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고인의 물건 정리를 도와드립니다”…‘유품 정리사’를 아시나요?
입력 2022.07.19 (18:11)
수정 2022.07.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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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7월19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석중 유품 정리사 '키퍼스코리아'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719&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물건을 정리한다고 기억이나 추억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앵커]
떠난 이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일, 남겨진 가족들에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죽음, 그 이후를 수습하며 고인과 유가족들을 돕는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품 정리사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국내 1호 유품 정리사,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 만나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반갑습니다.
[앵커]
1호라고 하면 자랑스럽기도 할 것 같고 부담도 될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여전히 많이 이런 질문 받지 않으세요? 유품 정리사, 그런 직업도 있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답변]
돌아가신 분, 고인을 대신해서 저희들이 남겨진 물건들을 정리한다든지 또 유족들을 위로한다든지 하는 부분들을 하는데요. 어떤 부담감이 사실 제일 많이 큰 부분들이 1호로서의 대한 역할이 있는 거 같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의 마지막 이사를 돕는 일, 그렇게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일반 청소업체에서 하는 일 하고는 어떻게 구별이 됩니까?
[답변]
일반적인 청소가 모든 것들을 전부 다 없애 나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저희들 같은 경우는 남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정말로 필요없는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없애 나가는 그런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들을 남겨놓는 그런 부분들입니다.
[앵커]
처음 보는 사람들의 유품 중에서 버릴 것 그리고 남길 것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그걸 판단하시나요?
[답변]
고인을 대신해서 해야 될 역할들이 저희들이 해야 될 역할이기 때문에 고인이 생각할 때 부끄럽거나 또는 치부로써 드러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먼저 가서 없애주고. 또 유족분들한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메시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간혹 그냥 없앴다가 나중에 유족들한테 그거 왜 우리 허락도 없이 없앴냐, 이런 항의 받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답변]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아침의 생각들과 점심때 생각, 저녁이 생각이 유족들이 다 달라집니다. 아침에는 분명히 없애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점심때 생각이 바뀌어서 게임 상자 하나를 저희들이 박스 위에다가 남겨놓고 잠시 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밖에다 놨는데. 고물 하시는 분이 들고 가버리신 거예요. 그런데 나중에 그걸 찾다가 보니 없어졌으니까 그걸 없어졌다고 울기 시작하는데 그 울음을 말리느라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마칠 때쯤 되면 종량제 봉투를 전부 다 다시 끄집어내서 다시 한번 더 확인을 해야 되고 이런 과정들이 거의 매번 일어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앵커]
보통 이렇게 유품을 정리하는 일은 가족들의 의뢰를 받아서 진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까?
[답변]
네. 대부분 가족들이 다 의뢰를 하고 계시는데요. 멀리 떨어져 계시거나 또는 해외에 계시는 분들, 또 너무 슬퍼서 유품을 쳐다볼 수도 없는 분들이라든지. 또 돌아가신 분의 현장을 무서워서 접근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저희들이 대신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대표님은 들어가실 때 무섭지 않으세요?
[답변]
처음에는 저도 무서웠죠. 그런데 일을 계속하다 보니까 지금은 익숙해져서 두려움이라든지 무서움 같은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앵커]
고인의 일생의 마지막을 정리한다는 일이 사실 만만치는 않은 일 같은데. 시간은 얼마 정도 걸립니까?
[답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앵커]
비용은 얼마 정도 받으시나요?
[답변]
비용은 가장 쉽게 이야기하자면 평수별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사 비용의 1.5배에서 2배 정도가량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앵커]
인력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거 같기도 한데.
[답변]
정리하는 인력들이 따로 있고. 그리고 모든 것들을 패킹해서 목록을 작성한 이후에는 반출해야 되기 때문에 반출하는 부분들은 협력업체를 통해서 한꺼번에 빼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가족들도 같이 참여를 합니까?
[답변]
네. 유가족들은 미리 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상담부터 시작해서 고인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고인과의 대한 관계 그리고 유족들에 대한 심리가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고. 또, 유족들이 너무 슬픈 상황에 있다고 한다면 말씀을 드리면서 후회를 안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말씀을 해드립니다.
