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가 무슨 노조냐”…멀고 먼 노동3권

입력 2022.08.19 (06:42) 수정 2022.08.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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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실태를 연속기획으로 집중 조명합니다.

특수고용노동자.

명칭은 생소하지만 택배 기사, 마트 배송 기사,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등 우리 주변에서 매일 보는 분들입니다.

오늘은 기본권인 노동3권조차 누리기 어려운 현실을 들여다봅니다.

홍성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동차 대리점 판매원이던 김선영 씨는 2015년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리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계약을 했으니 개인사업자이고 노조를 만들 자격이 없다는 것이 당시 폭행한 대표의 주장이었습니다.

법원은 2018년 자동차 판매원의 노동3권을 인정했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회사를 나가라는 압박도 계속됐습니다.

[기아자동차 A 대리점 차장/2019.4.4. : "너희 겁주는 게 아니고, 노조 가입된 상태로는 (다른 대리점) 아무 데도 안 받아 줄 거야."]

[기아자동차 A 대리점 부장/2019.5.14. : "오늘까지 노조 탈퇴를 하든 안 되면 내일 아침에 내 책상에 사표 올려놓고 나오지 마, 다들."]

조합원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긴 게시글을 붙인 곳도 있습니다.

한 대리점은 조합원을 계약 해지한 뒤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았지만 그 뒤로 복직을 시키지 않아 다시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김선영/민주노총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장 :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협도 한 줄 못 맺는 그러니까 노동3권이 전혀 보장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인거죠. 형사처벌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고작 벌금 몇백만 원..."]

보험 설계사들은 노동청에서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는 데에만 1년 반 가까이 걸렸습니다.

노조가 합법화됐지만 사측에선 이런 얘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B 보험사 차장/음성변조 : "필증(신고증)을 받은 것 하고 적법하게 노동3권이 보장된 거 하고 달라요. 회사는 적법하지 않는 노조 대표하고 그 협상 자체가 위법하고 불법하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 절대 앉을 수 없고..."]

이 학습지 교사들은 노동위원회에서 노동3권을 인정받았지만 사 측과 교섭을 시작하는 데 4년이 걸렸습니다.

회사는 소송 중이라며 교섭을 거부했습니다.

[정난숙/학습지 교사 :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그렇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직도 회사는 저희하고 교섭을 당연히 안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거고..."]

하지만 행정법원은 소송 중이란 사정만으로 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 입니다.

촬영기자:이중우 김용모/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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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사업자가 무슨 노조냐”…멀고 먼 노동3권
    • 입력 2022-08-19 06:42:25
    • 수정2022-08-30 11:00:54
    뉴스광장 1부
[앵커]

KBS는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실태를 연속기획으로 집중 조명합니다.

특수고용노동자.

명칭은 생소하지만 택배 기사, 마트 배송 기사,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등 우리 주변에서 매일 보는 분들입니다.

오늘은 기본권인 노동3권조차 누리기 어려운 현실을 들여다봅니다.

홍성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동차 대리점 판매원이던 김선영 씨는 2015년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리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계약을 했으니 개인사업자이고 노조를 만들 자격이 없다는 것이 당시 폭행한 대표의 주장이었습니다.

법원은 2018년 자동차 판매원의 노동3권을 인정했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회사를 나가라는 압박도 계속됐습니다.

[기아자동차 A 대리점 차장/2019.4.4. : "너희 겁주는 게 아니고, 노조 가입된 상태로는 (다른 대리점) 아무 데도 안 받아 줄 거야."]

[기아자동차 A 대리점 부장/2019.5.14. : "오늘까지 노조 탈퇴를 하든 안 되면 내일 아침에 내 책상에 사표 올려놓고 나오지 마, 다들."]

조합원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긴 게시글을 붙인 곳도 있습니다.

한 대리점은 조합원을 계약 해지한 뒤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았지만 그 뒤로 복직을 시키지 않아 다시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김선영/민주노총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장 :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협도 한 줄 못 맺는 그러니까 노동3권이 전혀 보장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인거죠. 형사처벌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고작 벌금 몇백만 원..."]

보험 설계사들은 노동청에서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는 데에만 1년 반 가까이 걸렸습니다.

노조가 합법화됐지만 사측에선 이런 얘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B 보험사 차장/음성변조 : "필증(신고증)을 받은 것 하고 적법하게 노동3권이 보장된 거 하고 달라요. 회사는 적법하지 않는 노조 대표하고 그 협상 자체가 위법하고 불법하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 절대 앉을 수 없고..."]

이 학습지 교사들은 노동위원회에서 노동3권을 인정받았지만 사 측과 교섭을 시작하는 데 4년이 걸렸습니다.

회사는 소송 중이라며 교섭을 거부했습니다.

[정난숙/학습지 교사 :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그렇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직도 회사는 저희하고 교섭을 당연히 안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거고..."]

하지만 행정법원은 소송 중이란 사정만으로 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 입니다.

촬영기자:이중우 김용모/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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