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자폐스펙트럼 장애 화가…황성제 초대전

입력 2022.08.31 (19:45) 수정 2022.08.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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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채운 화려한 색감의 그림들은 모두 로봇 캐릭터들입니다.

독이 든 장미 가시 채찍과 백합 창을 가지고 숲을 지키는 지케르트.

지하세계 지옥 불에 살며 불을 자유롭게 쓰는 악당 로봇 헬스톰.

멸종 위기 동물들이 로봇 캐릭터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아시아코끼리와 검은 코뿔소, 백호가 그렇습니다.

벼룩과 날파리, 땅강아지, 길앞잡이 등 곤충의 특징을 살린 로봇들도 있습니다.

이 로봇들을 만들어낸 작가는 24살 청년 황성제 작가.

[황성제/작가 : "동물이나 사물을 보면 재밌게 특징을 살려서 그려보고 싶었는데 이름을 먼저 짓고 필살기를 생각하면서 로봇을 그려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황 작가에게 로봇 캐릭터들은 소중한 친구입니다.

'아이 러브 로봇' 작품에서 그의 로봇 사랑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과 소통이 어려워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자신이 창작해 낸 로봇과 함께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냅니다.

로봇 친구들로 붐비는 공항 모습을 그린 '설레임'에는 여행을 떠나는 설렘이 가득하고 내 짝꿍 시리즈에서는 서로 친한 로봇 친구들이 짝을 맺어 캔버스를 채웠습니다.

캔버스에 빼곡히 그려진 이 로봇들,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습은 없습니다.

이름까지 다 붙여져 있고 저마다 나름의 역할도 있습니다.

이런 로봇이 그의 스케치 파일에 만 6천여 개나 됩니다.

황 작가가 이렇게 많은 로봇 친구들을 만들어 낸 세상에는 늘 어머니가 함께 있었습니다.

[김금자/황성제 작가 어머니 : "자기가 창작한 모든 캐릭터가 이름이 있고, 이름이 있는 캐릭터들이 작품에 들어갔기 때문에 작가는 이 캐릭터들이 다 자기 친구라고 생각하고,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캐릭터가 하나 더 생기면 친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거니까 굉장히 즐거워해요."]

정식 그림 수업을 받아 본 적이 없지만 창작 로봇이 머리에 떠오르는 순간 그림 그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화실이 됐습니다.

자폐는 황성제 작가에게 장애가 아니라 무한한 창작의 에너지입니다.

화승그룹의 메세나 푸름이 황성제 작가를 초대한 것도 동심 같은 순수한 작품성 때문입니다.

[김병호/화승그룹 홍보팀장 : "사옥 리모델링 이후에 처음 전시하는 공간인데 이번 같은 경우는 발달장애 청년 작가라는 황성제 작가의 초대 개인전인데, 발달장애 청년작가라는 타이틀보다는 작가 황성제라는 이름으로 나가는 첫 전시회로서 의미를 가져가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3년 전부터 전업 작가로 그림을 그려온 황 작가는 2020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에서 수상했으며, 서울과 부산, 인천 등 전국을 돌며 전시회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술계의 우영우, 황성제 작가의 로봇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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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톡톡] 자폐스펙트럼 장애 화가…황성제 초대전
    • 입력 2022-08-31 19:45:11
    • 수정2022-08-31 20:11:12
    뉴스7(부산)
전시장을 채운 화려한 색감의 그림들은 모두 로봇 캐릭터들입니다.

독이 든 장미 가시 채찍과 백합 창을 가지고 숲을 지키는 지케르트.

지하세계 지옥 불에 살며 불을 자유롭게 쓰는 악당 로봇 헬스톰.

멸종 위기 동물들이 로봇 캐릭터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아시아코끼리와 검은 코뿔소, 백호가 그렇습니다.

벼룩과 날파리, 땅강아지, 길앞잡이 등 곤충의 특징을 살린 로봇들도 있습니다.

이 로봇들을 만들어낸 작가는 24살 청년 황성제 작가.

[황성제/작가 : "동물이나 사물을 보면 재밌게 특징을 살려서 그려보고 싶었는데 이름을 먼저 짓고 필살기를 생각하면서 로봇을 그려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황 작가에게 로봇 캐릭터들은 소중한 친구입니다.

'아이 러브 로봇' 작품에서 그의 로봇 사랑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과 소통이 어려워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자신이 창작해 낸 로봇과 함께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냅니다.

로봇 친구들로 붐비는 공항 모습을 그린 '설레임'에는 여행을 떠나는 설렘이 가득하고 내 짝꿍 시리즈에서는 서로 친한 로봇 친구들이 짝을 맺어 캔버스를 채웠습니다.

캔버스에 빼곡히 그려진 이 로봇들,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습은 없습니다.

이름까지 다 붙여져 있고 저마다 나름의 역할도 있습니다.

이런 로봇이 그의 스케치 파일에 만 6천여 개나 됩니다.

황 작가가 이렇게 많은 로봇 친구들을 만들어 낸 세상에는 늘 어머니가 함께 있었습니다.

[김금자/황성제 작가 어머니 : "자기가 창작한 모든 캐릭터가 이름이 있고, 이름이 있는 캐릭터들이 작품에 들어갔기 때문에 작가는 이 캐릭터들이 다 자기 친구라고 생각하고,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캐릭터가 하나 더 생기면 친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거니까 굉장히 즐거워해요."]

정식 그림 수업을 받아 본 적이 없지만 창작 로봇이 머리에 떠오르는 순간 그림 그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화실이 됐습니다.

자폐는 황성제 작가에게 장애가 아니라 무한한 창작의 에너지입니다.

화승그룹의 메세나 푸름이 황성제 작가를 초대한 것도 동심 같은 순수한 작품성 때문입니다.

[김병호/화승그룹 홍보팀장 : "사옥 리모델링 이후에 처음 전시하는 공간인데 이번 같은 경우는 발달장애 청년 작가라는 황성제 작가의 초대 개인전인데, 발달장애 청년작가라는 타이틀보다는 작가 황성제라는 이름으로 나가는 첫 전시회로서 의미를 가져가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3년 전부터 전업 작가로 그림을 그려온 황 작가는 2020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에서 수상했으며, 서울과 부산, 인천 등 전국을 돌며 전시회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술계의 우영우, 황성제 작가의 로봇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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