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이은주 “비례대표 사퇴권고안 총투표,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 다하겠다”

입력 2022.07.15 (16:08) 수정 2022.07.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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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선거 패배 후 정의당 지도부 총사퇴...정의당 10년 평가위원회서 당원들 총의 모아 나가는 과정"
"재창당 수준의 혁신 없으면 신뢰 회복 못 해 무거운 책임감"
"제3정당 자리매김은 큰 성과지만 가난한 시민과 차별받는 약자들 제대로 대변 못 해 뼈 아픈 비판"
"윤석열 '제왕적 불통' 국정 운영...인사 강행, 소통의 대상은 야당이지 언론, 카메라 앞이 아니어야"
"비례대표 사퇴권고안 총투표, 결과에 따라 의원단의 정치적 책임 다하겠다"
"경찰 권한 막강해져 우려...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 통해 민주적 통제해야"

■ 방송시간 : 7월 15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이은주 /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https://youtu.be/x7qYHnXbT0A

◎범기영 여의도 사사건건 시간입니다. 오늘 초대 손님은 한 분입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은주 안녕하세요?

◎범기영 5월 달에 저희 프로그램, 저 휴가 중에 오셨던데, 그때는 새 원내대표 자격이셨는데 이번에는 비대위원장이에요. 많이 다릅니까, 역할이?

▼이은주 그렇죠. 지금 당의 위기 상황에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그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당 위기 상황을 수습하고 새로운 비전을 수립해야 되는 과정인데. 어때요? 논의 과정은 순탄하게 흘러갑니까?

▼이은주 일단 지도부 총사퇴 이후에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거고, 당의 쇄신안 마련을 위해서 정의당 10년 평가위원회를 가동해서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나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사실 빠른 시간 내에 이런 토론을 좀 정리해서 새로운 모습들을 당원들과 시민들께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범기영 정의당 내부 이야기는 좀 이따 차차 해 나가도록 하고요. 정치 현안, 정의당 대표해서 나오셨으니까 몇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윤석열 정부 취임한 지, 출범한 지 두 달 조금 넘었는데, 최근에 국정 운영 지지율 보면 심상치는 않아요. 좀 긍정 평가가 빠르게 빠지고 부정 평가가 많이 솟아올라가는 그런 기류죠? 언론에서는 데드크로스라는 표현 계속 쓰고 있는데. 뭐랄까요? 원인이랄까요? 국정 운영 평가가 이렇게 안 좋아진 원인, 어떤 걸 먼저 꼽아주시겠습니까?

▼이은주 한마디로 제왕적 불통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윤석열 정부 취임 일성으로 약속했던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와 소통, 협치. 그런데 두 달 된 지금 휴지 조각이 된 건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텐데요. 먼저 인사청문회 없이 4명의 인사를 강행하면서 국회를 패싱했습니다. 특히 성희롱과 갑질, 관사테크 등 시민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그런 의혹들이 제기된 인사를 강행하면서 오히려 빈틈 없는 인사다, 전 정권과 비교해 봐라. 이런 거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도 않다고 봅니다. 또 소통의 문제를 지적해 보면 사실 도어스테핑으로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과 소통을 하겠다, 시도는 참신했다, 신선했다, 이렇게 보지만 실제로 사실 소통의 대상은 야당이지 언론의 카메라 앞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결국 협치나 소통도 국회와 해야 된다고 보고요. 앞으로 이렇게 약속과 정반대되는 행보를 계속 보인다면 앞으로 지지율 그래프는 바닥을 뚫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정의당 지금 대표 대행 상태를 맡고 계신다고 봐도 되니까, 대통령실 쪽에서 만나자거나 뭔가 의견을 물어보거나 이런 과정은 한 번도 없었습니까?

▼이은주 그런 소통의 과정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범기영 한 번도 없었군요. 있긴 있어야겠습니다. 김치찌개에 소주라도 하자, 이런 이야기, 당선인 시절에는 많이 했었는데 실제로는 없었군요. 오늘 행안부에서는 경찰국 신설 방침 공식화했어요, 예상돼 오긴 했습니다만. 정의당 입장 어떻게 말씀 주시겠습니까?

▼이은주 사실 국회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그렇게 발표할 문제는, 밀어붙이는 형식은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또 이제 국정원의 국내 정부가 경찰로 이관이 됐죠. 그래서 경찰이 급격하게 비대화되고 권한이 막강해진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경찰은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국가의 기능이기 때문에 반드시 어떤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그래서 이런 비대한 권력 기관을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은 행정부를 통한 이런 체계적인 통제, 이런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합의제 통제 기구, 실제 국가경찰위원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화돼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정의당은 작년부터 계속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를 통한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방안을 주장해 왔고요. 그렇게 정의당의 입장은 갖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행안부령으로 이렇게 경찰 조직을 통제해 나가는 이런 건 아니지 않느냐, 이런 말씀이시고요. 이것도 한번 짚어봐야죠. 국민의힘은 요즘에 어민 북송 사건, 이 의혹 사건을 계속해서 키우고 있고 국정조사나 특검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요. 정의당 입장은 뭡니까?

