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다! 살았다!”… 반지하 갇힌 생명 구한 ‘기적의 3분’

입력 2022.08.12 (07:17) 수정 2022.08.12 (08: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기록적인 폭우는 우리 일상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반지하에 살던 주민들의 피해가 큰데요.

가슴 아픈 비극도 많았지만, 이웃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물속으로 잠겨가는 생명을 살려낸 시민 영웅들의 모습, 김성수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흙탕물이 차오른 반지하 주택 창문을 주민들이 다급히 열려 합니다.

거센 빗줄기 속, 반지하에 갇힌 20대 남성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안에서 열어야 해!) 창문 열어봐요. 창문!"]

소화기까지 동원해 창문을 깨보려 하지만, 수압 탓에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암담한 상황에서도 일단 갇힌 사람을 안심시키고 용기를 북돋습니다.

["조금만 버텨. 침착해. 침착하게 있어!"]

영겁처럼 느껴진 '3분', 멈추지 않는 구출 시도 끝에 마침내 유리창이 깨집니다.

갇혔던 주민이 지상으로 올라와, 이웃들 품에 안깁니다.

["됐다! (살았다!) 와아!"]

300㎜ 넘는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 8일 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만들어진 기적입니다.

바로 인근 동네에서 일가족 세 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웃들의 간절함으로 한 명은 목숨을 구했습니다.

[나종일/목격자 : "손잡아 하면서 손을 잡고 그냥 잡아당겼어요. 당겨서 했는데 (구조자들이)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 모르겠어요. 유리 파편이 다 쏠려 들어갔거든요."]

이런 '기적'은 그 날 곳곳에서 이어졌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입니다.

[이웃 주민 : "그 사람들이 연장이 있잖아. 그걸로 (창문) 떼고. 둘이 구조하고. 여기는(다른 사람들은) 아가씨 구조하고. 그 사람들 아니었으면 우리는 죽었어."]

절망 속으로 가라앉던 생명에게 이웃들이 내민 동아줄, 그래도 '살 만한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김형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됐다! 살았다!”… 반지하 갇힌 생명 구한 ‘기적의 3분’
    • 입력 2022-08-12 07:17:22
    • 수정2022-08-12 08:27:32
    뉴스광장
[앵커]

기록적인 폭우는 우리 일상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반지하에 살던 주민들의 피해가 큰데요.

가슴 아픈 비극도 많았지만, 이웃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물속으로 잠겨가는 생명을 살려낸 시민 영웅들의 모습, 김성수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흙탕물이 차오른 반지하 주택 창문을 주민들이 다급히 열려 합니다.

거센 빗줄기 속, 반지하에 갇힌 20대 남성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안에서 열어야 해!) 창문 열어봐요. 창문!"]

소화기까지 동원해 창문을 깨보려 하지만, 수압 탓에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암담한 상황에서도 일단 갇힌 사람을 안심시키고 용기를 북돋습니다.

["조금만 버텨. 침착해. 침착하게 있어!"]

영겁처럼 느껴진 '3분', 멈추지 않는 구출 시도 끝에 마침내 유리창이 깨집니다.

갇혔던 주민이 지상으로 올라와, 이웃들 품에 안깁니다.

["됐다! (살았다!) 와아!"]

300㎜ 넘는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 8일 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만들어진 기적입니다.

바로 인근 동네에서 일가족 세 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웃들의 간절함으로 한 명은 목숨을 구했습니다.

[나종일/목격자 : "손잡아 하면서 손을 잡고 그냥 잡아당겼어요. 당겨서 했는데 (구조자들이)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 모르겠어요. 유리 파편이 다 쏠려 들어갔거든요."]

이런 '기적'은 그 날 곳곳에서 이어졌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입니다.

[이웃 주민 : "그 사람들이 연장이 있잖아. 그걸로 (창문) 떼고. 둘이 구조하고. 여기는(다른 사람들은) 아가씨 구조하고. 그 사람들 아니었으면 우리는 죽었어."]

절망 속으로 가라앉던 생명에게 이웃들이 내민 동아줄, 그래도 '살 만한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김형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