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백남준 작품들…‘90주년 탄생 기념 특별전’

[앵커]

세계적인 미디어 예술의 거장, 고 백남준 작가의 작품이 후배들의 노력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작품들까지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박은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바로크 양식 예배당 구조물 앞에서 촛불과 레이저가 만납니다.

프로젝터를 통해선 춤추는 무용가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기술을 섞어 여러 시공간을 표현한 백남준의 작품 '바로크 레이저'를, 그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후배 작가들이 재현한 작품입니다.

[홍민기/미디어 아티스트 : "그 기록들이 사진이나 아주 러프하게 찍힌 영상들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어떤 기술들을 뭔가 좀 가정해 가면서 상상해가면서 재현을 해야 했고요."]

백남준이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던 대형 작품도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미켈란젤로가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에 그렸던 벽화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40개의 프로젝터를 이용해 백남준 자신의 비디오 영상들을 벽화처럼 총 망라해 보여줍니다.

[이수영/백남준아트센터 학예사 : "정말 저희가 만나기 힘들었던 백남준의 작업들을 공을 들여서 재현하거나 설치를 한 그런 전시입니다. 걸어 다니면서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들을 통해서 좀 새로운 힘을 얻고 백남준 작가를 새롭게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흑백 모니터로 샹들리에를 표현한 작품과, 동양의 천지인 사상을 상징한 레이저 작품 '삼원소', 찰리 채플린 등 실존 인물을 TV와 라디오로 형상화한 작품들에선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집니다.

[최명선/경기 광주시 오포읍 :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그런 정신세계를 조금이나마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됐던 것 같아요."]

이번 특별전은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내년 1월 말까지 개최됩니다.

KBS 뉴스 박은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