▼이은주 일단 추가 확인이나 재조사 요구 같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면 저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그러려면 빨리 원 구성부터 해서 조속히 국회가 정상화되는 것, 여기를 서둘러야 된다고 봅니다.

◎범기영 지금 민주당 쪽에서는 이거 신색깔론이다, 신북풍이다, 이런 표현까지 하고 있거든요. 이런 주장에는 동의하십니까?

▼이은주 말씀드린 것처럼 추가 확인이나 재조사 요구를 통해서 명확히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범기영 밝혀야 할 게 있다면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입장이시네요. 정의당 이야기로 넘어가죠. 비대위 체제에 10년 평가위원회라는 조직을 뒀더라고요. 왜 10년입니까?

▼이은주 올해 10월 21일이 정의당 10주년입니다.

◎범기영 창당 10주년.

▼이은주 그래서 사실 이번에 이 위기에 대한 평가를 단순한 대선과 지선, 양대 선거 평가를 넘어서 지난 정의당 10년,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고 또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보자. 그래서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보자, 여기에서 출발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전국을 순회하면서 당원들을 만나고 또 외부 전문가 초청 토론회도 진행하면서 전면적이고 공개적인 논쟁을 통해서 정의당의 진로 쇄신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범기영 주로 언론의 기사들도 그렇고 아픈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한편으로는 사실 좋은 것도 있지 않겠어요? 정의당 10년 동안 가장 큰 성과였다, 이런 거는 비대위원장 입장에서는 어떤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은주 진보 정당으로서, 제3정당으로서 정의당이 굳건히 선 거죠. 10년 안에 번호가 투표 때 보면 쭉 밑의 번호에 있었는데 3번으로 올라왔습니다. 제3정당이 된 것, 그것은 이제 큰 성과죠.

◎범기영 기호 3번까지 올라온 건 그 자체로 큰 성과다. 그런데 반면에 참패는 계속 이어져오고 특히 이번 대선, 지방선거는 정말 좀 뼈아팠을 것 같긴 한데요. 10년 평가하면서 전국 다니면서 여러 의견들을 들으셨을 텐데, 그중에도 이 평가는 좀 아팠더라, 하는 게 있다면 뭘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은주 일단 정의당이 어떤 정당인지, 누구를 대변하는 정당인지 모르겠다.

◎범기영 누구를 대변하는지 모르겠다?

▼이은주 이런 지적이 가장 가슴 아프고 또 반성해야 될 지점이라고 봅니다. 결국, 정치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곳은 가난한 시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이고 또 차별받는 시민들인데, 정의당이 그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고 그들 가운데 있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어서 가장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범기영 내부에서 노동과 페미니즘 둘 다 놓쳤다, 이런 평가도 나왔다고 제가 들었는데, 이건 어떤 맥락일까요?

▼이은주 실제 노동과 페미니즘은 서로 대립적인 가치가 아니거든요. 제가 국회에 들어오기 전에 지하철 노동자이자 또 지하철 노조의 정책실장으로서 노동 운동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국회에 들어와서 안전한 노동 환경 또 차별 없는 노동권 또 성평등한 노동 정책을 위한 그런 의정 활동을 정의당 국회의원으로서 폈습니다. 제가 발의했던 법안,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서
성 평등 임금공시 제법도 발의를 했는데요. 결국, 이 노동과 페미니즘은 서로 대립되거나 그런 가치가 아니라 이것을 하나의 용광로에 제대로 녹여내야 되는데, 우리가 그런 부분들을 놓쳤다는 것, 이것을 지금 평가하고 있고요. 노동 중심성과 이런 젠더 등 새로운 시대의 가치가 어떻게 다양하게 녹여낼 수 있고 조화롭게 가야 하는지, 그런 것을 가지고 새로운 당적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범기영 지금 영상도 나가고 있는데 공교롭게 다들 여성 정치인들이 주로 앉아 있는 모습도 볼 수 있고, 특히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페미 정당이라는 비판도 높은 게 사실입니다. 이런 비판은 어떻게 들으세요?

