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경이로운 ‘우주의 심연’

입력 2022.07.21 (19:28) 수정 2022.07.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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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학기사를 부탁해, '과기부' 시간입니다.

오늘은 과학커뮤니테이터이자, 유튜브 채널 '과학쿠키'를 운영하고 있는 이효종 씨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과학기사를 쉽고 재밌게 풀어주실 건가요?

[답변]

네, 바로 지난해 12월 쏘아 올린 차세대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 '에 관한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지난 12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제임스 웹'이 촬영한 최초의 풀 컬러 우주 사진을 공개해 전 세계 과학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46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을 시작으로 130억 년 전, 우주 초기의 빛까지 포착했습니다.

[앵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성능이 어떻길래 우주 초기의 빛까지 포착할 수 있는 거죠?

[답변]

'제임스 웹'은 제작부터 발사까지 우리 돈으로 무려 13조 원을 들였는데요,

망원경의 성능을 좌우하는 거울인 주경이 적외선 반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소재인 원소기호 4번, 베릴륨(Be)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비교적 안정한 원소 금(Au)을 코팅했기 때문에 마치 금으로 만들어진 거울 면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주선에 싣기에는 너무 커서 접을 수 있도록 육각형 조각들로 구성됐고요.

18개의 육각형 금판이 무려 6.5m 크기의 거울을 만들어 냅니다.

직경이 2.4m인 허블망원경보다 훨씬 큰 규모죠.

주경이 크면 클수록 어두운 천체를 더 잘 보고 작은 것을 더 잘 구분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기존의 허블 우주 망원경이 관측했던 것보다 100배 어둡고 희미한 빛까지 포착 가능합니다.

그래서 현재 인류가 개발한 망원경 중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죠.

[앵커]

드디어 '제임스 웹'이 찍은 사진이 공개되었는데요,

그런데 일반인이 볼 때는 '알록달록하고 아름답다', '허블보다 더 선명하다' 등 표면적인 감상평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제임스 웹이 보내온 우주의 모습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답변]

이 사진은 '제임스 웹'의 첫 관측 결과가 공개되기 하루 전, NASA에서 맛보기로 깜짝 공개한 사진인데요,

지구에서 약 46억 광년 떨어져 있는 딥 필드인 'SMACS 0723' 은하단의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 보이는 거의 대부분의 천체는 수천억 개의 별들을 품고 있는 은하들입니다.

은하가 모여있기 때문에 은하단이라고 부르고 있죠.

이 은하단은 너무 거대해서 질량 추정이 어려운데요,

과학자들은 태양 질량의 약 839조 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강력한 중력이 작용하면 빛조차 휘어지는 '중력렌즈'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중간중간에 은하들이 곡선으로 휘어진 모습 보이시죠?

게다가, 사진을 잘 보시면 붉은색의 은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은하들이 우주 초기, 그러니까 약 130억 광년 너머의 초기 은하 모습입니다.

초기 은하는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고, 빛의 속도보다도 더 빨리 멀어지고 있어서 가시광선의 붉은 색 영역으로 빛의 파장이 늘어지는 이른바 '적색편이'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보시는 바와 같이 은하의 전체적인 색이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이 사진은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성운을 촬영한 이미지인데요,

성운이란, 한자로 풀이하면 '별의 구름'이라는 뜻입니다.

성운은 기본적으로 별이 태어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황색 산맥처럼 보이는 부분은 밀도가 높은 성간물질들을 보여주고 있고요,

이곳에 있는 수소가스들이 모여 별들이 탄생하고 있는 겁니다.

그에 비해 위에 보이는 푸른색 지역은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위쪽의 강한 별의 자외선에 의해 분자운이 서로 녹아내리면서 드러난 형태입니다.

이 사진은 남쪽고리 성운의 사진인데요,

왼쪽은 근적외선 이미지고, 오른쪽은 중적외선 이미지입니다.

오랜 시간 빛을 뿜어온 별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마치 행성 모양으로 퍼진 성운이라고 해서 이것을 행성상 성운이라고 부릅니다.

아까 용골자리 성운에서 별들의 탄생을 봤다면, 지금은 우주 별의 죽음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5개 소은하들의 군집 사진도 공개됐는데요,

이 소은하들 가운데 4개가 서로 중력에 이끌려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춤추듯이 움직이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게, 사진 가장 위쪽에 있는 '나선은하, NGC 7319'를 보면요,

여기 중심에서 직선으로 마치 광선을 발사하듯 무언가 뿜어져 나오는 게 찍혔습니다.

바로 블랙홀의 고에너지 제트를 포착해낸 건데요.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인 다음, 이온 형태로 다시 방출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우주를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인류의 '새로운 눈'이라 불리는 '제임스 웹' 우리 인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답변]

제임스웹이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수증기를 확인했듯이 앞으로도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들의 대기를 관측할 텐데요.

