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임은정 “내부고발은 증거 싸움, 비망록 남기는 심정으로 책 펴내“
입력 2022.07.15 (09:33)
수정 2022.07.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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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부터 검사 게시판, 칼럼 모아 첫 책 펴내.. 비망록 남기는 심정으로 쓴 글들
- 검찰 바닥, 민낯 검사들 뒷모습과 거짓말 솔직하게 담아 내
- 성폭력 사건 연류된 김형렬 부장판사, 사표 수리하고 명예퇴직금까지 받아
- 검찰, 말만 하지 말고 법대로만 제발 하자..란 마음으로 싸우고 있어
-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 아닌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 독립운동가처럼 살 것
- 불의한 시대에 침묵하는 건 범죄 동조하는 것.. 불안한 시대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훈장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7월 15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
▷ 최경영 : 검찰 내 각종 부조리를 폭로하며 주목을 받았던 임은정 검사가 단독 조서를 낸다고 합니다.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 어떤 내용일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대구지검 임은정 부장검사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임은정 : 반갑습니다. 제가 어디를 봐야 돼요? 아무 데나 봐요?
▷ 최경영 : 카메라는 여러 개가 있으니까요. 그냥 앞을 보시면 되고요. 말할 때는 저 보시면 되고요. 그러면 되겠습니다. 첫 책이세요, 이게?
▶ 임은정 : 네, 많이 긴장되네요.
▷ 최경영 :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계속 가보겠습니다>라는 거는 첫 책이고 일단 검찰에 관한 내용일 것 같고요.
▶ 임은정 : 그렇죠. 저는 그렇죠. 검찰 이야기를 썼습니다.
▷ 최경영 : 검찰에서 겪은 일?
▶ 임은정 : 그렇죠. 제가 2005년부터 검사 게시판에, 검찰 내부망에 글을 제가 한 90여 개를 써는데요. 그러니까 이런 검찰 개혁을 요구하면서 이건 문제가 있다, 고치자. 그런 것들 중에, 90여 개의 글 중에서 내용을 중요한 걸 가려 뽑고 그다음에 한 1년 몇 개월 동안 경향신문에 칼럼을 썼는데 그중에 유의미한 것을 가려 뽑아서 제가 소송 자료라든지 고발 자료라든지 비망록이라든지 그때 기록을 남긴 심정을 일기로 쓴 게 있는데 그런 것들을 최대한 가려 뽑아서 사실대로 그때그때 검찰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아서 세상에 알리려고 제가 썼습니다.
▷ 최경영 : ‘사실대로’를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그러니까 지금 진짜 일어났던 일들, 검찰 내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썼다.
▶ 임은정 : 네, 제가 내부 고발자로서 하도 자른다, 징계한다 이런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러려면 증거 싸움이거든요. 증거 싸움이라서 제가 비망록과 일기를 쓴 지가 2015년 그때부터라 좀 중요한. 이거는 남겨야겠다 싶은 거는 제가 동료와의 대화도 다, 내부망 대화를 다 복사해서 비망록에 붙여버리고 그날그날 있었던 것도 날짜를 적어서 일기를 써서 어디서 누구를 만나서 무슨 말을 들었다 이런 걸 다 남겼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소송 자료도 있고 법무부의 답변 이런 것들 있지 않습니까? 그거는 쓰면서 최대한 상세하게 사실대로, 이게 법률 분쟁도 가능해서 그 대화...
▷ 최경영 : 실명으로 나옵니까, 사람들이?
▶ 임은정 : 실명을, 원래는 대거 실명으로 쓰려다가 옆에서 하도 뜯어말려서 조금 최소화해서 실명은 조금 담았습니다.
▷ 최경영 : 실명은 이미 공직에 계신 분들.
▶ 임은정 : 이미 제가 칼럼에서도 실명을 쓴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서요.
▷ 최경영 : 그렇겠죠.
▶ 임은정 : 이미 알려져 있는 실명들을 토대로 해서 이 정도면 공인이다,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검사들은 다 공인이지 않습니까?
▷ 최경영 : 사실은 공인이죠, 다.
▶ 임은정 : 공인이죠. 그래서 이 정도면 당신이 책임져라, 뭐가 사실인지 다투려면 다퉈보자 이런 마음으로 썼습니다.
▷ 최경영 : 아, 다투려면 다퉈보자? 무슨 내용이 있나요? 소개해 주실 수 있는 내용이 있을까요?
▶ 임은정 : 아니, 뭐 그러니까 그게 다. 원래는 2012년부터 내부망에 참지 못하겠다.
▷ 최경영 : 이프로스에 써놨는데.
▶ 임은정 : 매달 정기적으로 쓰자고 한 건 2012년부터인데 저한테 나름 유의미한 타이틀 이름을 준 게 ‘도가니 일기’라서 2011년 도가니 일기 때 일어났던 검찰 내부에서의, 그때는 검찰을 홍보하는, 해명하는 내부 글이었잖아요. 그때 검찰에 있었던 일. 그러고 나서 1년 뒤 무죄 구형을 하고 나서 짓밟히면서 제가 보고 겪은 검찰의 바닥, 민낯을 검사들의 반응, 뒷모습, 거짓말 이런 것들을 담았죠.
▷ 최경영 :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는 검사를 계속하겠다는 의미시네요.
▶ 임은정 : 제가 <계속 가보겠습니다>라고 한 이유가 뭐냐 하면 이 책은 저한테 첫 책이기는 한데요. 아마 마지막 책은 아닐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검찰을 10여 년간 검찰을 바꿔 보겠다고 종종거렸던 내부 고발자로서의 중간 보고서예요. 결과 보고서가 아니라서 제가 생각하는 결과물을 생산할 때까지, 결과 보고서를 쓸 때까지 계속 가보겠다는 제 의지거든요. 약속입니다.
▷ 최경영 : 검찰을 바꿔 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리고 그런 발언들을 많이 하셨고. 어떤 부분을 바꿔야 됩니까, 검찰이?
▶ 임은정 : 법대로 좀 했으면 좋겠어요.
▷ 최경영 : 법대로 좀 했으면 좋겠다.
▶ 임은정 : 말만 하지 말고 법과 원칙이 국민들이 생각하는 법과 원칙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검찰이 주장하는 법과 원칙과 법이 말하는 법과 원칙은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말만 하지 마시고.
▷ 최경영 : 예를 들어서 우리가 좀 아는 사건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 임은정 : 아주 그냥 제가 딱 문제 제기한 사건이 예컨대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사건 김형렬 부장검사 업무상 위력으로 벌금 500만 원 확정되었고 진동균 전 검사도 징역 10월 실형이 나지 않았습니까. 그 사건을 남부지검에서 자체 조사했고요. 지금 이노공 법무부 차관 그리고 대검 감찰 1과에서도 조사를 했는데 사표 수리하고 명예퇴직까지 했어요, 김형렬 부장은.
▷ 최경영 : 퇴직금 받았어요?
▶ 임은정 : 명예퇴직금까지 받았어요. 명예롭게 퇴직하셨어요, 그거 다 조사해 놓고.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 최경영 : 일반 공무원이면 그냥 파면인데, 이건.
▶ 임은정 : 당연하죠. 무슨 짓을 했는지 판결문에 다 나왔고 피해자들이 그때 남부지검과 대검 감찰 1과에 직접 출석해서 조사를 받았는데 그걸 명예퇴직... 김형렬 부장은 기간이 됐으니까, 20년 이상 됐으니까 명예퇴직금 2억 5,000여만 원까지 쥐여주면서 퇴직시키는 건 직무 유기예요.
▷ 최경영 : 그다음에 그분은 또 변호사를 하셨을 거 아니에요.
▶ 임은정 : 잘하셨죠, 잘하셨죠. 그러니까 서지현 검사가 미투를 하니까 대검 캐비닛에서 감찰 기록이 나오는 거예요,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검찰은 조국 전 민정수석이 유재수 감찰 중단했다고 직무 유기로 기소한 검찰이지 않습니까. 민정수석은 그러면 안 되고 검찰총장과 검사장은 그래도 돼요. 이게 같은 대한민국 법이 아니잖아요. 이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예를 들 수 있는데요.
▷ 최경영 : 그러네요, 듣고 보니까.
▶ 임은정 : 그러니까 제발 국민들한테 적용하는 법을 다른 공직자들...
▷ 최경영 : 똑같이.
▶ 임은정 : 우리 검찰, 더 지켜야 되지만 우리 검찰에서 그것까지 기대하는 건 성인군자고 법대로만 제발 하자, 말만 하지 마시고. 이런 마음으로 제가 싸우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최경영 : 그런데 이게 한국만 특이한 현상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외신을 워낙 많이 보는데 아니, 보면 지방 검찰청의 검사들이 그냥 우버 택시 운전 기사에게 약간 폭행도 아니고 아주 심한 말을 하고 이랬다고 바로 잘리더라고요.
