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의장 순방후 후폭풍 부는 타이완 해협

입력 2022.08.06 (21:39) 수정 2022.08.0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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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 후폭풍이 거셉니다.

중국군은 타이완 해협은 물론 타이완 주변 해역에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장거리 실탄 사격을 하는 등

대규모 군사훈련을 통해 '타이완 봉쇄작전'을 벌였습니다.

타이완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즉각 전투준비 태세에 돌입했고, 미국과 일본도 비상 경계에 들어갔습니다.

타이완을 둘러싼 긴박한 움직임, 먼저 한재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중국시간 4일 오후 1시 56분.

타이완과 마주한 중국 남부 푸젠성 해안에서 미사일이 연신 날아 오릅니다.

중국군은 사거리 600Km인 둥펑계열 탄도미사일 11기를 타이완 해역으로 발사했습니다.

이 미사일들은 타이완 북부와 동부, 남부해역에 떨어졌습니다.

일부 미사일들은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일본 방위성은 분석했습니다.

사상 처음입니다.

같은 시각.

타이완과 120Km 가량 떨어진 푸젠성 핑탄섬에서도 다연장로켓 수십 발이 발사됐습니다.

일부 로켓은 타이완과 중국의 실질적 경계선인 타이완 해협의 중간선을 넘어가 낙하했습니다.

중국 해군 함정 10척과 군용기도 중간선 너머 타이완 쪽 해역에서 작전을 벌였습니다.

타이완과의 경계선을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로 판단됩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 "타이완 해협 동부 특정 지역을 정밀하게 타격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중국군은 타이완을 에워싸는 '타이완 봉쇄작전'에 대규모 군사력을 투입했습니다.

J-20(젠20)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의 군용기와 각종 함정을 동원했습니다.

동서남북 사방을 겨냥해 미사일과 실탄사격, 해상공중훈련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타이완을 고강도로 압박했습니다.

중국정부는 유사시 미국의 증원 전력을 차단하는 이른바 '지역 거부'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접근을 막는 게 훈련의 목적이라는 뜻입니다.

이를 두고 미국을 겨냥한 '고강도 경고성 군사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타이완 해역의 긴장은 모두 미국 측이 만든 것입니다. 그 근원은 펠로시 의장이 사익으로 타이완을 방문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히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훈련 구역이 타이완의 주요 항구와 항로 주변이어서 향후 무력통일을 위한 작전을 시험하려 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타이완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즉각 전투준비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중국 본토와 인접한 섬 지역의 경계를 강화했고, 공군기지에서는 F-16과 F-5 전투기 편대가 이륙했습니다.

[차이잉원 : "we will firmly defend our sovereignty and national security, and stick to the line of defence of democracy and freedom."]

중국군의 대규모 훈련에 일본도 경계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중국의 탄도미사일 5기가 오키나와현 하테루마섬 인근 일본 배타적경제수역 안에 떨어진 상황.

타이완에서 가까운 오키나와의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와 인근 가데나 미군 기지에서 전투기가 잇따라 출격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호위함과 초계기 등을 동원해 경계 감시에 들어갔고, 미국은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공중급유기 20여 대를 추가 배치했습니다.

[JAPANESE DEFENCE MINISTER/NOBUO KISHI, SAYING: "We strongly condemn this (action), as it causes great concerns to the security of our country and the safety of our people. We have protested strongly against China through diplomatic channels."]

미국 백악관은 중국의 대규모 무력시위를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규탄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에 위기조성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긴장 고조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을 포함해 아세안 회원국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추가 군사 활동이 예상된다며 중국의 어떤 선택에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 등 타이완 해역 인근에 배치된 미국 전략 자산들의 감시 활동은 앞으로 몇 주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96년 제3차 타이완 해협 위기 당시,중국은 몇 개월동안 군사훈련을 계속했습니다.

7일까지로 예고된 중국군의 '타이완 봉쇄훈련'이 제4차 타이완 사태로 비화될 지 타이완해협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베이징을 연결해서 중국의 반응 알아봅니다.

김민성 특파원? 현재 베이징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펠로시의 의장이 타이완 순방을 마치고 떠난 지 사흘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베이징에서는 펠로시 의장과 중국 군사훈련에 대한 내용이 지금도 인터넷 검색 순위 상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상당수 중국인들은 이번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타이완이 중국의 영토인데 왜 가느냐" , "중국과 타이완을 분열시키는 행동" 이라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두옌밍/베이징시민 : "강력한 경고를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 안되면 무력으로 타이완을 점령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통일 대업과 관련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앞으로 미중 갈등이 더욱 커지는게 아닐까 우려도 큰데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출범과 반도체 동맹 추진 과정에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정치 행사를 앞두고 있는 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방에게 밀릴 수 없는 만큼 마찰은 더 커지고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일현/중국 정법대 교수 : "(중국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을 견제하고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국제적 사항 즉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같은 거 이란 핵 협정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은 어제 군지휘관 전화통화와 기후변화 협상 등 8개 분야에서 미-중간 대화/협력 채널을 전격 단절했습니다.

