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원활한 공급망 수호”…박진 “상생협력”

[앵커]

한국과 중국의 외교장관이 중국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대화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를 놓고 논의가 있을지 주목됐는데 중국 왕이 부장은 원활한 공급망 수호를, 박진 장관은 상호존중과 상생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장관,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습니다.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주고받은 말에는 뼈가 있었습니다.

먼저 발언한 왕이 부장은 한중 양국의 최대 공약수라며 5가지를 거론했는데, 맨 앞에 '독립자주'를 내세웠습니다.

[왕이/중국 외교부장 : "미래 30년을 향해, 중국과 한국 양측은 독립 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미중 전략경쟁 흐름 속에서 한국이 미국 측에 기울고 있다고 보고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왕 부장은 또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 수호, 상호 내정 불간섭을 언급했는데,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대화인 '칩4', 타이완 문제 등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보입니다.

박진 장관은 수교 30주년을 맞은 두 나라의 협력을 위한 조건으로 상호존중과 상생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박진/외교부 장관 : "우리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써, 국익과 원칙에 따라 화이부동의 정신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박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며,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공급망과 관련해선 안정적 관리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함께 극복하자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은 한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최고위급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습니다.

왕 부장은 우리 수도권 폭우 피해에 위로를 표했고, 이에 박 장관은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취재:공동취재단/영상편집:안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