▶ 임은정 : 그러니까 아마 이게 후진국형 검찰의 조직 문화와 권위주의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검찰이 워낙 세계 어떤 나라보다 지금 무소불위 권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공수처가 조금 걸음마 단계로 지금 하고 있는 거니까 검찰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수사할 대상을 정하는 것도, 수사의 정도를 정하는 것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다 검찰이니까 제 식구 감싸기와 이런 몰염치함이 만연했다고 볼 수 있죠. 저는 2015년 사건이 정말 무서운 건 덮은 검사들도, 상부도 문제지만 그걸 침묵한 목격자들과 많은 검사들이 침묵한 것도 되게 무서운 거거든요.
▷ 최경영 : 그렇죠. 침묵도 동조라고 생각하시는 거잖아요.
▶ 임은정 : 그런 검사들이 상부의 이상한 지시가 왔을 때 문제 제기할까요? 안 해요. 그게 슬픈 거죠.
▷ 최경영 :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수 또는 대다수이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구성으로 보면? 내부에서 봤을 때?
▶ 임은정 : 대다수니까 덮였죠.
▷ 최경영 : 대다수니까 덮이고 임은정 검사님은 사실은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라는 그런 별칭이 있잖아요. 사실 굉장히 고단하지 않습니까, 내부에서 그렇게 사시려면?
▶ 임은정 : 고단한 건 아닌데 조그만 보람들은 있어요.
▷ 최경영 : 어떤 보람들?
▶ 임은정 : 그런데 큰 보람으로 치면 제가 2012년 무죄 구형 강행했을 때 저는 지금 당장은 죽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과거사 재심 사건 한 60년 뒤면 무죄 나더라고요. 그래서 한 60년 뒤면 내가 옳다는 걸 역사는 알아줄 거다. 60년 길게 보고 가자고 마음먹었는데.
▷ 최경영 : 60년 뒤에 죽으면 아무 상관...
▶ 임은정 : 역사에 이름이 남잖아요.
▷ 최경영 : 역사에 이름이 남을 것이다?
▶ 임은정 : 친일파나, 일제시대 때 친일파로 이름이 남는 게 아니라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역사는 기니까.
▷ 최경영 : 그래도 그동안에 호의호식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 임은정 : 그렇게 부끄럽게 사느니. 저는 친일파의 무덤에다가 침을 뱉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저는 고문은 감당할 자신 없지만.
▷ 최경영 : 고문은 감당할 자신 없지만.
▶ 임은정 : 자신 없지만 독립운동은 해야 하는 게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의 의미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 마음으로.
▷ 최경영 : 사실 2001년에 검사 초임 부임하셔서 20년이 넘으셨는데 검찰의 일탈, 일탈이라기보다는 구조적으로 그러면 문제가 있는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이거는 검사 개개인의 일탈적인 문제입니까? 아니면 구조적으로, 문화적으로, 체계적으로 이거는 문제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은정 : 이게 저는 예전에는 개인적 일탈인 줄 알았어요. “개인적 일탈이 왜 이렇게 많아?” 이런 거 있잖아요. “좀 이상한데?” 일탈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하다.” 이랬는데 이게 그런 사람들이 걸러지지 않고 부장이 되고 차장이 되고 검사장이 되고 총장이 된단 말이에요.
▷ 최경영 : 오히려 승진을 해.
▶ 임은정 : 그렇다면 구조적인 문제고 그런 사람들이, 그런 일들이 혼자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동조자들, 부역자들이 없으면 안 돼요. 방관자들이 없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조직 전체가 거기에 대해서 그 방향으로 같이 달려가더라고요. 그러니까 거기에 거침이 없으니까 저도 역시 그 안에서 같이 따라가다가 이건 아니라고 제 그 길을 벗어난 게 2012년이니까요.
▷ 최경영 : 그런데 임은정 검사님 같은 분을 공격할 때 안에서든 밖에서든 분명히 그런 공격들이 들어올 겁니다, 이미 많이 들어왔을 것이고. “정치하려고 그러는 것이지.” 이런 것들 있잖아요. “국회의원 하려고 그러는 걸 거야.” 뭐 이런 것들. 너무 튀는 것 아닌가. 그냥 조직에 잘 수긍하고 살지. 조직 부적응자네? 이런 말들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 임은정 : 아니, 제가 정치 검사니 관종 검사니 이런 거는 모 검사장님이 기자간담회에서도 막 제 이름을 거론하면서 규탄하신 걸 제가 기자분들한테 녹취록 받았는데 많이 들었는데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부 고발자는 영어로는 whistle blower라고 해요.
▷ 최경영 : whistle blower죠.
▶ 임은정 :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 그러니까 “여기 불이 났어요. 큰일 났어요. 여기 기둥이 무너지고 있어요. 큰일 났어요.”라고 외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휘슬을 부르고 있으니까 여기를 봐 달라고 말하는 사람이니까요. 주의를 끄는 거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고.
▷ 최경영 : 역할이다.
▶ 임은정 : 정치 검사네 관종 검사네 말에 담겨 있는 경멸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속이 상하는 건 맞지만 문제 제기를 했던 사람으로서 불의한 시대에 침묵하는 거는 범죄에 동조하는 거거든요. 불의한 시대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것으로 훈장이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 최경영 : 참 긍정적이십니다. 많이 배우고 싶네요. 검찰 공화국이다. 야당은 이런 비판 많이 하고 그러는데 지금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뭐랄까요, 공화국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검찰 공화국입니까? 어떻게 보세요?
▶ 임은정 : 저는 늘 검찰 공화국 안에 살았던 검찰 공화국 제국 시민이잖아요. 그래서 기존의 어떤 정부든 간에.
▷ 최경영 : 이미 검찰 공화국이었다?
▶ 임은정 : 아니, 그러니까 저는 검찰 공화국에서 살았으니까요. 어느 정부도 검찰의 자치권 내지 독립권을 인정하고 연합군으로서 활용했던 시스템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에서도 윤석열 검사장님, 윤대진 검찰국장, 박형철 공직기강비서관 이 세 분이 인사 다 했다고, 초기에. 그렇게 했으니까요. 인사권을 다 보장해 주었거든요. 자치권을 부여해 주면서 어느 정도 그런 것에 대해서 이익을 누리셨던 게 문재인 정부 아닌가라는 생각이, 조금 아쉬움이 드는데 그랬던 거라서 그 검찰 공화국이 조금 확대된 거죠.
▷ 최경영 : 검찰 공화국이 조금 확대된 것이다?
▶ 임은정 : 많이 확대된 건데 좀 걱정스럽죠.
▷ 최경영 : 좀 걱정스럽다.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라고 하셨는데 이 정도까지 표현할 만큼 중압감이나 부담감, 지금은 말은 굉장히 편하게 하시지만 마음속으로 그런 중압감이나 부담감이 있으세요?
▶ 임은정 : 아니, 뭐 이게 공무원이 인사만 포기하면 신분 보장이 되기 때문에 좀 자유롭거든요. 그렇기는 한데 제가 법세련에서 고발해서 공무상 기밀 누설로 입건돼 있기도 하고 내년에 적격 심사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또 잘릴 위기에 있어서 자를 거면 자르시고, 소송할 거니까. 그렇기는 한데 이게 글을 쓰거나 책을 내는 건 문제가 아닌데 후폭풍은 예상이 되잖아요, 여기 책에 나오시는 분들이나 일화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저는 이거 책 내기 전에 공무상 기밀 누설 등등등의 많은 문제가, 명예훼손 등등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공익 신고자로서의 보호 범위라든가 공적 사항, 공적 인물에 대해서 사실 적시를 갖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공공 이익에 대해서 검사이기도 하지만 제가 저자라서 객관화되기는 좀 어려워서 변호사님들과 미리 상담도 했고요. 마음의 준비도 했고 작전 계획도 있고 그렇습니다.
▷ 최경영 : 최근에 논란이 됐던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들 있지 않습니까? 검찰은 조직적으로 반발을 했는데, 수사권 조정 법안.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이셨습니까?
▶ 임은정 : 아니, 그러니까 법무부와 대검이 권한 쟁의 그것도 하고 내부망에서 봤는데 검찰이 국민들한테 지탄을 받았던 내부 문제에 대해서, 치부에 대해서 고치는 데에는 그렇게 게으르면서 권한을 사수하는 데에는 부지런한 건 공직자로서 너무너무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국민들 마주보기에 많이 민망하고요. 궁극에는 저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맞히는 수험생과 채점자는 같으면 안 되거든요. 수사는 기본적으로 사냥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위험을 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권을 옹호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다가 분리해야 되는데.
▷ 최경영 : 분리해야 된다, 궁극적으로는.
▶ 임은정 : 네, 그래서 궁극에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최경영 : 김**님 “임은정 검사님 당신은 진정한 대한민국 검사님이십니다. 당신에게는 조직보다 국민이 우선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응원 문자 많이 도착했고요. 당장 서점 가신다는 분들도 많은데 아직 출간 전이죠?