[앵커]
어쨌든 현장에 딱 도착하면 대표님 입장에서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그걸 보는 순간 그 사람의 어떤 젊은 시절의 취향, 습관, 이제 어느 정도 그런 게 다 보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주로 어디서 그런 단서를 얻으세요?
[답변]
저희들은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보는 게 달력이라든지 물건의 위치라든지 또 순서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보면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아서 맨 밑에 있는 것들의 원인을 파악하게 되는데요. 깊숙하게 있는 거라든지 이런 거를 빼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구나라는 것들을 추측하게 됩니다.
[앵커]
그 사람의 생활 습관이라든지 평소의 취향, 이런 거를 딱 볼 수 있는 그런 공간 같은 게 따로 있나요?
[답변]
있죠. 제일 먼저 들어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면 이분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생활 습관이 어땠는지 이런 거를 금방 알 수가 있으니까. 옷이라든지 책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 고인에 대해서 충분히 추측할 수가 있죠.
[앵커]
그렇죠. 냉장고 안에 예를 들어 김장 김치가 있다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매 순간, 순간 감정이 이입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혹시 떠오르는 분 있으신가요?
[답변]
돌아가시고 나서 한 일주일 후에 발견된 70대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시는데요. 침대 주변에서 가방 하나가 발견이 됐는데 가방을 열어보니 속옷이랑 양말 그리고 홑이불, 허리에 요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준비를 해놓으셨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준비한 시간이 한 3년은 지난 거 같아요.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왜 그걸 준비를 하셨을까 보니까 요양병원에 가실 때에 미리 준비를 하셨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미리 자녀들한테 이야기를 했더라면,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이후에 어떻습니까? 죽음이 멀리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느껴지게 됐다라는 분들이 많아졌거든요. 유품정리사 일을 하다 보면 그런 어떤 달라진 죽음에 대하는 태도, 자세 이런 거 좀 변화 같은 걸 느끼시나요?
[답변]
우리가 일반적으로 죽음을 생각할 때는 교통사고라든지 아니면 장례식장을 갔을 때에 되게 많이 느끼는데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자기 주변에 계시는 분들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경우들도 있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보면 죽음이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자신하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된 거 같아요.
[앵커]
사실 어떻게 보면 죽음만큼 확실한 게 없는데 또 죽음만큼 준비를 안 하는 것도 없는 거 같아요. 유품정리사로서 지금 죽음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 이런 것들 한번 실천해보세요, 라고 제언할 수 있는 거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죽음이란 건 되게 막연하고 또 사실 카테고리별로 나눠본다면 굉장히 준비해야 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구가 있는데요. 도구 가운데서 이런 엔딩 노트라고 하는 도구가 있습니다.
[앵커]
엔딩 노트.
[답변]
그래서 예를 들면 자신이 사망에 임박한 순간부터 해서 요양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는 임종기에 어떻게 연명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장례를 치를 때에 본인의 장래를 어떻게 치렀으면 좋겠다고 하는 의사표시들을 미리 해놓는 이러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다 보면 자신의 죽음이 조금 더 구체화될 수가 있겠죠.
[앵커]
이런 거 몇 살 때부터 미리 써놓는 게 좋을까요?
[답변]
물론 임박기에 하시면 제일 좋겠습니다마는 중년 이후부터 먼저 한번 생각을 해본다면 자신의 남아있는 인생을 아깝게 흘려보내지 않고 시간의 중요함을 굉장히 많이 느끼게 될 겁니다.
[앵커]
대표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 본인이 실천하고 있는 거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저는 가족들하고 같이 삼자 통화를 하게 되는데요. 모친과 그리고 또 딸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서 함께 스피커를 통해서 통화를 하다 보면 가족들하고 매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니까 그런 부분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죽음이라는 거는 입 밖에 꺼내기가 참 꺼려지는 그런 단어긴 하지만 죽음을 생각하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거니까요. 그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 될 거 같습니다. 오늘은 누군가의 인생의 끝을 펼쳐주시는 분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7월19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석중 유품 정리사 '키퍼스코리아'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719&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물건을 정리한다고 기억이나 추억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앵커]
떠난 이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일, 남겨진 가족들에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죽음, 그 이후를 수습하며 고인과 유가족들을 돕는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품 정리사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국내 1호 유품 정리사,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 만나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반갑습니다.
