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이 만난 사람] 단역으로 ‘햄릿’ 무대 서는 81살 현역배우 박정자 “인생 무대에선 누구나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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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60년...81살 현역배우 박정자
-연극 '햄릿' 단역 출연 준비하면서 행복해...인생 무대에서 주연·조연·단역 없이 누구나 배우
-삶의 종착역 얼마 남지 않아...필요로 하는 무대 있다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어
-무대 위 떨림이 배우들의 에너지...젊은 배우들에게 본이 되는 그림자 역할 다짐
-'오징어 게임' 오영수, 큰 상 마음껏 축하...K컬처, 정말 좋은 시기 맞이해
-60년 연극 인생, 매 순간 미친듯 작품에 매진...다시 해도 그때만큼 못 할 같아 미련 없어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이경호 KBS 해설위원
https://youtu.be/RjZYjJ8ME48
◎범기영 매주 금요일 사사건건이 만난 사람 시간입니다. 오늘은 81세 현역 배우 박정자 선생님이 주인공입니다. 이경호 해설위원이 만나고 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경호 안녕하세요?
◎범기영 81세 현역, 대단하네요.
▼이경호 박정자 선생님이 1962년에 배우로 데뷔하셨으니까요. 올해로 연기 인생 60주년입니다. 현재 활동하는 여배우 중에서는 최고참, 남자 배우까지 다 합쳐도 굉장히 최고참이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직접 만나봤더니 여전히 건강하시고요. 또 배우로서 느끼는 그 아우라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원로 배우만 갖고 있는 그런 원숙함,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범기영 지금도 공연 준비 중이시라고요?
▼이경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죠? 햄릿 공연, 이번에 6년 만에 무대에 올라옵니다. 그런데 햄릿에서 주연도 아니고 조연도 아니고 단역으로 출연하신다고 합니다. 그것 때문에 요즘 매일 연습하신다고 합니다.
◎범기영 60년 차 현역이 단역으로, 출연진이 쟁쟁해서 그런가요?
▼이경호 박정자 선생님뿐만 아니라요. 당대 최고의 대배우들이 사실상 모두 출연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분들이 대부분 다 조연 혹은 단역으로 출연하십니다. 박정자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공연이 만들어지게 된, 또 배우들이 이렇게 조연, 단역으로 출연하게 된 그 이야기를 한번 들어봤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이 공연을 열흘 정도 앞둔 이번 주 초였는데요. 배우와 스태프들이 매일같이 모여서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었습니다. 박정자 선생님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연습장에 나오신다고 합니다. <녹취>이경호/KBS 해설위원 요즘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을 여쭙겠습니다 <녹취>박정자/배우 요즘 바삐 지내고 있고요. 아주 행복하게 뭐 이렇게 덥지만, 연습장에 오면 너무 시원하고 좋습니다. 햄릿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이경호/KBS 해설위원 연극의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급이 아니라 쟁쟁한 배우님들이 단역, 조연으로 출연하세요. 이런 조연 출연을 결정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녹취>박정자/배우 이제 삶의 어떤 그 종착역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하고 싶었던 건 다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 우리를 필요로 하는 무대가 있다면, 작품이 있다면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경호 제가 다 외울 수가 없어서 적어봤는데요. 손숙, 유인촌, 전무송, 권성덕, 정동환, 김성녀, 윤석화, 손봉숙 씨 같은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범기영 다 시대를 풍미하신 분들이네요.
▼이경호 연극 애호가들 아니어도 충분히 다 아실 수 있는 그런 배우들이시죠? 지금은 사실 모두 다 80을 바라보거나 혹은 70다 넘기시거나 혹은 최소 어리신 분이 60대 이상을 넘기신 분들인데요. 이분이 다 한 공연에 출연하신다고 합니다. 이런 대배우들이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한번 들어봤습니다.
<녹취>박정아/배우 배우 1, 2, 3, 4입니다. 우리는 배역의 이름조차 없어요. 그러나 배우만큼 더 완벽한 배역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은. 우리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다 각자 그 역할을 맡아서, 제가 박정자면 박정자의 역할을 맡아서 사는 거죠. 저는 또 박정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배우로서 살아가고 있는 거죠. 그렇게 크게 보면 우리 모두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다 조연, 단역, 주연 할 것 없이 배우로서 살고 있는 거죠. |
▼이경호 아무래도 긴장 안 하면 이상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사실 박정자 선생님 본인도 지금 연기 인생 60년이 넘었지만, 무대에 오를 때면 여전히 떨리신다고 하는데요.
◎범기영 아, 그래요?