▼이은주 실제로 말씀드린 것처럼 페미니즘이 이 사회의 여성은 사회적 약자다. 그러니까 사회적 약자와 여성을 대변해야 되는 것들이 페미니즘이면 그건 당연히 진보 정당이 해야 될 가치입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한석호 10년 평가위원장이 이런 글, 회의석상에서도 공식적으로 발언했었죠? 심상정 노선의 실패다, 라고 평가했고 심상정 의원도 의원들에게 아마도 저런 평가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을 당에서 하셨다고 제가 알고 있고, 이런 내용으로 평가서를 냈다고 하죠? 언론에 이미 공개가 됐어요.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 조국 사태 당시의 오판은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 것 같다, 이런 입장 냈다고 하던데요. 동의하십니까, 이건?

▼이은주 저는 심상정 의원이 지난 10년 진보 정치의 실질적인 리더였기 때문에 본인의 책임을 피하지 않고 무겁게 받아들인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심상정 의원 혼자만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범기영 개인의 책임이라고만 볼 수는 없지 않느냐.

▼이은주 심상정 의원 혼자만의 책임이 아닌 건 분명하죠. 왜냐하면, 정당은 조직된 의견의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성과를 못 낸 것에 대해서 리더십 못지않게 정당을 구성하는 여러 단위와 부문들, 또 그 안의 많은 활동가들 역시 충분히 그 책임을 무겁게 자각해야 된다고 보고요. 지금 우리가 그 부분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하고 대안을 만들고 그리고 책임 있고 헌신하는 자세로 그렇게 쇄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봐주십시오.

◎범기영 그러니까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누구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라는 입장에는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두의 책임이라고 하면 사실 결국은 아무의 책임도 아니게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당내에서는 비례대표 의원들 총사퇴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도 있고 총투표, 이런 절차도 진행되고 있죠? 이 부분에는 어떤 답변을 주시겠어요?

▼이은주 사실 당의 지도부로서 의원단도 큰 책임이 있는 것 맞고요. 그래서 현 당의 상황에 대해서 그런 정치적 책임을 보여야 한다는 당원들의 그런 진심 어린 의견이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범기영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인다. 총사퇴를 할 가능성도 닫아놓지는 않고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해도 됩니까?

▼이은주 당에 있는 절차를 거친 총투표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범기영 총투표 결과에 따라서는 가능성을 닫을 수는 없다, 당원들이 결정한다면.

▼이은주 총투표가 비례대표 사퇴 권고안이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당원들의 비례대표 의원, 의원들이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무겁게 이 과정과 이 사태에 대한 책임, 통감해야 된다는 부분을 다시 한번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동어 반복이고 좀 모호해서, 일단 투표의 제목은 권고인데, 사퇴 권고 투표를 당원들이 지금 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만약에 권고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을 때 그 권고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의원 개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기다려봐야 되는 겁니까, 그러면?

▼이은주 의원단의 정치적 책임을, 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최신 여론조사 내용을 좀 볼게요. 정당별로 호남이라고 느끼십니까, 비호감입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결과가 이렇게 나옵니다. 모든 정당이 비호감도가 과반이에요. 국민의힘이 55%, 민주당이 더 높네요, 57%인데. 정의당이 비호감이다, 이게 64%입니다. 호감도는 제일 낮고, 21%로. 그런데 반면에 연령별로 좀 쪼개서 보면요, 성별, 연령별로. 남성, 특히 남성에서 두드러져요. 아까도 관련 질문을 제가 드렸는데. 30세 미만, 18세에서 29세 남성 중에 정의당에 호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4%밖에 안 됩니다. 남녀 차이도 좀 두드러지긴 하는군요, 20대까지는. 남성들의 지지를 광범위하게 확보하는 것도, 이것도 중요하지 않겠어요? 정의당도 이제 집권이 목적인 정당이니까, 동아리가 아니라. 어떤 부분이 좀 해법이라고 보고 계십니까?

▼이은주 사실 그걸 남성, 여성 이렇게 대립의 문제로 볼 것은 저는 아니라고 보고요. 결국, 정의당이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렇게 호감도가 낮아진 것, 이렇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인들이 정의당에 기대했던 게 있거든요. 원칙과 상식 그리고 진보적인 자기중심성.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부분을 잃은 거죠. 중심을 잃고 원칙과 자기중심을 잃은 모습들이 시민들에게는 비호감으로 비춰진 거고 그 중심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지금 비대위의 자기 혁신은 과정이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범기영 원칙과 자기중심성을 잃은 어떤 상징적인 사건이랄까요? 이런 걸 짚는다면 뭘 짚으시겠어요? 심상정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를 짚었었는데.

▼이은주 저희는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실제로 검찰 개혁은 당연히 되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공수처 설치 문제나 그리고 검수완박 관련해서 그 과정에 시민들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이 부분에 대해서 중심을 잃었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범기영 그 우왕좌왕은 왜 있었을까요? 그러니까 국회의원이시고 원내에서 지금 원내 전략을 담당하는 원내대표이시기도 하니까, 기존의 정의당 지도부가 왜 그렇게 흔들렸던 겁니까? 기존에 그러니까 말씀하셨듯이 국민들이 정의당을 향해서 바라보는 것들은 원칙을 갖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향해서 따뜻한 시선을 두고 뚝심 있게 원칙을 주장하는 그런 것들이었텐데, 왜 그렇게 많이 흔들렸던 건가요?

