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 “러, 우크라 남부서도 민간인 대상 전쟁범죄”

입력 2022.07.25 (10:52) 수정 2022.07.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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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전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도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인권단체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각 24일 보도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2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고문, 전기 충격, 구타, 불법 구금 등을 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는 헤르손, 멜리토폴, 베르댠스크 등 도시 10여 곳에서 고문을 당했거나 목격한 사람 7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수집된 사례는 모두 42건입니다.

피해자들은 뼈나 이가 부러지거나 심각한 화상, 타박상을 입었다고 호소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피해자는 러시아군에게 야구 방망이로 맞았고, 다른 사람은 1주일간 구금된 뒤 갈비뼈와 무릎 슬개골이 부러져 거의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또 눈가리개를 하고 수갑을 찬 상태로 지내면서도 물과 음식을 거의 공급받지 못했다고 말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억류됐던 사람 중 일부는 러시아 당국에 협조한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는데 감금 장소에 관한 정보는 대부분 가족에게 통보되지도 않았습니다.

휴먼라이트워치는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정보를 얻는 한편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주민들이 러시아 점령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범죄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휴먼라이트워치 조사자인 율리아 고르부노바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무법지대로 만들었다”며 “러시아 정부는 전쟁범죄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범죄에 책임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이 보고서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이전에도 러시아군이 민간인 학대를 부정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전쟁범죄 자체를 부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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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전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도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인권단체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각 24일 보도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2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고문, 전기 충격, 구타, 불법 구금 등을 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는 헤르손, 멜리토폴, 베르댠스크 등 도시 10여 곳에서 고문을 당했거나 목격한 사람 7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수집된 사례는 모두 42건입니다.

피해자들은 뼈나 이가 부러지거나 심각한 화상, 타박상을 입었다고 호소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피해자는 러시아군에게 야구 방망이로 맞았고, 다른 사람은 1주일간 구금된 뒤 갈비뼈와 무릎 슬개골이 부러져 거의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또 눈가리개를 하고 수갑을 찬 상태로 지내면서도 물과 음식을 거의 공급받지 못했다고 말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억류됐던 사람 중 일부는 러시아 당국에 협조한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는데 감금 장소에 관한 정보는 대부분 가족에게 통보되지도 않았습니다.

휴먼라이트워치는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정보를 얻는 한편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주민들이 러시아 점령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범죄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휴먼라이트워치 조사자인 율리아 고르부노바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무법지대로 만들었다”며 “러시아 정부는 전쟁범죄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범죄에 책임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이 보고서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이전에도 러시아군이 민간인 학대를 부정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전쟁범죄 자체를 부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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