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밀 수확 현장을 가다…역대급 생산에도 수출량 조절하나
입력 2022.08.27 (22:09)
수정 2022.08.2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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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로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EU가 긴급회의를 소집해 비상조치 마련에 나섰는데요.
러시아는 이달 말엔 아예 공급을 사흘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가스관 설비 문제라는데,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조 특파원, 러시아 가스관 설비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기자]
가스관을 돌리는 데 사용되는 터빈 엔진의 정기 점검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가스 공급을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중단합니다.
보통 6대의 터빈이 운영되지만, 현재 운영 중인 터빈이 1대뿐이기 때문에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 6월, 캐나다에 수리를 맡긴 터빈 1대가 반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럽행 가스공급량을 40% 줄였습니다.
유럽 연합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삼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애초 수리를 보낸 터빈을 캐나다가, 제재를 이유로 반환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고, 다른 터빈에 대해서도 안전한 수리와 반환을 보장하는 관련국들의 조치가 있다면 가스 공급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24일 캐나다 정부가 터빈 5대의 수리가 끝났다며 독일로 전달하겠다고 하자, 가스프롬은 캐나다에서 수리 중인 터빈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가스관 터빈 문제는 두 달 넘게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가 에너지만큼이나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바로 식량인데요.
밀수출 1위, 러시아에서는 지금 한창 곡물 수확이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네, 요즘 러시아에서는 밀과 감자 등 곡물 수확이 한창인데, 날씨가 좋아서 올해 초 정부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다음 달부턴 해바라기유의 원료인, 해바라기 수확도 시작되는데요.
모스크바 남쪽 툴라 농장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300km, 차로 4시간을 달려가면 끝없는 평원이 펼쳐집니다.
방대한 토지를 소유한 러시아 농업회사들이 밀과 감자, 옥수수, 해바라기 등을 돌려 짓고 있습니다.
수확 중인 감자밭에선 검은 흙이 눈에 띕니다.
러시아 남부와 서부, 우크라이나에 걸쳐있는 이 흑토는 비옥하고 수분이 적당해 농업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빅토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물이 여기 다 있습니다. 1위는 밀, 2위는 감자, 그 다음은 해바라기입니다."]
수확과 내년을 위한 파종을 준비하는 요즘이 1년 중 가장 바쁜 철입니다.
노랗게 물든 밀밭에서도 수확이 진행 중입니다.
러시아 남부에서는 밀 수확이 끝났고요.
중서부에 위치한 이곳 툴라지역에서도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올해 날씨가 좋아서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 농업회사는 헥타르당 6.5톤까지 밀 수확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빅토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밀은 올해 1헥타르당 6톤~6.5톤을 수확할 것 같습니다. 우리 지역에선 4~5톤만 해도 좋은 편입니다."]
8월 중순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밀 수확량은 7,800만 톤을 넘어 섰습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밀은 9500만 톤, 전체 곡물은 1억 4천 500만 톤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2017년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아르카디 즐로체프스키/러시아 곡물 연합회장 : "올해는 러시아 전역에서 헥타르당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었어요. 날씨 영향입니다. 우리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주요 수출국으로 남을 것이고 밀 시장에서도 분명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생산자들은 생산량 증가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수출 관세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식량 가격 안정화 조치를 명목으로 수출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밀에 부과되는 수출관세는 지난해보다 2배 올라, 표준가격의 약 20%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아르카디 즐로체프스키/러시아 곡물 연합회장 : "(내수는 충족시켰기 때문에) 국내서만 파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냥 필요 없어요. 아무도 사지 않아요. 특히 수출 관세가 현재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판매 시장에 대한 제한이고 러시아 곡물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밀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생산자들은 지난해 해바라기를 많이 심었습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해바라기밭.
씨가 영글어 무거워진 해바라기꽃이 땅 쪽을 향해 있습니다.
해바라기 씨는 식용이나 식용유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잎과 줄기는 사료용으로 활용합니다.
[세르게이 할랴핀/수석 농학자 : "해바라기는 고수익 작물입니다. 지난해 곡물에 대한 관세가 도입되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욱 매력적이 됐지요."]