▼이은주 중심을 못 잡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죠. 사실 그 당시에는 민생은 누구나 어려웠고, 코로나 시기에. 하지만 거대 양당은 검수완박에 휩쓸려 있었던 거죠, 여의도 정치에. 저희가 정말 있어야 될 중심은 민생의 한가운데 있었어야 됐는데 그 검수완박에 휩쓸려서 찬반에 휩쓸렸다, 중심을 잃고. 거기에 원인이 있었다고 보는 겁니다.

◎범기영 이건 어떻습니까? 그러니까 정의당이 과거에는 노동 조직, 노총, 이쪽과 연대하고 풀뿌리 그런 조직들, 시민사회단체 조직들과 연대하고 이러면서 구체적인 삶의 국면을 살폈다면 이제는 원내 전략에만 집중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당 교섭단체가 될 수 있을까, 이 부분에만 지나치게 집중해오지 않았느냐, 이런 비판도 있더라고요.

▼이은주 그런 평가도 지금 평가에서 뼈아프게 저희가 짚고 있는 거고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성찰의 과정에 정의당이 있어야 할 곳, 대변해야 할 그 가난한 시민들 안에 있지 않고 여의도의 정치 지형 안에서 중심을 잃었던 건 아닌지, 이 부분에 대한 평가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월요일에 비대위 회의가 있었고 이때 여섯 가지 핵심 의제를 내놓으셨더군요. 저희 그래픽을 좀 제작해놨는데, 볼까요? 재창당, 노동, 지역, 진보정치 통합도 제시하셨고 선거 연대와 지도 체제, 이런 것도 제시하셨어요. 간략하게 설명을 주시겠습니까? 어떤 내용들입니까?

▼이은주 일단 재창당 수준의 정의당의 혁신이 없으면 다시 잃은 시민들의 신뢰, 당원들의 신뢰 회복할 수 없다. 그래서 재창당 수준의 그 재창당과 관련한 걸 이제 첫 번째 논의 의제로 선정한 거고요.

◎범기영 당명 변경이나 이런 것까지 포함합니까?

▼이은주 그런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은 노동중심성 잃지 않았나, 다시 회복해야 된다. 그리고 지역 강화, 정당의 가장 기본인 지역을 저희가 놓친 거죠.

◎범기영 여의도에만 갇혀 있었던.

▼이은주 그래서 그 지역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그다음 지도 체제는 정당에서 또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차기 혁신 지도부가 이 혁신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내부적인, 내부에서 밟아야 될 절차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여섯 가지 핵심 의제를 추렸는데요. 이 의제에 대해서 대내외적인 토론을 거쳐서 8월 말에 저희 당 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그때까지 이제 쟁점을 정돈해서 가능한 혁신 과제는 8월 말 전당대회 때 혁신을 하고 그리고 새로운 리더십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서 이 혁신과 당의 쇄신을 완료한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제 사실 정치의 전반적인 지형 안에서 보면 여당 내에서 벌어지는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 간의 갈등이나 야당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둘러싼 이런 논란이나 이런 것들하고 비교해 보면 주목이 덜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예전의 정의당, 진보 정당을 향한 국민들이 기대가 상당 부분 식어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정의당인지, 왜 진보 정당을 좀 더 지켜봐주셔야 하는지, 이걸 좀 호소하신다면?

▼이은주 계속 말씀드렸던 것처럼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노동자, 서민, 이런 사회적 약자들의 곁을 지키는 그런 진보 정당 하나쯤은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의당이 진보 정치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제가 지금 2주 연속 거제 대우조선소를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지금 거기 거제 대우조선소에는 24일째 0.3평의 철제 감옥을 스스로 만들어서 그 안에 자신의 몸을 옥쇄하고 있는 우리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들의 요구는 아주 소박합니다. 임금 정상화, 노동 기본권 보장입니다. 2022년 세계 경제 대국 10위인 대한민국에서 이 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이 무엇을 말하는지, 바로 정치가 실종되면 민생이 실종하고 결국 가난한 시민들은 고통에 빠지게 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래서 바로 이 사태, 이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 정의당, 진보 정당이 필요하고 진보 정당인 정의당의 존재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범기영 당이 이제 쇄신, 개혁의 몸부림을 하고 있는데 이걸 또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봐주실지, 비호감도가 제일 높은 정당이 어느덧 돼버렸는데, 그게 호감도로 바뀔 수 있을지, 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은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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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사사건건] 이은주 “비례대표 사퇴권고안 총투표,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 다하겠다”
    • 입력 2022-07-15 16:08:51
    • 수정2022-07-15 18:01:55
    사사건건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br /><br />"선거 패배 후 정의당 지도부 총사퇴...정의당 10년 평가위원회서 당원들 총의 모아 나가는 과정"<br />"재창당 수준의 혁신 없으면 신뢰 회복 못 해 무거운 책임감"<br />"제3정당 자리매김은 큰 성과지만 가난한 시민과 차별받는 약자들 제대로 대변 못 해 뼈 아픈 비판"<br />"윤석열 '제왕적 불통' 국정 운영...인사 강행, 소통의 대상은 야당이지 언론, 카메라 앞이 아니어야"<br />"비례대표 사퇴권고안 총투표, 결과에 따라 의원단의 정치적 책임 다하겠다"<br />"경찰 권한 막강해져 우려...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 통해 민주적 통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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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기영 여의도 사사건건 시간입니다. 오늘 초대 손님은 한 분입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은주 안녕하세요?