▼이경호 그 떨리는 것이 바로 배우들의 에너지라고 합니다. 한번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박정자/배우 어느 누구라도 어떤 배우라도 나는 겁 안 나, 난 떨리지 않아, 하는 배우는 한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떨림마저도 그건 배우들의 에너지라고 생각을 해요. 무대에서 더 잘하기 위해서 떨리지는 않아요.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근심하는 거죠. 그냥 라이브 그 자체이기 때문에 떨릴 수밖에 없고 떨리는 그 순간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
▼이경호 사실 우리나라 원로 배우들의 연기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고 그 인정 속에서 아카데미상에서도 수상을 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 않습니까? 박정자 선생님도 아마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기쁘기도 하시고 어떻게 보면 또 약간 부러우시기도 하실 것 같은데요. 그 얘기 한번 여쭤봤습니다.
<녹취>박정자/배우 너무 놀랍죠. 최근에 저희 연극 동료 오영수 씨도 오징어 게임으로 아주 좋은, 너무나 크고 멋진 상을 받아서 제가 마음껏 축하를 해줬고. 영화 무척 좋아하고요. 이제는 한국이 영화뿐만 아니라 그 K-컬처라는 큰 그림으로 볼 때 이제 정말 좋은 시기를 맞이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경호 보신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는 초등학생들과 같이 출연하셨고요. 또 1년 전에 공연을 했죠? 연극 해럴드와 모드에서는 19세 청년 해럴드랑 사랑을 나누는 80세 노인 모드 역을 하셨는데요. 이 상대 배우들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때마다 혹시 연기하실 때 차이점 없는지 그런 거 한번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이경호 어린이들과도 호흡을 맞춰보시고 한참 아들뻘도 더 되는 청년하고도 호흡을 맞춰보시고 이번에는 또 쟁쟁한 원로배우들과 같이 호흡을 맞춰보세요. 차이점이 있나요?
<녹취>박정자/배우 아니요. 늘 연극 무대로 향하는 마음은 늘 똑같아요. 그리고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이렇게 보게 되고 또 이제.. 그만큼 무대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 있죠. 그리고 늘 그들한테 뭔가 그래도 본이 되는 그림자를 좀 남겨줄 수 있는 그런 배울 수, 또 그런 역할을 해야 되겠다고 늘 생각을 합니다. <녹취>이경호/기자 내가 지금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그런 배역이 있을까요? <녹취>박정자/배우 아니요. 없어요. 물론 거의 60년 동안에 한 200여 편의 연극을 했지만, 글쎄요? 매 순간 매 작품에 그 뭐라고 그럴까. 매진, 미친 듯이 매달렸기 때문에 사실 다시 한다, 하면 그때만큼 못할 것 같아요. 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내가 만나야 할 작품과 그 작품 속의 배역들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 미련을 갖고 싶지는 않아요. |
◎범기영 이 말씀이 너무 좋은데요? 매 순간 미친 듯이 달려왔기 때문에 지나간 시간에는 미련을 갖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했으니까 이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는 거겠죠. 그런데 코로나 상황 때문에 그동안 굉장히 어려웠잖아요, 사실 공연계가.
▼이경호 사실 지금 최근에 다시 코로나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우려되는 부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코로나 상황이 사실 연극계에서도 굉장히 힘들었던 부분이었는데요.
◎범기영 그럼요.
▼이경호 어떤 점들이 가장 힘드셨는지 한번 여쭤봤습니다.
<녹취>박정자/배우 지금 현재도 아마 아직도 그 공연들이 이렇게 중단이 되고 있는 그런 예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어떻게 지혜롭게 잘 견뎌 나갈 것인가, 그런데 사실 무대에 공연은요. 관객들이 극장 안에 들어와서 다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뭐 염려 없습니다, 사실. <녹취>이경호/KBS 해설위원 관객들한테 이번 햄릿 공연 꼭 보러오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지요. <녹취>박정자/배우 전무후무한 스케일입니다. 이 배우들이 이렇게 한 무대에 선다는 건, 이 기획조차가 2, 3년여에 걸친 팬데믹, 그래도 지금도 (확진자) 숫자가 자꾸 올라가고 있긴 하지만, 끝난 건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가 일상으로 가는 그 길목에서 자신을 좀 추스르는 어떤 그런 하나의 그 길목이 되지 않을까. 그 위로를 함께 나누는 그런 시간이었으면 하고요. 햄릿은 영원합니다. 불멸입니다. |
▼이경호 연극 햄릿은 불멸하지만, 이번 공연은 불멸하지 않습니다. 다음 주 13일부터죠? 한 달간 국립극장에서 열리니까요. 연극 좋아하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평소 연극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이런 분들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으니까 한번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진짜 연습인데 정말 열심히 하시네요. 저런 모습이 공연 때는 아마 한 100배쯤 되는 에너지로 나올 테니까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가서 지켜보셨으면 좋겠고 햄릿이라는 작품은 정말 영원하지만, 저 대배우들이 함께하는 저 큰 무대, 저 작품은, 저 작품 형태로 다시 보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아하시는 분들은 광클하셔야 될 것 같아요. 마무리하죠. 이경호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고요. 저는 월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4시엔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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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건건이 만난 사람] 단역으로 ‘햄릿’ 무대 서는 81살 현역배우 박정자 “인생 무대에선 누구나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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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7-08 16:44:04
- 수정2022-07-08 19:52:23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이경호 KBS 해설위원
https://youtu.be/RjZYjJ8ME48
◎범기영 매주 금요일 사사건건이 만난 사람 시간입니다. 오늘은 81세 현역 배우 박정자 선생님이 주인공입니다. 이경호 해설위원이 만나고 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경호 안녕하세요?