[앵커]
1호라고 하면 자랑스럽기도 할 것 같고 부담도 될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여전히 많이 이런 질문 받지 않으세요? 유품 정리사, 그런 직업도 있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답변]
돌아가신 분, 고인을 대신해서 저희들이 남겨진 물건들을 정리한다든지 또 유족들을 위로한다든지 하는 부분들을 하는데요. 어떤 부담감이 사실 제일 많이 큰 부분들이 1호로서의 대한 역할이 있는 거 같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의 마지막 이사를 돕는 일, 그렇게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일반 청소업체에서 하는 일 하고는 어떻게 구별이 됩니까?
[답변]
일반적인 청소가 모든 것들을 전부 다 없애 나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저희들 같은 경우는 남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정말로 필요없는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없애 나가는 그런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들을 남겨놓는 그런 부분들입니다.
[앵커]
처음 보는 사람들의 유품 중에서 버릴 것 그리고 남길 것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그걸 판단하시나요?
[답변]
고인을 대신해서 해야 될 역할들이 저희들이 해야 될 역할이기 때문에 고인이 생각할 때 부끄럽거나 또는 치부로써 드러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먼저 가서 없애주고. 또 유족분들한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메시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간혹 그냥 없앴다가 나중에 유족들한테 그거 왜 우리 허락도 없이 없앴냐, 이런 항의 받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답변]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아침의 생각들과 점심때 생각, 저녁이 생각이 유족들이 다 달라집니다. 아침에는 분명히 없애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점심때 생각이 바뀌어서 게임 상자 하나를 저희들이 박스 위에다가 남겨놓고 잠시 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밖에다 놨는데. 고물 하시는 분이 들고 가버리신 거예요. 그런데 나중에 그걸 찾다가 보니 없어졌으니까 그걸 없어졌다고 울기 시작하는데 그 울음을 말리느라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마칠 때쯤 되면 종량제 봉투를 전부 다 다시 끄집어내서 다시 한번 더 확인을 해야 되고 이런 과정들이 거의 매번 일어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앵커]
보통 이렇게 유품을 정리하는 일은 가족들의 의뢰를 받아서 진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까?
[답변]
네. 대부분 가족들이 다 의뢰를 하고 계시는데요. 멀리 떨어져 계시거나 또는 해외에 계시는 분들, 또 너무 슬퍼서 유품을 쳐다볼 수도 없는 분들이라든지. 또 돌아가신 분의 현장을 무서워서 접근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저희들이 대신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대표님은 들어가실 때 무섭지 않으세요?
[답변]
처음에는 저도 무서웠죠. 그런데 일을 계속하다 보니까 지금은 익숙해져서 두려움이라든지 무서움 같은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앵커]
고인의 일생의 마지막을 정리한다는 일이 사실 만만치는 않은 일 같은데. 시간은 얼마 정도 걸립니까?
[답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앵커]
비용은 얼마 정도 받으시나요?
[답변]
비용은 가장 쉽게 이야기하자면 평수별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사 비용의 1.5배에서 2배 정도가량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앵커]
인력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거 같기도 한데.
[답변]
정리하는 인력들이 따로 있고. 그리고 모든 것들을 패킹해서 목록을 작성한 이후에는 반출해야 되기 때문에 반출하는 부분들은 협력업체를 통해서 한꺼번에 빼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가족들도 같이 참여를 합니까?
[답변]
네. 유가족들은 미리 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상담부터 시작해서 고인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고인과의 대한 관계 그리고 유족들에 대한 심리가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고. 또, 유족들이 너무 슬픈 상황에 있다고 한다면 말씀을 드리면서 후회를 안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말씀을 해드립니다.