◎범기영 5월 달에 저희 프로그램, 저 휴가 중에 오셨던데, 그때는 새 원내대표 자격이셨는데 이번에는 비대위원장이에요. 많이 다릅니까, 역할이?

▼이은주 그렇죠. 지금 당의 위기 상황에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그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당 위기 상황을 수습하고 새로운 비전을 수립해야 되는 과정인데. 어때요? 논의 과정은 순탄하게 흘러갑니까?

▼이은주 일단 지도부 총사퇴 이후에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거고, 당의 쇄신안 마련을 위해서 정의당 10년 평가위원회를 가동해서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나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사실 빠른 시간 내에 이런 토론을 좀 정리해서 새로운 모습들을 당원들과 시민들께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범기영 정의당 내부 이야기는 좀 이따 차차 해 나가도록 하고요. 정치 현안, 정의당 대표해서 나오셨으니까 몇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윤석열 정부 취임한 지, 출범한 지 두 달 조금 넘었는데, 최근에 국정 운영 지지율 보면 심상치는 않아요. 좀 긍정 평가가 빠르게 빠지고 부정 평가가 많이 솟아올라가는 그런 기류죠? 언론에서는 데드크로스라는 표현 계속 쓰고 있는데. 뭐랄까요? 원인이랄까요? 국정 운영 평가가 이렇게 안 좋아진 원인, 어떤 걸 먼저 꼽아주시겠습니까?

▼이은주 한마디로 제왕적 불통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윤석열 정부 취임 일성으로 약속했던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와 소통, 협치. 그런데 두 달 된 지금 휴지 조각이 된 건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텐데요. 먼저 인사청문회 없이 4명의 인사를 강행하면서 국회를 패싱했습니다. 특히 성희롱과 갑질, 관사테크 등 시민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그런 의혹들이 제기된 인사를 강행하면서 오히려 빈틈 없는 인사다, 전 정권과 비교해 봐라. 이런 거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도 않다고 봅니다. 또 소통의 문제를 지적해 보면 사실 도어스테핑으로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과 소통을 하겠다, 시도는 참신했다, 신선했다, 이렇게 보지만 실제로 사실 소통의 대상은 야당이지 언론의 카메라 앞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결국 협치나 소통도 국회와 해야 된다고 보고요. 앞으로 이렇게 약속과 정반대되는 행보를 계속 보인다면 앞으로 지지율 그래프는 바닥을 뚫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정의당 지금 대표 대행 상태를 맡고 계신다고 봐도 되니까, 대통령실 쪽에서 만나자거나 뭔가 의견을 물어보거나 이런 과정은 한 번도 없었습니까?

▼이은주 그런 소통의 과정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범기영 한 번도 없었군요. 있긴 있어야겠습니다. 김치찌개에 소주라도 하자, 이런 이야기, 당선인 시절에는 많이 했었는데 실제로는 없었군요. 오늘 행안부에서는 경찰국 신설 방침 공식화했어요, 예상돼 오긴 했습니다만. 정의당 입장 어떻게 말씀 주시겠습니까?

▼이은주 사실 국회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그렇게 발표할 문제는, 밀어붙이는 형식은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또 이제 국정원의 국내 정부가 경찰로 이관이 됐죠. 그래서 경찰이 급격하게 비대화되고 권한이 막강해진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경찰은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국가의 기능이기 때문에 반드시 어떤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그래서 이런 비대한 권력 기관을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은 행정부를 통한 이런 체계적인 통제, 이런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합의제 통제 기구, 실제 국가경찰위원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화돼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정의당은 작년부터 계속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를 통한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방안을 주장해 왔고요. 그렇게 정의당의 입장은 갖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행안부령으로 이렇게 경찰 조직을 통제해 나가는 이런 건 아니지 않느냐, 이런 말씀이시고요. 이것도 한번 짚어봐야죠. 국민의힘은 요즘에 어민 북송 사건, 이 의혹 사건을 계속해서 키우고 있고 국정조사나 특검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요. 정의당 입장은 뭡니까?