▶ 임은정 : 다음 주에 나온다고.
▷ 최경영 : 다음 주에.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펴낸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은정 : 감사합니다.
- 검찰 바닥, 민낯 검사들 뒷모습과 거짓말 솔직하게 담아 내
- 성폭력 사건 연류된 김형렬 부장판사, 사표 수리하고 명예퇴직금까지 받아
- 검찰, 말만 하지 말고 법대로만 제발 하자..란 마음으로 싸우고 있어
-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 아닌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 독립운동가처럼 살 것
- 불의한 시대에 침묵하는 건 범죄 동조하는 것.. 불안한 시대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훈장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7월 15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
▷ 최경영 : 검찰 내 각종 부조리를 폭로하며 주목을 받았던 임은정 검사가 단독 조서를 낸다고 합니다.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 어떤 내용일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대구지검 임은정 부장검사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임은정 : 반갑습니다. 제가 어디를 봐야 돼요? 아무 데나 봐요?
▷ 최경영 : 카메라는 여러 개가 있으니까요. 그냥 앞을 보시면 되고요. 말할 때는 저 보시면 되고요. 그러면 되겠습니다. 첫 책이세요, 이게?
▶ 임은정 : 네, 많이 긴장되네요.
▷ 최경영 :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계속 가보겠습니다>라는 거는 첫 책이고 일단 검찰에 관한 내용일 것 같고요.
▶ 임은정 : 그렇죠. 저는 그렇죠. 검찰 이야기를 썼습니다.
▷ 최경영 : 검찰에서 겪은 일?
▶ 임은정 : 그렇죠. 제가 2005년부터 검사 게시판에, 검찰 내부망에 글을 제가 한 90여 개를 써는데요. 그러니까 이런 검찰 개혁을 요구하면서 이건 문제가 있다, 고치자. 그런 것들 중에, 90여 개의 글 중에서 내용을 중요한 걸 가려 뽑고 그다음에 한 1년 몇 개월 동안 경향신문에 칼럼을 썼는데 그중에 유의미한 것을 가려 뽑아서 제가 소송 자료라든지 고발 자료라든지 비망록이라든지 그때 기록을 남긴 심정을 일기로 쓴 게 있는데 그런 것들을 최대한 가려 뽑아서 사실대로 그때그때 검찰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아서 세상에 알리려고 제가 썼습니다.
▷ 최경영 : ‘사실대로’를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그러니까 지금 진짜 일어났던 일들, 검찰 내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썼다.
▶ 임은정 : 네, 제가 내부 고발자로서 하도 자른다, 징계한다 이런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러려면 증거 싸움이거든요. 증거 싸움이라서 제가 비망록과 일기를 쓴 지가 2015년 그때부터라 좀 중요한. 이거는 남겨야겠다 싶은 거는 제가 동료와의 대화도 다, 내부망 대화를 다 복사해서 비망록에 붙여버리고 그날그날 있었던 것도 날짜를 적어서 일기를 써서 어디서 누구를 만나서 무슨 말을 들었다 이런 걸 다 남겼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소송 자료도 있고 법무부의 답변 이런 것들 있지 않습니까? 그거는 쓰면서 최대한 상세하게 사실대로, 이게 법률 분쟁도 가능해서 그 대화...
▷ 최경영 : 실명으로 나옵니까, 사람들이?
▶ 임은정 : 실명을, 원래는 대거 실명으로 쓰려다가 옆에서 하도 뜯어말려서 조금 최소화해서 실명은 조금 담았습니다.
▷ 최경영 : 실명은 이미 공직에 계신 분들.
▶ 임은정 : 이미 제가 칼럼에서도 실명을 쓴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서요.
▷ 최경영 : 그렇겠죠.
▶ 임은정 : 이미 알려져 있는 실명들을 토대로 해서 이 정도면 공인이다,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검사들은 다 공인이지 않습니까?
▷ 최경영 : 사실은 공인이죠, 다.
▶ 임은정 : 공인이죠. 그래서 이 정도면 당신이 책임져라, 뭐가 사실인지 다투려면 다퉈보자 이런 마음으로 썼습니다.
▷ 최경영 : 아, 다투려면 다퉈보자? 무슨 내용이 있나요? 소개해 주실 수 있는 내용이 있을까요?
▶ 임은정 : 아니, 뭐 그러니까 그게 다. 원래는 2012년부터 내부망에 참지 못하겠다.
▷ 최경영 : 이프로스에 써놨는데.
▶ 임은정 : 매달 정기적으로 쓰자고 한 건 2012년부터인데 저한테 나름 유의미한 타이틀 이름을 준 게 ‘도가니 일기’라서 2011년 도가니 일기 때 일어났던 검찰 내부에서의, 그때는 검찰을 홍보하는, 해명하는 내부 글이었잖아요. 그때 검찰에 있었던 일. 그러고 나서 1년 뒤 무죄 구형을 하고 나서 짓밟히면서 제가 보고 겪은 검찰의 바닥, 민낯을 검사들의 반응, 뒷모습, 거짓말 이런 것들을 담았죠.
▷ 최경영 :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는 검사를 계속하겠다는 의미시네요.
▶ 임은정 : 제가 <계속 가보겠습니다>라고 한 이유가 뭐냐 하면 이 책은 저한테 첫 책이기는 한데요. 아마 마지막 책은 아닐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검찰을 10여 년간 검찰을 바꿔 보겠다고 종종거렸던 내부 고발자로서의 중간 보고서예요. 결과 보고서가 아니라서 제가 생각하는 결과물을 생산할 때까지, 결과 보고서를 쓸 때까지 계속 가보겠다는 제 의지거든요. 약속입니다.
▷ 최경영 : 검찰을 바꿔 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리고 그런 발언들을 많이 하셨고. 어떤 부분을 바꿔야 됩니까, 검찰이?
▶ 임은정 : 법대로 좀 했으면 좋겠어요.
▷ 최경영 : 법대로 좀 했으면 좋겠다.
▶ 임은정 : 말만 하지 말고 법과 원칙이 국민들이 생각하는 법과 원칙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검찰이 주장하는 법과 원칙과 법이 말하는 법과 원칙은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말만 하지 마시고.
▷ 최경영 : 예를 들어서 우리가 좀 아는 사건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 임은정 : 아주 그냥 제가 딱 문제 제기한 사건이 예컨대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사건 김형렬 부장검사 업무상 위력으로 벌금 500만 원 확정되었고 진동균 전 검사도 징역 10월 실형이 나지 않았습니까. 그 사건을 남부지검에서 자체 조사했고요. 지금 이노공 법무부 차관 그리고 대검 감찰 1과에서도 조사를 했는데 사표 수리하고 명예퇴직까지 했어요, 김형렬 부장은.
▷ 최경영 : 퇴직금 받았어요?
▶ 임은정 : 명예퇴직금까지 받았어요. 명예롭게 퇴직하셨어요, 그거 다 조사해 놓고.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 최경영 : 일반 공무원이면 그냥 파면인데, 이건.
▶ 임은정 : 당연하죠. 무슨 짓을 했는지 판결문에 다 나왔고 피해자들이 그때 남부지검과 대검 감찰 1과에 직접 출석해서 조사를 받았는데 그걸 명예퇴직... 김형렬 부장은 기간이 됐으니까, 20년 이상 됐으니까 명예퇴직금 2억 5,000여만 원까지 쥐여주면서 퇴직시키는 건 직무 유기예요.
▷ 최경영 : 그다음에 그분은 또 변호사를 하셨을 거 아니에요.
▶ 임은정 : 잘하셨죠, 잘하셨죠. 그러니까 서지현 검사가 미투를 하니까 대검 캐비닛에서 감찰 기록이 나오는 거예요,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검찰은 조국 전 민정수석이 유재수 감찰 중단했다고 직무 유기로 기소한 검찰이지 않습니까. 민정수석은 그러면 안 되고 검찰총장과 검사장은 그래도 돼요. 이게 같은 대한민국 법이 아니잖아요. 이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예를 들 수 있는데요.
▷ 최경영 : 그러네요, 듣고 보니까.
▶ 임은정 : 그러니까 제발 국민들한테 적용하는 법을 다른 공직자들...
▷ 최경영 : 똑같이.
▶ 임은정 : 우리 검찰, 더 지켜야 되지만 우리 검찰에서 그것까지 기대하는 건 성인군자고 법대로만 제발 하자, 말만 하지 마시고. 이런 마음으로 제가 싸우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최경영 : 그런데 이게 한국만 특이한 현상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외신을 워낙 많이 보는데 아니, 보면 지방 검찰청의 검사들이 그냥 우버 택시 운전 기사에게 약간 폭행도 아니고 아주 심한 말을 하고 이랬다고 바로 잘리더라고요.