[앵커]
어쨌든 현장에 딱 도착하면 대표님 입장에서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그걸 보는 순간 그 사람의 어떤 젊은 시절의 취향, 습관, 이제 어느 정도 그런 게 다 보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주로 어디서 그런 단서를 얻으세요?
[답변]
저희들은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보는 게 달력이라든지 물건의 위치라든지 또 순서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보면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아서 맨 밑에 있는 것들의 원인을 파악하게 되는데요. 깊숙하게 있는 거라든지 이런 거를 빼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구나라는 것들을 추측하게 됩니다.
[앵커]
그 사람의 생활 습관이라든지 평소의 취향, 이런 거를 딱 볼 수 있는 그런 공간 같은 게 따로 있나요?
[답변]
있죠. 제일 먼저 들어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면 이분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생활 습관이 어땠는지 이런 거를 금방 알 수가 있으니까. 옷이라든지 책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 고인에 대해서 충분히 추측할 수가 있죠.
[앵커]
그렇죠. 냉장고 안에 예를 들어 김장 김치가 있다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매 순간, 순간 감정이 이입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혹시 떠오르는 분 있으신가요?
[답변]
돌아가시고 나서 한 일주일 후에 발견된 70대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시는데요. 침대 주변에서 가방 하나가 발견이 됐는데 가방을 열어보니 속옷이랑 양말 그리고 홑이불, 허리에 요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준비를 해놓으셨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준비한 시간이 한 3년은 지난 거 같아요.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왜 그걸 준비를 하셨을까 보니까 요양병원에 가실 때에 미리 준비를 하셨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미리 자녀들한테 이야기를 했더라면,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이후에 어떻습니까? 죽음이 멀리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느껴지게 됐다라는 분들이 많아졌거든요. 유품정리사 일을 하다 보면 그런 어떤 달라진 죽음에 대하는 태도, 자세 이런 거 좀 변화 같은 걸 느끼시나요?
[답변]
우리가 일반적으로 죽음을 생각할 때는 교통사고라든지 아니면 장례식장을 갔을 때에 되게 많이 느끼는데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자기 주변에 계시는 분들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경우들도 있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보면 죽음이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자신하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된 거 같아요.
[앵커]
사실 어떻게 보면 죽음만큼 확실한 게 없는데 또 죽음만큼 준비를 안 하는 것도 없는 거 같아요. 유품정리사로서 지금 죽음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 이런 것들 한번 실천해보세요, 라고 제언할 수 있는 거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죽음이란 건 되게 막연하고 또 사실 카테고리별로 나눠본다면 굉장히 준비해야 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구가 있는데요. 도구 가운데서 이런 엔딩 노트라고 하는 도구가 있습니다.
[앵커]
엔딩 노트.
[답변]
그래서 예를 들면 자신이 사망에 임박한 순간부터 해서 요양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는 임종기에 어떻게 연명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장례를 치를 때에 본인의 장래를 어떻게 치렀으면 좋겠다고 하는 의사표시들을 미리 해놓는 이러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다 보면 자신의 죽음이 조금 더 구체화될 수가 있겠죠.
[앵커]
이런 거 몇 살 때부터 미리 써놓는 게 좋을까요?
[답변]
물론 임박기에 하시면 제일 좋겠습니다마는 중년 이후부터 먼저 한번 생각을 해본다면 자신의 남아있는 인생을 아깝게 흘려보내지 않고 시간의 중요함을 굉장히 많이 느끼게 될 겁니다.
[앵커]
대표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 본인이 실천하고 있는 거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저는 가족들하고 같이 삼자 통화를 하게 되는데요. 모친과 그리고 또 딸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서 함께 스피커를 통해서 통화를 하다 보면 가족들하고 매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니까 그런 부분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죽음이라는 거는 입 밖에 꺼내기가 참 꺼려지는 그런 단어긴 하지만 죽음을 생각하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거니까요. 그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 될 거 같습니다. 오늘은 누군가의 인생의 끝을 펼쳐주시는 분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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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 “고인의 물건 정리를 도와드립니다”…‘유품 정리사’를 아시나요?