▼이은주 일단 추가 확인이나 재조사 요구 같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면 저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그러려면 빨리 원 구성부터 해서 조속히 국회가 정상화되는 것, 여기를 서둘러야 된다고 봅니다.

◎범기영 지금 민주당 쪽에서는 이거 신색깔론이다, 신북풍이다, 이런 표현까지 하고 있거든요. 이런 주장에는 동의하십니까?

▼이은주 말씀드린 것처럼 추가 확인이나 재조사 요구를 통해서 명확히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범기영 밝혀야 할 게 있다면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입장이시네요. 정의당 이야기로 넘어가죠. 비대위 체제에 10년 평가위원회라는 조직을 뒀더라고요. 왜 10년입니까?

▼이은주 올해 10월 21일이 정의당 10주년입니다.

◎범기영 창당 10주년.

▼이은주 그래서 사실 이번에 이 위기에 대한 평가를 단순한 대선과 지선, 양대 선거 평가를 넘어서 지난 정의당 10년,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고 또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보자. 그래서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보자, 여기에서 출발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전국을 순회하면서 당원들을 만나고 또 외부 전문가 초청 토론회도 진행하면서 전면적이고 공개적인 논쟁을 통해서 정의당의 진로 쇄신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범기영 주로 언론의 기사들도 그렇고 아픈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한편으로는 사실 좋은 것도 있지 않겠어요? 정의당 10년 동안 가장 큰 성과였다, 이런 거는 비대위원장 입장에서는 어떤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은주 진보 정당으로서, 제3정당으로서 정의당이 굳건히 선 거죠. 10년 안에 번호가 투표 때 보면 쭉 밑의 번호에 있었는데 3번으로 올라왔습니다. 제3정당이 된 것, 그것은 이제 큰 성과죠.

◎범기영 기호 3번까지 올라온 건 그 자체로 큰 성과다. 그런데 반면에 참패는 계속 이어져오고 특히 이번 대선, 지방선거는 정말 좀 뼈아팠을 것 같긴 한데요. 10년 평가하면서 전국 다니면서 여러 의견들을 들으셨을 텐데, 그중에도 이 평가는 좀 아팠더라, 하는 게 있다면 뭘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은주 일단 정의당이 어떤 정당인지, 누구를 대변하는 정당인지 모르겠다.

◎범기영 누구를 대변하는지 모르겠다?

▼이은주 이런 지적이 가장 가슴 아프고 또 반성해야 될 지점이라고 봅니다. 결국, 정치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곳은 가난한 시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이고 또 차별받는 시민들인데, 정의당이 그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고 그들 가운데 있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어서 가장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범기영 내부에서 노동과 페미니즘 둘 다 놓쳤다, 이런 평가도 나왔다고 제가 들었는데, 이건 어떤 맥락일까요?

▼이은주 실제 노동과 페미니즘은 서로 대립적인 가치가 아니거든요. 제가 국회에 들어오기 전에 지하철 노동자이자 또 지하철 노조의 정책실장으로서 노동 운동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국회에 들어와서 안전한 노동 환경 또 차별 없는 노동권 또 성평등한 노동 정책을 위한 그런 의정 활동을 정의당 국회의원으로서 폈습니다. 제가 발의했던 법안,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서
성 평등 임금공시 제법도 발의를 했는데요. 결국, 이 노동과 페미니즘은 서로 대립되거나 그런 가치가 아니라 이것을 하나의 용광로에 제대로 녹여내야 되는데, 우리가 그런 부분들을 놓쳤다는 것, 이것을 지금 평가하고 있고요. 노동 중심성과 이런 젠더 등 새로운 시대의 가치가 어떻게 다양하게 녹여낼 수 있고 조화롭게 가야 하는지, 그런 것을 가지고 새로운 당적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범기영 지금 영상도 나가고 있는데 공교롭게 다들 여성 정치인들이 주로 앉아 있는 모습도 볼 수 있고, 특히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페미 정당이라는 비판도 높은 게 사실입니다. 이런 비판은 어떻게 들으세요?

