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이런 사람”…MBTI ‘과몰입’하지 마세요

입력 2022.07.13 (00:12) 수정 2022.07.13 (01: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성격유형 검사인 MBTI가 유행입니다.

혈액형보다는 과학적이라는 이유 때문인데요.

MBTI는 선입견을 품게 하거나 상대방을 쉽게 단정 짓게 만드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회사, 직장인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언제부턴가 혈액형 대신 MBTI가 화제입니다.

["(I겠다 E겠다는 보이지 않나?) 저 E 같다면서요, 나 완전 I인데."]

["(인프피(INFP)들 약간 한결같기는 하지.) 망상 많이 하고 되게 내향적이고."]

MBTI는 4가지 지표를 외향형인지 내향형인지 등 각각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 모두 16가지 성격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이 남성의 성격유형은 이른바 '예술가형'이라는 ISFP입니다.

회사에 잘 다니곤 있지만, 자신의 MBTI 유형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이형규/서울 종로구 : "'ISFP'라고 하면 누워있는 사람이라고 하거든요. 얼마 전에 TV에도 나오고 그랬었는데. 뭔가 되게 게을러 보이고 누워서 일어나고 싶어 하지 않아 하고 그런 이미지가 조금 있죠."]

MBTI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돼 있어 연속 선상에 있는 사람의 성격을 틀에 가둡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성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겁니다.

더욱이 "넌 이런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을 못 박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홍유주/서울 서초구 : "MBTI가 뭐다라고 하면 저 사람은 저럴거야라고 주입을 시키니까 그 사람들도 그걸 약간 따라가는 것 같아서 안 좋은 것 같아요."]

MBTI는 검사할 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많아 신뢰도가 높지 않습니다.

[오주영/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네 가지 항목의 하나하나는 재현성이 높은 편인데 하나하나가 다 맞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16가지 중의 하나가 재현되려면 확률이 생각보다 떨어지게 됩니다."]

성격 특성을 쉽게 파악하는 데 유용한 MBTI, 하지만 이를 뛰어 넘으면 훨씬 더 다양한 사람과 취향을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채상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넌 이런 사람”…MBTI ‘과몰입’하지 마세요
    • 입력 2022-07-13 00:12:00
    • 수정2022-07-13 01:48:48
    뉴스라인 W
[앵커]

최근 성격유형 검사인 MBTI가 유행입니다.

혈액형보다는 과학적이라는 이유 때문인데요.

MBTI는 선입견을 품게 하거나 상대방을 쉽게 단정 짓게 만드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회사, 직장인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언제부턴가 혈액형 대신 MBTI가 화제입니다.

["(I겠다 E겠다는 보이지 않나?) 저 E 같다면서요, 나 완전 I인데."]

["(인프피(INFP)들 약간 한결같기는 하지.) 망상 많이 하고 되게 내향적이고."]

MBTI는 4가지 지표를 외향형인지 내향형인지 등 각각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 모두 16가지 성격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이 남성의 성격유형은 이른바 '예술가형'이라는 ISFP입니다.

회사에 잘 다니곤 있지만, 자신의 MBTI 유형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이형규/서울 종로구 : "'ISFP'라고 하면 누워있는 사람이라고 하거든요. 얼마 전에 TV에도 나오고 그랬었는데. 뭔가 되게 게을러 보이고 누워서 일어나고 싶어 하지 않아 하고 그런 이미지가 조금 있죠."]

MBTI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돼 있어 연속 선상에 있는 사람의 성격을 틀에 가둡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성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겁니다.

더욱이 "넌 이런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을 못 박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홍유주/서울 서초구 : "MBTI가 뭐다라고 하면 저 사람은 저럴거야라고 주입을 시키니까 그 사람들도 그걸 약간 따라가는 것 같아서 안 좋은 것 같아요."]

MBTI는 검사할 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많아 신뢰도가 높지 않습니다.

[오주영/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네 가지 항목의 하나하나는 재현성이 높은 편인데 하나하나가 다 맞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16가지 중의 하나가 재현되려면 확률이 생각보다 떨어지게 됩니다."]

성격 특성을 쉽게 파악하는 데 유용한 MBTI, 하지만 이를 뛰어 넘으면 훨씬 더 다양한 사람과 취향을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채상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