-
- 입력 2022-07-19 18:11:25
- 수정2022-07-19 18:59:56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7월19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석중 유품 정리사 '키퍼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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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물건을 정리한다고 기억이나 추억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앵커]
떠난 이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일, 남겨진 가족들에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죽음, 그 이후를 수습하며 고인과 유가족들을 돕는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품 정리사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국내 1호 유품 정리사,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 만나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반갑습니다.
[앵커]
1호라고 하면 자랑스럽기도 할 것 같고 부담도 될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여전히 많이 이런 질문 받지 않으세요? 유품 정리사, 그런 직업도 있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답변]
돌아가신 분, 고인을 대신해서 저희들이 남겨진 물건들을 정리한다든지 또 유족들을 위로한다든지 하는 부분들을 하는데요. 어떤 부담감이 사실 제일 많이 큰 부분들이 1호로서의 대한 역할이 있는 거 같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의 마지막 이사를 돕는 일, 그렇게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일반 청소업체에서 하는 일 하고는 어떻게 구별이 됩니까?
[답변]
일반적인 청소가 모든 것들을 전부 다 없애 나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저희들 같은 경우는 남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정말로 필요없는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없애 나가는 그런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들을 남겨놓는 그런 부분들입니다.
[앵커]
처음 보는 사람들의 유품 중에서 버릴 것 그리고 남길 것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그걸 판단하시나요?
[답변]
고인을 대신해서 해야 될 역할들이 저희들이 해야 될 역할이기 때문에 고인이 생각할 때 부끄럽거나 또는 치부로써 드러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먼저 가서 없애주고. 또 유족분들한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메시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간혹 그냥 없앴다가 나중에 유족들한테 그거 왜 우리 허락도 없이 없앴냐, 이런 항의 받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답변]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아침의 생각들과 점심때 생각, 저녁이 생각이 유족들이 다 달라집니다. 아침에는 분명히 없애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점심때 생각이 바뀌어서 게임 상자 하나를 저희들이 박스 위에다가 남겨놓고 잠시 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밖에다 놨는데. 고물 하시는 분이 들고 가버리신 거예요. 그런데 나중에 그걸 찾다가 보니 없어졌으니까 그걸 없어졌다고 울기 시작하는데 그 울음을 말리느라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마칠 때쯤 되면 종량제 봉투를 전부 다 다시 끄집어내서 다시 한번 더 확인을 해야 되고 이런 과정들이 거의 매번 일어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앵커]
보통 이렇게 유품을 정리하는 일은 가족들의 의뢰를 받아서 진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까?
[답변]
네. 대부분 가족들이 다 의뢰를 하고 계시는데요. 멀리 떨어져 계시거나 또는 해외에 계시는 분들, 또 너무 슬퍼서 유품을 쳐다볼 수도 없는 분들이라든지. 또 돌아가신 분의 현장을 무서워서 접근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저희들이 대신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대표님은 들어가실 때 무섭지 않으세요?
[답변]
처음에는 저도 무서웠죠. 그런데 일을 계속하다 보니까 지금은 익숙해져서 두려움이라든지 무서움 같은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앵커]
고인의 일생의 마지막을 정리한다는 일이 사실 만만치는 않은 일 같은데. 시간은 얼마 정도 걸립니까?
[답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앵커]
비용은 얼마 정도 받으시나요?
[답변]
비용은 가장 쉽게 이야기하자면 평수별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사 비용의 1.5배에서 2배 정도가량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앵커]
인력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거 같기도 한데.
[답변]
정리하는 인력들이 따로 있고. 그리고 모든 것들을 패킹해서 목록을 작성한 이후에는 반출해야 되기 때문에 반출하는 부분들은 협력업체를 통해서 한꺼번에 빼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가족들도 같이 참여를 합니까?
[답변]
네. 유가족들은 미리 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상담부터 시작해서 고인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고인과의 대한 관계 그리고 유족들에 대한 심리가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고. 또, 유족들이 너무 슬픈 상황에 있다고 한다면 말씀을 드리면서 후회를 안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말씀을 해드립니다.