많이 심은데다 작황까지 좋아 올해 러시아는 해바라기 수확량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 세계 해바라기 씨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 정부는 국내 시장보호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곳에선 식용유용 해바라기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10월부터 수확을 시작합니다.
러시아 정부는 4월부터 8월까지 해바라기 씨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수출 금지령은 풀리지만 고율의 수출 관세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알렉산드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우리는 정부 조치와 수확량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에 따라서 해바라기를 언제, 어떤 가격에 판매할지 판단할 것입니다."]
2010년 러시아는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밀의 수출을 통제했고 그 여파로 국제 밀 가격이 50%이상 급등한 바 있습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식량 수입국들이 러시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곡물 수출입업자에 대한 대출이 막히고 곡물 운반선 확보가 여의지 않아, 식량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자국 농산물의 원활한 수출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흑해 곡물 수출합의에는) 국제 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산 식량과 비료가 방해받지 않고 세계 시장에 나올 수 있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 등 46개 주요 작물을 '식량 안보 작물'로 선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농업 대국 러시아가 곳간 열쇠를 더 단단하게 거머쥐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조빛나입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로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EU가 긴급회의를 소집해 비상조치 마련에 나섰는데요.
러시아는 이달 말엔 아예 공급을 사흘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가스관 설비 문제라는데,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조 특파원, 러시아 가스관 설비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기자]
가스관을 돌리는 데 사용되는 터빈 엔진의 정기 점검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가스 공급을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중단합니다.
보통 6대의 터빈이 운영되지만, 현재 운영 중인 터빈이 1대뿐이기 때문에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 6월, 캐나다에 수리를 맡긴 터빈 1대가 반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럽행 가스공급량을 40% 줄였습니다.
유럽 연합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삼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애초 수리를 보낸 터빈을 캐나다가, 제재를 이유로 반환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고, 다른 터빈에 대해서도 안전한 수리와 반환을 보장하는 관련국들의 조치가 있다면 가스 공급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24일 캐나다 정부가 터빈 5대의 수리가 끝났다며 독일로 전달하겠다고 하자, 가스프롬은 캐나다에서 수리 중인 터빈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가스관 터빈 문제는 두 달 넘게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가 에너지만큼이나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바로 식량인데요.
밀수출 1위, 러시아에서는 지금 한창 곡물 수확이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네, 요즘 러시아에서는 밀과 감자 등 곡물 수확이 한창인데, 날씨가 좋아서 올해 초 정부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다음 달부턴 해바라기유의 원료인, 해바라기 수확도 시작되는데요.
모스크바 남쪽 툴라 농장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300km, 차로 4시간을 달려가면 끝없는 평원이 펼쳐집니다.
방대한 토지를 소유한 러시아 농업회사들이 밀과 감자, 옥수수, 해바라기 등을 돌려 짓고 있습니다.
수확 중인 감자밭에선 검은 흙이 눈에 띕니다.
러시아 남부와 서부, 우크라이나에 걸쳐있는 이 흑토는 비옥하고 수분이 적당해 농업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빅토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물이 여기 다 있습니다. 1위는 밀, 2위는 감자, 그 다음은 해바라기입니다."]
수확과 내년을 위한 파종을 준비하는 요즘이 1년 중 가장 바쁜 철입니다.
노랗게 물든 밀밭에서도 수확이 진행 중입니다.
러시아 남부에서는 밀 수확이 끝났고요.
중서부에 위치한 이곳 툴라지역에서도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올해 날씨가 좋아서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 농업회사는 헥타르당 6.5톤까지 밀 수확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빅토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밀은 올해 1헥타르당 6톤~6.5톤을 수확할 것 같습니다. 우리 지역에선 4~5톤만 해도 좋은 편입니다."]
