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저장굴’에서 60대 부부 질식…“산소 부족해서”

입력 2022.08.24 (21:44) 수정 2022.08.2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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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당진에서 생강을 저장하는 굴에 들어갔던 60대 부부가 질식해 남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기온이 높아 생강이 부패하기 쉬운 여름철엔 굴 안에 산소가 부족해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동그란 구멍 안, 바닥까지 5미터 깊이로 땅이 파여있습니다.

땅 속 온도와 습도를 이용해 많게는 수십 톤까지 생강을 보관할 수 있는 굴입니다.

어젯밤 이곳에서 60대 부부가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남편은 숨졌습니다.

아내는 먼저 생강 저장굴에 들어간 남편이 나오지 않자 119에 신고한 뒤 따라 들어갔다 함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강굴은 바닥까지 땅을 판 뒤 양쪽에 저장고를 낸 형태로, 여름철에는 생강이 부패하면서 유독가스가 찰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난 생강굴 입구입니다.

안쪽은 생강이 부패하면서 나온 유독가스로 산소 농도가 낮아진 상태인데요.

신문에 불을 붙여 안쪽으로 떨어뜨려 보면 얼마 내려가지 않아 불이 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부는 수확철을 앞두고 저장해둔 생강을 확인하러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기정/마을 주민 : "기온이 높아지고 할수록 싹이 크고 상품성이 떨어지니까 출하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계속 확인을 해야 하니까요."]

생강 저장굴과 관련한 인명사고가 이어지면서 환풍구 설치 등 대책도 나왔지만 피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저온 저장고 등 대체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병배/마을 이장 : "마을의 공동 사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저온창고 이런 부분을 일부 정부에서 보조받아서 신축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2010년 이후 생강 저장굴 관련 질식사고로 숨진 사람은 알려진 것만 5명입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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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강 저장굴’에서 60대 부부 질식…“산소 부족해서”
    • 입력 2022-08-24 21:44:57
    • 수정2022-08-24 21:57:44
    뉴스9(대전)
[앵커]

당진에서 생강을 저장하는 굴에 들어갔던 60대 부부가 질식해 남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기온이 높아 생강이 부패하기 쉬운 여름철엔 굴 안에 산소가 부족해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동그란 구멍 안, 바닥까지 5미터 깊이로 땅이 파여있습니다.

땅 속 온도와 습도를 이용해 많게는 수십 톤까지 생강을 보관할 수 있는 굴입니다.

어젯밤 이곳에서 60대 부부가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남편은 숨졌습니다.

아내는 먼저 생강 저장굴에 들어간 남편이 나오지 않자 119에 신고한 뒤 따라 들어갔다 함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강굴은 바닥까지 땅을 판 뒤 양쪽에 저장고를 낸 형태로, 여름철에는 생강이 부패하면서 유독가스가 찰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난 생강굴 입구입니다.

안쪽은 생강이 부패하면서 나온 유독가스로 산소 농도가 낮아진 상태인데요.

신문에 불을 붙여 안쪽으로 떨어뜨려 보면 얼마 내려가지 않아 불이 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부는 수확철을 앞두고 저장해둔 생강을 확인하러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기정/마을 주민 : "기온이 높아지고 할수록 싹이 크고 상품성이 떨어지니까 출하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계속 확인을 해야 하니까요."]

생강 저장굴과 관련한 인명사고가 이어지면서 환풍구 설치 등 대책도 나왔지만 피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저온 저장고 등 대체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병배/마을 이장 : "마을의 공동 사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저온창고 이런 부분을 일부 정부에서 보조받아서 신축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2010년 이후 생강 저장굴 관련 질식사고로 숨진 사람은 알려진 것만 5명입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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