[앵커]
어쨌든 현장에 딱 도착하면 대표님 입장에서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그걸 보는 순간 그 사람의 어떤 젊은 시절의 취향, 습관, 이제 어느 정도 그런 게 다 보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주로 어디서 그런 단서를 얻으세요?
[답변]
저희들은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보는 게 달력이라든지 물건의 위치라든지 또 순서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보면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아서 맨 밑에 있는 것들의 원인을 파악하게 되는데요. 깊숙하게 있는 거라든지 이런 거를 빼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구나라는 것들을 추측하게 됩니다.
[앵커]
그 사람의 생활 습관이라든지 평소의 취향, 이런 거를 딱 볼 수 있는 그런 공간 같은 게 따로 있나요?
[답변]
있죠. 제일 먼저 들어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면 이분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생활 습관이 어땠는지 이런 거를 금방 알 수가 있으니까. 옷이라든지 책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 고인에 대해서 충분히 추측할 수가 있죠.
[앵커]
그렇죠. 냉장고 안에 예를 들어 김장 김치가 있다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매 순간, 순간 감정이 이입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혹시 떠오르는 분 있으신가요?
[답변]
돌아가시고 나서 한 일주일 후에 발견된 70대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시는데요. 침대 주변에서 가방 하나가 발견이 됐는데 가방을 열어보니 속옷이랑 양말 그리고 홑이불, 허리에 요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준비를 해놓으셨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준비한 시간이 한 3년은 지난 거 같아요.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왜 그걸 준비를 하셨을까 보니까 요양병원에 가실 때에 미리 준비를 하셨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미리 자녀들한테 이야기를 했더라면,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이후에 어떻습니까? 죽음이 멀리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느껴지게 됐다라는 분들이 많아졌거든요. 유품정리사 일을 하다 보면 그런 어떤 달라진 죽음에 대하는 태도, 자세 이런 거 좀 변화 같은 걸 느끼시나요?
[답변]
우리가 일반적으로 죽음을 생각할 때는 교통사고라든지 아니면 장례식장을 갔을 때에 되게 많이 느끼는데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자기 주변에 계시는 분들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경우들도 있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보면 죽음이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자신하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된 거 같아요.
[앵커]
사실 어떻게 보면 죽음만큼 확실한 게 없는데 또 죽음만큼 준비를 안 하는 것도 없는 거 같아요. 유품정리사로서 지금 죽음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 이런 것들 한번 실천해보세요, 라고 제언할 수 있는 거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죽음이란 건 되게 막연하고 또 사실 카테고리별로 나눠본다면 굉장히 준비해야 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구가 있는데요. 도구 가운데서 이런 엔딩 노트라고 하는 도구가 있습니다.
[앵커]
엔딩 노트.
[답변]
그래서 예를 들면 자신이 사망에 임박한 순간부터 해서 요양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는 임종기에 어떻게 연명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장례를 치를 때에 본인의 장래를 어떻게 치렀으면 좋겠다고 하는 의사표시들을 미리 해놓는 이러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다 보면 자신의 죽음이 조금 더 구체화될 수가 있겠죠.
[앵커]
이런 거 몇 살 때부터 미리 써놓는 게 좋을까요?
[답변]
물론 임박기에 하시면 제일 좋겠습니다마는 중년 이후부터 먼저 한번 생각을 해본다면 자신의 남아있는 인생을 아깝게 흘려보내지 않고 시간의 중요함을 굉장히 많이 느끼게 될 겁니다.
[앵커]
대표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 본인이 실천하고 있는 거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저는 가족들하고 같이 삼자 통화를 하게 되는데요. 모친과 그리고 또 딸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서 함께 스피커를 통해서 통화를 하다 보면 가족들하고 매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니까 그런 부분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죽음이라는 거는 입 밖에 꺼내기가 참 꺼려지는 그런 단어긴 하지만 죽음을 생각하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거니까요. 그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 될 거 같습니다. 오늘은 누군가의 인생의 끝을 펼쳐주시는 분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7월19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석중 유품 정리사 '키퍼스코리아'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719&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물건을 정리한다고 기억이나 추억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앵커]
떠난 이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일, 남겨진 가족들에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죽음, 그 이후를 수습하며 고인과 유가족들을 돕는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품 정리사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국내 1호 유품 정리사,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 만나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반갑습니다.
