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넉달 만의 통화에서 ‘거친 말’

입력 2022.07.29 (21:48) 수정 2022.07.2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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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넉 달 만에 가진 전화통화에서 또 다시 맞붙었습니다.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거친 말들이 오갔는데요.

워싱턴과 베이징을 동시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 두 정상간의 통화시간이 상당히 길었다면서요?

[기자]

이번 미·중 정상 간 대화, 화상으로 얼굴 보지 않고 2시간 17분 동안 전화로만 이뤄져 마라톤 통화를 한 셈입니다.

특히 이번 통화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타이완 방문 계획을 밝힌 뒤 미.중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는데요,

가뜩이나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 온 '타이완' 문제에 대해, 미국은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한다는 기존 미국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중국의 군사위협이나 침공 시도는 묵과할 수 없다는 경곱니다.

격돌의 중심에 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오늘부터 아시아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데 타이완 방문 여부에 대해선 보안사항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엔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 '불장난하다 타죽는다.' 상당히 거친 말이 나왔어요.

[기자]

불장난은 중국 정부가 타이완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면서 자주 쓰는 수사이긴 합니다.

지난해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에서 타이완 해협의 안정이 거론됐을 때도 중국은 이 말을 썼습니다.

이번엔 여기에 '타 죽는단' 말까지 더한 건데, 중국 외교부와 매체들도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얘깁니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불장난하면 반드시 스스로 타죽습니다. 미국은 이 점을 정확히 알기 바랍니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발언으론 이례적이고 거칩니다.

타이완 문제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미죠.

대신 미국과의 거시경제 정책 조율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소통은 강조했습니다.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선 상호 협력이 필요하고요,

미국의 맞상대 역할을 하겠다는 인정 욕구도 깔려 있습니다.

[앵커]

김양순 특파원! 이런 거친 표현에 백악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은유적 표현에 대해 설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장난'이란 표현이 처음 나온 건 아니라고 언급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논평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간 바이든 미 대통령이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강경 발언을 해왔던 것을 떠올려보면 시진핑 주석의 험악한 경고에 맞대응하지 않고, 상황 관리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베이징 조 특파원! 중국의 이 같은 강경 대응은 중국 국내 요인과도 관련이 있지요?

[기자]

네, 시진핑 주석은 오는 10월 관례를 깬 3연임을 노립니다.

미국에 밀리거나 정치적으로 체면 깎이는 일은 받아 들이기 어렵습니다.

오늘자 인민일보인데요.

시 주석이 경제 현안을 챙기고 군 행사에 참석했다는게 주요 기사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습니다.

국내 이슈에 무게가 실린 겁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사드 문제와 반도체 동맹 등 예민한 현안이 늘고 있는데요,

미·중 정상 통화로 드러난 정세와 정책을 면밀히 파악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앵커]

워싱턴, 김 특파원! 이번 통화에선 북한 문제가 나오진 않았는데, 미 국무부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언급했다면서요?

[기자]

북한 김정은 위원장, 그제 북한의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어떠한 군사적 충돌에도 준비돼 있다고 했는데요.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에 대해 북한 역시 미국에게 같은 메시지를 되돌려받을 것이라고 되받아쳤습니다.

북한의 도발엔 대가를 묻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는데 다만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엔 변함이 없다, 북한에 어떠한 적대적 의도도 없다는 기존 입장은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워싱턴과 베이징을 동시에 연결해 소식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신남규 이웅/그래픽:김지혜/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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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넉달 만의 통화에서 ‘거친 말’
    • 입력 2022-07-29 21:48:24
    • 수정2022-07-29 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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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넉 달 만에 가진 전화통화에서 또 다시 맞붙었습니다.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거친 말들이 오갔는데요.

워싱턴과 베이징을 동시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 두 정상간의 통화시간이 상당히 길었다면서요?

[기자]

이번 미·중 정상 간 대화, 화상으로 얼굴 보지 않고 2시간 17분 동안 전화로만 이뤄져 마라톤 통화를 한 셈입니다.

특히 이번 통화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타이완 방문 계획을 밝힌 뒤 미.중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는데요,

가뜩이나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 온 '타이완' 문제에 대해, 미국은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한다는 기존 미국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중국의 군사위협이나 침공 시도는 묵과할 수 없다는 경곱니다.

격돌의 중심에 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오늘부터 아시아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데 타이완 방문 여부에 대해선 보안사항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엔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 '불장난하다 타죽는다.' 상당히 거친 말이 나왔어요.

[기자]

불장난은 중국 정부가 타이완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면서 자주 쓰는 수사이긴 합니다.

지난해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에서 타이완 해협의 안정이 거론됐을 때도 중국은 이 말을 썼습니다.

이번엔 여기에 '타 죽는단' 말까지 더한 건데, 중국 외교부와 매체들도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얘깁니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불장난하면 반드시 스스로 타죽습니다. 미국은 이 점을 정확히 알기 바랍니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발언으론 이례적이고 거칩니다.

타이완 문제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미죠.

대신 미국과의 거시경제 정책 조율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소통은 강조했습니다.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선 상호 협력이 필요하고요,

미국의 맞상대 역할을 하겠다는 인정 욕구도 깔려 있습니다.

[앵커]

김양순 특파원! 이런 거친 표현에 백악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은유적 표현에 대해 설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장난'이란 표현이 처음 나온 건 아니라고 언급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논평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간 바이든 미 대통령이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강경 발언을 해왔던 것을 떠올려보면 시진핑 주석의 험악한 경고에 맞대응하지 않고, 상황 관리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베이징 조 특파원! 중국의 이 같은 강경 대응은 중국 국내 요인과도 관련이 있지요?

[기자]

네, 시진핑 주석은 오는 10월 관례를 깬 3연임을 노립니다.

미국에 밀리거나 정치적으로 체면 깎이는 일은 받아 들이기 어렵습니다.

오늘자 인민일보인데요.

시 주석이 경제 현안을 챙기고 군 행사에 참석했다는게 주요 기사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습니다.

국내 이슈에 무게가 실린 겁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사드 문제와 반도체 동맹 등 예민한 현안이 늘고 있는데요,

미·중 정상 통화로 드러난 정세와 정책을 면밀히 파악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앵커]

워싱턴, 김 특파원! 이번 통화에선 북한 문제가 나오진 않았는데, 미 국무부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언급했다면서요?

[기자]

북한 김정은 위원장, 그제 북한의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어떠한 군사적 충돌에도 준비돼 있다고 했는데요.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에 대해 북한 역시 미국에게 같은 메시지를 되돌려받을 것이라고 되받아쳤습니다.

북한의 도발엔 대가를 묻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는데 다만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엔 변함이 없다, 북한에 어떠한 적대적 의도도 없다는 기존 입장은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워싱턴과 베이징을 동시에 연결해 소식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신남규 이웅/그래픽:김지혜/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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