.
사고 당시 이곳의 산사태 위험등급은 '매우 낮음'으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흙을 막아줄 옹벽부터가 부실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난 장소 가운데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있던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대부분 도로 공사, 산지 개간 등으로 지형이 인위적으로 바뀐 곳이었는데, 그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관리가 없었던 셈입니다.
[김석우/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 "취약 지역 외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데 취약 지역은 관리를 잘하고 있거든요. 실제로는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서 비가 많이 오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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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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