[앵커]
1호라고 하면 자랑스럽기도 할 것 같고 부담도 될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여전히 많이 이런 질문 받지 않으세요? 유품 정리사, 그런 직업도 있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답변]
돌아가신 분, 고인을 대신해서 저희들이 남겨진 물건들을 정리한다든지 또 유족들을 위로한다든지 하는 부분들을 하는데요. 어떤 부담감이 사실 제일 많이 큰 부분들이 1호로서의 대한 역할이 있는 거 같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의 마지막 이사를 돕는 일, 그렇게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일반 청소업체에서 하는 일 하고는 어떻게 구별이 됩니까?
[답변]
일반적인 청소가 모든 것들을 전부 다 없애 나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저희들 같은 경우는 남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정말로 필요없는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없애 나가는 그런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들을 남겨놓는 그런 부분들입니다.
[앵커]
처음 보는 사람들의 유품 중에서 버릴 것 그리고 남길 것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그걸 판단하시나요?
[답변]
고인을 대신해서 해야 될 역할들이 저희들이 해야 될 역할이기 때문에 고인이 생각할 때 부끄럽거나 또는 치부로써 드러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먼저 가서 없애주고. 또 유족분들한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메시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간혹 그냥 없앴다가 나중에 유족들한테 그거 왜 우리 허락도 없이 없앴냐, 이런 항의 받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답변]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아침의 생각들과 점심때 생각, 저녁이 생각이 유족들이 다 달라집니다. 아침에는 분명히 없애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점심때 생각이 바뀌어서 게임 상자 하나를 저희들이 박스 위에다가 남겨놓고 잠시 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밖에다 놨는데. 고물 하시는 분이 들고 가버리신 거예요. 그런데 나중에 그걸 찾다가 보니 없어졌으니까 그걸 없어졌다고 울기 시작하는데 그 울음을 말리느라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마칠 때쯤 되면 종량제 봉투를 전부 다 다시 끄집어내서 다시 한번 더 확인을 해야 되고 이런 과정들이 거의 매번 일어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앵커]
보통 이렇게 유품을 정리하는 일은 가족들의 의뢰를 받아서 진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까?
[답변]
네. 대부분 가족들이 다 의뢰를 하고 계시는데요. 멀리 떨어져 계시거나 또는 해외에 계시는 분들, 또 너무 슬퍼서 유품을 쳐다볼 수도 없는 분들이라든지. 또 돌아가신 분의 현장을 무서워서 접근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저희들이 대신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대표님은 들어가실 때 무섭지 않으세요?
[답변]
처음에는 저도 무서웠죠. 그런데 일을 계속하다 보니까 지금은 익숙해져서 두려움이라든지 무서움 같은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앵커]
고인의 일생의 마지막을 정리한다는 일이 사실 만만치는 않은 일 같은데. 시간은 얼마 정도 걸립니까?
[답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앵커]
비용은 얼마 정도 받으시나요?
[답변]
비용은 가장 쉽게 이야기하자면 평수별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사 비용의 1.5배에서 2배 정도가량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앵커]
인력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거 같기도 한데.
[답변]
정리하는 인력들이 따로 있고. 그리고 모든 것들을 패킹해서 목록을 작성한 이후에는 반출해야 되기 때문에 반출하는 부분들은 협력업체를 통해서 한꺼번에 빼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가족들도 같이 참여를 합니까?
[답변]
네. 유가족들은 미리 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상담부터 시작해서 고인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고인과의 대한 관계 그리고 유족들에 대한 심리가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고. 또, 유족들이 너무 슬픈 상황에 있다고 한다면 말씀을 드리면서 후회를 안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말씀을 해드립니다.