8월 중순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밀 수확량은 7,800만 톤을 넘어 섰습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밀은 9500만 톤, 전체 곡물은 1억 4천 500만 톤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2017년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아르카디 즐로체프스키/러시아 곡물 연합회장 : "올해는 러시아 전역에서 헥타르당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었어요. 날씨 영향입니다. 우리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주요 수출국으로 남을 것이고 밀 시장에서도 분명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생산자들은 생산량 증가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수출 관세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식량 가격 안정화 조치를 명목으로 수출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밀에 부과되는 수출관세는 지난해보다 2배 올라, 표준가격의 약 20%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아르카디 즐로체프스키/러시아 곡물 연합회장 : "(내수는 충족시켰기 때문에) 국내서만 파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냥 필요 없어요. 아무도 사지 않아요. 특히 수출 관세가 현재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판매 시장에 대한 제한이고 러시아 곡물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밀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생산자들은 지난해 해바라기를 많이 심었습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해바라기밭.
씨가 영글어 무거워진 해바라기꽃이 땅 쪽을 향해 있습니다.
해바라기 씨는 식용이나 식용유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잎과 줄기는 사료용으로 활용합니다.
[세르게이 할랴핀/수석 농학자 : "해바라기는 고수익 작물입니다. 지난해 곡물에 대한 관세가 도입되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욱 매력적이 됐지요."]
많이 심은데다 작황까지 좋아 올해 러시아는 해바라기 수확량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 세계 해바라기 씨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 정부는 국내 시장보호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곳에선 식용유용 해바라기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10월부터 수확을 시작합니다.
러시아 정부는 4월부터 8월까지 해바라기 씨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수출 금지령은 풀리지만 고율의 수출 관세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알렉산드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우리는 정부 조치와 수확량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에 따라서 해바라기를 언제, 어떤 가격에 판매할지 판단할 것입니다."]
2010년 러시아는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밀의 수출을 통제했고 그 여파로 국제 밀 가격이 50%이상 급등한 바 있습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식량 수입국들이 러시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곡물 수출입업자에 대한 대출이 막히고 곡물 운반선 확보가 여의지 않아, 식량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자국 농산물의 원활한 수출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흑해 곡물 수출합의에는) 국제 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산 식량과 비료가 방해받지 않고 세계 시장에 나올 수 있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 등 46개 주요 작물을 '식량 안보 작물'로 선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농업 대국 러시아가 곳간 열쇠를 더 단단하게 거머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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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로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EU가 긴급회의를 소집해 비상조치 마련에 나섰는데요.
러시아는 이달 말엔 아예 공급을 사흘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가스관 설비 문제라는데,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조 특파원, 러시아 가스관 설비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기자]
가스관을 돌리는 데 사용되는 터빈 엔진의 정기 점검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가스 공급을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중단합니다.
보통 6대의 터빈이 운영되지만, 현재 운영 중인 터빈이 1대뿐이기 때문에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 6월, 캐나다에 수리를 맡긴 터빈 1대가 반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럽행 가스공급량을 40% 줄였습니다.
유럽 연합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삼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애초 수리를 보낸 터빈을 캐나다가, 제재를 이유로 반환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고, 다른 터빈에 대해서도 안전한 수리와 반환을 보장하는 관련국들의 조치가 있다면 가스 공급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24일 캐나다 정부가 터빈 5대의 수리가 끝났다며 독일로 전달하겠다고 하자, 가스프롬은 캐나다에서 수리 중인 터빈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가스관 터빈 문제는 두 달 넘게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가 에너지만큼이나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바로 식량인데요.
밀수출 1위, 러시아에서는 지금 한창 곡물 수확이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네, 요즘 러시아에서는 밀과 감자 등 곡물 수확이 한창인데, 날씨가 좋아서 올해 초 정부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다음 달부턴 해바라기유의 원료인, 해바라기 수확도 시작되는데요.
모스크바 남쪽 툴라 농장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300km, 차로 4시간을 달려가면 끝없는 평원이 펼쳐집니다.
방대한 토지를 소유한 러시아 농업회사들이 밀과 감자, 옥수수, 해바라기 등을 돌려 짓고 있습니다.
수확 중인 감자밭에선 검은 흙이 눈에 띕니다.
러시아 남부와 서부, 우크라이나에 걸쳐있는 이 흑토는 비옥하고 수분이 적당해 농업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빅토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물이 여기 다 있습니다. 1위는 밀, 2위는 감자, 그 다음은 해바라기입니다."]