◎범기영 81세 현역, 대단하네요.
▼이경호 박정자 선생님이 1962년에 배우로 데뷔하셨으니까요. 올해로 연기 인생 60주년입니다. 현재 활동하는 여배우 중에서는 최고참, 남자 배우까지 다 합쳐도 굉장히 최고참이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직접 만나봤더니 여전히 건강하시고요. 또 배우로서 느끼는 그 아우라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원로 배우만 갖고 있는 그런 원숙함,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범기영 지금도 공연 준비 중이시라고요?
▼이경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죠? 햄릿 공연, 이번에 6년 만에 무대에 올라옵니다. 그런데 햄릿에서 주연도 아니고 조연도 아니고 단역으로 출연하신다고 합니다. 그것 때문에 요즘 매일 연습하신다고 합니다.
◎범기영 60년 차 현역이 단역으로, 출연진이 쟁쟁해서 그런가요?
▼이경호 박정자 선생님뿐만 아니라요. 당대 최고의 대배우들이 사실상 모두 출연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분들이 대부분 다 조연 혹은 단역으로 출연하십니다. 박정자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공연이 만들어지게 된, 또 배우들이 이렇게 조연, 단역으로 출연하게 된 그 이야기를 한번 들어봤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이 공연을 열흘 정도 앞둔 이번 주 초였는데요. 배우와 스태프들이 매일같이 모여서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었습니다. 박정자 선생님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연습장에 나오신다고 합니다. <녹취>이경호/KBS 해설위원 요즘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을 여쭙겠습니다 <녹취>박정자/배우 요즘 바삐 지내고 있고요. 아주 행복하게 뭐 이렇게 덥지만, 연습장에 오면 너무 시원하고 좋습니다. 햄릿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이경호/KBS 해설위원 연극의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급이 아니라 쟁쟁한 배우님들이 단역, 조연으로 출연하세요. 이런 조연 출연을 결정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녹취>박정자/배우 이제 삶의 어떤 그 종착역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하고 싶었던 건 다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 우리를 필요로 하는 무대가 있다면, 작품이 있다면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경호 제가 다 외울 수가 없어서 적어봤는데요. 손숙, 유인촌, 전무송, 권성덕, 정동환, 김성녀, 윤석화, 손봉숙 씨 같은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범기영 다 시대를 풍미하신 분들이네요.
▼이경호 연극 애호가들 아니어도 충분히 다 아실 수 있는 그런 배우들이시죠? 지금은 사실 모두 다 80을 바라보거나 혹은 70다 넘기시거나 혹은 최소 어리신 분이 60대 이상을 넘기신 분들인데요. 이분이 다 한 공연에 출연하신다고 합니다. 이런 대배우들이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한번 들어봤습니다.
<녹취>박정아/배우 배우 1, 2, 3, 4입니다. 우리는 배역의 이름조차 없어요. 그러나 배우만큼 더 완벽한 배역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은. 우리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다 각자 그 역할을 맡아서, 제가 박정자면 박정자의 역할을 맡아서 사는 거죠. 저는 또 박정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배우로서 살아가고 있는 거죠. 그렇게 크게 보면 우리 모두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다 조연, 단역, 주연 할 것 없이 배우로서 살고 있는 거죠. |
▼이경호 아무래도 긴장 안 하면 이상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사실 박정자 선생님 본인도 지금 연기 인생 60년이 넘었지만, 무대에 오를 때면 여전히 떨리신다고 하는데요.
◎범기영 아, 그래요?
▼이경호 그 떨리는 것이 바로 배우들의 에너지라고 합니다. 한번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박정자/배우 어느 누구라도 어떤 배우라도 나는 겁 안 나, 난 떨리지 않아, 하는 배우는 한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떨림마저도 그건 배우들의 에너지라고 생각을 해요. 무대에서 더 잘하기 위해서 떨리지는 않아요.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근심하는 거죠. 그냥 라이브 그 자체이기 때문에 떨릴 수밖에 없고 떨리는 그 순간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
▼이경호 사실 우리나라 원로 배우들의 연기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고 그 인정 속에서 아카데미상에서도 수상을 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 않습니까? 박정자 선생님도 아마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기쁘기도 하시고 어떻게 보면 또 약간 부러우시기도 하실 것 같은데요. 그 얘기 한번 여쭤봤습니다.
