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더욱 교묘해진 마약 밀반입…10대도 구입 급증

입력 2022.08.30 (17:22) 수정 2022.08.30 (17: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마약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파고 들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밀반입이 급증하고 SNS 등을 통해 쉽게 마약을 사고팔면서 20~30대뿐 아니라 10대 마약사범도 늘고 있다는데요.

홍화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마약 떡볶이, 마약 김밥….

이런 단어 처음 접했을 때 깜짝 놀란 분들 있으시죠.

'중독성 있다'는 의미로 이름 앞에 '마약'이란 단어를 붙인 건데요.

이런 마케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특허청은 최근 '마약'이 붙은 상표의 등록을 제한했고, 쿠팡과 11번가 등 주요 쇼핑몰들도 이 단어의 검색을 막았습니다.

국내 마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부지불식간에 마약이란 단어에 친숙해지는 환경에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내 마약사범 증가 추세, 심상치 않습니다.

2018년까지는 8천 명대 수준을 유지했는데, 3년 전부턴 1만 명대로 올라섰습니다.

한 달에 1천 명가량의 마약 사범이 잡히고 있습니다.

그간 마약 사범은 재범, 3범 등 상습 범죄가 많았는데요.

요즘은 호기심에 투약하는 초범이 늘어나 큰 문제라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일반인에게 퍼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마약 구매 연령층,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10대에서 30대 사이 마약 사범은 2019년 40%대에서 올해는 60%를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25일, 다크웹과 SNS 등에서 마약을 사고판 이들을 대거 붙잡았는데요.

이들 마약 구입자의 90%가 20~30대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다이어트 약물 같은 의료용 마약류를 병·의원에서 불법으로 처방 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나라에 불법체류하면서 마약을 국내로 들여오려던 태국인 2명이 적발됐습니다.

필로폰과 카페인을 섞어 만든 신종 마약을 시판 영양제인 것처럼 속여서 포장했는데 4만 알이 넘습니다.

평범한 식품처럼 보이지만 라면을 뜯어보고, 코코넛을 가르자 감춰둔 마약이 쏟아졌습니다.

최근 마약 밀수의 주요 경로는 국제 우편입니다.

코로나19 확산 뒤 통관 물량이 크게 늘면서 세관에서 마약을 잡아내기 훨씬 어려워진 탓입니다.

[현삼공/관세청 국제조사과 마약총괄 사무관 : "전통적인 밀수 수법이든 신종 수법이든 (마약 조직이) '프로'거든요. 아무리 정보 분석을 하고 화물을 잡고 검사를 해도 워낙 많은 조직과 수법을 갖고 있어서…."]

이런 불법 택배를 걸러내지 못한 사이, 마약 밀수는 우리 일상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은 1.2톤을 넘어서, 1년 전보다 7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특히 외국인이 낀 마약범죄가 급격하게 늘었는데요.

2018년 600명 정도였던 외국인 마약 사범은 지난해 1,600여 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한때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옛말이 된 건데요.

국내 마약 대부분이 해외에서 흘러들고 있는 만큼 밀수를 차단할 강력한 국제공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당초 10월까지로 예정했던 마약류 유통 및 투약 사범 집중단속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했습니다.

마약의 뿌리를 뽑기 위해선 단속과 처벌 강화가 물론 중요하지만, 마약에 빠진 이들에 대한 중독 치료와 재활 지원 역시 정부가 더욱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입니다.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중독자들이 숨어들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친절한 뉴스K] 더욱 교묘해진 마약 밀반입…10대도 구입 급증
    • 입력 2022-08-30 17:22:36
    • 수정2022-08-30 17:28:10
    뉴스 5
[앵커]

최근 마약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파고 들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밀반입이 급증하고 SNS 등을 통해 쉽게 마약을 사고팔면서 20~30대뿐 아니라 10대 마약사범도 늘고 있다는데요.

홍화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마약 떡볶이, 마약 김밥….

이런 단어 처음 접했을 때 깜짝 놀란 분들 있으시죠.

'중독성 있다'는 의미로 이름 앞에 '마약'이란 단어를 붙인 건데요.

이런 마케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특허청은 최근 '마약'이 붙은 상표의 등록을 제한했고, 쿠팡과 11번가 등 주요 쇼핑몰들도 이 단어의 검색을 막았습니다.

국내 마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부지불식간에 마약이란 단어에 친숙해지는 환경에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내 마약사범 증가 추세, 심상치 않습니다.

2018년까지는 8천 명대 수준을 유지했는데, 3년 전부턴 1만 명대로 올라섰습니다.

한 달에 1천 명가량의 마약 사범이 잡히고 있습니다.

그간 마약 사범은 재범, 3범 등 상습 범죄가 많았는데요.

요즘은 호기심에 투약하는 초범이 늘어나 큰 문제라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일반인에게 퍼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마약 구매 연령층,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10대에서 30대 사이 마약 사범은 2019년 40%대에서 올해는 60%를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25일, 다크웹과 SNS 등에서 마약을 사고판 이들을 대거 붙잡았는데요.

이들 마약 구입자의 90%가 20~30대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다이어트 약물 같은 의료용 마약류를 병·의원에서 불법으로 처방 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나라에 불법체류하면서 마약을 국내로 들여오려던 태국인 2명이 적발됐습니다.

필로폰과 카페인을 섞어 만든 신종 마약을 시판 영양제인 것처럼 속여서 포장했는데 4만 알이 넘습니다.

평범한 식품처럼 보이지만 라면을 뜯어보고, 코코넛을 가르자 감춰둔 마약이 쏟아졌습니다.

최근 마약 밀수의 주요 경로는 국제 우편입니다.

코로나19 확산 뒤 통관 물량이 크게 늘면서 세관에서 마약을 잡아내기 훨씬 어려워진 탓입니다.

[현삼공/관세청 국제조사과 마약총괄 사무관 : "전통적인 밀수 수법이든 신종 수법이든 (마약 조직이) '프로'거든요. 아무리 정보 분석을 하고 화물을 잡고 검사를 해도 워낙 많은 조직과 수법을 갖고 있어서…."]

이런 불법 택배를 걸러내지 못한 사이, 마약 밀수는 우리 일상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은 1.2톤을 넘어서, 1년 전보다 7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특히 외국인이 낀 마약범죄가 급격하게 늘었는데요.

2018년 600명 정도였던 외국인 마약 사범은 지난해 1,600여 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한때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옛말이 된 건데요.

국내 마약 대부분이 해외에서 흘러들고 있는 만큼 밀수를 차단할 강력한 국제공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당초 10월까지로 예정했던 마약류 유통 및 투약 사범 집중단속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했습니다.

마약의 뿌리를 뽑기 위해선 단속과 처벌 강화가 물론 중요하지만, 마약에 빠진 이들에 대한 중독 치료와 재활 지원 역시 정부가 더욱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입니다.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중독자들이 숨어들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