수확과 내년을 위한 파종을 준비하는 요즘이 1년 중 가장 바쁜 철입니다.
노랗게 물든 밀밭에서도 수확이 진행 중입니다.
러시아 남부에서는 밀 수확이 끝났고요.
중서부에 위치한 이곳 툴라지역에서도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올해 날씨가 좋아서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 농업회사는 헥타르당 6.5톤까지 밀 수확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빅토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밀은 올해 1헥타르당 6톤~6.5톤을 수확할 것 같습니다. 우리 지역에선 4~5톤만 해도 좋은 편입니다."]
8월 중순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밀 수확량은 7,800만 톤을 넘어 섰습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밀은 9500만 톤, 전체 곡물은 1억 4천 500만 톤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2017년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아르카디 즐로체프스키/러시아 곡물 연합회장 : "올해는 러시아 전역에서 헥타르당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었어요. 날씨 영향입니다. 우리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주요 수출국으로 남을 것이고 밀 시장에서도 분명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생산자들은 생산량 증가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수출 관세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식량 가격 안정화 조치를 명목으로 수출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밀에 부과되는 수출관세는 지난해보다 2배 올라, 표준가격의 약 20%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아르카디 즐로체프스키/러시아 곡물 연합회장 : "(내수는 충족시켰기 때문에) 국내서만 파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냥 필요 없어요. 아무도 사지 않아요. 특히 수출 관세가 현재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판매 시장에 대한 제한이고 러시아 곡물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밀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생산자들은 지난해 해바라기를 많이 심었습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해바라기밭.
씨가 영글어 무거워진 해바라기꽃이 땅 쪽을 향해 있습니다.
해바라기 씨는 식용이나 식용유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잎과 줄기는 사료용으로 활용합니다.
[세르게이 할랴핀/수석 농학자 : "해바라기는 고수익 작물입니다. 지난해 곡물에 대한 관세가 도입되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욱 매력적이 됐지요."]
많이 심은데다 작황까지 좋아 올해 러시아는 해바라기 수확량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 세계 해바라기 씨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 정부는 국내 시장보호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곳에선 식용유용 해바라기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10월부터 수확을 시작합니다.
러시아 정부는 4월부터 8월까지 해바라기 씨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수출 금지령은 풀리지만 고율의 수출 관세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알렉산드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우리는 정부 조치와 수확량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에 따라서 해바라기를 언제, 어떤 가격에 판매할지 판단할 것입니다."]
2010년 러시아는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밀의 수출을 통제했고 그 여파로 국제 밀 가격이 50%이상 급등한 바 있습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식량 수입국들이 러시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곡물 수출입업자에 대한 대출이 막히고 곡물 운반선 확보가 여의지 않아, 식량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자국 농산물의 원활한 수출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흑해 곡물 수출합의에는) 국제 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산 식량과 비료가 방해받지 않고 세계 시장에 나올 수 있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 등 46개 주요 작물을 '식량 안보 작물'로 선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농업 대국 러시아가 곳간 열쇠를 더 단단하게 거머쥐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조빛나입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로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EU가 긴급회의를 소집해 비상조치 마련에 나섰는데요.
러시아는 이달 말엔 아예 공급을 사흘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가스관 설비 문제라는데,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조 특파원, 러시아 가스관 설비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기자]
가스관을 돌리는 데 사용되는 터빈 엔진의 정기 점검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가스 공급을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중단합니다.
보통 6대의 터빈이 운영되지만, 현재 운영 중인 터빈이 1대뿐이기 때문에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 6월, 캐나다에 수리를 맡긴 터빈 1대가 반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럽행 가스공급량을 40% 줄였습니다.
유럽 연합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삼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애초 수리를 보낸 터빈을 캐나다가, 제재를 이유로 반환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고, 다른 터빈에 대해서도 안전한 수리와 반환을 보장하는 관련국들의 조치가 있다면 가스 공급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24일 캐나다 정부가 터빈 5대의 수리가 끝났다며 독일로 전달하겠다고 하자, 가스프롬은 캐나다에서 수리 중인 터빈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가스관 터빈 문제는 두 달 넘게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가 에너지만큼이나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바로 식량인데요.
