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4분만에 경찰 도착했지만…폭우로 반지하 일가족 3명 숨져
입력 2022.08.09 (11:52)
수정 2022.08.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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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가 난 집 창문 쪽. (사진 출처=연합뉴스)
어젯밤 폭우로 서울의 한 주택 반지하에서 모녀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9일 0시 26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서 40대 여성 2명과 10대 여아 1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47세 A씨와 언니인 48세 B씨, 13살 A씨의 딸이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침수된 집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집 앞 길에서 발생한 싱크홀로 인해 빗물이 급격하게 집안에 흘러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 빌라 바로 앞 싱크홀이 발생해 물이 급격하게 흘러들었고, 일가족이 고립돼 구조되지 못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A씨는 어제(8일) 밤 8시 55분쯤, 친구에게 "집에 물이 차오른다"며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4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이미 집에 물이 너무 많이 찬 상황임을 파악, 119 신고를 통해 소방대원들과 합동으로 배수·구조 작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밤새 쏟아진 비가 창문까지 차오르면서 A씨 일가족은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숨을 거뒀습니다. 가족의 시신은 자정 이후부터 차례로 발견돼 장례식장으로 이송됐습니다.
같은 건물 반지하 옆집에 거주하는 전예성(52)씨는 "도로에 물이 허벅지까지 차면서 반지하 현관은 이미 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방범창이 있는 창문이 유일한 탈출구였는데, 주민들이 이중 방범창을 뜯어내고자 했지만 몇 초 만에 물이 차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가 난 집 주변. (사진 출처=연합뉴스)
같은 건물 주민 박모씨는 "도로에 물이 허리까지 차 소방차가 들어올 수도 없었다"며 "밤 11시, 12시쯤 물이 빠지기 시작했고 소방이 와서 장비로 방범창을 뜯어서 수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집에는 A씨와 그의 딸, 언니 외에 이들 자매의 모친도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가 벌어질 당시 모친은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집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언니 B씨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 현장 배수 작업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밤 12시부터 계속 물을 빼고 있는데 오늘 내내 해야 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일가족에 대한 의사 검안 이후 부검 여부를 판단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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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 4분만에 경찰 도착했지만…폭우로 반지하 일가족 3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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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8-09 11:52:25
- 수정2022-08-09 11:53:35
어젯밤 폭우로 서울의 한 주택 반지하에서 모녀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9일 0시 26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서 40대 여성 2명과 10대 여아 1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47세 A씨와 언니인 48세 B씨, 13살 A씨의 딸이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침수된 집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집 앞 길에서 발생한 싱크홀로 인해 빗물이 급격하게 집안에 흘러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A씨는 어제(8일) 밤 8시 55분쯤, 친구에게 "집에 물이 차오른다"며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4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이미 집에 물이 너무 많이 찬 상황임을 파악, 119 신고를 통해 소방대원들과 합동으로 배수·구조 작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밤새 쏟아진 비가 창문까지 차오르면서 A씨 일가족은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숨을 거뒀습니다. 가족의 시신은 자정 이후부터 차례로 발견돼 장례식장으로 이송됐습니다.
같은 건물 반지하 옆집에 거주하는 전예성(52)씨는 "도로에 물이 허벅지까지 차면서 반지하 현관은 이미 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방범창이 있는 창문이 유일한 탈출구였는데, 주민들이 이중 방범창을 뜯어내고자 했지만 몇 초 만에 물이 차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같은 건물 주민 박모씨는 "도로에 물이 허리까지 차 소방차가 들어올 수도 없었다"며 "밤 11시, 12시쯤 물이 빠지기 시작했고 소방이 와서 장비로 방범창을 뜯어서 수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집에는 A씨와 그의 딸, 언니 외에 이들 자매의 모친도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가 벌어질 당시 모친은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집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언니 B씨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 현장 배수 작업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밤 12시부터 계속 물을 빼고 있는데 오늘 내내 해야 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일가족에 대한 의사 검안 이후 부검 여부를 판단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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