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도 입장 바꿨다…“文정부 UN 답변 부적절”

입력 2022.07.15 (21:04) 수정 2022.07.1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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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을 놓고 국정원과 통일부에 이어 이번엔 외교부도 입장을 바꿨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당시 UN에 보냈던 답변서 내용이 부적절했다며, 자기 비판을 한 겁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민 북송 두 달 후, UN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송 결정을 깊이 우려한다며, 한국 정부에 결정 근거와 과정을 물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외교부를 통해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귀순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판례를 적용해 '국민'이 아닌 '외국인'으로 간주했고, 심각한 범죄를 저질러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는데다, 우리 법원에선 증거 불충분으로 처벌도 어려워, 국민의 안전을 위해 추방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결정은 고문방지협약을 어긴 것도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오늘(15일) 외교부는 이 답변서에 "보편적 국제 인권규범 기준에 비춰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자신들이 적극 관여하지 못했다며 유감도 표명했습니다.

외교부의 입장 변화는 고문방지협약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고문받을 위험이 높은 나라로 송환을 금지하는 이 협약은 범죄 혐의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협약 '위반'이라는 겁니다.

또 범죄인 추방 관련 국내법 적용 조항은 국내법이 고문방지협약보다 높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할 때에만 적용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북송 어민이 '헌법상 국민'인지, '대법원 판례상 외국인'인지, 고문방지협약 위반인지 아닌지를 놓고, 전 정부와 현 정부가 다른 논리를 펴고 있는 겁니다.

현 정부는 전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다고 설명하지만, 정권 교체로 행정부의 정책 판단이 달라진다면 '국정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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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부도 입장 바꿨다…“文정부 UN 답변 부적절”
    • 입력 2022-07-15 21:04:48
    • 수정2022-07-15 22: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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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을 놓고 국정원과 통일부에 이어 이번엔 외교부도 입장을 바꿨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당시 UN에 보냈던 답변서 내용이 부적절했다며, 자기 비판을 한 겁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민 북송 두 달 후, UN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송 결정을 깊이 우려한다며, 한국 정부에 결정 근거와 과정을 물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외교부를 통해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귀순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판례를 적용해 '국민'이 아닌 '외국인'으로 간주했고, 심각한 범죄를 저질러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는데다, 우리 법원에선 증거 불충분으로 처벌도 어려워, 국민의 안전을 위해 추방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결정은 고문방지협약을 어긴 것도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오늘(15일) 외교부는 이 답변서에 "보편적 국제 인권규범 기준에 비춰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자신들이 적극 관여하지 못했다며 유감도 표명했습니다.

외교부의 입장 변화는 고문방지협약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고문받을 위험이 높은 나라로 송환을 금지하는 이 협약은 범죄 혐의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협약 '위반'이라는 겁니다.

또 범죄인 추방 관련 국내법 적용 조항은 국내법이 고문방지협약보다 높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할 때에만 적용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북송 어민이 '헌법상 국민'인지, '대법원 판례상 외국인'인지, 고문방지협약 위반인지 아닌지를 놓고, 전 정부와 현 정부가 다른 논리를 펴고 있는 겁니다.

현 정부는 전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다고 설명하지만, 정권 교체로 행정부의 정책 판단이 달라진다면 '국정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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