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6개월…전쟁 장기화 우려 속 남은 건 ‘킹 달러’

입력 2022.08.23 (21:30) 수정 2022.08.2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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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내일이면 6달입니다.

러시아의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가 강하게 저항하면서 전쟁은 여전히 교착 상태입니다.

그 사이 중립국인 스웨덴과 핀란드가 미국 중심의 '나토'에 사실상 가입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우리 돈 14조 원에 달하는 무기를 지원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 이렇게 편이 갈려 새로운 냉전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베를린과 뉴욕 연결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짚어봅니다.

먼저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 아무래도 지금 전 세계 관심이 쏠린 곳은 자포리자 원전이죠?

여전히 위험한 상황입니까?

[기자]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던 돈바스 지역과 남부 전선은 비교적 조용해진 반면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이 위험에 빠졌습니다.

이달 들어 자포리자 원전에 크고 작은 포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칫 체르노빌급 핵 재앙이 유럽에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데 양측은 서로 상대방의 소행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특히 전쟁 6개월째가 되는 내일은 31년 전 우크라이나가 구 소련에서 독립을 선언한 날이기도 한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을 경고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 20일 : "우리는 러시아가 이번 주에 악랄하고 특히 역겨운 일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앵커]

일단 양쪽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텐데 협상이 다시 시작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기자]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물밑 접촉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이반 네차예프/러시아 외무부 부국장/지난 18일 :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보호, 우크라이나 비무장화와 탈나치화,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 무력화라는 목표와 과제가 달성될 것입니다."]

오히려 주민투표를 통한 점령지의 러시아화를 가속화하면서 서방의 무기 제공이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군사적 균형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는데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전쟁은 해를 넘겨 장기화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뉴욕으로 갑니다.

한보경 특파원, 전쟁이 경제에 가져온 충격을 좀 짚어보죠.

역시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각하죠?

[기자]

물론 전쟁 초기엔 물가가 가장 큰 문제이기는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빚어진 공급망 악화로 치솟고 있는 물가에 전쟁발 식량, 에너지난이 기름을 부은 격이었습니다.

물가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지만, 세계 경제 고민은 이제 경기침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악화될 거란 걱정인데, 이건 미국의 강력한 긴축에서 비롯됐다 볼 수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겠다고 기준금리를 지난 3월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2.25%p를 올렸습니다.

다음달에도 또 0.75%p 올릴 거란 예측이 힘을 받고 있고요.

경기침체 감수하고서라도 금리 올려서 물가를 끌어내리겠다는 건데, 세계 경제를 움직인다는 초강대국 미국의 급격한 돈줄죄기는 세계 경제엔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금리를 올리면서, 미국 달러화가 초강세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부담이 큰데요?

[기자]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매기는 '달러지수'가 전쟁 6개월 동안 10%가 넘게 올랐습니다.

미국 달러화 값이 2001년 이후 가장 비싸진 건데, '킹 달러'라고 부를 정도로 달러만 초강세입니다.

미국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럽이나 중국 등에 비해 그래도 미국 경제가 낫다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달러만 사들이는 모양샙니다.

다시 말해 다른 나라에선 그만큼 돈이 빠져나가 간다는 얘기고, 결국 달러빚이 많은 신흥국이 직격탄을 입을 거란 우려가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신흥국의 30%와 저소득 국가의 60%가 이미 나라 부채 위기에 직면한 걸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6개월 상황 짚어봤습니다.

촬영:지한샘/영상편집:이태희 이현모/자료조사:안소현 박제은/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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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우크라 침공 6개월…전쟁 장기화 우려 속 남은 건 ‘킹 달러’
    • 입력 2022-08-23 21:30:37
    • 수정2022-08-24 08: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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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내일이면 6달입니다.

러시아의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가 강하게 저항하면서 전쟁은 여전히 교착 상태입니다.

그 사이 중립국인 스웨덴과 핀란드가 미국 중심의 '나토'에 사실상 가입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우리 돈 14조 원에 달하는 무기를 지원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 이렇게 편이 갈려 새로운 냉전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베를린과 뉴욕 연결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짚어봅니다.

먼저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 아무래도 지금 전 세계 관심이 쏠린 곳은 자포리자 원전이죠?

여전히 위험한 상황입니까?

[기자]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던 돈바스 지역과 남부 전선은 비교적 조용해진 반면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이 위험에 빠졌습니다.

이달 들어 자포리자 원전에 크고 작은 포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칫 체르노빌급 핵 재앙이 유럽에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데 양측은 서로 상대방의 소행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특히 전쟁 6개월째가 되는 내일은 31년 전 우크라이나가 구 소련에서 독립을 선언한 날이기도 한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을 경고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 20일 : "우리는 러시아가 이번 주에 악랄하고 특히 역겨운 일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앵커]

일단 양쪽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텐데 협상이 다시 시작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기자]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물밑 접촉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이반 네차예프/러시아 외무부 부국장/지난 18일 :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보호, 우크라이나 비무장화와 탈나치화,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 무력화라는 목표와 과제가 달성될 것입니다."]

오히려 주민투표를 통한 점령지의 러시아화를 가속화하면서 서방의 무기 제공이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군사적 균형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는데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전쟁은 해를 넘겨 장기화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뉴욕으로 갑니다.

한보경 특파원, 전쟁이 경제에 가져온 충격을 좀 짚어보죠.

역시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각하죠?

[기자]

물론 전쟁 초기엔 물가가 가장 큰 문제이기는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빚어진 공급망 악화로 치솟고 있는 물가에 전쟁발 식량, 에너지난이 기름을 부은 격이었습니다.

물가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지만, 세계 경제 고민은 이제 경기침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악화될 거란 걱정인데, 이건 미국의 강력한 긴축에서 비롯됐다 볼 수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겠다고 기준금리를 지난 3월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2.25%p를 올렸습니다.

다음달에도 또 0.75%p 올릴 거란 예측이 힘을 받고 있고요.

경기침체 감수하고서라도 금리 올려서 물가를 끌어내리겠다는 건데, 세계 경제를 움직인다는 초강대국 미국의 급격한 돈줄죄기는 세계 경제엔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금리를 올리면서, 미국 달러화가 초강세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부담이 큰데요?

[기자]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매기는 '달러지수'가 전쟁 6개월 동안 10%가 넘게 올랐습니다.

미국 달러화 값이 2001년 이후 가장 비싸진 건데, '킹 달러'라고 부를 정도로 달러만 초강세입니다.

미국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럽이나 중국 등에 비해 그래도 미국 경제가 낫다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달러만 사들이는 모양샙니다.

다시 말해 다른 나라에선 그만큼 돈이 빠져나가 간다는 얘기고, 결국 달러빚이 많은 신흥국이 직격탄을 입을 거란 우려가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신흥국의 30%와 저소득 국가의 60%가 이미 나라 부채 위기에 직면한 걸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6개월 상황 짚어봤습니다.

촬영:지한샘/영상편집:이태희 이현모/자료조사:안소현 박제은/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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