▶ 임은정 : 그러니까 아마 이게 후진국형 검찰의 조직 문화와 권위주의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검찰이 워낙 세계 어떤 나라보다 지금 무소불위 권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공수처가 조금 걸음마 단계로 지금 하고 있는 거니까 검찰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수사할 대상을 정하는 것도, 수사의 정도를 정하는 것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다 검찰이니까 제 식구 감싸기와 이런 몰염치함이 만연했다고 볼 수 있죠. 저는 2015년 사건이 정말 무서운 건 덮은 검사들도, 상부도 문제지만 그걸 침묵한 목격자들과 많은 검사들이 침묵한 것도 되게 무서운 거거든요.
▷ 최경영 : 그렇죠. 침묵도 동조라고 생각하시는 거잖아요.
▶ 임은정 : 그런 검사들이 상부의 이상한 지시가 왔을 때 문제 제기할까요? 안 해요. 그게 슬픈 거죠.
▷ 최경영 :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수 또는 대다수이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구성으로 보면? 내부에서 봤을 때?
▶ 임은정 : 대다수니까 덮였죠.
▷ 최경영 : 대다수니까 덮이고 임은정 검사님은 사실은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라는 그런 별칭이 있잖아요. 사실 굉장히 고단하지 않습니까, 내부에서 그렇게 사시려면?
▶ 임은정 : 고단한 건 아닌데 조그만 보람들은 있어요.
▷ 최경영 : 어떤 보람들?
▶ 임은정 : 그런데 큰 보람으로 치면 제가 2012년 무죄 구형 강행했을 때 저는 지금 당장은 죽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과거사 재심 사건 한 60년 뒤면 무죄 나더라고요. 그래서 한 60년 뒤면 내가 옳다는 걸 역사는 알아줄 거다. 60년 길게 보고 가자고 마음먹었는데.
▷ 최경영 : 60년 뒤에 죽으면 아무 상관...
▶ 임은정 : 역사에 이름이 남잖아요.
▷ 최경영 : 역사에 이름이 남을 것이다?
▶ 임은정 : 친일파나, 일제시대 때 친일파로 이름이 남는 게 아니라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역사는 기니까.
▷ 최경영 : 그래도 그동안에 호의호식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 임은정 : 그렇게 부끄럽게 사느니. 저는 친일파의 무덤에다가 침을 뱉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저는 고문은 감당할 자신 없지만.
▷ 최경영 : 고문은 감당할 자신 없지만.
▶ 임은정 : 자신 없지만 독립운동은 해야 하는 게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의 의미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 마음으로.
▷ 최경영 : 사실 2001년에 검사 초임 부임하셔서 20년이 넘으셨는데 검찰의 일탈, 일탈이라기보다는 구조적으로 그러면 문제가 있는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이거는 검사 개개인의 일탈적인 문제입니까? 아니면 구조적으로, 문화적으로, 체계적으로 이거는 문제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은정 : 이게 저는 예전에는 개인적 일탈인 줄 알았어요. “개인적 일탈이 왜 이렇게 많아?” 이런 거 있잖아요. “좀 이상한데?” 일탈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하다.” 이랬는데 이게 그런 사람들이 걸러지지 않고 부장이 되고 차장이 되고 검사장이 되고 총장이 된단 말이에요.
▷ 최경영 : 오히려 승진을 해.
▶ 임은정 : 그렇다면 구조적인 문제고 그런 사람들이, 그런 일들이 혼자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동조자들, 부역자들이 없으면 안 돼요. 방관자들이 없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조직 전체가 거기에 대해서 그 방향으로 같이 달려가더라고요. 그러니까 거기에 거침이 없으니까 저도 역시 그 안에서 같이 따라가다가 이건 아니라고 제 그 길을 벗어난 게 2012년이니까요.
▷ 최경영 : 그런데 임은정 검사님 같은 분을 공격할 때 안에서든 밖에서든 분명히 그런 공격들이 들어올 겁니다, 이미 많이 들어왔을 것이고. “정치하려고 그러는 것이지.” 이런 것들 있잖아요. “국회의원 하려고 그러는 걸 거야.” 뭐 이런 것들. 너무 튀는 것 아닌가. 그냥 조직에 잘 수긍하고 살지. 조직 부적응자네? 이런 말들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 임은정 : 아니, 제가 정치 검사니 관종 검사니 이런 거는 모 검사장님이 기자간담회에서도 막 제 이름을 거론하면서 규탄하신 걸 제가 기자분들한테 녹취록 받았는데 많이 들었는데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부 고발자는 영어로는 whistle blower라고 해요.
▷ 최경영 : whistle blower죠.
▶ 임은정 :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 그러니까 “여기 불이 났어요. 큰일 났어요. 여기 기둥이 무너지고 있어요. 큰일 났어요.”라고 외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휘슬을 부르고 있으니까 여기를 봐 달라고 말하는 사람이니까요. 주의를 끄는 거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고.
▷ 최경영 : 역할이다.
▶ 임은정 : 정치 검사네 관종 검사네 말에 담겨 있는 경멸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속이 상하는 건 맞지만 문제 제기를 했던 사람으로서 불의한 시대에 침묵하는 거는 범죄에 동조하는 거거든요. 불의한 시대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것으로 훈장이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 최경영 : 참 긍정적이십니다. 많이 배우고 싶네요. 검찰 공화국이다. 야당은 이런 비판 많이 하고 그러는데 지금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뭐랄까요, 공화국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검찰 공화국입니까? 어떻게 보세요?
▶ 임은정 : 저는 늘 검찰 공화국 안에 살았던 검찰 공화국 제국 시민이잖아요. 그래서 기존의 어떤 정부든 간에.
▷ 최경영 : 이미 검찰 공화국이었다?
▶ 임은정 : 아니, 그러니까 저는 검찰 공화국에서 살았으니까요. 어느 정부도 검찰의 자치권 내지 독립권을 인정하고 연합군으로서 활용했던 시스템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에서도 윤석열 검사장님, 윤대진 검찰국장, 박형철 공직기강비서관 이 세 분이 인사 다 했다고, 초기에. 그렇게 했으니까요. 인사권을 다 보장해 주었거든요. 자치권을 부여해 주면서 어느 정도 그런 것에 대해서 이익을 누리셨던 게 문재인 정부 아닌가라는 생각이, 조금 아쉬움이 드는데 그랬던 거라서 그 검찰 공화국이 조금 확대된 거죠.
▷ 최경영 : 검찰 공화국이 조금 확대된 것이다?
▶ 임은정 : 많이 확대된 건데 좀 걱정스럽죠.
▷ 최경영 : 좀 걱정스럽다.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라고 하셨는데 이 정도까지 표현할 만큼 중압감이나 부담감, 지금은 말은 굉장히 편하게 하시지만 마음속으로 그런 중압감이나 부담감이 있으세요?
▶ 임은정 : 아니, 뭐 이게 공무원이 인사만 포기하면 신분 보장이 되기 때문에 좀 자유롭거든요. 그렇기는 한데 제가 법세련에서 고발해서 공무상 기밀 누설로 입건돼 있기도 하고 내년에 적격 심사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또 잘릴 위기에 있어서 자를 거면 자르시고, 소송할 거니까. 그렇기는 한데 이게 글을 쓰거나 책을 내는 건 문제가 아닌데 후폭풍은 예상이 되잖아요, 여기 책에 나오시는 분들이나 일화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저는 이거 책 내기 전에 공무상 기밀 누설 등등등의 많은 문제가, 명예훼손 등등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공익 신고자로서의 보호 범위라든가 공적 사항, 공적 인물에 대해서 사실 적시를 갖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공공 이익에 대해서 검사이기도 하지만 제가 저자라서 객관화되기는 좀 어려워서 변호사님들과 미리 상담도 했고요. 마음의 준비도 했고 작전 계획도 있고 그렇습니다.
▷ 최경영 : 최근에 논란이 됐던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들 있지 않습니까? 검찰은 조직적으로 반발을 했는데, 수사권 조정 법안.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이셨습니까?
▶ 임은정 : 아니, 그러니까 법무부와 대검이 권한 쟁의 그것도 하고 내부망에서 봤는데 검찰이 국민들한테 지탄을 받았던 내부 문제에 대해서, 치부에 대해서 고치는 데에는 그렇게 게으르면서 권한을 사수하는 데에는 부지런한 건 공직자로서 너무너무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국민들 마주보기에 많이 민망하고요. 궁극에는 저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맞히는 수험생과 채점자는 같으면 안 되거든요. 수사는 기본적으로 사냥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위험을 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권을 옹호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다가 분리해야 되는데.
▷ 최경영 : 분리해야 된다, 궁극적으로는.
▶ 임은정 : 네, 그래서 궁극에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최경영 : 김**님 “임은정 검사님 당신은 진정한 대한민국 검사님이십니다. 당신에게는 조직보다 국민이 우선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응원 문자 많이 도착했고요. 당장 서점 가신다는 분들도 많은데 아직 출간 전이죠?
▶ 임은정 : 다음 주에 나온다고.
