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장 벌 수십만 마리 ‘떼죽음’…경찰 수사

입력 2022.08.03 (12:21) 수정 2022.08.0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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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춘천의 한 양봉 농가에서 꿀벌 수십만 마리가 죽었습니다.

이웃 주민이 뿌린 농약 때문이라고 농장주가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의 작은 산골.

물뿌리개를 든 사람이 길에 액체를 뿌립니다.

사흘 뒤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알고 보니, 마을 주민이 자신의 집과 주변 도로에 농약을 뿌린 것이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농약을 뿌린 장소입니다.

그 바로 옆을 보면 양봉농사를 위해서 벌통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현재 양봉장의 벌통을 살펴봤습니다.

텅 비어 있는 게 한두 개가 아닙니다.

벌이 집은 지었는데, 꿀은 없고 곰팡이만 가득한 벌통도 발견됩니다.

이 농장의 벌통이 서른 개라 꿀벌이 수십만 마리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 두세 달 사이에 벌이 거의 다 죽어, 손에 꼽을 정도만 남아있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올해 양봉 농사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액은 수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만규/양봉업자 : "농약을 치고 난 다음에 벌이 죽기 시작했습니다. 5~6통 살아 있는데, 끝까지 살아남을 건 약 2통이나 3통, 이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농약을 뿌린 주민은 자신의 땅에만 뿌렸을 뿐인데, 무슨 문제냐고 맞섭니다.

[농약 살포 주민/음성변조 : "내가 벌 물려서 죽을 뻔했으니까 뿌렸지. 그래서 내 집에다 뿌렸는데, 뭘 할 게 있다고 와서."]

결국, 이 사건은 경찰로 넘어갔습니다.

경찰은 농약을 살포한 주민을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농약과 꿀벌 폐사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CCTV 제공:이만규 양봉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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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봉장 벌 수십만 마리 ‘떼죽음’…경찰 수사
    • 입력 2022-08-03 12:21:03
    • 수정2022-08-03 12:32:35
    뉴스 12
[앵커]

강원도 춘천의 한 양봉 농가에서 꿀벌 수십만 마리가 죽었습니다.

이웃 주민이 뿌린 농약 때문이라고 농장주가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의 작은 산골.

물뿌리개를 든 사람이 길에 액체를 뿌립니다.

사흘 뒤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알고 보니, 마을 주민이 자신의 집과 주변 도로에 농약을 뿌린 것이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농약을 뿌린 장소입니다.

그 바로 옆을 보면 양봉농사를 위해서 벌통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현재 양봉장의 벌통을 살펴봤습니다.

텅 비어 있는 게 한두 개가 아닙니다.

벌이 집은 지었는데, 꿀은 없고 곰팡이만 가득한 벌통도 발견됩니다.

이 농장의 벌통이 서른 개라 꿀벌이 수십만 마리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 두세 달 사이에 벌이 거의 다 죽어, 손에 꼽을 정도만 남아있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올해 양봉 농사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액은 수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만규/양봉업자 : "농약을 치고 난 다음에 벌이 죽기 시작했습니다. 5~6통 살아 있는데, 끝까지 살아남을 건 약 2통이나 3통, 이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농약을 뿌린 주민은 자신의 땅에만 뿌렸을 뿐인데, 무슨 문제냐고 맞섭니다.

[농약 살포 주민/음성변조 : "내가 벌 물려서 죽을 뻔했으니까 뿌렸지. 그래서 내 집에다 뿌렸는데, 뭘 할 게 있다고 와서."]

결국, 이 사건은 경찰로 넘어갔습니다.

경찰은 농약을 살포한 주민을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농약과 꿀벌 폐사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CCTV 제공:이만규 양봉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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