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은 ‘파격’·개헌엔 ‘침묵’…한일관계 ‘과속’ 우려
입력 2022.07.14 (06:24)
수정 2022.07.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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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추도식에 한덕수 국무총리를 조문단으로 보내기로 하는 등 최대한의 예우를 보이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기시다 일본 총리가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단 뜻까지 밝히고 있는 상황에, 우리 정부가 관계 개선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30년 동안 사망한 일본 전직 총리는 아베 전 총리를 제외하고 모두 8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 중 7번 조문단을 꾸렸는데, 2번은 외교장관을, 4번은 주일대사를 조문 대표로 보냈습니다.
2000년 쓰러진 오부치 전 총리 장례엔 관계가 막역했던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 조문단을 받은 한국 전 대통령 장례는 모두 3번.
일본 정부는 전직 총리, 전 중의원 의장,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조문 대표로 보냈습니다.
일본이 보낸 사절단에 비하면 이번 한덕수 총리 파견은 파격적 대우로 보입니다.
그만큼 우리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영채/일본 게이센여학원대학 교수 : "이번 기간에 뭔가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이미지가 있었고요. 일본 보수 미디어에서는 '한국이 훨씬 더 일본에 적극적이다'..."]
반면, 민감한 문제에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참의원 선거 압승 뒤 기시다 총리의 "신속한 개헌 추진" 발언에, 외교부는 "일본 국내정치 상황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중국이 "역사의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경계의 발언을 한 것과 대조됩니다.
[남기정/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 "원칙들을 내던지는 그런 관계 개선이 될까 좀 두렵습니다. 미래에 후과를 남기는 방식의 해법을 그냥 받아들이는 그런 것이 돼서는 안 된다..."]
강제징용 기업 현금화라는 시급한 문제에는 신속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만, 관계 개선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저자세로 비춰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김정현 최창준
우리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추도식에 한덕수 국무총리를 조문단으로 보내기로 하는 등 최대한의 예우를 보이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기시다 일본 총리가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단 뜻까지 밝히고 있는 상황에, 우리 정부가 관계 개선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30년 동안 사망한 일본 전직 총리는 아베 전 총리를 제외하고 모두 8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 중 7번 조문단을 꾸렸는데, 2번은 외교장관을, 4번은 주일대사를 조문 대표로 보냈습니다.
2000년 쓰러진 오부치 전 총리 장례엔 관계가 막역했던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 조문단을 받은 한국 전 대통령 장례는 모두 3번.
일본 정부는 전직 총리, 전 중의원 의장,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조문 대표로 보냈습니다.
일본이 보낸 사절단에 비하면 이번 한덕수 총리 파견은 파격적 대우로 보입니다.
그만큼 우리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영채/일본 게이센여학원대학 교수 : "이번 기간에 뭔가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이미지가 있었고요. 일본 보수 미디어에서는 '한국이 훨씬 더 일본에 적극적이다'..."]
반면, 민감한 문제에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참의원 선거 압승 뒤 기시다 총리의 "신속한 개헌 추진" 발언에, 외교부는 "일본 국내정치 상황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중국이 "역사의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경계의 발언을 한 것과 대조됩니다.
[남기정/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 "원칙들을 내던지는 그런 관계 개선이 될까 좀 두렵습니다. 미래에 후과를 남기는 방식의 해법을 그냥 받아들이는 그런 것이 돼서는 안 된다..."]
강제징용 기업 현금화라는 시급한 문제에는 신속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만, 관계 개선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저자세로 비춰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김정현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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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추도식에 한덕수 국무총리를 조문단으로 보내기로 하는 등 최대한의 예우를 보이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기시다 일본 총리가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단 뜻까지 밝히고 있는 상황에, 우리 정부가 관계 개선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30년 동안 사망한 일본 전직 총리는 아베 전 총리를 제외하고 모두 8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 중 7번 조문단을 꾸렸는데, 2번은 외교장관을, 4번은 주일대사를 조문 대표로 보냈습니다.
2000년 쓰러진 오부치 전 총리 장례엔 관계가 막역했던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 조문단을 받은 한국 전 대통령 장례는 모두 3번.
일본 정부는 전직 총리, 전 중의원 의장,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조문 대표로 보냈습니다.
일본이 보낸 사절단에 비하면 이번 한덕수 총리 파견은 파격적 대우로 보입니다.
그만큼 우리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영채/일본 게이센여학원대학 교수 : "이번 기간에 뭔가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이미지가 있었고요. 일본 보수 미디어에서는 '한국이 훨씬 더 일본에 적극적이다'..."]
반면, 민감한 문제에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참의원 선거 압승 뒤 기시다 총리의 "신속한 개헌 추진" 발언에, 외교부는 "일본 국내정치 상황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중국이 "역사의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경계의 발언을 한 것과 대조됩니다.
[남기정/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 "원칙들을 내던지는 그런 관계 개선이 될까 좀 두렵습니다. 미래에 후과를 남기는 방식의 해법을 그냥 받아들이는 그런 것이 돼서는 안 된다..."]
강제징용 기업 현금화라는 시급한 문제에는 신속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만, 관계 개선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저자세로 비춰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김정현 최창준
우리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추도식에 한덕수 국무총리를 조문단으로 보내기로 하는 등 최대한의 예우를 보이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기시다 일본 총리가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단 뜻까지 밝히고 있는 상황에, 우리 정부가 관계 개선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30년 동안 사망한 일본 전직 총리는 아베 전 총리를 제외하고 모두 8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 중 7번 조문단을 꾸렸는데, 2번은 외교장관을, 4번은 주일대사를 조문 대표로 보냈습니다.
2000년 쓰러진 오부치 전 총리 장례엔 관계가 막역했던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 조문단을 받은 한국 전 대통령 장례는 모두 3번.
일본 정부는 전직 총리, 전 중의원 의장,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조문 대표로 보냈습니다.
일본이 보낸 사절단에 비하면 이번 한덕수 총리 파견은 파격적 대우로 보입니다.
그만큼 우리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영채/일본 게이센여학원대학 교수 : "이번 기간에 뭔가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이미지가 있었고요. 일본 보수 미디어에서는 '한국이 훨씬 더 일본에 적극적이다'..."]
반면, 민감한 문제에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참의원 선거 압승 뒤 기시다 총리의 "신속한 개헌 추진" 발언에, 외교부는 "일본 국내정치 상황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중국이 "역사의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경계의 발언을 한 것과 대조됩니다.
[남기정/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 "원칙들을 내던지는 그런 관계 개선이 될까 좀 두렵습니다. 미래에 후과를 남기는 방식의 해법을 그냥 받아들이는 그런 것이 돼서는 안 된다..."]
강제징용 기업 현금화라는 시급한 문제에는 신속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만, 관계 개선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저자세로 비춰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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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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