▷ 최경영 : 다음 주에.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펴낸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은정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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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시사] 임은정 “내부고발은 증거 싸움, 비망록 남기는 심정으로 책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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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7-15 09:33:56
- 수정2022-07-15 09:54:29
- 2005년부터 검사 게시판, 칼럼 모아 첫 책 펴내.. 비망록 남기는 심정으로 쓴 글들
- 검찰 바닥, 민낯 검사들 뒷모습과 거짓말 솔직하게 담아 내
- 성폭력 사건 연류된 김형렬 부장판사, 사표 수리하고 명예퇴직금까지 받아
- 검찰, 말만 하지 말고 법대로만 제발 하자..란 마음으로 싸우고 있어
-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 아닌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 독립운동가처럼 살 것
- 불의한 시대에 침묵하는 건 범죄 동조하는 것.. 불안한 시대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훈장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7월 15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
▷ 최경영 : 검찰 내 각종 부조리를 폭로하며 주목을 받았던 임은정 검사가 단독 조서를 낸다고 합니다.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 어떤 내용일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대구지검 임은정 부장검사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임은정 : 반갑습니다. 제가 어디를 봐야 돼요? 아무 데나 봐요?
▷ 최경영 : 카메라는 여러 개가 있으니까요. 그냥 앞을 보시면 되고요. 말할 때는 저 보시면 되고요. 그러면 되겠습니다. 첫 책이세요, 이게?
▶ 임은정 : 네, 많이 긴장되네요.
▷ 최경영 :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계속 가보겠습니다>라는 거는 첫 책이고 일단 검찰에 관한 내용일 것 같고요.
▶ 임은정 : 그렇죠. 저는 그렇죠. 검찰 이야기를 썼습니다.
▷ 최경영 : 검찰에서 겪은 일?
▶ 임은정 : 그렇죠. 제가 2005년부터 검사 게시판에, 검찰 내부망에 글을 제가 한 90여 개를 써는데요. 그러니까 이런 검찰 개혁을 요구하면서 이건 문제가 있다, 고치자. 그런 것들 중에, 90여 개의 글 중에서 내용을 중요한 걸 가려 뽑고 그다음에 한 1년 몇 개월 동안 경향신문에 칼럼을 썼는데 그중에 유의미한 것을 가려 뽑아서 제가 소송 자료라든지 고발 자료라든지 비망록이라든지 그때 기록을 남긴 심정을 일기로 쓴 게 있는데 그런 것들을 최대한 가려 뽑아서 사실대로 그때그때 검찰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아서 세상에 알리려고 제가 썼습니다.
▷ 최경영 : ‘사실대로’를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그러니까 지금 진짜 일어났던 일들, 검찰 내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썼다.
▶ 임은정 : 네, 제가 내부 고발자로서 하도 자른다, 징계한다 이런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러려면 증거 싸움이거든요. 증거 싸움이라서 제가 비망록과 일기를 쓴 지가 2015년 그때부터라 좀 중요한. 이거는 남겨야겠다 싶은 거는 제가 동료와의 대화도 다, 내부망 대화를 다 복사해서 비망록에 붙여버리고 그날그날 있었던 것도 날짜를 적어서 일기를 써서 어디서 누구를 만나서 무슨 말을 들었다 이런 걸 다 남겼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소송 자료도 있고 법무부의 답변 이런 것들 있지 않습니까? 그거는 쓰면서 최대한 상세하게 사실대로, 이게 법률 분쟁도 가능해서 그 대화...
▷ 최경영 : 실명으로 나옵니까, 사람들이?
▶ 임은정 : 실명을, 원래는 대거 실명으로 쓰려다가 옆에서 하도 뜯어말려서 조금 최소화해서 실명은 조금 담았습니다.
▷ 최경영 : 실명은 이미 공직에 계신 분들.
▶ 임은정 : 이미 제가 칼럼에서도 실명을 쓴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서요.
▷ 최경영 : 그렇겠죠.
▶ 임은정 : 이미 알려져 있는 실명들을 토대로 해서 이 정도면 공인이다,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검사들은 다 공인이지 않습니까?
▷ 최경영 : 사실은 공인이죠, 다.
▶ 임은정 : 공인이죠. 그래서 이 정도면 당신이 책임져라, 뭐가 사실인지 다투려면 다퉈보자 이런 마음으로 썼습니다.
▷ 최경영 : 아, 다투려면 다퉈보자? 무슨 내용이 있나요? 소개해 주실 수 있는 내용이 있을까요?
▶ 임은정 : 아니, 뭐 그러니까 그게 다. 원래는 2012년부터 내부망에 참지 못하겠다.
▷ 최경영 : 이프로스에 써놨는데.
▶ 임은정 : 매달 정기적으로 쓰자고 한 건 2012년부터인데 저한테 나름 유의미한 타이틀 이름을 준 게 ‘도가니 일기’라서 2011년 도가니 일기 때 일어났던 검찰 내부에서의, 그때는 검찰을 홍보하는, 해명하는 내부 글이었잖아요. 그때 검찰에 있었던 일. 그러고 나서 1년 뒤 무죄 구형을 하고 나서 짓밟히면서 제가 보고 겪은 검찰의 바닥, 민낯을 검사들의 반응, 뒷모습, 거짓말 이런 것들을 담았죠.
▷ 최경영 :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는 검사를 계속하겠다는 의미시네요.
▶ 임은정 : 제가 <계속 가보겠습니다>라고 한 이유가 뭐냐 하면 이 책은 저한테 첫 책이기는 한데요. 아마 마지막 책은 아닐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검찰을 10여 년간 검찰을 바꿔 보겠다고 종종거렸던 내부 고발자로서의 중간 보고서예요. 결과 보고서가 아니라서 제가 생각하는 결과물을 생산할 때까지, 결과 보고서를 쓸 때까지 계속 가보겠다는 제 의지거든요. 약속입니다.
▷ 최경영 : 검찰을 바꿔 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리고 그런 발언들을 많이 하셨고. 어떤 부분을 바꿔야 됩니까, 검찰이?
▶ 임은정 : 법대로 좀 했으면 좋겠어요.
▷ 최경영 : 법대로 좀 했으면 좋겠다.
▶ 임은정 : 말만 하지 말고 법과 원칙이 국민들이 생각하는 법과 원칙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검찰이 주장하는 법과 원칙과 법이 말하는 법과 원칙은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말만 하지 마시고.
▷ 최경영 : 예를 들어서 우리가 좀 아는 사건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 임은정 : 아주 그냥 제가 딱 문제 제기한 사건이 예컨대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사건 김형렬 부장검사 업무상 위력으로 벌금 500만 원 확정되었고 진동균 전 검사도 징역 10월 실형이 나지 않았습니까. 그 사건을 남부지검에서 자체 조사했고요. 지금 이노공 법무부 차관 그리고 대검 감찰 1과에서도 조사를 했는데 사표 수리하고 명예퇴직까지 했어요, 김형렬 부장은.
▷ 최경영 : 퇴직금 받았어요?
▶ 임은정 : 명예퇴직금까지 받았어요. 명예롭게 퇴직하셨어요, 그거 다 조사해 놓고.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 최경영 : 일반 공무원이면 그냥 파면인데, 이건.
▶ 임은정 : 당연하죠. 무슨 짓을 했는지 판결문에 다 나왔고 피해자들이 그때 남부지검과 대검 감찰 1과에 직접 출석해서 조사를 받았는데 그걸 명예퇴직... 김형렬 부장은 기간이 됐으니까, 20년 이상 됐으니까 명예퇴직금 2억 5,000여만 원까지 쥐여주면서 퇴직시키는 건 직무 유기예요.
▷ 최경영 : 그다음에 그분은 또 변호사를 하셨을 거 아니에요.
▶ 임은정 : 잘하셨죠, 잘하셨죠. 그러니까 서지현 검사가 미투를 하니까 대검 캐비닛에서 감찰 기록이 나오는 거예요,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검찰은 조국 전 민정수석이 유재수 감찰 중단했다고 직무 유기로 기소한 검찰이지 않습니까. 민정수석은 그러면 안 되고 검찰총장과 검사장은 그래도 돼요. 이게 같은 대한민국 법이 아니잖아요. 이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예를 들 수 있는데요.
▷ 최경영 : 그러네요, 듣고 보니까.
▶ 임은정 : 그러니까 제발 국민들한테 적용하는 법을 다른 공직자들...
▷ 최경영 : 똑같이.
▶ 임은정 : 우리 검찰, 더 지켜야 되지만 우리 검찰에서 그것까지 기대하는 건 성인군자고 법대로만 제발 하자, 말만 하지 마시고. 이런 마음으로 제가 싸우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최경영 : 그런데 이게 한국만 특이한 현상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외신을 워낙 많이 보는데 아니, 보면 지방 검찰청의 검사들이 그냥 우버 택시 운전 기사에게 약간 폭행도 아니고 아주 심한 말을 하고 이랬다고 바로 잘리더라고요.
