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올여름 해외로 휴가 가시나요? 그렇다면 ‘분실·지연’ 각오하세요”

입력 2022.07.18 (18:07) 수정 2022.07.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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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여름 휴가 계획 세우셨나요?

'올해는 참아 왔던 해외여행 가 보겠다!' 그래서 국제선 이용객도 크게 늘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보복 여행'이 추세라고 합니다.

그런데 걱정되는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오늘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봅니다.

외국을 드디어 나가긴 나갔는데, 공항에서 짐이 안 온다고요?

얼마나 황당하고 속상할까요?

[기자]

네, 보통은 항공사들이 대처를 잘해서 다음 비행기로는 짐이 오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이런 글들이 SNS상에 종종 보입니다.

"유럽 갔는데 짐이 한 달째 안 온다".

한 연예인도 최근 신혼여행을 갔는데 부친 짐이 안 와서 하소연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영국 런던의 히스로 공항 상황이 심각하다는데요.

얼마 전 공항에 산처럼 쌓여 있는 수하물들이 공개됐어요.

그런데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그대로인데요.

수 주가 지난 후에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죽하면 미국의 한 항공사는 히스로 공항에 남겨진 이 분실 수하물들을 승객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비행기를 띄웠을까요?

분실 수하물만 1,000개를 싣고 왔다고 합니다.

[앵커]

예상은 했어도 저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히스로 공항만 그런가요?

[기자]

해외 주요 공항마다 상황은 비슷합니다.

업계에선 이런 상황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에 빗대 '에어마겟돈'이라고, 부르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최근 석 달 동안 수하물 분실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나 급증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죠.

수하물만이 아니고, 비행기를 제때 타는 일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달 초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의 모습인데요.

탑승 수속을 하려는 줄이 정말 끝도 없죠?

사람이 너무 많아 터미널 밖 주차장까지 밀려 나왔습니다.

[탑승객 : "오후 1시 출발 비행기인데요. 아직 탑승 수속을 밟지 못했어요. 비행기 놓칠까 봐 걱정이에요."]

그나마도 비행기를 타면 다행이라고 합니다.

항공편 지연과 결항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는 항공기 10편 중 7편꼴로 지연됐고요.

다른 주요 공항들의 지연 비율도 60%를 웃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요, 지난 4일 독립기념일 연휴에만 4천 3백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고, 6백 편 넘게 결항됐습니다.

[케네스 퀸/전 미국 연방항공청 수석 고문 : "세관, 국경 심사, 출입국 관리, 발권 등으로 (출발이) 3시간씩 지연되고 있습니다. 승객들이 한밤중 2시 반에 공항에 나올 정도입니다."]

[앵커]

유럽도 미국도 모두 '에어마겟돈'이네요.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기자]

네, 일단 코로나로 묶였던 여행 제한이 완화되면서 '보복 여행'이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서 공항들도, 항공사들도 몸집을 줄였죠.

전 세계적으로 23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데, '인력 부족' 현상이 생기게 된 거죠.

우리나라도 미주 지역으로 가는 항공 승객이 1년 전에 비해 무려 3백% 넘게 폭증했습니다.

유럽행 수요도 역시 폭증했고요.

[앵커]

그럼 빨리 일할 사람을 뽑아야죠.

그럼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새로 사람을 뽑더라도 바로 현장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항공업계는 특히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인데, 관계자 얘기 들어 보시죠.

[존 홀랜드 케이/영국 히스로 공항 최고경영자 : "숙련된 사람들이 없어요. 이제 사람들을 다시 뽑고 훈련시켜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겁니다."]

공항에는 일하는 허가가 떨어지기까지 평균 65일, 길게는 90일까지 필요하답니다.

최근엔 '파업'까지 더해져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는데요.

유럽 주요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은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유가도 올라서 항공권도 전보다 비싸잖아요.

그런데도 간신히 여행을 갔는데 짐은 안 오지, 심지어 비행기도 안 뜨지... 이거 해결책은 있는 겁니까?

[기자]

공항 측은 '항공권 그만 팔아라'를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영국 히스로 공항은 올여름 성수기 공항 이용객을 하루 10만 명으로 제한한 데 이어 취항 항공사들에 '항공권 그만 팔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대한항공도 오는 9월까지 런던~인천을 오가는 항공편에 대한 추가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공지했고요.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도 연간 운항편을 44만 편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항공사들의 반발이 있긴 하지만, 많은 항공사들은 줄줄이 여름 성수기 항공편을 취소하고 있는데요.

미국 CNN도 같은 기간 미국에서도 항공편 3만 편이 취소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혼란은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런 만큼 여행 시 꼭 필요한 중요한 물건들은 기내에 수하물로 들고 타시길 추천합니다.

[앵커]

네, 이미 휴가철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요.

