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고열인데 갈 곳 없어…‘절반 비어있다’는 병상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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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고열·호흡 곤란에도 갈 곳 없는 환자들
- 병상' 절반'은 비어있다는데 도대체 어디에?
- 위·중증 직전 응급환자용 '준중증 병상' 부족
- 준증증 병상 가동률 지역 편차도 커
- 야간·주말 응급환자 몰리며 의료대응 역부족
■ "열 40℃까지 오르는데 병상 찾기는 환자 몫"
지난 4일 광주광역시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부부는 하루 뒤 상태가 악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태어난 지 이제 200일이 지난 아이까지 온 가족이 확진된 상황에서 다음 날 저녁 열이 40℃ 가까이 오르자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119는 병원으로, 병원은 구청으로, 구청은 119로 병상을 알아보라며 서로 책임을 미뤘습니다.
결국, 환자 스스로 관내 종합병원 곳곳에 전화를 돌려 약 3시간 만에 겨우 수액을 맞고 입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부는 "큰 도시에서도 이럴 정도면 다른 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며 "구청에서도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병상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요양병원서 전원 요청해도 갈 곳 없어 발 '동동'
지난달 24일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환자는 치매와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이었습니다. 그날 밤 환자가 숨쉬기 어려워한다며 119에 요양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달라며 전원을 요청했지만 갈 수 있는 병상이 없었습니다. 환자의 보호자가 놀란 마음에 병원 앞까지 갔지만 환자 상태를 119구급대를 통해 전해 듣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결국, 하룻밤을 걱정으로 지새운 뒤 다음 날이 되어서야 전담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습니다. 보호자는 "가족들이 직접 모실 수 있으면 1시간 거리든 2시간 거리든 갔을 텐데 코로나라 그게 불가능하다"며 "환자의 증상을 보고 이송을 하는 게 아니라 병상 유무에 따라 이송이 결정되니 억울한 사람이 생기겠다 싶더라"라며 걱정했습니다.
■ '절반'은 비어있다는 병상, 대체 어디에?
방역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로나19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병상이 40.8%, 준중증은 60.6%, 중등증은 43.4%입니다. 전체 병상 기준으로 보면 절반 가량은 비어있지만, 곳곳에서 병상 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왜 그럴까요?
위·중증 병상은 코로나19 확진 후 증상이 악화돼 자가호흡이 어려워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환자가 이용합니다. 위·중증으로 가기 전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해 산소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 등이 주로 이용하는 병상은 준중증 병상입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이러한 병상 10곳 중 6곳이 차 있는 겁니다.
준중증 병상 가동 현황을 지역별로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2시간 넘게 고열의 코로나19 환자가 직접 병상을 수배해야 했던 광주는 가동률이 75.8%입니다. 경기가 72%, 대전이 68.8%, 서울은 68.4%로 대도시에서도 빡빡하게 병상이 돌아갑니다.
■ "일반의료체계 전환 후 취약시간대 문제 더 커져"
최근 재택 환자가 늘고 고위험군 모니터링이 종료되면서 갑작스러운 중증화로 응급실을 찾는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는 것 역시 우려할 만한 사항입니다. 특히나 위 사례들처럼 주말이나 야간 시간대에는 병상 배정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려대 의과대학 김우주 교수는 "일반의료체계 내에서는 경증 환자들은 일반 병·의원을 통해서, 혹은 응급실이나 외래를 통해서 입원해야 하는데 사실은 상당히 힘들다"며 "밤이나 새벽에 의료 기관들이 문을 닫는 경우에 주로 응급상황이 벌어지는데 그러한 시간대에 문제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병상이 안정적 수준이라며 병상을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음 졸이며 병상을 찾아 헤매야 했던 사람들은 이 말이 너무 무책임하다고 분노합니다. 정부가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병상을 확보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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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도 고열인데 갈 곳 없어…‘절반 비어있다’는 병상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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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8-14 10:00:53
- 수정2022-08-14 10:14:52
■ "열 40℃까지 오르는데 병상 찾기는 환자 몫"
지난 4일 광주광역시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부부는 하루 뒤 상태가 악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태어난 지 이제 200일이 지난 아이까지 온 가족이 확진된 상황에서 다음 날 저녁 열이 40℃ 가까이 오르자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119는 병원으로, 병원은 구청으로, 구청은 119로 병상을 알아보라며 서로 책임을 미뤘습니다.
결국, 환자 스스로 관내 종합병원 곳곳에 전화를 돌려 약 3시간 만에 겨우 수액을 맞고 입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부는 "큰 도시에서도 이럴 정도면 다른 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며 "구청에서도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병상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요양병원서 전원 요청해도 갈 곳 없어 발 '동동'
지난달 24일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환자는 치매와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이었습니다. 그날 밤 환자가 숨쉬기 어려워한다며 119에 요양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달라며 전원을 요청했지만 갈 수 있는 병상이 없었습니다. 환자의 보호자가 놀란 마음에 병원 앞까지 갔지만 환자 상태를 119구급대를 통해 전해 듣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결국, 하룻밤을 걱정으로 지새운 뒤 다음 날이 되어서야 전담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습니다. 보호자는 "가족들이 직접 모실 수 있으면 1시간 거리든 2시간 거리든 갔을 텐데 코로나라 그게 불가능하다"며 "환자의 증상을 보고 이송을 하는 게 아니라 병상 유무에 따라 이송이 결정되니 억울한 사람이 생기겠다 싶더라"라며 걱정했습니다.
■ '절반'은 비어있다는 병상, 대체 어디에?
방역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로나19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병상이 40.8%, 준중증은 60.6%, 중등증은 43.4%입니다. 전체 병상 기준으로 보면 절반 가량은 비어있지만, 곳곳에서 병상 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왜 그럴까요?
위·중증 병상은 코로나19 확진 후 증상이 악화돼 자가호흡이 어려워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환자가 이용합니다. 위·중증으로 가기 전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해 산소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 등이 주로 이용하는 병상은 준중증 병상입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이러한 병상 10곳 중 6곳이 차 있는 겁니다.
준중증 병상 가동 현황을 지역별로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2시간 넘게 고열의 코로나19 환자가 직접 병상을 수배해야 했던 광주는 가동률이 75.8%입니다. 경기가 72%, 대전이 68.8%, 서울은 68.4%로 대도시에서도 빡빡하게 병상이 돌아갑니다.
■ "일반의료체계 전환 후 취약시간대 문제 더 커져"
최근 재택 환자가 늘고 고위험군 모니터링이 종료되면서 갑작스러운 중증화로 응급실을 찾는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는 것 역시 우려할 만한 사항입니다. 특히나 위 사례들처럼 주말이나 야간 시간대에는 병상 배정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려대 의과대학 김우주 교수는 "일반의료체계 내에서는 경증 환자들은 일반 병·의원을 통해서, 혹은 응급실이나 외래를 통해서 입원해야 하는데 사실은 상당히 힘들다"며 "밤이나 새벽에 의료 기관들이 문을 닫는 경우에 주로 응급상황이 벌어지는데 그러한 시간대에 문제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병상이 안정적 수준이라며 병상을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음 졸이며 병상을 찾아 헤매야 했던 사람들은 이 말이 너무 무책임하다고 분노합니다. 정부가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병상을 확보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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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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