▶ 임은정 : 그러니까 아마 이게 후진국형 검찰의 조직 문화와 권위주의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검찰이 워낙 세계 어떤 나라보다 지금 무소불위 권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공수처가 조금 걸음마 단계로 지금 하고 있는 거니까 검찰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수사할 대상을 정하는 것도, 수사의 정도를 정하는 것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다 검찰이니까 제 식구 감싸기와 이런 몰염치함이 만연했다고 볼 수 있죠. 저는 2015년 사건이 정말 무서운 건 덮은 검사들도, 상부도 문제지만 그걸 침묵한 목격자들과 많은 검사들이 침묵한 것도 되게 무서운 거거든요.
▷ 최경영 : 그렇죠. 침묵도 동조라고 생각하시는 거잖아요.
▶ 임은정 : 그런 검사들이 상부의 이상한 지시가 왔을 때 문제 제기할까요? 안 해요. 그게 슬픈 거죠.
▷ 최경영 :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수 또는 대다수이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구성으로 보면? 내부에서 봤을 때?
▶ 임은정 : 대다수니까 덮였죠.
▷ 최경영 : 대다수니까 덮이고 임은정 검사님은 사실은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라는 그런 별칭이 있잖아요. 사실 굉장히 고단하지 않습니까, 내부에서 그렇게 사시려면?
▶ 임은정 : 고단한 건 아닌데 조그만 보람들은 있어요.
▷ 최경영 : 어떤 보람들?
▶ 임은정 : 그런데 큰 보람으로 치면 제가 2012년 무죄 구형 강행했을 때 저는 지금 당장은 죽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과거사 재심 사건 한 60년 뒤면 무죄 나더라고요. 그래서 한 60년 뒤면 내가 옳다는 걸 역사는 알아줄 거다. 60년 길게 보고 가자고 마음먹었는데.
▷ 최경영 : 60년 뒤에 죽으면 아무 상관...
▶ 임은정 : 역사에 이름이 남잖아요.
▷ 최경영 : 역사에 이름이 남을 것이다?
▶ 임은정 : 친일파나, 일제시대 때 친일파로 이름이 남는 게 아니라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역사는 기니까.
▷ 최경영 : 그래도 그동안에 호의호식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 임은정 : 그렇게 부끄럽게 사느니. 저는 친일파의 무덤에다가 침을 뱉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저는 고문은 감당할 자신 없지만.
▷ 최경영 : 고문은 감당할 자신 없지만.
▶ 임은정 : 자신 없지만 독립운동은 해야 하는 게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의 의미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 마음으로.
▷ 최경영 : 사실 2001년에 검사 초임 부임하셔서 20년이 넘으셨는데 검찰의 일탈, 일탈이라기보다는 구조적으로 그러면 문제가 있는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이거는 검사 개개인의 일탈적인 문제입니까? 아니면 구조적으로, 문화적으로, 체계적으로 이거는 문제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은정 : 이게 저는 예전에는 개인적 일탈인 줄 알았어요. “개인적 일탈이 왜 이렇게 많아?” 이런 거 있잖아요. “좀 이상한데?” 일탈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하다.” 이랬는데 이게 그런 사람들이 걸러지지 않고 부장이 되고 차장이 되고 검사장이 되고 총장이 된단 말이에요.
▷ 최경영 : 오히려 승진을 해.
▶ 임은정 : 그렇다면 구조적인 문제고 그런 사람들이, 그런 일들이 혼자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동조자들, 부역자들이 없으면 안 돼요. 방관자들이 없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조직 전체가 거기에 대해서 그 방향으로 같이 달려가더라고요. 그러니까 거기에 거침이 없으니까 저도 역시 그 안에서 같이 따라가다가 이건 아니라고 제 그 길을 벗어난 게 2012년이니까요.
▷ 최경영 : 그런데 임은정 검사님 같은 분을 공격할 때 안에서든 밖에서든 분명히 그런 공격들이 들어올 겁니다, 이미 많이 들어왔을 것이고. “정치하려고 그러는 것이지.” 이런 것들 있잖아요. “국회의원 하려고 그러는 걸 거야.” 뭐 이런 것들. 너무 튀는 것 아닌가. 그냥 조직에 잘 수긍하고 살지. 조직 부적응자네? 이런 말들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 임은정 : 아니, 제가 정치 검사니 관종 검사니 이런 거는 모 검사장님이 기자간담회에서도 막 제 이름을 거론하면서 규탄하신 걸 제가 기자분들한테 녹취록 받았는데 많이 들었는데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부 고발자는 영어로는 whistle blower라고 해요.
▷ 최경영 : whistle blower죠.
▶ 임은정 :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 그러니까 “여기 불이 났어요. 큰일 났어요. 여기 기둥이 무너지고 있어요. 큰일 났어요.”라고 외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휘슬을 부르고 있으니까 여기를 봐 달라고 말하는 사람이니까요. 주의를 끄는 거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고.
▷ 최경영 : 역할이다.
▶ 임은정 : 정치 검사네 관종 검사네 말에 담겨 있는 경멸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속이 상하는 건 맞지만 문제 제기를 했던 사람으로서 불의한 시대에 침묵하는 거는 범죄에 동조하는 거거든요. 불의한 시대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것으로 훈장이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 최경영 : 참 긍정적이십니다. 많이 배우고 싶네요. 검찰 공화국이다. 야당은 이런 비판 많이 하고 그러는데 지금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뭐랄까요, 공화국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검찰 공화국입니까? 어떻게 보세요?
▶ 임은정 : 저는 늘 검찰 공화국 안에 살았던 검찰 공화국 제국 시민이잖아요. 그래서 기존의 어떤 정부든 간에.
▷ 최경영 : 이미 검찰 공화국이었다?
▶ 임은정 : 아니, 그러니까 저는 검찰 공화국에서 살았으니까요. 어느 정부도 검찰의 자치권 내지 독립권을 인정하고 연합군으로서 활용했던 시스템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에서도 윤석열 검사장님, 윤대진 검찰국장, 박형철 공직기강비서관 이 세 분이 인사 다 했다고, 초기에. 그렇게 했으니까요. 인사권을 다 보장해 주었거든요. 자치권을 부여해 주면서 어느 정도 그런 것에 대해서 이익을 누리셨던 게 문재인 정부 아닌가라는 생각이, 조금 아쉬움이 드는데 그랬던 거라서 그 검찰 공화국이 조금 확대된 거죠.
▷ 최경영 : 검찰 공화국이 조금 확대된 것이다?
▶ 임은정 : 많이 확대된 건데 좀 걱정스럽죠.
▷ 최경영 : 좀 걱정스럽다.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라고 하셨는데 이 정도까지 표현할 만큼 중압감이나 부담감, 지금은 말은 굉장히 편하게 하시지만 마음속으로 그런 중압감이나 부담감이 있으세요?
▶ 임은정 : 아니, 뭐 이게 공무원이 인사만 포기하면 신분 보장이 되기 때문에 좀 자유롭거든요. 그렇기는 한데 제가 법세련에서 고발해서 공무상 기밀 누설로 입건돼 있기도 하고 내년에 적격 심사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또 잘릴 위기에 있어서 자를 거면 자르시고, 소송할 거니까. 그렇기는 한데 이게 글을 쓰거나 책을 내는 건 문제가 아닌데 후폭풍은 예상이 되잖아요, 여기 책에 나오시는 분들이나 일화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저는 이거 책 내기 전에 공무상 기밀 누설 등등등의 많은 문제가, 명예훼손 등등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공익 신고자로서의 보호 범위라든가 공적 사항, 공적 인물에 대해서 사실 적시를 갖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공공 이익에 대해서 검사이기도 하지만 제가 저자라서 객관화되기는 좀 어려워서 변호사님들과 미리 상담도 했고요. 마음의 준비도 했고 작전 계획도 있고 그렇습니다.
▷ 최경영 : 최근에 논란이 됐던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들 있지 않습니까? 검찰은 조직적으로 반발을 했는데, 수사권 조정 법안.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이셨습니까?
▶ 임은정 : 아니, 그러니까 법무부와 대검이 권한 쟁의 그것도 하고 내부망에서 봤는데 검찰이 국민들한테 지탄을 받았던 내부 문제에 대해서, 치부에 대해서 고치는 데에는 그렇게 게으르면서 권한을 사수하는 데에는 부지런한 건 공직자로서 너무너무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국민들 마주보기에 많이 민망하고요. 궁극에는 저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맞히는 수험생과 채점자는 같으면 안 되거든요. 수사는 기본적으로 사냥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위험을 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권을 옹호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다가 분리해야 되는데.
▷ 최경영 : 분리해야 된다, 궁극적으로는.
▶ 임은정 : 네, 그래서 궁극에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최경영 : 김**님 “임은정 검사님 당신은 진정한 대한민국 검사님이십니다. 당신에게는 조직보다 국민이 우선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응원 문자 많이 도착했고요. 당장 서점 가신다는 분들도 많은데 아직 출간 전이죠?