▼이은주 실제로 말씀드린 것처럼 페미니즘이 이 사회의 여성은 사회적 약자다. 그러니까 사회적 약자와 여성을 대변해야 되는 것들이 페미니즘이면 그건 당연히 진보 정당이 해야 될 가치입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한석호 10년 평가위원장이 이런 글, 회의석상에서도 공식적으로 발언했었죠? 심상정 노선의 실패다, 라고 평가했고 심상정 의원도 의원들에게 아마도 저런 평가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을 당에서 하셨다고 제가 알고 있고, 이런 내용으로 평가서를 냈다고 하죠? 언론에 이미 공개가 됐어요.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 조국 사태 당시의 오판은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 것 같다, 이런 입장 냈다고 하던데요. 동의하십니까, 이건?

▼이은주 저는 심상정 의원이 지난 10년 진보 정치의 실질적인 리더였기 때문에 본인의 책임을 피하지 않고 무겁게 받아들인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심상정 의원 혼자만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범기영 개인의 책임이라고만 볼 수는 없지 않느냐.

▼이은주 심상정 의원 혼자만의 책임이 아닌 건 분명하죠. 왜냐하면, 정당은 조직된 의견의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성과를 못 낸 것에 대해서 리더십 못지않게 정당을 구성하는 여러 단위와 부문들, 또 그 안의 많은 활동가들 역시 충분히 그 책임을 무겁게 자각해야 된다고 보고요. 지금 우리가 그 부분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하고 대안을 만들고 그리고 책임 있고 헌신하는 자세로 그렇게 쇄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봐주십시오.

◎범기영 그러니까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누구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라는 입장에는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두의 책임이라고 하면 사실 결국은 아무의 책임도 아니게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당내에서는 비례대표 의원들 총사퇴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도 있고 총투표, 이런 절차도 진행되고 있죠? 이 부분에는 어떤 답변을 주시겠어요?

▼이은주 사실 당의 지도부로서 의원단도 큰 책임이 있는 것 맞고요. 그래서 현 당의 상황에 대해서 그런 정치적 책임을 보여야 한다는 당원들의 그런 진심 어린 의견이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범기영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인다. 총사퇴를 할 가능성도 닫아놓지는 않고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해도 됩니까?

▼이은주 당에 있는 절차를 거친 총투표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범기영 총투표 결과에 따라서는 가능성을 닫을 수는 없다, 당원들이 결정한다면.

▼이은주 총투표가 비례대표 사퇴 권고안이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당원들의 비례대표 의원, 의원들이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무겁게 이 과정과 이 사태에 대한 책임, 통감해야 된다는 부분을 다시 한번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동어 반복이고 좀 모호해서, 일단 투표의 제목은 권고인데, 사퇴 권고 투표를 당원들이 지금 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만약에 권고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을 때 그 권고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의원 개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기다려봐야 되는 겁니까, 그러면?

▼이은주 의원단의 정치적 책임을, 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최신 여론조사 내용을 좀 볼게요. 정당별로 호남이라고 느끼십니까, 비호감입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결과가 이렇게 나옵니다. 모든 정당이 비호감도가 과반이에요. 국민의힘이 55%, 민주당이 더 높네요, 57%인데. 정의당이 비호감이다, 이게 64%입니다. 호감도는 제일 낮고, 21%로. 그런데 반면에 연령별로 좀 쪼개서 보면요, 성별, 연령별로. 남성, 특히 남성에서 두드러져요. 아까도 관련 질문을 제가 드렸는데. 30세 미만, 18세에서 29세 남성 중에 정의당에 호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4%밖에 안 됩니다. 남녀 차이도 좀 두드러지긴 하는군요, 20대까지는. 남성들의 지지를 광범위하게 확보하는 것도, 이것도 중요하지 않겠어요? 정의당도 이제 집권이 목적인 정당이니까, 동아리가 아니라. 어떤 부분이 좀 해법이라고 보고 계십니까?

▼이은주 사실 그걸 남성, 여성 이렇게 대립의 문제로 볼 것은 저는 아니라고 보고요. 결국, 정의당이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렇게 호감도가 낮아진 것, 이렇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인들이 정의당에 기대했던 게 있거든요. 원칙과 상식 그리고 진보적인 자기중심성.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부분을 잃은 거죠. 중심을 잃고 원칙과 자기중심을 잃은 모습들이 시민들에게는 비호감으로 비춰진 거고 그 중심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지금 비대위의 자기 혁신은 과정이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범기영 원칙과 자기중심성을 잃은 어떤 상징적인 사건이랄까요? 이런 걸 짚는다면 뭘 짚으시겠어요? 심상정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를 짚었었는데.

▼이은주 저희는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실제로 검찰 개혁은 당연히 되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공수처 설치 문제나 그리고 검수완박 관련해서 그 과정에 시민들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이 부분에 대해서 중심을 잃었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범기영 그 우왕좌왕은 왜 있었을까요? 그러니까 국회의원이시고 원내에서 지금 원내 전략을 담당하는 원내대표이시기도 하니까, 기존의 정의당 지도부가 왜 그렇게 흔들렸던 겁니까? 기존에 그러니까 말씀하셨듯이 국민들이 정의당을 향해서 바라보는 것들은 원칙을 갖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향해서 따뜻한 시선을 두고 뚝심 있게 원칙을 주장하는 그런 것들이었텐데, 왜 그렇게 많이 흔들렸던 건가요?