그런 행성들에서 수증기와 메탄, 이산화탄소와 같은 성분들이 검출되면 그때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도 예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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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기·부] 경이로운 ‘우주의 심연’
    • 입력 2022-07-21 19:28:37
    • 수정2022-07-21 20:01:48
    뉴스7(대전)
[앵커]

과학기사를 부탁해, '과기부' 시간입니다.

오늘은 과학커뮤니테이터이자, 유튜브 채널 '과학쿠키'를 운영하고 있는 이효종 씨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과학기사를 쉽고 재밌게 풀어주실 건가요?

[답변]

네, 바로 지난해 12월 쏘아 올린 차세대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 '에 관한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지난 12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제임스 웹'이 촬영한 최초의 풀 컬러 우주 사진을 공개해 전 세계 과학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46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을 시작으로 130억 년 전, 우주 초기의 빛까지 포착했습니다.

[앵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성능이 어떻길래 우주 초기의 빛까지 포착할 수 있는 거죠?

[답변]

'제임스 웹'은 제작부터 발사까지 우리 돈으로 무려 13조 원을 들였는데요,

망원경의 성능을 좌우하는 거울인 주경이 적외선 반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소재인 원소기호 4번, 베릴륨(Be)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비교적 안정한 원소 금(Au)을 코팅했기 때문에 마치 금으로 만들어진 거울 면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주선에 싣기에는 너무 커서 접을 수 있도록 육각형 조각들로 구성됐고요.

18개의 육각형 금판이 무려 6.5m 크기의 거울을 만들어 냅니다.

직경이 2.4m인 허블망원경보다 훨씬 큰 규모죠.

주경이 크면 클수록 어두운 천체를 더 잘 보고 작은 것을 더 잘 구분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기존의 허블 우주 망원경이 관측했던 것보다 100배 어둡고 희미한 빛까지 포착 가능합니다.

그래서 현재 인류가 개발한 망원경 중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죠.

[앵커]

드디어 '제임스 웹'이 찍은 사진이 공개되었는데요,

그런데 일반인이 볼 때는 '알록달록하고 아름답다', '허블보다 더 선명하다' 등 표면적인 감상평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제임스 웹이 보내온 우주의 모습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답변]

이 사진은 '제임스 웹'의 첫 관측 결과가 공개되기 하루 전, NASA에서 맛보기로 깜짝 공개한 사진인데요,

지구에서 약 46억 광년 떨어져 있는 딥 필드인 'SMACS 0723' 은하단의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 보이는 거의 대부분의 천체는 수천억 개의 별들을 품고 있는 은하들입니다.

은하가 모여있기 때문에 은하단이라고 부르고 있죠.

이 은하단은 너무 거대해서 질량 추정이 어려운데요,

과학자들은 태양 질량의 약 839조 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강력한 중력이 작용하면 빛조차 휘어지는 '중력렌즈'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중간중간에 은하들이 곡선으로 휘어진 모습 보이시죠?

게다가, 사진을 잘 보시면 붉은색의 은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은하들이 우주 초기, 그러니까 약 130억 광년 너머의 초기 은하 모습입니다.

초기 은하는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고, 빛의 속도보다도 더 빨리 멀어지고 있어서 가시광선의 붉은 색 영역으로 빛의 파장이 늘어지는 이른바 '적색편이'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보시는 바와 같이 은하의 전체적인 색이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이 사진은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성운을 촬영한 이미지인데요,

성운이란, 한자로 풀이하면 '별의 구름'이라는 뜻입니다.

성운은 기본적으로 별이 태어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황색 산맥처럼 보이는 부분은 밀도가 높은 성간물질들을 보여주고 있고요,

이곳에 있는 수소가스들이 모여 별들이 탄생하고 있는 겁니다.

그에 비해 위에 보이는 푸른색 지역은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위쪽의 강한 별의 자외선에 의해 분자운이 서로 녹아내리면서 드러난 형태입니다.

이 사진은 남쪽고리 성운의 사진인데요,

왼쪽은 근적외선 이미지고, 오른쪽은 중적외선 이미지입니다.

오랜 시간 빛을 뿜어온 별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마치 행성 모양으로 퍼진 성운이라고 해서 이것을 행성상 성운이라고 부릅니다.

아까 용골자리 성운에서 별들의 탄생을 봤다면, 지금은 우주 별의 죽음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5개 소은하들의 군집 사진도 공개됐는데요,

이 소은하들 가운데 4개가 서로 중력에 이끌려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춤추듯이 움직이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게, 사진 가장 위쪽에 있는 '나선은하, NGC 7319'를 보면요,

여기 중심에서 직선으로 마치 광선을 발사하듯 무언가 뿜어져 나오는 게 찍혔습니다.

바로 블랙홀의 고에너지 제트를 포착해낸 건데요.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인 다음, 이온 형태로 다시 방출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우주를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인류의 '새로운 눈'이라 불리는 '제임스 웹' 우리 인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답변]

제임스웹이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수증기를 확인했듯이 앞으로도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들의 대기를 관측할 텐데요.

그런 행성들에서 수증기와 메탄, 이산화탄소와 같은 성분들이 검출되면 그때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도 예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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