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취재팀에게 듣는다, “‘엘’ 그는…”

입력 2022.09.01 (21:29) 수정 2022.09.0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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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해자의 제보를 받은 뒤 성범죄자 '엘'을 추적해온 대안 매체 얼룩소의 원은지 에디터와 KBS 사회부 황현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원은지 에디터는 3년 전 n번방을 세상에 알린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신변보호를 위해서 얼굴을 가린 점,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먼저, 이번 추적 보도는 원은지 에디터와 KBS의 공동 작업으로 진행됐습니다.

양쪽으로 각각 제보가 들어왔다고요?

[답변]

네 맞습니다.

불꽃 공식 이메일로, 피해자 지인의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본인이 아는 친구가 불꽃이라는 사람에게 성 착취 피해를 입고 있으니, 제발 도와달라는 제보였습니다.

이후 자세한 상황은 피해자분을 연결받아서, 파악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미 이제 불꽃 사칭범이 성착취를 벌인 상황이었고, 당장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자]

네, KBS에도 또 다른 피해자에 대한 제보가 6월 초에 왔는데요.

제보 내용을 보면, '텔레그램 안에 미성년자들의 성 착취물로 추정되는 영상들이 배포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거를 배포하고 제작하는 사람이 한 사람인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팀이 구체적으로 그것들을 취재해보니, 실제로 그 정점에는 '엘'이라고 추정되는 인물이 있었고 또 얼룩소 원 에디터에게 제보를 한 A 씨 사건에 대한 가해자도 저희와 같은 가해자인걸로 추정돼서 함께 합동 취재를 하게 됐습니다.

[앵커]

3년 전 엔번방 사건과 비슷한 점도 물론 있지만, 수법이 좀 더 은밀해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 그대로 학습효과를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수법이 훨씬 은밀해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n번방 같은 경우에는 고정된 채팅방 안에서 주범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계속 아이디를 바꾸고, 또 아니면 채팅방을 나가고, 이런 식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거나 감시망을 피하는 모습들이 구체적으로 보였는데요.

또 눈에 띄는 점은 상위방이라고 하는 개념도 도입됐습니다.

그 상위방이 뭐냐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하위방에서 믿을만한 사람들끼리 아니면 가해자로 확실한 사람들끼리 또 모여서 그 위 단계 상위방을 만들고 이런 식으로 해서, 자기들끼리의 뭔가 교묘해진 수법으로 영상들을 공유했다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하위방에서 점점 상위방으로, 그렇죠?

더 나쁜 쪽으로 이젠 점점 더 학습 효과가 생긴건데.

원은지 에디터, 피해자들 증언을 들어보면 아주 사적인 사진 한 장이 빌미가 되기도 했어요?

[답변]

네, 맞습니다.

피해자분이 개인적인 SNS에 올렸던 사적인 사진과 그리고 개인정보들을 가해자가 수집해서, 피해자를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이렇듯 피해자들이 사회적인 평판이나, 아니면 보호자나 학교, 이런 쪽에 알리기 싫어하는 약점들을 가지고 접근했기 때문에 이 가해자들의 협박을 쉽게 거절할 수가 없는 구조였습니다.

[앵커]

'엘'이라는 가해자, n번방이나 박사방처럼 성 착취물을 돈을 받고 판 정황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아직까지 저희가 취재하기로는 판매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본인이 만들고 유포한 영상들을 경제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본인의 개인 욕구 풀이용으로 활용한게 아닌가, 사용한게 아닌가 이렇게 의심이 드는 부분인데요.

그러면 왜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을까, 하는 질문이 이어질 텐데, 실제로 이렇게 '엘'같은 경우는 본인이 만든 영상들을 배포하면서 채팅방 안에서 권력자로 군림했었습니다.

이러한 심리들도 범행을 저지르는데 작용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저희가 계속 연속보도를 하면서도 안타까운게 지금도 어디에선가 끔찍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얘기를 해주시죠.

[답변]

일단 포털사이트에 디지털 성범죄를 검색하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관들의 목록이 뜹니다.

그래서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는 경우라면, 일단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바로 이제 연결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제 시급한건 잡는 겁니다.

황 기자, 경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렸어요.

진척이 좀 있습니까?

[기자]

네, 아무래도 수사 상황은 기밀이기 때문에 저희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취재했던 내용들은 이미 다 넘겼고 그것들을 토대로 지금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다만 관건은 텔레그램의 협조인데요.

아시겠지만 텔레그램의 협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이것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제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엘'의 활동을 목격하셨거나 혹은 텔레그램 안에서 보셨거나 또 '엘'에게 피해를 당하신 분이 있다면 KBS 혹은 원은지 에디터 아니면 경찰에게 적극 신고·제보 해주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엘'의 특징이라든지, 뭔가 짚이는 건 없습니까?

[답변]

그의 대화 패턴을 지켜본 결과 24시간 내내 온라인 상태인 적도 있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텔레그램에 계속해서 상주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을 추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오늘(1일) 법무부에서도 KBS 보도 이후에 '디지털 성범죄 엄정 대응 하겠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는데 이제 이 부분을 계속 지켜봐야겠고요.

무엇보다 걱정인건 피해자들입니다.

지금 상태가 어떤지요? 좀 안정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저희에게 제보했던 피해자의 경우는 여전히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저희들에게 상황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앵커]

네, 오늘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고요.

