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75살의 동심…‘동요 작곡가’ 고승하

입력 2022.07.26 (19:44) 수정 2022.07.26 (20: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주남 재두루미, 우포 따오기 등 경남의 습지 생명을 주제로 한 동요가 얼마 전 세상에 나왔습니다.

노래로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작업을 함께하며 평생을 동요와 함께 한 작곡가를 경남인에서 만나봅니다.

[리포트]

어린이의 마음을 노래하는 일흔다섯 살의 동심, 고승하 씨에게 동요는 세상을 밝히는 빛과 소금입니다.

아이들이 입모아 신나게 동요를 부릅니다.

아이들이 직접 쓴 글에 고승하 씨가 곡을 붙인 노래엔 아이들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서우주/대야초 4 : "제가 짜증 나는 대로 적었어요. 좀 노래를 잘 지은 것 같기도 하면서..."]

[김상호/진해중앙초 6 : "노래 들으면 짜증 나는 게 다 풀리고요. 노래가 너무 재밌어요. 아주 잘 만든 것 같아요."]

음악 교사 재직 시절 작곡을 시작한 고승하 씨는 평생 동요를 만들고 부르며 살았습니다.

1989년 지역의 어린이들로 결성한 '아름 나라'와 함께 전국을 누비며 노래운동을 펼쳐온 그에게 동요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고승하/동요 작곡가 : "가장 좋은 통로가 일기인 것 같더라고요. 엄마가 화산 폭발을 했다는 이런 표현, 똥 누는 척하면서 텔레비전을 몰래 훔쳐보는 것 이런 것들..."]

[고승하/동요 작곡가 : "참새들이 나무에 앉아 나를 놀린다. 우리는 공부 안 해도 되지롱. (이 일기는) 무지 슬퍼요. 아빠 소주 한 잔 먹는다고 혼자 있고 싶다고 했다. 아빠 마음속에 비가 주룩주룩 오나 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그런 아빠의 현상 이런 게 눈에 이렇게 보여서 가슴 아파요."]

꾸밈없이 솔직한 마음은 그대로 노래가 됩니다.

불만과 투정, 슬픔과 기쁨이 담긴 아이들의 시선과 언어가 동요로 날개를 다는 셈입니다.

[고승하/동요 작곡가 : "학원을 가는 길목에 작은 민들레 한 송이 나의 마음을 흔드네. 우리 집으로 돌아와 다시 생각해보니 가려던 길을 안 갔네. 제가 노래를 한번 만들어 볼게요."]

아이들의 세상을 표현한 노래를 비롯해 반전, 환경 메시지를 담아 작곡한 동요가 2천 여곡.

연간 150회 넘는 공연으로 부지런히 동요를 알려왔는데요.

사투리 섞인 경상도 아이들의 노래를 전국에 배달하는 사이 고승하 씨는 75살의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고승하/동요 작곡가 : "그냥 그 아이에게 기쁨이 됐으면 참 좋겠다. 경상도 시골 아이들이 가진 특징을 살려주는 노래..."]

동요맘 회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

동요를 부르며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손윤영/창원시 봉림동 : "어릴 때 기억도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요. 동요를 부르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너무 건강해지고 행복해집니다."]

[정서원/김해시 장유면 : "아주 영혼이 맑은 그런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사회생활하면서 지치면 여기 와서 노래를 부르면 그게 치유가 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동요 부르는 어른 밴드 철부지, 여고 시절을 결성해 팍팍한 어른들 가슴에 동심을 심어온 고승하 씨에게 동요는 세대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고립니다.

[고승하/동요 작곡가 : "할머니 할아버지가 알고 손자, 손녀가 알고 엄마, 아빠가 아는 그런 노래로 동요 만큼 밀접한 노래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세대 간 격차를 줄여주자..."]

아이들의 마음을 전하고 세대를 연결하며 동요와 함께한 길.

[고승하/동요 작곡가 : "턱없이 감사를 잘하는 병이 나한테 있는데 동요를 생각하면 내가 감사해야 할 소중한 요소라고 그렇게 생각을 해요. 어쩔 수 없이 철딱서니 없이 살게 됐고."]