하루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습니다.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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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올여름 해외로 휴가 가시나요? 그렇다면 ‘분실·지연’ 각오하세요”
    • 입력 2022-07-18 18:07:11
    • 수정2022-07-18 18:19:48
    통합뉴스룸ET
[앵커]

올여름 휴가 계획 세우셨나요?

'올해는 참아 왔던 해외여행 가 보겠다!' 그래서 국제선 이용객도 크게 늘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보복 여행'이 추세라고 합니다.

그런데 걱정되는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오늘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봅니다.

외국을 드디어 나가긴 나갔는데, 공항에서 짐이 안 온다고요?

얼마나 황당하고 속상할까요?

[기자]

네, 보통은 항공사들이 대처를 잘해서 다음 비행기로는 짐이 오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이런 글들이 SNS상에 종종 보입니다.

"유럽 갔는데 짐이 한 달째 안 온다".

한 연예인도 최근 신혼여행을 갔는데 부친 짐이 안 와서 하소연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영국 런던의 히스로 공항 상황이 심각하다는데요.

얼마 전 공항에 산처럼 쌓여 있는 수하물들이 공개됐어요.

그런데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그대로인데요.

수 주가 지난 후에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죽하면 미국의 한 항공사는 히스로 공항에 남겨진 이 분실 수하물들을 승객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비행기를 띄웠을까요?

분실 수하물만 1,000개를 싣고 왔다고 합니다.

[앵커]

예상은 했어도 저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히스로 공항만 그런가요?

[기자]

해외 주요 공항마다 상황은 비슷합니다.

업계에선 이런 상황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에 빗대 '에어마겟돈'이라고, 부르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최근 석 달 동안 수하물 분실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나 급증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죠.

수하물만이 아니고, 비행기를 제때 타는 일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달 초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의 모습인데요.

탑승 수속을 하려는 줄이 정말 끝도 없죠?

사람이 너무 많아 터미널 밖 주차장까지 밀려 나왔습니다.

[탑승객 : "오후 1시 출발 비행기인데요. 아직 탑승 수속을 밟지 못했어요. 비행기 놓칠까 봐 걱정이에요."]

그나마도 비행기를 타면 다행이라고 합니다.

항공편 지연과 결항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는 항공기 10편 중 7편꼴로 지연됐고요.

다른 주요 공항들의 지연 비율도 60%를 웃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요, 지난 4일 독립기념일 연휴에만 4천 3백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고, 6백 편 넘게 결항됐습니다.

[케네스 퀸/전 미국 연방항공청 수석 고문 : "세관, 국경 심사, 출입국 관리, 발권 등으로 (출발이) 3시간씩 지연되고 있습니다. 승객들이 한밤중 2시 반에 공항에 나올 정도입니다."]

[앵커]

유럽도 미국도 모두 '에어마겟돈'이네요.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기자]

네, 일단 코로나로 묶였던 여행 제한이 완화되면서 '보복 여행'이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서 공항들도, 항공사들도 몸집을 줄였죠.

전 세계적으로 23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데, '인력 부족' 현상이 생기게 된 거죠.

우리나라도 미주 지역으로 가는 항공 승객이 1년 전에 비해 무려 3백% 넘게 폭증했습니다.

유럽행 수요도 역시 폭증했고요.

[앵커]

그럼 빨리 일할 사람을 뽑아야죠.

그럼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새로 사람을 뽑더라도 바로 현장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항공업계는 특히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인데, 관계자 얘기 들어 보시죠.

[존 홀랜드 케이/영국 히스로 공항 최고경영자 : "숙련된 사람들이 없어요. 이제 사람들을 다시 뽑고 훈련시켜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겁니다."]

공항에는 일하는 허가가 떨어지기까지 평균 65일, 길게는 90일까지 필요하답니다.

최근엔 '파업'까지 더해져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는데요.

유럽 주요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은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유가도 올라서 항공권도 전보다 비싸잖아요.

그런데도 간신히 여행을 갔는데 짐은 안 오지, 심지어 비행기도 안 뜨지... 이거 해결책은 있는 겁니까?

[기자]

공항 측은 '항공권 그만 팔아라'를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영국 히스로 공항은 올여름 성수기 공항 이용객을 하루 10만 명으로 제한한 데 이어 취항 항공사들에 '항공권 그만 팔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대한항공도 오는 9월까지 런던~인천을 오가는 항공편에 대한 추가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공지했고요.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도 연간 운항편을 44만 편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항공사들의 반발이 있긴 하지만, 많은 항공사들은 줄줄이 여름 성수기 항공편을 취소하고 있는데요.

미국 CNN도 같은 기간 미국에서도 항공편 3만 편이 취소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혼란은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런 만큼 여행 시 꼭 필요한 중요한 물건들은 기내에 수하물로 들고 타시길 추천합니다.

[앵커]

네, 이미 휴가철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요.

하루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습니다.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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