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심부름’ 하다 전과자 되는 청년들…“고액 알바 주의”

입력 2022.08.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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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금융사기 현금 수거책 20대 A 씨의 범행 장면이 찍힌 CCTV (제공: 경남경찰청)전화금융사기 현금 수거책 20대 A 씨의 범행 장면이 찍힌 CCTV (제공: 경남경찰청)

경남 창원시 한 주택가, 20대 남성이 서성입니다. 잠시 뒤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남성의 손에는 돈다발이 들려 있습니다. 전화금융사기 말단 조직원 A 씨의 '고액 아르바이트(알바)' 현장입니다.

A씨가 속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고금리 속,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이전의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대환대출'을 알아보던 피해자들을 노렸습니다. 기존 대출 회사 직원이라고 속인 뒤 '금융업법'을 위반했으니 대출을 빨리 상환하라고 유도해 돈을 가로챘습니다.

A 씨가 지난 6월 한달 동안 부산과 경남, 울산 일대에서 거둬 들인 현금은 5억 2,000여 만 원입니다. 이 돈을 송금한 대가로 한 건당 20만~50만 원을 챙겼습니다. 자신의 수익은 780만 원입니다.

경찰은 A씨가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지난달 초 A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 '고액 알바' 찾는 신용정보회사…실상은?

20대 후반의 무직인 A 씨는 올해 초, 한 온라인 구직 사이트를 통해 이 일을 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돈 심부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비대면' 면접을 거친 뒤 모든 업무는 SNS를 통해 전달받았습니다. A 씨뿐만이 아닙니다.

현금 수거책 대부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범행에 입문합니다. △△법률사무소, ○○신용정보회사처럼 제법 그럴듯한 사업장으로 위장하지만 실상은 사업자 등록증조차 없는 사기 조직에 불과합니다.

주로 사회초년생이나 주부들이 연락해오는데,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목돈이 필요한 이들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화금융사기 범죄자 전체 22,045명 가운데 62%가 20~30대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월 사천경찰서가 구속한 30대 여성 현금 수거책의 모습. 무직으로 채무에 시달리던 이 여성 역시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고액 알바’ 글을 본 뒤 처음 일을 시작했다.지난 5월 사천경찰서가 구속한 30대 여성 현금 수거책의 모습. 무직으로 채무에 시달리던 이 여성 역시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고액 알바’ 글을 본 뒤 처음 일을 시작했다.

지난 6월 경기도 여주에서는 아이돌 출신 배우가 고액 알바 구인 게시글을 본 뒤 전화금융 사기 범죄에 가담할 뻔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이 배우는 자신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안 뒤 곧바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습니다.

■ 고용노동부, 청년 범죄자 양산 '구직 사이트' 개선 착수

청년층 피해가 확산하자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말부터 제도 개선에 착수했습니다. 구직사이트 운영자가 구인을 원하는 사업자로부터 직접 증빙 서류를 받아 확인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련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범행에 연루되지 않는 일입니다. SNS를 통해 현금 수거나 입금을 지시하고, 또 고액의 수당을 약속하는 일이라면 애초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됩니다. 경찰은 세상에 그런 '돈 심부름'은 없다고, 두 번 세 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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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심부름’ 하다 전과자 되는 청년들…“고액 알바 주의”
    • 입력 2022-08-11 17:02:51
    취재K
전화금융사기 현금 수거책 20대 A 씨의 범행 장면이 찍힌 CCTV (제공: 경남경찰청)
경남 창원시 한 주택가, 20대 남성이 서성입니다. 잠시 뒤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남성의 손에는 돈다발이 들려 있습니다. 전화금융사기 말단 조직원 A 씨의 '고액 아르바이트(알바)' 현장입니다.

A씨가 속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고금리 속,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이전의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대환대출'을 알아보던 피해자들을 노렸습니다. 기존 대출 회사 직원이라고 속인 뒤 '금융업법'을 위반했으니 대출을 빨리 상환하라고 유도해 돈을 가로챘습니다.

A 씨가 지난 6월 한달 동안 부산과 경남, 울산 일대에서 거둬 들인 현금은 5억 2,000여 만 원입니다. 이 돈을 송금한 대가로 한 건당 20만~50만 원을 챙겼습니다. 자신의 수익은 780만 원입니다.

경찰은 A씨가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지난달 초 A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 '고액 알바' 찾는 신용정보회사…실상은?

20대 후반의 무직인 A 씨는 올해 초, 한 온라인 구직 사이트를 통해 이 일을 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돈 심부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비대면' 면접을 거친 뒤 모든 업무는 SNS를 통해 전달받았습니다. A 씨뿐만이 아닙니다.

현금 수거책 대부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범행에 입문합니다. △△법률사무소, ○○신용정보회사처럼 제법 그럴듯한 사업장으로 위장하지만 실상은 사업자 등록증조차 없는 사기 조직에 불과합니다.

주로 사회초년생이나 주부들이 연락해오는데,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목돈이 필요한 이들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화금융사기 범죄자 전체 22,045명 가운데 62%가 20~30대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월 사천경찰서가 구속한 30대 여성 현금 수거책의 모습. 무직으로 채무에 시달리던 이 여성 역시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고액 알바’ 글을 본 뒤 처음 일을 시작했다.
지난 6월 경기도 여주에서는 아이돌 출신 배우가 고액 알바 구인 게시글을 본 뒤 전화금융 사기 범죄에 가담할 뻔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이 배우는 자신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안 뒤 곧바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습니다.

■ 고용노동부, 청년 범죄자 양산 '구직 사이트' 개선 착수

청년층 피해가 확산하자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말부터 제도 개선에 착수했습니다. 구직사이트 운영자가 구인을 원하는 사업자로부터 직접 증빙 서류를 받아 확인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련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범행에 연루되지 않는 일입니다. SNS를 통해 현금 수거나 입금을 지시하고, 또 고액의 수당을 약속하는 일이라면 애초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됩니다. 경찰은 세상에 그런 '돈 심부름'은 없다고, 두 번 세 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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