미중 양국의 대결 관계가 펠로시 의장 방문으로 더 첨예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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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로시 의장 순방후 후폭풍 부는 타이완 해협
    • 입력 2022-08-06 21:39:51
    • 수정2022-08-06 22:41:52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 후폭풍이 거셉니다.

중국군은 타이완 해협은 물론 타이완 주변 해역에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장거리 실탄 사격을 하는 등

대규모 군사훈련을 통해 '타이완 봉쇄작전'을 벌였습니다.

타이완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즉각 전투준비 태세에 돌입했고, 미국과 일본도 비상 경계에 들어갔습니다.

타이완을 둘러싼 긴박한 움직임, 먼저 한재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중국시간 4일 오후 1시 56분.

타이완과 마주한 중국 남부 푸젠성 해안에서 미사일이 연신 날아 오릅니다.

중국군은 사거리 600Km인 둥펑계열 탄도미사일 11기를 타이완 해역으로 발사했습니다.

이 미사일들은 타이완 북부와 동부, 남부해역에 떨어졌습니다.

일부 미사일들은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일본 방위성은 분석했습니다.

사상 처음입니다.

같은 시각.

타이완과 120Km 가량 떨어진 푸젠성 핑탄섬에서도 다연장로켓 수십 발이 발사됐습니다.

일부 로켓은 타이완과 중국의 실질적 경계선인 타이완 해협의 중간선을 넘어가 낙하했습니다.

중국 해군 함정 10척과 군용기도 중간선 너머 타이완 쪽 해역에서 작전을 벌였습니다.

타이완과의 경계선을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로 판단됩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 "타이완 해협 동부 특정 지역을 정밀하게 타격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중국군은 타이완을 에워싸는 '타이완 봉쇄작전'에 대규모 군사력을 투입했습니다.

J-20(젠20)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의 군용기와 각종 함정을 동원했습니다.

동서남북 사방을 겨냥해 미사일과 실탄사격, 해상공중훈련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타이완을 고강도로 압박했습니다.

중국정부는 유사시 미국의 증원 전력을 차단하는 이른바 '지역 거부'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접근을 막는 게 훈련의 목적이라는 뜻입니다.

이를 두고 미국을 겨냥한 '고강도 경고성 군사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타이완 해역의 긴장은 모두 미국 측이 만든 것입니다. 그 근원은 펠로시 의장이 사익으로 타이완을 방문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히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훈련 구역이 타이완의 주요 항구와 항로 주변이어서 향후 무력통일을 위한 작전을 시험하려 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타이완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즉각 전투준비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중국 본토와 인접한 섬 지역의 경계를 강화했고, 공군기지에서는 F-16과 F-5 전투기 편대가 이륙했습니다.

[차이잉원 : "we will firmly defend our sovereignty and national security, and stick to the line of defence of democracy and freedom."]

중국군의 대규모 훈련에 일본도 경계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중국의 탄도미사일 5기가 오키나와현 하테루마섬 인근 일본 배타적경제수역 안에 떨어진 상황.

타이완에서 가까운 오키나와의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와 인근 가데나 미군 기지에서 전투기가 잇따라 출격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호위함과 초계기 등을 동원해 경계 감시에 들어갔고, 미국은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공중급유기 20여 대를 추가 배치했습니다.

[JAPANESE DEFENCE MINISTER/NOBUO KISHI, SAYING: "We strongly condemn this (action), as it causes great concerns to the security of our country and the safety of our people. We have protested strongly against China through diplomatic channels."]

미국 백악관은 중국의 대규모 무력시위를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규탄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에 위기조성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긴장 고조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을 포함해 아세안 회원국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추가 군사 활동이 예상된다며 중국의 어떤 선택에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 등 타이완 해역 인근에 배치된 미국 전략 자산들의 감시 활동은 앞으로 몇 주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96년 제3차 타이완 해협 위기 당시,중국은 몇 개월동안 군사훈련을 계속했습니다.

7일까지로 예고된 중국군의 '타이완 봉쇄훈련'이 제4차 타이완 사태로 비화될 지 타이완해협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베이징을 연결해서 중국의 반응 알아봅니다.

김민성 특파원? 현재 베이징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펠로시의 의장이 타이완 순방을 마치고 떠난 지 사흘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베이징에서는 펠로시 의장과 중국 군사훈련에 대한 내용이 지금도 인터넷 검색 순위 상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상당수 중국인들은 이번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타이완이 중국의 영토인데 왜 가느냐" , "중국과 타이완을 분열시키는 행동" 이라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두옌밍/베이징시민 : "강력한 경고를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 안되면 무력으로 타이완을 점령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통일 대업과 관련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앞으로 미중 갈등이 더욱 커지는게 아닐까 우려도 큰데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출범과 반도체 동맹 추진 과정에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정치 행사를 앞두고 있는 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방에게 밀릴 수 없는 만큼 마찰은 더 커지고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일현/중국 정법대 교수 : "(중국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을 견제하고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국제적 사항 즉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같은 거 이란 핵 협정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은 어제 군지휘관 전화통화와 기후변화 협상 등 8개 분야에서 미-중간 대화/협력 채널을 전격 단절했습니다.

미중 양국의 대결 관계가 펠로시 의장 방문으로 더 첨예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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