▼이은주 중심을 못 잡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죠. 사실 그 당시에는 민생은 누구나 어려웠고, 코로나 시기에. 하지만 거대 양당은 검수완박에 휩쓸려 있었던 거죠, 여의도 정치에. 저희가 정말 있어야 될 중심은 민생의 한가운데 있었어야 됐는데 그 검수완박에 휩쓸려서 찬반에 휩쓸렸다, 중심을 잃고. 거기에 원인이 있었다고 보는 겁니다.

◎범기영 이건 어떻습니까? 그러니까 정의당이 과거에는 노동 조직, 노총, 이쪽과 연대하고 풀뿌리 그런 조직들, 시민사회단체 조직들과 연대하고 이러면서 구체적인 삶의 국면을 살폈다면 이제는 원내 전략에만 집중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당 교섭단체가 될 수 있을까, 이 부분에만 지나치게 집중해오지 않았느냐, 이런 비판도 있더라고요.

▼이은주 그런 평가도 지금 평가에서 뼈아프게 저희가 짚고 있는 거고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성찰의 과정에 정의당이 있어야 할 곳, 대변해야 할 그 가난한 시민들 안에 있지 않고 여의도의 정치 지형 안에서 중심을 잃었던 건 아닌지, 이 부분에 대한 평가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월요일에 비대위 회의가 있었고 이때 여섯 가지 핵심 의제를 내놓으셨더군요. 저희 그래픽을 좀 제작해놨는데, 볼까요? 재창당, 노동, 지역, 진보정치 통합도 제시하셨고 선거 연대와 지도 체제, 이런 것도 제시하셨어요. 간략하게 설명을 주시겠습니까? 어떤 내용들입니까?

▼이은주 일단 재창당 수준의 정의당의 혁신이 없으면 다시 잃은 시민들의 신뢰, 당원들의 신뢰 회복할 수 없다. 그래서 재창당 수준의 그 재창당과 관련한 걸 이제 첫 번째 논의 의제로 선정한 거고요.

◎범기영 당명 변경이나 이런 것까지 포함합니까?

▼이은주 그런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은 노동중심성 잃지 않았나, 다시 회복해야 된다. 그리고 지역 강화, 정당의 가장 기본인 지역을 저희가 놓친 거죠.

◎범기영 여의도에만 갇혀 있었던.

▼이은주 그래서 그 지역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그다음 지도 체제는 정당에서 또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차기 혁신 지도부가 이 혁신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내부적인, 내부에서 밟아야 될 절차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여섯 가지 핵심 의제를 추렸는데요. 이 의제에 대해서 대내외적인 토론을 거쳐서 8월 말에 저희 당 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그때까지 이제 쟁점을 정돈해서 가능한 혁신 과제는 8월 말 전당대회 때 혁신을 하고 그리고 새로운 리더십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서 이 혁신과 당의 쇄신을 완료한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제 사실 정치의 전반적인 지형 안에서 보면 여당 내에서 벌어지는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 간의 갈등이나 야당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둘러싼 이런 논란이나 이런 것들하고 비교해 보면 주목이 덜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예전의 정의당, 진보 정당을 향한 국민들이 기대가 상당 부분 식어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정의당인지, 왜 진보 정당을 좀 더 지켜봐주셔야 하는지, 이걸 좀 호소하신다면?

▼이은주 계속 말씀드렸던 것처럼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노동자, 서민, 이런 사회적 약자들의 곁을 지키는 그런 진보 정당 하나쯤은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의당이 진보 정치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제가 지금 2주 연속 거제 대우조선소를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지금 거기 거제 대우조선소에는 24일째 0.3평의 철제 감옥을 스스로 만들어서 그 안에 자신의 몸을 옥쇄하고 있는 우리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들의 요구는 아주 소박합니다. 임금 정상화, 노동 기본권 보장입니다. 2022년 세계 경제 대국 10위인 대한민국에서 이 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이 무엇을 말하는지, 바로 정치가 실종되면 민생이 실종하고 결국 가난한 시민들은 고통에 빠지게 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래서 바로 이 사태, 이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 정의당, 진보 정당이 필요하고 진보 정당인 정의당의 존재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범기영 당이 이제 쇄신, 개혁의 몸부림을 하고 있는데 이걸 또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봐주실지, 비호감도가 제일 높은 정당이 어느덧 돼버렸는데, 그게 호감도로 바뀔 수 있을지, 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은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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