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대학가 ‘군기 문화’ 여전

입력 2022.08.31 (19:56) 수정 2022.08.3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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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어제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영상입니다.

캄캄한 밤, 아산의 한 대학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바닥에 구르고 있고 몇몇 사람들은 이 학생들 사이로 지나다니며 감시하고 얼차려를 주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영상이 촬영된 시각, 지난 29일 밤 11시였는데요.

누리꾼들은 지금이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저런 게 있냐, 요즘 군대에서도 이렇게 안 한다, 충청인으로서 부끄럽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일이 이번에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글도 올라왔는데요.

이 학교 신학과 학생들이 지난 학기에도 이렇게 이른바 '군대식 얼차려' 받는걸 목격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학 측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런 입장인데요.

해당 학과 재학생과 교직원 등을 상대로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 라고만 답했습니다.

13년 전 취재했던 내용이 있다, 10년 전 잠입 취재했던 그림이 있다 이 내용을 준비하면서 비슷한 내용을 취재했던 기자들이 했던 이야깁니다.

교육 당국은 마찬가지로 교내 군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듯이 감추거나 급하게 수습하는 데 급급했고요.

알면서도 쉬쉬했던 대학과 교직원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대학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군대식 기강잡기는 꾸준히 되풀이되며 사회적 공분을 샀는데요,

지난 2011년 부산에서는 신입생이 MT를 갔다가 선배에게 기합을 받고 폭행을 당해 목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대학 내 군기 잡기는 공동체성이 강조되는 예체능 계열의 학과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계열 시작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후 다른 일반 학과까지 이 같은 행위가 퍼지게 됐다는 건데, 악습을 끊어내지 못하고 관행처럼 이어져 온 겁니다.

[설동훈/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 "얼마든지 민주적인 형태의 조직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요. 그래서 지금 대학 사회에 남아있는 집단주의적이고 굉장히 억압적인 형태의 군기 문화는 새롭게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요.

대학 내 인권침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됐고요.

계열별로 살펴봤을 때 치·의대가 72.5%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좀 더 살펴보면요, 졸업 이후에도 업계가 좁아 관계가 지속 되는 폐쇄성이 높은 특성이 있으며, 다른 전공 영역으로의 이동 가능성이 제한적인 학과에서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도 봐야 할 선배나 교수에게 반기를 들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음주 강요, 얼차려, 학생회비 강요 등으로 대표되는 대학의 군기잡기. 전통도 문화도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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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더하기] 대학가 ‘군기 문화’ 여전
    • 입력 2022-08-31 19:56:32
    • 수정2022-08-31 20:56:10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어제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영상입니다.

캄캄한 밤, 아산의 한 대학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바닥에 구르고 있고 몇몇 사람들은 이 학생들 사이로 지나다니며 감시하고 얼차려를 주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영상이 촬영된 시각, 지난 29일 밤 11시였는데요.

누리꾼들은 지금이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저런 게 있냐, 요즘 군대에서도 이렇게 안 한다, 충청인으로서 부끄럽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일이 이번에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글도 올라왔는데요.

이 학교 신학과 학생들이 지난 학기에도 이렇게 이른바 '군대식 얼차려' 받는걸 목격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학 측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런 입장인데요.

해당 학과 재학생과 교직원 등을 상대로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 라고만 답했습니다.

13년 전 취재했던 내용이 있다, 10년 전 잠입 취재했던 그림이 있다 이 내용을 준비하면서 비슷한 내용을 취재했던 기자들이 했던 이야깁니다.

교육 당국은 마찬가지로 교내 군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듯이 감추거나 급하게 수습하는 데 급급했고요.

알면서도 쉬쉬했던 대학과 교직원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대학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군대식 기강잡기는 꾸준히 되풀이되며 사회적 공분을 샀는데요,

지난 2011년 부산에서는 신입생이 MT를 갔다가 선배에게 기합을 받고 폭행을 당해 목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대학 내 군기 잡기는 공동체성이 강조되는 예체능 계열의 학과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계열 시작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후 다른 일반 학과까지 이 같은 행위가 퍼지게 됐다는 건데, 악습을 끊어내지 못하고 관행처럼 이어져 온 겁니다.

[설동훈/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 "얼마든지 민주적인 형태의 조직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요. 그래서 지금 대학 사회에 남아있는 집단주의적이고 굉장히 억압적인 형태의 군기 문화는 새롭게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요.

대학 내 인권침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됐고요.

계열별로 살펴봤을 때 치·의대가 72.5%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좀 더 살펴보면요, 졸업 이후에도 업계가 좁아 관계가 지속 되는 폐쇄성이 높은 특성이 있으며, 다른 전공 영역으로의 이동 가능성이 제한적인 학과에서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도 봐야 할 선배나 교수에게 반기를 들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음주 강요, 얼차려, 학생회비 강요 등으로 대표되는 대학의 군기잡기. 전통도 문화도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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