▶ 임은정 : 다음 주에 나온다고.
▷ 최경영 : 다음 주에.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펴낸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은정 : 감사합니다.
- 검찰 바닥, 민낯 검사들 뒷모습과 거짓말 솔직하게 담아 내
- 성폭력 사건 연류된 김형렬 부장판사, 사표 수리하고 명예퇴직금까지 받아
- 검찰, 말만 하지 말고 법대로만 제발 하자..란 마음으로 싸우고 있어
-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 아닌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 독립운동가처럼 살 것
- 불의한 시대에 침묵하는 건 범죄 동조하는 것.. 불안한 시대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훈장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7월 15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
▷ 최경영 : 검찰 내 각종 부조리를 폭로하며 주목을 받았던 임은정 검사가 단독 조서를 낸다고 합니다.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 어떤 내용일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대구지검 임은정 부장검사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임은정 : 반갑습니다. 제가 어디를 봐야 돼요? 아무 데나 봐요?
▷ 최경영 : 카메라는 여러 개가 있으니까요. 그냥 앞을 보시면 되고요. 말할 때는 저 보시면 되고요. 그러면 되겠습니다. 첫 책이세요, 이게?
▶ 임은정 : 네, 많이 긴장되네요.
▷ 최경영 :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계속 가보겠습니다>라는 거는 첫 책이고 일단 검찰에 관한 내용일 것 같고요.
▶ 임은정 : 그렇죠. 저는 그렇죠. 검찰 이야기를 썼습니다.
▷ 최경영 : 검찰에서 겪은 일?
▶ 임은정 : 그렇죠. 제가 2005년부터 검사 게시판에, 검찰 내부망에 글을 제가 한 90여 개를 써는데요. 그러니까 이런 검찰 개혁을 요구하면서 이건 문제가 있다, 고치자. 그런 것들 중에, 90여 개의 글 중에서 내용을 중요한 걸 가려 뽑고 그다음에 한 1년 몇 개월 동안 경향신문에 칼럼을 썼는데 그중에 유의미한 것을 가려 뽑아서 제가 소송 자료라든지 고발 자료라든지 비망록이라든지 그때 기록을 남긴 심정을 일기로 쓴 게 있는데 그런 것들을 최대한 가려 뽑아서 사실대로 그때그때 검찰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아서 세상에 알리려고 제가 썼습니다.
▷ 최경영 : ‘사실대로’를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그러니까 지금 진짜 일어났던 일들, 검찰 내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썼다.
▶ 임은정 : 네, 제가 내부 고발자로서 하도 자른다, 징계한다 이런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러려면 증거 싸움이거든요. 증거 싸움이라서 제가 비망록과 일기를 쓴 지가 2015년 그때부터라 좀 중요한. 이거는 남겨야겠다 싶은 거는 제가 동료와의 대화도 다, 내부망 대화를 다 복사해서 비망록에 붙여버리고 그날그날 있었던 것도 날짜를 적어서 일기를 써서 어디서 누구를 만나서 무슨 말을 들었다 이런 걸 다 남겼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소송 자료도 있고 법무부의 답변 이런 것들 있지 않습니까? 그거는 쓰면서 최대한 상세하게 사실대로, 이게 법률 분쟁도 가능해서 그 대화...
▷ 최경영 : 실명으로 나옵니까, 사람들이?
▶ 임은정 : 실명을, 원래는 대거 실명으로 쓰려다가 옆에서 하도 뜯어말려서 조금 최소화해서 실명은 조금 담았습니다.
▷ 최경영 : 실명은 이미 공직에 계신 분들.
▶ 임은정 : 이미 제가 칼럼에서도 실명을 쓴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서요.
▷ 최경영 : 그렇겠죠.
▶ 임은정 : 이미 알려져 있는 실명들을 토대로 해서 이 정도면 공인이다,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검사들은 다 공인이지 않습니까?
▷ 최경영 : 사실은 공인이죠, 다.
▶ 임은정 : 공인이죠. 그래서 이 정도면 당신이 책임져라, 뭐가 사실인지 다투려면 다퉈보자 이런 마음으로 썼습니다.
▷ 최경영 : 아, 다투려면 다퉈보자? 무슨 내용이 있나요? 소개해 주실 수 있는 내용이 있을까요?
▶ 임은정 : 아니, 뭐 그러니까 그게 다. 원래는 2012년부터 내부망에 참지 못하겠다.
▷ 최경영 : 이프로스에 써놨는데.
▶ 임은정 : 매달 정기적으로 쓰자고 한 건 2012년부터인데 저한테 나름 유의미한 타이틀 이름을 준 게 ‘도가니 일기’라서 2011년 도가니 일기 때 일어났던 검찰 내부에서의, 그때는 검찰을 홍보하는, 해명하는 내부 글이었잖아요. 그때 검찰에 있었던 일. 그러고 나서 1년 뒤 무죄 구형을 하고 나서 짓밟히면서 제가 보고 겪은 검찰의 바닥, 민낯을 검사들의 반응, 뒷모습, 거짓말 이런 것들을 담았죠.
▷ 최경영 :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는 검사를 계속하겠다는 의미시네요.
▶ 임은정 : 제가 <계속 가보겠습니다>라고 한 이유가 뭐냐 하면 이 책은 저한테 첫 책이기는 한데요. 아마 마지막 책은 아닐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검찰을 10여 년간 검찰을 바꿔 보겠다고 종종거렸던 내부 고발자로서의 중간 보고서예요. 결과 보고서가 아니라서 제가 생각하는 결과물을 생산할 때까지, 결과 보고서를 쓸 때까지 계속 가보겠다는 제 의지거든요. 약속입니다.
▷ 최경영 : 검찰을 바꿔 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리고 그런 발언들을 많이 하셨고. 어떤 부분을 바꿔야 됩니까, 검찰이?
▶ 임은정 : 법대로 좀 했으면 좋겠어요.
▷ 최경영 : 법대로 좀 했으면 좋겠다.
▶ 임은정 : 말만 하지 말고 법과 원칙이 국민들이 생각하는 법과 원칙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검찰이 주장하는 법과 원칙과 법이 말하는 법과 원칙은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말만 하지 마시고.
▷ 최경영 : 예를 들어서 우리가 좀 아는 사건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 임은정 : 아주 그냥 제가 딱 문제 제기한 사건이 예컨대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사건 김형렬 부장검사 업무상 위력으로 벌금 500만 원 확정되었고 진동균 전 검사도 징역 10월 실형이 나지 않았습니까. 그 사건을 남부지검에서 자체 조사했고요. 지금 이노공 법무부 차관 그리고 대검 감찰 1과에서도 조사를 했는데 사표 수리하고 명예퇴직까지 했어요, 김형렬 부장은.
▷ 최경영 : 퇴직금 받았어요?
▶ 임은정 : 명예퇴직금까지 받았어요. 명예롭게 퇴직하셨어요, 그거 다 조사해 놓고.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 최경영 : 일반 공무원이면 그냥 파면인데, 이건.
▶ 임은정 : 당연하죠. 무슨 짓을 했는지 판결문에 다 나왔고 피해자들이 그때 남부지검과 대검 감찰 1과에 직접 출석해서 조사를 받았는데 그걸 명예퇴직... 김형렬 부장은 기간이 됐으니까, 20년 이상 됐으니까 명예퇴직금 2억 5,000여만 원까지 쥐여주면서 퇴직시키는 건 직무 유기예요.
▷ 최경영 : 그다음에 그분은 또 변호사를 하셨을 거 아니에요.
▶ 임은정 : 잘하셨죠, 잘하셨죠. 그러니까 서지현 검사가 미투를 하니까 대검 캐비닛에서 감찰 기록이 나오는 거예요,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검찰은 조국 전 민정수석이 유재수 감찰 중단했다고 직무 유기로 기소한 검찰이지 않습니까. 민정수석은 그러면 안 되고 검찰총장과 검사장은 그래도 돼요. 이게 같은 대한민국 법이 아니잖아요. 이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예를 들 수 있는데요.
▷ 최경영 : 그러네요, 듣고 보니까.
▶ 임은정 : 그러니까 제발 국민들한테 적용하는 법을 다른 공직자들...
▷ 최경영 : 똑같이.
▶ 임은정 : 우리 검찰, 더 지켜야 되지만 우리 검찰에서 그것까지 기대하는 건 성인군자고 법대로만 제발 하자, 말만 하지 마시고. 이런 마음으로 제가 싸우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최경영 : 그런데 이게 한국만 특이한 현상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외신을 워낙 많이 보는데 아니, 보면 지방 검찰청의 검사들이 그냥 우버 택시 운전 기사에게 약간 폭행도 아니고 아주 심한 말을 하고 이랬다고 바로 잘리더라고요.