<녹취>박정자/배우 너무 놀랍죠. 최근에 저희 연극 동료 오영수 씨도 오징어 게임으로 아주 좋은, 너무나 크고 멋진 상을 받아서 제가 마음껏 축하를 해줬고. 영화 무척 좋아하고요. 이제는 한국이 영화뿐만 아니라 그 K-컬처라는 큰 그림으로 볼 때 이제 정말 좋은 시기를 맞이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경호 보신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는 초등학생들과 같이 출연하셨고요. 또 1년 전에 공연을 했죠? 연극 해럴드와 모드에서는 19세 청년 해럴드랑 사랑을 나누는 80세 노인 모드 역을 하셨는데요. 이 상대 배우들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때마다 혹시 연기하실 때 차이점 없는지 그런 거 한번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이경호 어린이들과도 호흡을 맞춰보시고 한참 아들뻘도 더 되는 청년하고도 호흡을 맞춰보시고 이번에는 또 쟁쟁한 원로배우들과 같이 호흡을 맞춰보세요. 차이점이 있나요?
<녹취>박정자/배우 아니요. 늘 연극 무대로 향하는 마음은 늘 똑같아요. 그리고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이렇게 보게 되고 또 이제.. 그만큼 무대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 있죠. 그리고 늘 그들한테 뭔가 그래도 본이 되는 그림자를 좀 남겨줄 수 있는 그런 배울 수, 또 그런 역할을 해야 되겠다고 늘 생각을 합니다. <녹취>이경호/기자 내가 지금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그런 배역이 있을까요? <녹취>박정자/배우 아니요. 없어요. 물론 거의 60년 동안에 한 200여 편의 연극을 했지만, 글쎄요? 매 순간 매 작품에 그 뭐라고 그럴까. 매진, 미친 듯이 매달렸기 때문에 사실 다시 한다, 하면 그때만큼 못할 것 같아요. 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내가 만나야 할 작품과 그 작품 속의 배역들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 미련을 갖고 싶지는 않아요. |
◎범기영 이 말씀이 너무 좋은데요? 매 순간 미친 듯이 달려왔기 때문에 지나간 시간에는 미련을 갖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했으니까 이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는 거겠죠. 그런데 코로나 상황 때문에 그동안 굉장히 어려웠잖아요, 사실 공연계가.
▼이경호 사실 지금 최근에 다시 코로나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우려되는 부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코로나 상황이 사실 연극계에서도 굉장히 힘들었던 부분이었는데요.
◎범기영 그럼요.
▼이경호 어떤 점들이 가장 힘드셨는지 한번 여쭤봤습니다.
<녹취>박정자/배우 지금 현재도 아마 아직도 그 공연들이 이렇게 중단이 되고 있는 그런 예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어떻게 지혜롭게 잘 견뎌 나갈 것인가, 그런데 사실 무대에 공연은요. 관객들이 극장 안에 들어와서 다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뭐 염려 없습니다, 사실. <녹취>이경호/KBS 해설위원 관객들한테 이번 햄릿 공연 꼭 보러오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지요. <녹취>박정자/배우 전무후무한 스케일입니다. 이 배우들이 이렇게 한 무대에 선다는 건, 이 기획조차가 2, 3년여에 걸친 팬데믹, 그래도 지금도 (확진자) 숫자가 자꾸 올라가고 있긴 하지만, 끝난 건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가 일상으로 가는 그 길목에서 자신을 좀 추스르는 어떤 그런 하나의 그 길목이 되지 않을까. 그 위로를 함께 나누는 그런 시간이었으면 하고요. 햄릿은 영원합니다. 불멸입니다. |
▼이경호 연극 햄릿은 불멸하지만, 이번 공연은 불멸하지 않습니다. 다음 주 13일부터죠? 한 달간 국립극장에서 열리니까요. 연극 좋아하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평소 연극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이런 분들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으니까 한번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진짜 연습인데 정말 열심히 하시네요. 저런 모습이 공연 때는 아마 한 100배쯤 되는 에너지로 나올 테니까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가서 지켜보셨으면 좋겠고 햄릿이라는 작품은 정말 영원하지만, 저 대배우들이 함께하는 저 큰 무대, 저 작품은, 저 작품 형태로 다시 보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아하시는 분들은 광클하셔야 될 것 같아요. 마무리하죠. 이경호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고요. 저는 월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4시엔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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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근 기자 jkcho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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