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받으려고 가족 명의 기관까지?… 어린이집 경찰 수사

입력 2022.09.01 (07:41) 수정 2022.09.0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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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집은 정부로부터 보육료 지원을 받는 대신, 학부모에게서 직접 받는 교육비는 금액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한 어린이집이, 상한액을 훨씬 넘는, 연간 사립대 등록금 수준의 교육비를 받아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법으로 금지된 이 일을 위해, 해당 어린이집은 제3의 기관을 설립해 그쪽 계좌로 입금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도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의 교육비 이체 내역입니다.

특성화비 명목의 11만 6천 원 외에, 35만 원·38만 원, 합쳐서 70만 원 이상을 매달 입금했습니다.

서울시 기준, 정부 지원을 받는 어린이집은 학부모로부터 월 13만 원 이상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 몇 배의 돈을 받아온 걸까?

거기엔, '계좌 쪼개기' 방법이 동원된 것으로 보입니다.

학부모가 낸 돈은 세 개의 계좌로 입금됐는데, 그 중 하나의 명의가, 어린이집이 아닌 다른 기관, '평생 교육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이기영/어린이집 학부모 : "학부모들한테는 평생교육원을 통해서 많은 부분의 보육료를 추가 수납하고, 또 국가에서 받는 보조금은 그대로 받는 게 아닌가..."]

주소지를 확인해 봤더니 어린이집과 같은 건물이었습니다.

이 건물 1층부터 3층은 어린이집, 지하 1층은 평생교육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분리돼 있는 평생교육원 대표는 어린이집 대표의 아들입니다.

가족을 동원한 이 편법 의혹에 대해 감사도 진행됐는데, 담당자조차 처음 보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서울시 보육 관리 담당자/음성변조 : "가족이 아니라, 알고 지내는 사람으로 단체를 만들어 이렇게 서로 밀접하게 관계가 돼 있는 데는 아마 없을 거예요."]

구청에서 이 어린이집을 경찰에 고발해 현재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 1년 간 원아 2백 60여 명에게서 8억여 원을 불법 수령한 것으로 지자체는 의심하고 있습니다.

해당 어린이집은 "학부모들 동의를 받고 추가 교육비를 수납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상세한 입장은 밝히지 않겠다고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위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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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돈 받으려고 가족 명의 기관까지?… 어린이집 경찰 수사
    • 입력 2022-09-01 07:41:26
    • 수정2022-09-01 07:51:23
    뉴스광장(경인)
[앵커]

어린이집은 정부로부터 보육료 지원을 받는 대신, 학부모에게서 직접 받는 교육비는 금액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한 어린이집이, 상한액을 훨씬 넘는, 연간 사립대 등록금 수준의 교육비를 받아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법으로 금지된 이 일을 위해, 해당 어린이집은 제3의 기관을 설립해 그쪽 계좌로 입금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도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의 교육비 이체 내역입니다.

특성화비 명목의 11만 6천 원 외에, 35만 원·38만 원, 합쳐서 70만 원 이상을 매달 입금했습니다.

서울시 기준, 정부 지원을 받는 어린이집은 학부모로부터 월 13만 원 이상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 몇 배의 돈을 받아온 걸까?

거기엔, '계좌 쪼개기' 방법이 동원된 것으로 보입니다.

학부모가 낸 돈은 세 개의 계좌로 입금됐는데, 그 중 하나의 명의가, 어린이집이 아닌 다른 기관, '평생 교육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이기영/어린이집 학부모 : "학부모들한테는 평생교육원을 통해서 많은 부분의 보육료를 추가 수납하고, 또 국가에서 받는 보조금은 그대로 받는 게 아닌가..."]

주소지를 확인해 봤더니 어린이집과 같은 건물이었습니다.

이 건물 1층부터 3층은 어린이집, 지하 1층은 평생교육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분리돼 있는 평생교육원 대표는 어린이집 대표의 아들입니다.

가족을 동원한 이 편법 의혹에 대해 감사도 진행됐는데, 담당자조차 처음 보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서울시 보육 관리 담당자/음성변조 : "가족이 아니라, 알고 지내는 사람으로 단체를 만들어 이렇게 서로 밀접하게 관계가 돼 있는 데는 아마 없을 거예요."]

구청에서 이 어린이집을 경찰에 고발해 현재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 1년 간 원아 2백 60여 명에게서 8억여 원을 불법 수령한 것으로 지자체는 의심하고 있습니다.

해당 어린이집은 "학부모들 동의를 받고 추가 교육비를 수납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상세한 입장은 밝히지 않겠다고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위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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