▶ 임은정 : 그러니까 아마 이게 후진국형 검찰의 조직 문화와 권위주의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검찰이 워낙 세계 어떤 나라보다 지금 무소불위 권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공수처가 조금 걸음마 단계로 지금 하고 있는 거니까 검찰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수사할 대상을 정하는 것도, 수사의 정도를 정하는 것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다 검찰이니까 제 식구 감싸기와 이런 몰염치함이 만연했다고 볼 수 있죠. 저는 2015년 사건이 정말 무서운 건 덮은 검사들도, 상부도 문제지만 그걸 침묵한 목격자들과 많은 검사들이 침묵한 것도 되게 무서운 거거든요.
▷ 최경영 : 그렇죠. 침묵도 동조라고 생각하시는 거잖아요.
▶ 임은정 : 그런 검사들이 상부의 이상한 지시가 왔을 때 문제 제기할까요? 안 해요. 그게 슬픈 거죠.
▷ 최경영 :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수 또는 대다수이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구성으로 보면? 내부에서 봤을 때?
▶ 임은정 : 대다수니까 덮였죠.
▷ 최경영 : 대다수니까 덮이고 임은정 검사님은 사실은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라는 그런 별칭이 있잖아요. 사실 굉장히 고단하지 않습니까, 내부에서 그렇게 사시려면?
▶ 임은정 : 고단한 건 아닌데 조그만 보람들은 있어요.
▷ 최경영 : 어떤 보람들?
▶ 임은정 : 그런데 큰 보람으로 치면 제가 2012년 무죄 구형 강행했을 때 저는 지금 당장은 죽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과거사 재심 사건 한 60년 뒤면 무죄 나더라고요. 그래서 한 60년 뒤면 내가 옳다는 걸 역사는 알아줄 거다. 60년 길게 보고 가자고 마음먹었는데.
▷ 최경영 : 60년 뒤에 죽으면 아무 상관...
▶ 임은정 : 역사에 이름이 남잖아요.
▷ 최경영 : 역사에 이름이 남을 것이다?
▶ 임은정 : 친일파나, 일제시대 때 친일파로 이름이 남는 게 아니라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역사는 기니까.
▷ 최경영 : 그래도 그동안에 호의호식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 임은정 : 그렇게 부끄럽게 사느니. 저는 친일파의 무덤에다가 침을 뱉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저는 고문은 감당할 자신 없지만.
▷ 최경영 : 고문은 감당할 자신 없지만.
▶ 임은정 : 자신 없지만 독립운동은 해야 하는 게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의 의미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 마음으로.
▷ 최경영 : 사실 2001년에 검사 초임 부임하셔서 20년이 넘으셨는데 검찰의 일탈, 일탈이라기보다는 구조적으로 그러면 문제가 있는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이거는 검사 개개인의 일탈적인 문제입니까? 아니면 구조적으로, 문화적으로, 체계적으로 이거는 문제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은정 : 이게 저는 예전에는 개인적 일탈인 줄 알았어요. “개인적 일탈이 왜 이렇게 많아?” 이런 거 있잖아요. “좀 이상한데?” 일탈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하다.” 이랬는데 이게 그런 사람들이 걸러지지 않고 부장이 되고 차장이 되고 검사장이 되고 총장이 된단 말이에요.
▷ 최경영 : 오히려 승진을 해.
▶ 임은정 : 그렇다면 구조적인 문제고 그런 사람들이, 그런 일들이 혼자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동조자들, 부역자들이 없으면 안 돼요. 방관자들이 없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조직 전체가 거기에 대해서 그 방향으로 같이 달려가더라고요. 그러니까 거기에 거침이 없으니까 저도 역시 그 안에서 같이 따라가다가 이건 아니라고 제 그 길을 벗어난 게 2012년이니까요.
▷ 최경영 : 그런데 임은정 검사님 같은 분을 공격할 때 안에서든 밖에서든 분명히 그런 공격들이 들어올 겁니다, 이미 많이 들어왔을 것이고. “정치하려고 그러는 것이지.” 이런 것들 있잖아요. “국회의원 하려고 그러는 걸 거야.” 뭐 이런 것들. 너무 튀는 것 아닌가. 그냥 조직에 잘 수긍하고 살지. 조직 부적응자네? 이런 말들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 임은정 : 아니, 제가 정치 검사니 관종 검사니 이런 거는 모 검사장님이 기자간담회에서도 막 제 이름을 거론하면서 규탄하신 걸 제가 기자분들한테 녹취록 받았는데 많이 들었는데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부 고발자는 영어로는 whistle blower라고 해요.
▷ 최경영 : whistle blower죠.
▶ 임은정 :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 그러니까 “여기 불이 났어요. 큰일 났어요. 여기 기둥이 무너지고 있어요. 큰일 났어요.”라고 외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휘슬을 부르고 있으니까 여기를 봐 달라고 말하는 사람이니까요. 주의를 끄는 거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고.
▷ 최경영 : 역할이다.
▶ 임은정 : 정치 검사네 관종 검사네 말에 담겨 있는 경멸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속이 상하는 건 맞지만 문제 제기를 했던 사람으로서 불의한 시대에 침묵하는 거는 범죄에 동조하는 거거든요. 불의한 시대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것으로 훈장이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 최경영 : 참 긍정적이십니다. 많이 배우고 싶네요. 검찰 공화국이다. 야당은 이런 비판 많이 하고 그러는데 지금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뭐랄까요, 공화국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검찰 공화국입니까? 어떻게 보세요?
▶ 임은정 : 저는 늘 검찰 공화국 안에 살았던 검찰 공화국 제국 시민이잖아요. 그래서 기존의 어떤 정부든 간에.
▷ 최경영 : 이미 검찰 공화국이었다?
▶ 임은정 : 아니, 그러니까 저는 검찰 공화국에서 살았으니까요. 어느 정부도 검찰의 자치권 내지 독립권을 인정하고 연합군으로서 활용했던 시스템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에서도 윤석열 검사장님, 윤대진 검찰국장, 박형철 공직기강비서관 이 세 분이 인사 다 했다고, 초기에. 그렇게 했으니까요. 인사권을 다 보장해 주었거든요. 자치권을 부여해 주면서 어느 정도 그런 것에 대해서 이익을 누리셨던 게 문재인 정부 아닌가라는 생각이, 조금 아쉬움이 드는데 그랬던 거라서 그 검찰 공화국이 조금 확대된 거죠.
▷ 최경영 : 검찰 공화국이 조금 확대된 것이다?
▶ 임은정 : 많이 확대된 건데 좀 걱정스럽죠.
▷ 최경영 : 좀 걱정스럽다.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라고 하셨는데 이 정도까지 표현할 만큼 중압감이나 부담감, 지금은 말은 굉장히 편하게 하시지만 마음속으로 그런 중압감이나 부담감이 있으세요?
▶ 임은정 : 아니, 뭐 이게 공무원이 인사만 포기하면 신분 보장이 되기 때문에 좀 자유롭거든요. 그렇기는 한데 제가 법세련에서 고발해서 공무상 기밀 누설로 입건돼 있기도 하고 내년에 적격 심사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또 잘릴 위기에 있어서 자를 거면 자르시고, 소송할 거니까. 그렇기는 한데 이게 글을 쓰거나 책을 내는 건 문제가 아닌데 후폭풍은 예상이 되잖아요, 여기 책에 나오시는 분들이나 일화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저는 이거 책 내기 전에 공무상 기밀 누설 등등등의 많은 문제가, 명예훼손 등등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공익 신고자로서의 보호 범위라든가 공적 사항, 공적 인물에 대해서 사실 적시를 갖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공공 이익에 대해서 검사이기도 하지만 제가 저자라서 객관화되기는 좀 어려워서 변호사님들과 미리 상담도 했고요. 마음의 준비도 했고 작전 계획도 있고 그렇습니다.
▷ 최경영 : 최근에 논란이 됐던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들 있지 않습니까? 검찰은 조직적으로 반발을 했는데, 수사권 조정 법안.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이셨습니까?
▶ 임은정 : 아니, 그러니까 법무부와 대검이 권한 쟁의 그것도 하고 내부망에서 봤는데 검찰이 국민들한테 지탄을 받았던 내부 문제에 대해서, 치부에 대해서 고치는 데에는 그렇게 게으르면서 권한을 사수하는 데에는 부지런한 건 공직자로서 너무너무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국민들 마주보기에 많이 민망하고요. 궁극에는 저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맞히는 수험생과 채점자는 같으면 안 되거든요. 수사는 기본적으로 사냥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위험을 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권을 옹호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다가 분리해야 되는데.
▷ 최경영 : 분리해야 된다, 궁극적으로는.
▶ 임은정 : 네, 그래서 궁극에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최경영 : 김**님 “임은정 검사님 당신은 진정한 대한민국 검사님이십니다. 당신에게는 조직보다 국민이 우선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응원 문자 많이 도착했고요. 당장 서점 가신다는 분들도 많은데 아직 출간 전이죠?
▶ 임은정 : 다음 주에 나온다고.
▷ 최경영 : 다음 주에.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펴낸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은정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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