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숙련공 부족에도 고용 승계 ‘외면’

입력 2022.09.01 (19:07) 수정 2022.09.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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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가 호황기를 맞았지만, 조선업 노동자들은 올 들어 계속 줄고 있습니다.

특히 숙련공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일 정도로 어려운데도, 대우조선 하청노조원들은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고용 승계에서 제외돼 일을 하고 싶어도 3주 동안 실직 상탭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소 하청노동자 48살 정순희 씨는 발판 설치 경력만 5년이 넘는 숙련공입니다.

지난달 소속 업체가 폐업한 뒤 새 업체와 계약을 기대했지만, 고용 승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지 3주, 실업급여가 유일한 수입입니다.

[정순희/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 "조선소가 너무 변한 것도 없고 이러다 보니까 각자 다른 기회를 찾아가시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한 절반은 되시는 것 같더라고요."]

17년 도장 경력의 하청 노동자 안준호 씨도 지난 6월 업체 폐업 이후 실직 상태입니다.

파업 타결 때 합의된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안준호/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 "인력이 심각하게 모자라기 때문에 고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킨다라는 게 전제돼 있는 문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렇게 이행이 되지 않고 있는 거죠."]

대우조선 협력회사협의회 소속 업체 폐업으로 실직한 하청노조 조합원 40여 명, 협의회는 이들을 기간제로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진척은 없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어느 정도 해결이 되면 아마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부적으로 얘기는 좀 하고 있습니다."]

하청노조는 조선소 숙련공이 부족한데도 고용을 승계하지 않는 것은 조합원만 배제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하며 천막 농성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대우조선이 있는 경남 거제지역 조선업 노동자는 올해 1월 3만 6천여 명에서 지난달 3만 4천여 명으로 여섯 달째 줄고 있습니다.

조선업 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은 근속 5년 미만으로 숙련된 기량을 쌓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양승훈/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선박)건조를 하고 있으니까 지금부터 몇 년 동안은 생산직이 많이 필요한데. 대우조선은 숙련공 정규직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우조선 하청노조 김형수 지회장은 이들 조합원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한 지 2주가 넘었지만, 사 측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김민준/그래픽: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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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숙련공 부족에도 고용 승계 ‘외면’
    • 입력 2022-09-01 19:07:52
    • 수정2022-09-02 15:28:35
    뉴스7(창원)
[앵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가 호황기를 맞았지만, 조선업 노동자들은 올 들어 계속 줄고 있습니다.

특히 숙련공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일 정도로 어려운데도, 대우조선 하청노조원들은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고용 승계에서 제외돼 일을 하고 싶어도 3주 동안 실직 상탭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소 하청노동자 48살 정순희 씨는 발판 설치 경력만 5년이 넘는 숙련공입니다.

지난달 소속 업체가 폐업한 뒤 새 업체와 계약을 기대했지만, 고용 승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지 3주, 실업급여가 유일한 수입입니다.

[정순희/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 "조선소가 너무 변한 것도 없고 이러다 보니까 각자 다른 기회를 찾아가시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한 절반은 되시는 것 같더라고요."]

17년 도장 경력의 하청 노동자 안준호 씨도 지난 6월 업체 폐업 이후 실직 상태입니다.

파업 타결 때 합의된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안준호/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 "인력이 심각하게 모자라기 때문에 고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킨다라는 게 전제돼 있는 문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렇게 이행이 되지 않고 있는 거죠."]

대우조선 협력회사협의회 소속 업체 폐업으로 실직한 하청노조 조합원 40여 명, 협의회는 이들을 기간제로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진척은 없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어느 정도 해결이 되면 아마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부적으로 얘기는 좀 하고 있습니다."]

하청노조는 조선소 숙련공이 부족한데도 고용을 승계하지 않는 것은 조합원만 배제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하며 천막 농성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대우조선이 있는 경남 거제지역 조선업 노동자는 올해 1월 3만 6천여 명에서 지난달 3만 4천여 명으로 여섯 달째 줄고 있습니다.

조선업 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은 근속 5년 미만으로 숙련된 기량을 쌓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양승훈/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선박)건조를 하고 있으니까 지금부터 몇 년 동안은 생산직이 많이 필요한데. 대우조선은 숙련공 정규직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우조선 하청노조 김형수 지회장은 이들 조합원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한 지 2주가 넘었지만, 사 측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김민준/그래픽: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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