고승하 씨가 심은 동요 씨앗은 넉넉한 노래 숲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남人] 75살의 동심…‘동요 작곡가’ 고승하
    • 입력 2022-07-26 19:44:58
    • 수정2022-07-26 20:14:36
    뉴스7(창원)
[앵커]

주남 재두루미, 우포 따오기 등 경남의 습지 생명을 주제로 한 동요가 얼마 전 세상에 나왔습니다.

노래로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작업을 함께하며 평생을 동요와 함께 한 작곡가를 경남인에서 만나봅니다.

[리포트]

어린이의 마음을 노래하는 일흔다섯 살의 동심, 고승하 씨에게 동요는 세상을 밝히는 빛과 소금입니다.

아이들이 입모아 신나게 동요를 부릅니다.

아이들이 직접 쓴 글에 고승하 씨가 곡을 붙인 노래엔 아이들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서우주/대야초 4 : "제가 짜증 나는 대로 적었어요. 좀 노래를 잘 지은 것 같기도 하면서..."]

[김상호/진해중앙초 6 : "노래 들으면 짜증 나는 게 다 풀리고요. 노래가 너무 재밌어요. 아주 잘 만든 것 같아요."]

음악 교사 재직 시절 작곡을 시작한 고승하 씨는 평생 동요를 만들고 부르며 살았습니다.

1989년 지역의 어린이들로 결성한 '아름 나라'와 함께 전국을 누비며 노래운동을 펼쳐온 그에게 동요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고승하/동요 작곡가 : "가장 좋은 통로가 일기인 것 같더라고요. 엄마가 화산 폭발을 했다는 이런 표현, 똥 누는 척하면서 텔레비전을 몰래 훔쳐보는 것 이런 것들..."]

[고승하/동요 작곡가 : "참새들이 나무에 앉아 나를 놀린다. 우리는 공부 안 해도 되지롱. (이 일기는) 무지 슬퍼요. 아빠 소주 한 잔 먹는다고 혼자 있고 싶다고 했다. 아빠 마음속에 비가 주룩주룩 오나 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그런 아빠의 현상 이런 게 눈에 이렇게 보여서 가슴 아파요."]

꾸밈없이 솔직한 마음은 그대로 노래가 됩니다.

불만과 투정, 슬픔과 기쁨이 담긴 아이들의 시선과 언어가 동요로 날개를 다는 셈입니다.

[고승하/동요 작곡가 : "학원을 가는 길목에 작은 민들레 한 송이 나의 마음을 흔드네. 우리 집으로 돌아와 다시 생각해보니 가려던 길을 안 갔네. 제가 노래를 한번 만들어 볼게요."]

아이들의 세상을 표현한 노래를 비롯해 반전, 환경 메시지를 담아 작곡한 동요가 2천 여곡.

연간 150회 넘는 공연으로 부지런히 동요를 알려왔는데요.

사투리 섞인 경상도 아이들의 노래를 전국에 배달하는 사이 고승하 씨는 75살의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고승하/동요 작곡가 : "그냥 그 아이에게 기쁨이 됐으면 참 좋겠다. 경상도 시골 아이들이 가진 특징을 살려주는 노래..."]

동요맘 회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

동요를 부르며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손윤영/창원시 봉림동 : "어릴 때 기억도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요. 동요를 부르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너무 건강해지고 행복해집니다."]

[정서원/김해시 장유면 : "아주 영혼이 맑은 그런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사회생활하면서 지치면 여기 와서 노래를 부르면 그게 치유가 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동요 부르는 어른 밴드 철부지, 여고 시절을 결성해 팍팍한 어른들 가슴에 동심을 심어온 고승하 씨에게 동요는 세대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고립니다.

[고승하/동요 작곡가 : "할머니 할아버지가 알고 손자, 손녀가 알고 엄마, 아빠가 아는 그런 노래로 동요 만큼 밀접한 노래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세대 간 격차를 줄여주자..."]

아이들의 마음을 전하고 세대를 연결하며 동요와 함께한 길.

[고승하/동요 작곡가 : "턱없이 감사를 잘하는 병이 나한테 있는데 동요를 생각하면 내가 감사해야 할 소중한 요소라고 그렇게 생각을 해요. 어쩔 수 없이 철딱서니 없이 살게 됐고."]

고승하 씨가 심은 동요 씨앗은 넉넉한 노래 숲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