다음번에는 '엘'의 검거 소식으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황현규 기자, 원은지 에디터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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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9-01 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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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해자의 제보를 받은 뒤 성범죄자 '엘'을 추적해온 대안 매체 얼룩소의 원은지 에디터와 KBS 사회부 황현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원은지 에디터는 3년 전 n번방을 세상에 알린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신변보호를 위해서 얼굴을 가린 점,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먼저, 이번 추적 보도는 원은지 에디터와 KBS의 공동 작업으로 진행됐습니다.

양쪽으로 각각 제보가 들어왔다고요?

[답변]

네 맞습니다.

불꽃 공식 이메일로, 피해자 지인의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본인이 아는 친구가 불꽃이라는 사람에게 성 착취 피해를 입고 있으니, 제발 도와달라는 제보였습니다.

이후 자세한 상황은 피해자분을 연결받아서, 파악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미 이제 불꽃 사칭범이 성착취를 벌인 상황이었고, 당장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자]

네, KBS에도 또 다른 피해자에 대한 제보가 6월 초에 왔는데요.

제보 내용을 보면, '텔레그램 안에 미성년자들의 성 착취물로 추정되는 영상들이 배포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거를 배포하고 제작하는 사람이 한 사람인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팀이 구체적으로 그것들을 취재해보니, 실제로 그 정점에는 '엘'이라고 추정되는 인물이 있었고 또 얼룩소 원 에디터에게 제보를 한 A 씨 사건에 대한 가해자도 저희와 같은 가해자인걸로 추정돼서 함께 합동 취재를 하게 됐습니다.

[앵커]

3년 전 엔번방 사건과 비슷한 점도 물론 있지만, 수법이 좀 더 은밀해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 그대로 학습효과를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수법이 훨씬 은밀해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n번방 같은 경우에는 고정된 채팅방 안에서 주범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계속 아이디를 바꾸고, 또 아니면 채팅방을 나가고, 이런 식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거나 감시망을 피하는 모습들이 구체적으로 보였는데요.

또 눈에 띄는 점은 상위방이라고 하는 개념도 도입됐습니다.

그 상위방이 뭐냐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하위방에서 믿을만한 사람들끼리 아니면 가해자로 확실한 사람들끼리 또 모여서 그 위 단계 상위방을 만들고 이런 식으로 해서, 자기들끼리의 뭔가 교묘해진 수법으로 영상들을 공유했다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하위방에서 점점 상위방으로, 그렇죠?

더 나쁜 쪽으로 이젠 점점 더 학습 효과가 생긴건데.

원은지 에디터, 피해자들 증언을 들어보면 아주 사적인 사진 한 장이 빌미가 되기도 했어요?

[답변]

네, 맞습니다.

피해자분이 개인적인 SNS에 올렸던 사적인 사진과 그리고 개인정보들을 가해자가 수집해서, 피해자를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이렇듯 피해자들이 사회적인 평판이나, 아니면 보호자나 학교, 이런 쪽에 알리기 싫어하는 약점들을 가지고 접근했기 때문에 이 가해자들의 협박을 쉽게 거절할 수가 없는 구조였습니다.

[앵커]

'엘'이라는 가해자, n번방이나 박사방처럼 성 착취물을 돈을 받고 판 정황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아직까지 저희가 취재하기로는 판매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본인이 만들고 유포한 영상들을 경제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본인의 개인 욕구 풀이용으로 활용한게 아닌가, 사용한게 아닌가 이렇게 의심이 드는 부분인데요.

그러면 왜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을까, 하는 질문이 이어질 텐데, 실제로 이렇게 '엘'같은 경우는 본인이 만든 영상들을 배포하면서 채팅방 안에서 권력자로 군림했었습니다.

이러한 심리들도 범행을 저지르는데 작용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저희가 계속 연속보도를 하면서도 안타까운게 지금도 어디에선가 끔찍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얘기를 해주시죠.

[답변]

일단 포털사이트에 디지털 성범죄를 검색하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관들의 목록이 뜹니다.

그래서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는 경우라면, 일단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바로 이제 연결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제 시급한건 잡는 겁니다.

황 기자, 경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렸어요.

진척이 좀 있습니까?

[기자]

네, 아무래도 수사 상황은 기밀이기 때문에 저희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취재했던 내용들은 이미 다 넘겼고 그것들을 토대로 지금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다만 관건은 텔레그램의 협조인데요.

아시겠지만 텔레그램의 협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이것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제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엘'의 활동을 목격하셨거나 혹은 텔레그램 안에서 보셨거나 또 '엘'에게 피해를 당하신 분이 있다면 KBS 혹은 원은지 에디터 아니면 경찰에게 적극 신고·제보 해주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엘'의 특징이라든지, 뭔가 짚이는 건 없습니까?

[답변]

그의 대화 패턴을 지켜본 결과 24시간 내내 온라인 상태인 적도 있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텔레그램에 계속해서 상주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을 추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오늘(1일) 법무부에서도 KBS 보도 이후에 '디지털 성범죄 엄정 대응 하겠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는데 이제 이 부분을 계속 지켜봐야겠고요.

무엇보다 걱정인건 피해자들입니다.

지금 상태가 어떤지요? 좀 안정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저희에게 제보했던 피해자의 경우는 여전히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저희들에게 상황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앵커]

네, 오늘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고요.

다음번에는 '엘'의 검거 소식으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황현규 기자, 원은지 에디터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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