[앵커]
어쨌든 현장에 딱 도착하면 대표님 입장에서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그걸 보는 순간 그 사람의 어떤 젊은 시절의 취향, 습관, 이제 어느 정도 그런 게 다 보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주로 어디서 그런 단서를 얻으세요?
[답변]
저희들은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보는 게 달력이라든지 물건의 위치라든지 또 순서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보면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아서 맨 밑에 있는 것들의 원인을 파악하게 되는데요. 깊숙하게 있는 거라든지 이런 거를 빼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구나라는 것들을 추측하게 됩니다.
[앵커]
그 사람의 생활 습관이라든지 평소의 취향, 이런 거를 딱 볼 수 있는 그런 공간 같은 게 따로 있나요?
[답변]
있죠. 제일 먼저 들어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면 이분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생활 습관이 어땠는지 이런 거를 금방 알 수가 있으니까. 옷이라든지 책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 고인에 대해서 충분히 추측할 수가 있죠.
[앵커]
그렇죠. 냉장고 안에 예를 들어 김장 김치가 있다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매 순간, 순간 감정이 이입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혹시 떠오르는 분 있으신가요?
[답변]
돌아가시고 나서 한 일주일 후에 발견된 70대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시는데요. 침대 주변에서 가방 하나가 발견이 됐는데 가방을 열어보니 속옷이랑 양말 그리고 홑이불, 허리에 요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준비를 해놓으셨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준비한 시간이 한 3년은 지난 거 같아요.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왜 그걸 준비를 하셨을까 보니까 요양병원에 가실 때에 미리 준비를 하셨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미리 자녀들한테 이야기를 했더라면,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이후에 어떻습니까? 죽음이 멀리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느껴지게 됐다라는 분들이 많아졌거든요. 유품정리사 일을 하다 보면 그런 어떤 달라진 죽음에 대하는 태도, 자세 이런 거 좀 변화 같은 걸 느끼시나요?
[답변]
우리가 일반적으로 죽음을 생각할 때는 교통사고라든지 아니면 장례식장을 갔을 때에 되게 많이 느끼는데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자기 주변에 계시는 분들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경우들도 있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보면 죽음이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자신하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된 거 같아요.
[앵커]
사실 어떻게 보면 죽음만큼 확실한 게 없는데 또 죽음만큼 준비를 안 하는 것도 없는 거 같아요. 유품정리사로서 지금 죽음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 이런 것들 한번 실천해보세요, 라고 제언할 수 있는 거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죽음이란 건 되게 막연하고 또 사실 카테고리별로 나눠본다면 굉장히 준비해야 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구가 있는데요. 도구 가운데서 이런 엔딩 노트라고 하는 도구가 있습니다.
[앵커]
엔딩 노트.
[답변]
그래서 예를 들면 자신이 사망에 임박한 순간부터 해서 요양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는 임종기에 어떻게 연명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장례를 치를 때에 본인의 장래를 어떻게 치렀으면 좋겠다고 하는 의사표시들을 미리 해놓는 이러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다 보면 자신의 죽음이 조금 더 구체화될 수가 있겠죠.
[앵커]
이런 거 몇 살 때부터 미리 써놓는 게 좋을까요?
[답변]
물론 임박기에 하시면 제일 좋겠습니다마는 중년 이후부터 먼저 한번 생각을 해본다면 자신의 남아있는 인생을 아깝게 흘려보내지 않고 시간의 중요함을 굉장히 많이 느끼게 될 겁니다.
[앵커]
대표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 본인이 실천하고 있는 거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저는 가족들하고 같이 삼자 통화를 하게 되는데요. 모친과 그리고 또 딸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서 함께 스피커를 통해서 통화를 하다 보면 가족들하고 매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니까 그런 부분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죽음이라는 거는 입 밖에 꺼내기가 참 꺼려지는 그런 단어긴 하지만 죽음을 생각하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거니까요. 그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 될 거 같습니다. 오늘은 누군가의 인생의 끝을 펼쳐주시는 분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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