밀수출 1위, 러시아에서는 지금 한창 곡물 수확이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네, 요즘 러시아에서는 밀과 감자 등 곡물 수확이 한창인데, 날씨가 좋아서 올해 초 정부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다음 달부턴 해바라기유의 원료인, 해바라기 수확도 시작되는데요.
모스크바 남쪽 툴라 농장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300km, 차로 4시간을 달려가면 끝없는 평원이 펼쳐집니다.
방대한 토지를 소유한 러시아 농업회사들이 밀과 감자, 옥수수, 해바라기 등을 돌려 짓고 있습니다.
수확 중인 감자밭에선 검은 흙이 눈에 띕니다.
러시아 남부와 서부, 우크라이나에 걸쳐있는 이 흑토는 비옥하고 수분이 적당해 농업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빅토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물이 여기 다 있습니다. 1위는 밀, 2위는 감자, 그 다음은 해바라기입니다."]
수확과 내년을 위한 파종을 준비하는 요즘이 1년 중 가장 바쁜 철입니다.
노랗게 물든 밀밭에서도 수확이 진행 중입니다.
러시아 남부에서는 밀 수확이 끝났고요.
중서부에 위치한 이곳 툴라지역에서도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올해 날씨가 좋아서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 농업회사는 헥타르당 6.5톤까지 밀 수확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빅토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밀은 올해 1헥타르당 6톤~6.5톤을 수확할 것 같습니다. 우리 지역에선 4~5톤만 해도 좋은 편입니다."]
8월 중순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밀 수확량은 7,800만 톤을 넘어 섰습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밀은 9500만 톤, 전체 곡물은 1억 4천 500만 톤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2017년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아르카디 즐로체프스키/러시아 곡물 연합회장 : "올해는 러시아 전역에서 헥타르당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었어요. 날씨 영향입니다. 우리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주요 수출국으로 남을 것이고 밀 시장에서도 분명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생산자들은 생산량 증가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수출 관세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식량 가격 안정화 조치를 명목으로 수출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밀에 부과되는 수출관세는 지난해보다 2배 올라, 표준가격의 약 20%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아르카디 즐로체프스키/러시아 곡물 연합회장 : "(내수는 충족시켰기 때문에) 국내서만 파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냥 필요 없어요. 아무도 사지 않아요. 특히 수출 관세가 현재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판매 시장에 대한 제한이고 러시아 곡물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밀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생산자들은 지난해 해바라기를 많이 심었습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해바라기밭.
씨가 영글어 무거워진 해바라기꽃이 땅 쪽을 향해 있습니다.
해바라기 씨는 식용이나 식용유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잎과 줄기는 사료용으로 활용합니다.
[세르게이 할랴핀/수석 농학자 : "해바라기는 고수익 작물입니다. 지난해 곡물에 대한 관세가 도입되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욱 매력적이 됐지요."]
많이 심은데다 작황까지 좋아 올해 러시아는 해바라기 수확량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 세계 해바라기 씨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 정부는 국내 시장보호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곳에선 식용유용 해바라기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10월부터 수확을 시작합니다.
러시아 정부는 4월부터 8월까지 해바라기 씨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수출 금지령은 풀리지만 고율의 수출 관세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알렉산드르 셰르바코프/툴라지역 농업회사 대표 : "우리는 정부 조치와 수확량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에 따라서 해바라기를 언제, 어떤 가격에 판매할지 판단할 것입니다."]
2010년 러시아는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밀의 수출을 통제했고 그 여파로 국제 밀 가격이 50%이상 급등한 바 있습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식량 수입국들이 러시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곡물 수출입업자에 대한 대출이 막히고 곡물 운반선 확보가 여의지 않아, 식량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자국 농산물의 원활한 수출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흑해 곡물 수출합의에는) 국제 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산 식량과 비료가 방해받지 않고 세계 시장에 나올 수 있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 등 46개 주요 작물을 '식량 안보 작물'로 선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농업 대국 러시아가 곳간 열쇠를 더 단단하게 거머쥐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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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빛나 기자 hym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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