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서’로 엿보는 한국 여성의 역사

입력 2022.07.05 (07:53) 수정 2022.07.0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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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고양시에는 국립여성사전시관이 있는데요.

옛 요리책과 같은 자료들을 통해 한국의 여성들이 우리 음식 문화의 변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김건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660년경의 '최씨음식법', 한국 여성의 요리법 책 중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비슷한 시기 '음식디미방'의 저자는 눈이 어두워 간신히 썼다며 후대에 잘 전할 것을 당부합니다.

1917년 첫 발간 뒤 반세기 동안 증보를 거듭한 '조선요리제법'은 식문화의 변천까지 담아낸 훌륭한 사료입니다.

[김예지/서울시 중구 : "이런 훌륭한 많은 분들이 계셨다라는 사실에 (여성) 선배 분들에게 감사하고, 또 이런 역사가 있다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일제 조미료가 각광받던 시대에도 전통 요리법의 명맥은 이어졌습니다.

사대부가 음식은 물론 궁중 음식까지 여성 요리연구가들에 의해 전승됐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뒤 미국 원조 밀가루를 활용한 분식 장려 등 국가 시책에 앞장선 이도 여성들입니다.

고도 경제 성장 시기 유행하던 요리백과사전처럼 식탁의 풍경은 날로 풍요로워졌고, 석유 풍로 등이 차지하던 부엌엔 전자레인지 등이 급속히 보급됐지만 여성의 수고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동은/국립여성사전시관 학예연구사 : "(전자레인지를 이용한)요리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는 그런 가사의 시간들, 노력들을 합하면 가사의 총시간은 그다지 줄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요리법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시대, 하지만 가정에서의 변화는 더딥니다.

[정영훈/국립여성사전시관 관장 : "누구나 다 똑같이 다 그렇게 (가정에서) 음식을 만드는 데 참여를 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면 아직도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모두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내고 서로 분담하고 서로 나누는 그런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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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리서’로 엿보는 한국 여성의 역사
    • 입력 2022-07-05 07:53:05
    • 수정2022-07-05 07: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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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에는 국립여성사전시관이 있는데요.

옛 요리책과 같은 자료들을 통해 한국의 여성들이 우리 음식 문화의 변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김건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660년경의 '최씨음식법', 한국 여성의 요리법 책 중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비슷한 시기 '음식디미방'의 저자는 눈이 어두워 간신히 썼다며 후대에 잘 전할 것을 당부합니다.

1917년 첫 발간 뒤 반세기 동안 증보를 거듭한 '조선요리제법'은 식문화의 변천까지 담아낸 훌륭한 사료입니다.

[김예지/서울시 중구 : "이런 훌륭한 많은 분들이 계셨다라는 사실에 (여성) 선배 분들에게 감사하고, 또 이런 역사가 있다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일제 조미료가 각광받던 시대에도 전통 요리법의 명맥은 이어졌습니다.

사대부가 음식은 물론 궁중 음식까지 여성 요리연구가들에 의해 전승됐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뒤 미국 원조 밀가루를 활용한 분식 장려 등 국가 시책에 앞장선 이도 여성들입니다.

고도 경제 성장 시기 유행하던 요리백과사전처럼 식탁의 풍경은 날로 풍요로워졌고, 석유 풍로 등이 차지하던 부엌엔 전자레인지 등이 급속히 보급됐지만 여성의 수고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동은/국립여성사전시관 학예연구사 : "(전자레인지를 이용한)요리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는 그런 가사의 시간들, 노력들을 합하면 가사의 총시간은 그다지 줄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요리법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시대, 하지만 가정에서의 변화는 더딥니다.

[정영훈/국립여성사전시관 관장 : "누구나 다 똑같이 다 그렇게 (가정에서) 음식을 만드는 데 참여를 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면 아직도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모두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내고 서로 분담하고 서로 나누는 그런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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