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동상, 철거는 커녕 ‘알림 표지’도 어려워

입력 2022.08.15 (21:35) 수정 2022.08.1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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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 곳곳에는 '친일 인사'의 동상이 남아있습니다.

대부분 친일 내용은 빼고, 업적이나 좋은 이미지만 강조하고 있죠.

친일 행적을 적은 표지, 이른바 '단죄문'을 세우려는 시도가 있긴 한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원에 자리 잡은 난파 홍영후의 동상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친숙한 노래의 작곡가, 홍난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일제 침략을 미화하는 곡도 여럿 만들었는데, 그런 행적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김백훈/수원시 권선구 : "유명 인물 기념하는 동상 이런 거 아닐까?"]

[주미경/수원시 권선구 : "친일파? 아 그래요? 친일파라는 거 처음 들은 것 같아요."]

지난해 그 옆으로 '단죄문'이 세워졌습니다.

동상은 못 없애더라도, 적어도 '정확한 정보'는 알리자는 취지였습니다.

[조성순/수원시 권선구 : "친일파라고 생각하면, 거의 다 속속들이 우리 국민들이 알았으면..."]

친일 동상 등 잔재가 남은 장소는 경기도에만 161곳.

그 중 10곳에 '단죄문'이 세워졌습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그것도 어렵게 세운 겁니다.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로 알려진 해평 윤 씨 가옥.

윤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윤치소와 당숙 윤치호 등 친일 인사 4명이 살았던 곳입니다.

시설은 보존하더라도 친일 행적을 알리는 안내문을 세우자고 도의회가 권고까지 했지만, 지역 여론의 반대에 막혀 있습니다.

[아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친일과 관련된 내용들을 적게 해버리면 마을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이 될 거를 걱정하시는..."]

조선총독부에서 중추원 참의를 지낸 박필병도, 이 국립대 캠퍼스 안에서는 그저 '설립자'로만 칭송될 뿐입니다.

[조혜진/한경대 재학생 : "(친일 행적을) 안내문에 솔직하게 써놓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고. 인정을 하고, 반성하는 거잖아요."]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친일했던 분들의 활동을 소상히 알리고 객관적으로 알리는 것이 앞으로 미래의 사회 통합과 사회적 분란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봐요."]

친일 인사 동상이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 한번도,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서다은 최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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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 동상, 철거는 커녕 ‘알림 표지’도 어려워
    • 입력 2022-08-15 21:35:19
    • 수정2022-08-15 21:44:34
    뉴스 9
[앵커]

전국 곳곳에는 '친일 인사'의 동상이 남아있습니다.

대부분 친일 내용은 빼고, 업적이나 좋은 이미지만 강조하고 있죠.

친일 행적을 적은 표지, 이른바 '단죄문'을 세우려는 시도가 있긴 한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원에 자리 잡은 난파 홍영후의 동상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친숙한 노래의 작곡가, 홍난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일제 침략을 미화하는 곡도 여럿 만들었는데, 그런 행적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김백훈/수원시 권선구 : "유명 인물 기념하는 동상 이런 거 아닐까?"]

[주미경/수원시 권선구 : "친일파? 아 그래요? 친일파라는 거 처음 들은 것 같아요."]

지난해 그 옆으로 '단죄문'이 세워졌습니다.

동상은 못 없애더라도, 적어도 '정확한 정보'는 알리자는 취지였습니다.

[조성순/수원시 권선구 : "친일파라고 생각하면, 거의 다 속속들이 우리 국민들이 알았으면..."]

친일 동상 등 잔재가 남은 장소는 경기도에만 161곳.

그 중 10곳에 '단죄문'이 세워졌습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그것도 어렵게 세운 겁니다.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로 알려진 해평 윤 씨 가옥.

윤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윤치소와 당숙 윤치호 등 친일 인사 4명이 살았던 곳입니다.

시설은 보존하더라도 친일 행적을 알리는 안내문을 세우자고 도의회가 권고까지 했지만, 지역 여론의 반대에 막혀 있습니다.

[아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친일과 관련된 내용들을 적게 해버리면 마을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이 될 거를 걱정하시는..."]

조선총독부에서 중추원 참의를 지낸 박필병도, 이 국립대 캠퍼스 안에서는 그저 '설립자'로만 칭송될 뿐입니다.

[조혜진/한경대 재학생 : "(친일 행적을) 안내문에 솔직하게 써놓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고. 인정을 하고, 반성하는 거잖아요."]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친일했던 분들의 활동을 소상히 알리고 객관적으로 알리는 것이 앞으로 미래의 사회 통합과 사회적 분란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봐요."]

친일 인사 동상이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 한번도,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서다은 최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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